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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고마워요. 나 먼저 갈게요. 무슨 일 있으면 문자 할게요.”

“몸조심해요.”

소민아는 검은색 가죽 가방을 들고 무릎까지 오는 짙은 색 코트를 입고 사무실을 나섰다. 아래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순간, 비서팀 직원과 하하호호 웃으며 걸어오고 있는 소피아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소민아는 못 본 척 지나가려 했으나, 그녀 앞에서 거들먹거릴 기회를 그냥 지나쳐 보낼 소피아가 아니었다.

소피아가 소민아의 길을 막아섰다.

“아직도 회사에 다니는지는 몰랐네요. 짤린 줄 알았는데... 쯧쯧... 그래도 10층 편집장님 아래에서 비서 일을 하고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이네요!”

소민아는 소피아가 몸에 걸치고 있는 옷, 신발, 그리고 시계까지 모두 성세 그룹에서 갓 발표한 몇천만 원짜리 신상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 비서팀 직원들의 월급은 고작 몇백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 그녀의 힘으로 어떻게 이런 고가의 물건을 살 수 있겠는가.

소민아가 고개를 떨구고 피식 웃고는 날카롭게 일침했다.

“그런가요? 부비서장 자리에 앉자마자 몇천만 원짜리 액세서리도 서슴없이 사는 누구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서계향 씨... 스폰서라도 생긴 거예요?”

“그 입 닫아요!”

소민아가 입을 막고 쿡쿡 웃어댔다.

“참, 깜빡했네요. 서계향은 예전 이름이었죠. 지금은 소피아고요. 내 정신 좀 봐. 아래층으로 부서를 바꾸니 잊어버렸네요.”

“우리 귀한 사모님은 그만큼 마음도 넓으실 테니까 작은 일로 저와 싸우진 않으시겠죠? 그럼 전 이만 갈게요.”

소피아의 본명은 서계향이었다. 촌스럽기 짝이 없는 그 이름을 들은 순간 옆에 있던 사람들은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

‘감히 내 앞에서 저렇게까지 기고만장하다니. 더 높은 자리에 오르면 너부터 치워버릴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소민아!’

소민아는 익숙한 길로 차를 몰고 한 오피스텔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 그녀가 이 일을 맡은 건 그 작가 외에도...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소민아는 주소에 적힌 집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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