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그룹의 금지옥엽 귀한 딸 구아람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백소아라는 이름으로 짝사랑하던 신경주와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그녀는 지극정성으로 남편과 시댁식구들을 뒷바라지하면서 차갑기만 한 신경주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하지만……. 결혼한 지 딱 3년이 되던 어느 날, 신경주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혼계약서를 꺼냈다. 상처받은 구아람은 그와의 이혼을 결심하고, 다시 재벌가 딸의 신분으로 돌아온다. 이제 그녀는 재벌, 의사, 해커, 펜싱 선수 등 만능 엔터테이너이자 N잡러로서, 전남편의 사업을 야금야금 빼앗으며 복수를 시작한다! 신경주가 따져 물었다. “구아람!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구아람은 차갑게 받아 쳤다. “당신이 나에게 한 짓은 이보다 몇 만 배 더 심했어요!”
View More아람이 화를 내자 소희의 표정은 점점 사악해지며 손가락으로 얼굴을 찔렀다.“자, 때려. 지금 날 죽이고 싶지? 자, 때려!”아람은 주먹을 꽉 쥐어 손톱이 손에 박힐 것 같았다. 하지만 때리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소희는 일부러 아람을 자극하고 있다. 아람이 때리면 지는 것이다. 그러자 순간 짝 소리가 울려퍼졌다. 아람은 깜짝 놀랐다. 소희는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세게 때렸다.뺨의 힘이 엄청 났다. 소희의 얼굴을 부었고 정성스럽게 한 헤어스타일도 망가졌다. 소희는 사악하게 웃으며 꼭 닫은 문을 부딪치며 소리를 지르더니 비참하고 불쌍하게 얼굴을 막으며 주저앉았다. 문 밖에는 언론, 하객, 스태프들이 가득 했다. 모든 사람의 시선은 소희와 문 앞에 서 있는 아람에게 있었다.“무슨 일이야? 빨리 가보자!”“이소희 씨와 구아람 씨가 싸웠어? 왜? 예의도 없이.”“왜겠어, 남자 때문이겠지!”“설마 신 사장님 때문에? 맙소사, 신 사장님이 정말 매력이 넘치네, 귀족 가문 아가씨들이 사장님을 위해 싸우고 있네!”“보아하니 구아람 씨가 먼저 손을 댔네, 세게 때린 것 같아, 이소희 씨 얼굴이 너무 부었어.”“다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인데, 아무리 화가 나도 때리면 안 돼. 구아람 씨 너무 했어!”하객들은 의논을 하며 화살을 아람에게 돌렸다. 사람들을 아람을 폭행자로 생각하며 무례한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때, 궁금했던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소희를 중간에 둘러쌌다. 소희는 연기를 시작했다. 온몸을 벌벌 떨며 눈물을 글썽거리며 아람의 얼굴을 바라보며 소리를 질렀다.“구아람, 사람을 너무 괴롭히네! 신 사장님 일 때문에 날 미워한다고 해도 난 널 괴롭히지 않았어. 네 나쁜 말을 한 적도 없어. 하지만 왜 날 상대하는 거야? 왜 날 때려. 아버지가 해문 갑부라서, 네가 KS 그룹 아가씨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괴롭혀도 돼?”말을 하며 소희는 울음을 터뜨렸다. 불쌍한 모습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해문 갑부의 딸이면 대단해? 여긴 성주야. 구씨 가문
처음부터 아람은 소희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저 안중에 두지 않았을 뿐이다.“거기 서라는데 귀먹었어?”소희는 흐트러진 치마를 들고 달려가 아람의 앞길을 막았다. 너무 급히 걸어가 몸이 비틀거렸다. 아람의 눈에 들어가자 이 모습이 너무나도 웃겼다.“네가 서라면 서야 해? 네가 뭔데?”“너!”소희는 화가 나서 표정이 무너졌다.“할 말 있으면 해. 없으면 가. 너랑 헛소리할 시간이 없어.”아람은 입꼬리를 올렸다. 아람다운 눈동자에는 차가운 빛을 반짝였다. 소희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람의 카리스마에 겁을 먹은 듯했다. 아람과 경주가 점점 닮은 것 같았다.‘눈빛도 비슷하네, 부부가 점점 닮아간다는 거야?’“무슨 일이 없는 거지? 꺼져.”아람이 한 발짝 내딛는 순간, 소희는 눈을 부릅뜨고 말을 했다.“오빠가 진심인 것 같아? 그저 구씨 가문 아가씨의 신분이 있어 연기를 할 뿐이야!”아람은 참지 못하고 웃었다.“연기인지 아닌지 내가 잘 알아, 너도 잘 알잖아. 네 말대로라면 옆에서 가만히 웃음거리를 봤겠지. 지금처럼 질투를 하며 뻔뻔하게 달려와 난동을 부리지 않았을 거야.”소희는 말문이 막혔다.