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8화

“죄송하지만 외부인은 철저한 신원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한, 집주인의 허가가 있어야만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경비원은 좀처럼 물러서 주지 않았다.

“친구 좀 만나겠다는데 대체 무슨 신분 확인이 필요하죠? 말했잖아요. 방금 들어간 애가 내 친구라고!”

“그 친구분의 직접적인 허가가 없으면 들여 보내줄 수 없습니다.”

경비원의 말투에 점점 짜증이 일기 시작했다.

이곳에는 부자들만 거주하고 매일 그런 사람들만 상대했던 터라 경비원은 일반인과 부자들을 구별할 수 있었다.

유가람은 몇 번의 거절에 씩씩거리더니 결국 조용히 발걸음을 돌렸다.

그렇게 아무런 소득도 없이 가는 길, 안소이는 여태 입을 꾹 닫고 있다가 드디어 자신의 의혹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그 여자 대체 뭐지? 일반인은 절대 저 단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들었어. 그 여자 정말 원조교제 하는 거 맞기는 해?”

“너 그게 무슨 뜻이야? 원조교제가 아니면 그 여자가 뭐 부잣집 딸내미라도 된다는 소리야? 부잣집 아가씨가 뭐가 모자라서 남의 애인을 뺏어?”

유가람은 말도 안 된다며 코웃음을 쳤다.

안소이는 그 말에 일리가 있어 다시 입을 닫았다.

“이제 미행할 사람도 없는데 우리도 이만 돌아가는 게 어때?”

그때 소은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래야지 뭐.”

유가람은 아쉬운 듯 입을 삐죽거렸다.

오늘 파렴치한 여자의 모든 것을 다 파헤쳐 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 시각, 김하린은 고층 창문으로 세 사람이 떠나는 뒷모습을 그대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 그때 경비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방금 김하린 씨 친구라는 분들이 찾아왔는데 들여보낼까요?”

“아니요. 앞으로 또 찾아오면 바로 내쫓아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후 방안에서 서도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그냥 보낼 거야?”

“아니면? 아래로 내려가서 입씨름이라도 하고 올까?”

김하린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에게는 시간도 에너지도 쓰고 싶지 않았다.

한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전생에 박시언의 마음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