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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다음날.

학교 게시판 앞에 학생들이 가득 몰려있다.

이제 막 학교에 도착한 김하린은 들어와서부터 줄곧 따라다니는 학생들의 시선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한 남자가 큰소리로 외쳐댔다.

“뭘 봐! 당장 안 꺼져?”

그는 게시판에 붙여져 있는 것들을 거칠게 뜯어냈다.

김하린은 미간을 찌푸리며 앞으로 걸어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큰 목청의 주인을 발견했다.

한태형은 인상을 쓴 채로 손에 든 것들을 사정없이 구겼다.

사람들은 김하린의 모습을 보더니 흠칫하며 하나둘 자리를 피했다. 그러다 그녀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후 계속해서 그녀 쪽을 힐끔힐끔 바라보았다.

김하린은 한태형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며칠 안 본 사이에 왜 또 이렇게 성질이 포악해 진 거야?”

“웃어? 너는 이걸 보고도 웃음이 나와?”

한태형은 손에 든 것을 그녀에게 던져주었다.

김하린은 잔뜩 구겨진 사진을 천천히 펼쳤다. 그러자 거기에는 속옷을 입은 채 섹시한 몸매를 그대로 드러낸 그녀가 있었다.

게다가 얼굴 옆에는 [원조교제], [클럽 죽순이], [부정입학], [걸레] 같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단어들이 적혀 있었다.

김하린은 몇 초간 보더니 그 사진을 한태형을 향해 흔들었다.

“이것 때문에 화난 거야?”

“그게 아니면 내가 화낼 이유가 뭐가 있어? 김하린, 너는 그딴 걸 보고도 화가 안 나? 멀쩡한 척하는 거야 뭐야.”

화가 머리끝까지 난 한태형과는 달리 당사자인 김하린은 태연한 얼굴이었다.

“딱 봐도 합성이잖아. 그리고 여기 적혀 있는 것 중에 나와 관련된 거 하나라도 있어? 누가 나 학교에서 내쫓으려고 일부러 이런 짓 하는 게 뻔한데 왜 화가 나?”

김하린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그 사진을 가방 안에 넣었다.

한태형은 문득 얼마 전 클럽 입구 앞에서 김하린이 사진을 찍혀 일어났던 소동이 떠올랐다.

“X발, 대체 누가 이딴 짓을 하는 거야? 잡히기만 해봐. 가만 안 둬!”

한태형은 험악한 얼굴로 이름 모를 상대에게 경고를 날렸다.

김하린은 그 모습을 보며 그저 가볍게 웃기만 했다.

만약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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