“그리고 둘째 아가씨,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이 뭔지 알아?”아람은 살짝 몸을 기울이며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비웃었다.“너처럼 남을 속여 자신의 음흉한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이야. 결국 자신을 속여 위선과 망상 속에 살고 있는 거짓말쟁이야.”소희는 화가 나서 몸을 떨었다. 경주와 아람은 이미 오해를 풀고 화해한 것 같았다. 소희의 수작은 이미 먹히지 않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소희는 이를 악물고 악독한 미소를 지었다.“구아람, 오빠의 말을 그렇게 믿어?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가진 줄 알았더니, 그저 사랑에 눈이 먼 사람이네. 남자가 한 몇 마디로 정신을 못차리는 바보 같아!”“경고하는데, 힘을 아껴.”아람은 가볍게 웃었다.“네가 한 말을 내가 믿을 것 같아?”“믿는 말든 마음대로 해, 하지만 알려줄게.”소희는 아
“유성아, 만복 아저씨도 오셨다고 했어. 나가서 맞이해. 우리가 호스트로서 의무를 다해야 해. 친구들을 소홀하면 안 돼.”윤정용은 큰 목소리로 이씨 가문과 신씨 가문이 들어라고 재촉했다. 두 가문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 신광구와 이상철의 표정은 어두워졌고 분위기는 침체되고 어색했다.“네, 아버지.”유성은 돌아서서 안경을 치켜올렸다. 하얀 얼굴에는 먹구름이 가득했다. 아람과 경주가 함께 입장하고 소희를 난감하게 했다는 것을 알았다. 어쩌면 이 경마 대회에서 화해했다는 소식을 공개할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그땐 일이 상당히 번거로워질 것이다. 유성은 적어도 오늘처럼 중요한 날에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복도의 한적한 곳에 도착한 유성은 우 비서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는 바로 연결되었다.[윤 사장님, 무슨 일이에요?]“언론 쪽은 모두 준비해놨어?”유성은 창백한 입을 열었다.[준비되었어요. 보도 자료도 준비됐어요. 명령만 내리시면 전국의 모든 유명한 언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이 소식을 전할 거예요.]“좋아.”유성은 만족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잠시 후 신씨 그룹과 윤씨 그룹이 사이가 안 좋다는 소식을 먼저 보도해. 그리고 구씨 그룹과 윤씨 그룹이 사이가 좋아 협력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전해. 사람을 시켜 은밀한 사진을 찍어 이 소식을 증명하게 할 거야.”[네, 하지만 너무 성급한 건 아닐까요?]우 비서는 걱정했다.“레드카펫을 일을 알잖아. 나서지 않으면 모듯 것이 너무 늦어져. 아람이 그 비겁한 자식한테 뺏기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유성은 아람과 경주가 팔짱을 끼고 다정한 모습을 생각하자 화가 나서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그래서 내가 한 발 앞서 나가야겠어. 그들의 감정은 당당할 수 없어. 그러니 아예 어둠 속에 묻혀 버려야 해.”한편 이상철은 시계를 보며 눈썹을 찌푸렸다.“무슨 일이야, 유희가 아직도 안 왔어? 전화해서 재촉해 봐.”“네, 아버지.”하진영의 마음도 급해져 급
이때, 핸드폰에 또 소식이 전해왔다. 실검 1위는 다시 경주와 아람이 차지했고, 열기는 계속 뜨거워지고 있었다. 전 부부가 함께 등장할 때마다 여론을 뜨겁게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경주와 아람은 천생연분이고, 비즈니스에서 힘을 합치면 그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신광구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허, 구 회장님이 구아람 씨처럼 눈길을 끄는 딸이 있어서 정말 좋겠네. 구아람 씨가 있는 곳에서 사람들은 들러리고 구아람 씨가 영원한 주인공이야.”진주는 실검을 보며 음흉하게 웃었다.“경주와 아람은 숨지도 않네, 광구 오빠, 오늘 기회로 구 회장님께 결혼얘기를 해. 구아람 씨가 정체를 숨기고 경주에게 시집을 가서 우리 모두를 속였는데, 우리가 괴립힌 것처럼 구씨 가문에게 빚을 졌어. 차라리 이 기회에 지난번의 잘못을 보상하는 건 어때?”이때, 이씨 가문의 사람도 모두 착석했다. 하진영과 진주는 바로 맞은편에 앉았다. 진주의 말이 너무 잘 들려 눈썹을 찌푸렸다.‘진주의 말이 참 역겹네. 