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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화

소민아는 신이랑의 차에 올라탔다. 똑같이 경찰서 문 앞에 정차되어 있던 검은색 승용차 안에서 기성은이 깊은 눈동자로 멀어져가는 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 그들의 꼭 맞잡은 두 손까지도 그는 똑똑히 보았었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소피아가 어두워진 기성은의 얼굴을 보고는 조심스레 물었다.

“기 비서님, 소민아 씨 이제 괜찮은 것 같은데 그래도 들어가실래요?”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될 일에 기성은이 직접 여기까지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대표님은 지금 병원에 입원해 사경을 헤매고 계신다. 하여 성세 그룹이 직격탄을 맞은 이 혼란한 시점에 소민아에게 낭비할 시간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기성은은 차가운 얼굴로 액셀을 밟아 경찰서를 떠났다.

소민아는 밤새 휴식하지 못했던 탓에 조수석에 올라타자마자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신이랑도 차 속도를 늦추었다. 아파트 단지 아래 도착한 뒤 조심스레 그녀를 안고 집으로 올라갔다.

소민아는 깊이 잠이 든 것 같았다. 신이랑이 침대에 눕히고 신발을 벗겨주자 그녀는 이불 속으로 쏙 파고 들어갔다.

신이랑의 입꼬리가 슥 올라갔다. 하루종일 쌓였던 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는 침대 옆 서랍 안에서 진통제 한 통을 꺼내고 이미 차가워진 물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다음 날, 소민아는 오후 한 시가 되어서야 깨어났다. 거실에서 음식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자신이 신이랑의 방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화들짝 놀라 일어나 앉았다.

침대 옆 정연하게 개어진 깨끗한 옷 위 쪽지 한 장이 놓여있었다.

[새 옷이니까 깨면 갈아입고 나와서 밥 먹어요.]

다정한 그 한 마디를 본 순간 마음속에서 따스함이 피어올랐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소민아는 누군가에게 따뜻하게 보살핌을 받아본 적이 없다. 늘 혼자였기에 외로운 생활에 익숙해질 때로 익숙해진 상태였다.

처음으로 이런 대접을 받아보니... 기분이 꽤나 좋았다.

소민아는 편한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신이랑이 입으려고 샀던 옷이라 그녀가 입으니 사이즈가 조금 커 긴 소매를 말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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