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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여우림은 그 말을 끝으로 씩씩거리며 자리를 떴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아침부터 시작된 기다림은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이어져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여경이 더는 참지 못하고 그에게 다가가 설득했다.

“신이랑 씨, 이렇게 기다리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여자친구분이 신이랑 씨 건강을 걱정하고 있어요. 여자친구를 위해서라도 집에 돌아가세요.”

신이랑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계속 이렇게 기다리는 건... 휴. 됐어요! 그럼 음식이라도 좀 드세요.”

얼마 후 그녀가 경찰서 안에서 빵과 따뜻한 물을 들고 나왔다.

물이 담겨 있는 컵을 감싸니 얼음장같이 차가워진 그의 손에 따스한 온도가 전해졌다.

눈을 내리뜨니 차갑고 무거운 무언가가 속눈썹에서 느껴졌다. 쌀쌀한 날씨에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다 보니 서리가 내려앉은 것이다.

신이랑은 고개를 들고 눈을 깜빡이며 가로등 아래 내리는 눈송이를 바라보았다...

그는 들고 있던 물이 차갑게 식어버린 뒤에야 다시 내려놓았다.

마지막으로...

신이랑은 핸드폰을 꺼내 그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문밖에 홀로 서 있는 그의 얇은 뒷모습은 너무나도 고독하고 쓸쓸해 보였다...

몇 초 뒤, 전화기 너머로 두꺼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10년 전 이후로 처음 연결된 통화였다.

남자는 애써 흥분한 감정을 짓누르는 것 같았다.

신이랑이 입을 열었다.

“도움을 청할 일이 하나 있어서요...”

“그래...”

얼마 후.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겠어.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시간이 있으면 이쪽으로 와. 어쨌든 난 네 아버지잖아. 네가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들 난 자랑스럽게 생각해.”

신이랑은 아무런 감정 없이 차갑게 한 글자만 내뱉었다.

“네.”

“다음 주 월요일 시간 되면 우리 가족 같이 밥 한 끼 먹자. 장소는 네가 정해.”

“그럴 필요 없어요. 이번 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대방이 한동안 침묵하자 신이랑이 다시 말했다.

“다음번엔 꼭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릴게요.”

전화를 끊고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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