집에 이런 여자가 있는 건 신씨 가문의 재앙이야. 신씨 가문이 수년 동안 내리막 길을 가지 않은 건 3대가 버틴 거야.’소희가 경주에게 시집을 가면 진주와 싸울 생각만 하면 하진영의 머리가 아팠다. 하진영은 경주를 어렸을 때부터 봐와서 훌륭한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신씨 가문은 너무 복잡했다. 경주는 사생아와 마찬가지다. 비록 잠시 신씨 가문에서 권력을 잡았지만 신 회장님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 위에 이복형제도 있어 신남준도 경주를 계속 지켜줄 수 없을 것이다. 하진영은 이 결혼을 바라지 않았다.‘재혼이고 나이도 많은데, 소희와 어울리지 않아.’“그래요, 아빠. 엄마 말이 맞아요.”효린도 옆에서 비아냥거렸다.“봐요, 오빠와 구아람 씨가 얼마나 달달해요. 구아람 씨는 다시 시집을 오고 싶어해요. 오빠도 모든 것을 구아람 씨에게 주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이건 사랑이에요. 아빠, 그냥 허락해 주세요.”오랜 세월 신씨 가문의
사실 아람도 소희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저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났을 뿐이다.“알아, 다 알아. 전에 호텔 일 때문에 아직도 날 원망하고 있다는 거.”경주는 함정에 빠져 아람을 속상하게 한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다 내 탓이야. 내가 너무 바보였어. 내가 똑똑하면 당하지도 않았어. 모두 내 잘못이야. 날 때려, 죽도록 때려, 그저 날 무시하지 마.”너무 비굴했다. 아람 외에 그 누구도 천상의 경주를 비굴하게 만들 수 없다.“넌 충분히 똑똑해.”아람은 한숨을 쉬며 경주의 품에서 돌아서서 눈을 마주쳤다.“나 몰래 여자를 만나고 싶어도 어리석게 약점을 잡혀 기자들을 끌어들여 촬영하지 않았겠지?”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아람아, 날 놀리지 마.”“지난번은 나 때문에 당한 거라고 했잖아.”“누군가가 사진을 보내주었어. 너와 똑같게 생긴 여자가 남자한테 호텔로 끌려간 사진이었다. 너무 당황했어. 네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달려간 거야.”“젠장, 내가 아무 남자와 함께 호텔 갈 여자야! 생각도 안 해?”아람은 화가 나서 경주에게 딱밤을 때렸다.“맞아,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바보같았다. 분명 허점투성인데 난 그걸 믿었어.”경주는 아픈 이마를 만졌다.“그후 핸드폰 사진이 다 지워졌다고 했어. 그땐 화가 나서 믿지 않았어. 그 후 넷째 오빠와 논의했어. 시도해보니 할 수 있었어. 그저 하지 않았을 뿐이야.”지금 설명할 수 없는 건 단 한 가지였다. 자신과 닮은 여자가 궁금하여 바로 만나고 싶었다.“그 여자는 큰오빠와 넷째 오빠보고 찾아라고 할 거야. 그렇게 아름다운 얼굴을 두고 어떻게 숨고 있는 거야?”아람은 입술을 삐쭉거리며 남몰래 자신을 칭찬했다.“고마워, 아람아, 믿어줘서 고마워.”경주는 아람을 안고 호흡이 거칠어졌다. 마침내 참지 못하고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큰 손으로 아람의 소리를 잡고 몸을 돌려 벽에 밀착했다.“음, 그만해.”아람은 경주의 키스에 가슴이 설레었다. 두 손은 경주의 든든한 가슴을 밀었다.“메이크업이 다
아람은 경주와 팔짱을 끼고 원망했다.“겁도 없네.”“힘내지 않으면 아내를 얻을 수 있겠어?”경주는 다정하게 아람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세가지 사람이 있어. 여자를 뺏는 사람, 딸을 뺏는 사람, 여자와 딸을 뺏는 사람.”경주는 말문이 막혔다.“흥, 기다려. 우리 아빠는 나보다도 원한을 품어.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갑자기 아람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참, 준비됐어?”“그럼, 와이프가 준비한 일은 절대 방심하면 안 돼.”경주는 가볍게 말했다. 아람의 귀끝이 빨갛고 뜨거워졌다. 반박하려하자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서 노려보는 소희가 보였다. 소희를 보자 마음이 불편했다. 비록 경주를 받아드리고, 믿고 예전 일을 따지지 않기로 했지만 소희와 돌던 스캔들이 아람 마음속의 가시였다.“둘째, 기다리고 있었어.”소희는 바로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애교를 부렸다.“누가 기다려라고 했어.”경주는 차갑게 소희를 바라보았다. 