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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이렇게 인상만 찌푸릴 거면 차라리 같이 나가자는 얘기를 하지 말던가.’

김하린은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끝끝내 뱉어내지는 않았다.

박시언은 고개를 홱 돌리며 다시 시동을 걸었다.

“집에 가면 오늘 쓴 돈 나한테 보내.”

그 말에 김하린이 미간을 찌푸렸다.

“먼저 나오자고 얘기한 건 너였잖아. 그런데 내가 돈까지 써야 해?”

“이건 단지 연극일 뿐이라는 거 잊지 마.”

“와이프한테 남편이 이 정도도 못 해줘?”

“우리는 계약 부부라며.”

김하린은 말문이 막혔다.

오늘 박시언의 돈 좀 써보려고 했던 그녀가 멍청했다. 그가 손해 보는 일을 할 리가 없는데 말이다.

“쪼잔하게.”

김하린은 숨을 깊게 들이켜며 화를 가라앉혔다.

그러다 다시 생각해보니 차라리 이러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거니와 그에게 조금이라도 빚지는 건 싫었으니까.

더 빌리지.

집에 돌아온 후 휴대폰을 켜보니 기사가 하나둘 쏟아졌다. 그리고 그중에는 그녀와 박시언이 함께 쇼핑하는 사진도 있었다.

[모건 그룹 대표 부부 다정히 손잡고 쇼핑]

[모건 그룹 대표 아내를 보는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져.

김하린은 많고 많은 제목 중에서 [모건 그룹 대표, 사랑하는 아내의 쇼핑을 위해 거액을 들이다]라는 제목을 보고는 기가 막혀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거액을 들이기는 무슨.’

그녀는 주방으로 들어가 손을 씻는 박시언을 바라보며 말했다.

“요즘 내 주머니 사정이 조금 어려워서 그런데 돈은...”

“할부로 갚아도 돼.”

김하린은 돈을 꼭 받고야 말겠다는 그를 보며 혀를 한번 차다가 곧바로 가방 안에서 카드를 꺼내 들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자, 됐지?”

‘이럴 줄 알았으면 목걸이는 사지 말 걸 그랬어.’

“그래.”

박시언은 담담하게 대답하고는 다시 할 일을 시작했다.

“직접 요리하게?”

김하린이 물었다.

“아니면?”

유미란이 없는 지금 그는 직접 요리해야만 했다.

김하린이 하는 요리는 먹을 게 못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내 음식 솜씨는 못 믿겠다 이거지?’

김하린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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