어두운 안색은 소희를 겁먹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뻔뻔하게 얘기했다.“방금 같이 들어가려고 했잖아. 구아람씨가 온 것을 보고 다가가서 얘기한 거잖아. 그래서 기다리고 있었어. 둘째,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기분이 나빠?”경주는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 소희도 겁에 질렸다. 하지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아람과 경주를 헤어지게 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이든 할 수 있고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었다.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팔짱을 살짝 풀었다. 아람의 감정이 요동치는 순간, 경주는 소희를 쳐다보지도 않고 아람과 깍지를 꼈다. 그리고 소희의 곁에서 재빨리 지나가며 차갑게 말했다.“꺼져.”소희는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얼굴을 붉혔다.‘꺼져라고, 감히 날 꺼져라고? 구아람 그년 앞에서 날 꺼지라고 했어!’소희는 아람과 경주의 뒷모습을 노려보왔다. 화가 치밀어 오르고 마음에서 사악함이 솟아올랐다....입장하자마자 아람은 경주의 손을 뿌리치며 눈썹을 찌푸린 채 얼굴을 돌
초연서는 지금의 생활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심지어 너무 많은 것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구씨 가문의 등장은 다시 한번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경주가 아람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은 모든 관심을 받고 플래시 불빛이 난동을 부렸다.구만복은 차갑게 전 사위인 경주를 바라보며 화가 나서 뺨을 날리고 싶었다.“구 회장님, 따님과 함께 입장해도 될까요?”경주는 다정한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며 가슴이 두근거리며 정성스럽게 말했다.“구아람 씨가 제 파트너가 되었으면 좋겠어요.”아람은 입술을 오물거렸다. 아람을 민망하게 하는 일은 드물었다.“신 사장님, 사장님 파트너가 되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많을 텐데, 꼭 우리 아람이어야 해요?”구만복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차갑게 말하며 경주의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 “네, 꼭 아람이어야 해요.”경주는 심호흡을 하며 아람에게 손을 내밀었다.“제 곁에는 아람만 있을 거예요. 자리는 평생 아람에게 남겨줄 거예요.”사람들은 환호했다.‘너무 달달해!’소희는 너무 멀리 있어 경주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기자들의 흥분한 모습을 보니 듣고 싶은 말은 아닌 것 같았다. 구만복은 어두운 안색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은 절대 주목을 받고 싶어하는 성격이 아니다. 마음속으로 경주를 원망하여 냉정하게 말했다.“신 사장님, 그냥.”말이 끝나기도 전에 경주는 아람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아람은 호흡이 빨라졌다. 순간 경주의 품에 안겼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은 마치 온 세상에게 아람은 경주의 여자라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아람아, 가자.”경주는 다정한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며 손을 잡았다. 아람은 얼굴을 붉혔다.“젠장, 너무 위압적이네!”“위압적인 것이 아니라 날 위해 기회를 만드는 거야.”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아람의 귀에 속삭였다.“진작에 알았어야지, 난 껌딱지야.”하늘이 내린 천생연분 같은 외모의 두 사람은 사람들의 부러움 속에서 떠났다. 경마장 입구의 화면에서도 경주와 아람을 클로즈업했다.“만복아, 봐
소희를 보았을 때 경주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러나 아람을 보는 순간 그 얼음은 녹아내리고 봄빛처럼 눈부시게 빛났다. 어렸을 때만 해도 경주는 다정하면서도 온화했다. 경주의 마음속에서 아람이 얼마나 특별하고,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인지 알 수 있다. 소희는 치를 떨며 붉은 눈으로 경주가 사랑하는 아람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았다. 아람은 경주를 보지 못한 건 아니다. 큰 키에 존재감이 너무 강했고 걸어오는 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아람아, 저 자식이 널 찾으러 왔어.”구윤은 아람의 귀에 속삭였다. 늘 엄숙하던 구윤의 말투는 장난기가 담겼다.“신경 쓰지 마. 못 본 척하면 돼.”아람은 삐진 듯 입을 삐죽거렸지만 가슴이 두근거렸다.“분명 말했어. 오늘 각자 일을 한다고,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전에 내 말은 다 듣겠다며 말하더니, 거짓말이었어, 이 거짓말쟁이!”아람은 화가 나서 욕했다.‘거짓말쟁이!’차가운 구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서로 사랑하니까 다툰 다는 말은 틀림없었다. 이때 구만복과 초연서도 팔짱을 끼고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레드카펫을 걸었다. 초연서의 드레스는 아람이 오래 전부터 초연서의 사이즈에 맞게 몰래 만들어준 것이다. 초연서의 드레스 색갈은 아람과 같았다. 잘 재단된 정장 튜브 스커트로 더 단아하게 다지인 되었으며, 모자는 몽환적인 얇은 명주 그물로 아름다운 얼굴을 반쯤 가려 우아한 스타일을 연출했다.“세상에, 구만복이야! 역시 거물이네. 나이가 들어도 카리스마가 넘쳐. 40대 같아!”“30년 전을 돌아가도 엄청난 미남이야, 신 사장님 보다 못하지 않아! 유전자가 너무 강해서 구씨 가문의 도련님과 아가씨들은 모두 구만복을 닮았어!”“그러네!”“초연서 너무 예쁘네, 정신을 못 차리겠어!”“그 당시 진주보다 예뻐서 TVC 에이스가 되었어.”“아쉬워, 너무 아쉬워. 젊은 사람들은 그 당시 초연서가 얼마나 핫한 지 모를 거야! 그 일 때문에 은퇴만 하지 않았 더라면 진주는 절대 핫해지지 못해! 흥, 진
소희는 꿍꿍이가 많았다. 경주와 함께 있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만약 경주와 나란히 입장하면 언론은 물론 모든 여성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경주의 파트너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경주는 어떤 행사에 참석하든 항상 혼자였고, 절대 여성 파트너를 데려오지 않는다. 아람과 결혼한 3년 동안에도 아내와 함께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다. 만약 소희가 이 기회를 잡으면 모든 사람에게 경주의 마음속에서 소희가 중요한 존재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남자에게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일단 오해를 불러일으키면 아람와 틈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 틈을 타고 들기 쉬워질 것이다. 소희는 수작을 부리며 경주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얼굴이 붉어졌다.“오빠.”그러나 경주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무표정이었고, 잘생긴 눈썹은 사람을 오싹하게 했다. 소희를 보는 것 같지만, 사실 경주의 시선은 소희 위, 더 먼 곳을 바라보았다. 경주는 소희를 공기 취급했다. 소희가 이를 악물며 화가 나서 치마 자락을 들고 경주를 향해 다가갔다. 갑자기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구씨 가문이 도착했어요!”경주는 순간 살아난 것처럼 즉시 뒤를 돌아보며 눈에 빛이 났다. 최고급 럭셔리 링컨이 레드카펫 중앙에 멈추었다. 문이 열리자 슈트를 입은 구윤이 먼저 내렸다. 그리고 신사적으로 아람의 손을 잡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 장면은 참석한 모든 여성들이 그들이 남매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비명을 질렀다. 선남선녀를 대충 찍어도 레전드 사진이 된다. 경주는 마치 모든 것이 텅 빈 것처럼 세상이 조용한 것 같았다. 경주의 뜨거운 시선에는 오직 아람 밖에 없었다. 그들을 바라볼 때 경주는 마음이 씁쓸했다. 못난 경주는 구윤을 질투했다. ‘나도 언제 당당하게 아람의 손을 잡고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까?’오늘 아람의 패션은 사람의 눈이 빛나게 했다. 평소 항상 카리스마가 넘치는 정장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