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8층 CCTV실 내부.양복을 입은 한 중년 남자가 CCTV 안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최서준을 한 번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박재형에게 말했다.“이게 너를 때린 놈이야?”그는 바로 박씨 일가의 셋째 박성태로 이번 경매의 책임자이다.“네, 셋째 삼촌!”박재형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이 녀석 정말 담이 크구나. 우리 박씨 일가 사람을 때린 것도 모자라, 이제 우리 구역에 와서 밥까지 얻어먹어?”박성태는 화가 난 나머지 크게 웃기 시작했다.그의 옆을 지키던 박운호도 서둘러 말했다.“형님, 제가 바로 사람을 시켜 저놈을 제압하겠습니다!”“됐어!”박성태가 고개를 저었다.“인차 경매가 열릴 테니 주의 깊게 잘 관찰하도록 해. 신원이 의심스러운 사람, 그 누구든 반드시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셋째 삼촌, 이 경매는 우리 박씨 일가가 주최한 것이라는 걸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설마 감히 깽판 치러 올 사람이 또 있겠어요?”박재형이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말하자 박성태가 크게 호통을 쳤다.“이 멍청이야, 네가 뭘 알아? 이번 경매는 우리 박씨 일가가 낚시를 하기 위해 쓴 수단에 불과해.”‘낚시?’박재형은 박운호와 함께 어리둥절해졌다.두 사람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멍해 있자 박성태가 느릿느릿 말했다.“우리 박씨 일가가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너희들도 다 알고 있지? 모두 12년 전 한성 보육원 부지 때문이야. 당시 한성 보육원 옛 원장 정석우는 우리 박씨 일가의 매입을 거절했다. 그래서 네 할아버지는 아예 한밤중에 불을 질러 보육원 모든 사람을 태워 죽이고 나서야 그 땅을 손에 넣을 수 있었지.”그 말을 들은 박재형은 매우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박운호는 마치 미리 알고 있었던 듯 무표정을 하고 있었다.박성태가 말을 이었다.“다른 사람들은 한성 보육원 아이들이 전부 불에 타 죽은 줄 알아. 하지만 당시 8명의 아이들이 도망쳤다는 걸 우리 박씨 일가만 알고 있지. 이제 12년이 지났으니, 그 아이들은 모두 어른이
“이 옥 펜던트는 일찍이 제가 우연하게 얻은 것으로, 항도 법술대가이신 주 대사님께서 검정한 적이 있으며, 수명을 연장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이 옥 펜던트를 착용한 지 10년이 넘으셨는데 동안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정정하셔서 확실히 특별한 효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그러자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의 손에 있는 옥 펜던트 위에 떨어졌다.삽시에 홀 안에는 여기저기서 귓속말을 주고받는 소리가 울렸다.의심, 충격, 감탄과 희망에 찬 호언장담...옥 펜던트를 뚫어져라 보고있는 최서준의 얼굴에는 감격이 솟아났다.그것은 정석우가 생전에 최서준을 위해 보관한 것이므로 매우 확신할 수 있다.사람들의 반응에 박성태는 매우 흡족해하며 즉시 알렸다.“허허, 이 옥 펜던트의 경매가는 20억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추가 금액은 1억보다 낮게 불러서는 안 됩니다... 자, 경매 시작합니다!”곧이어 무대 아래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22억!”많은 사람의 시선을 따라 가봤더니, 가격을 제시한 사람은 뜻밖에도 김지유였다.그녀를 알아본 사람들은 하나둘 궁금해하기 시작했다.“김지유 씨, 아무리 이 옥 펜던트가 장수를 도와주는 효능이 있다지만, 그건 지유 씨한테 쓸모없는 거 아닌가요?”그 순간, 김지유를 바라보는 박성태의 눈에 이색적인 빛이 스쳐 지나갔다.뒤이어 김지유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옥 펜던트는 저에게 확실히 쓸모가 없습니다. 그러나 저희 할아버지가 몸이 편찮으셔서 줄곧 병상에 누워계신다는 걸, 다들 아실 거예요. 그래서 손녀인 저는 이 옥 펜던트를 손에 넣어 할아버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보고 싶습니다. 예로부터 옥은 사람 몸에 좋다고 알려졌잖아요.”김지유가 이렇게 말하자 많은 사람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효심을 칭찬하기 시작했다.김씨 집안의 김호석이 불치병에 걸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은 진작에 퍼졌으니 말이다.그러니 김지유가 이 옥 펜던트를 사 불치병을 고치려 한다는 이유는 누구든 쉽게 이해할 만했다.
갑자기 날아든 소리에 시끄러웠던 현장은 찬물을 끼얹듯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들의 귀를 의심하고 있었다.20원이라고? 어느 겁도 없는 놈이 감히 박씨 일가가 주최한 경매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숫자를 부른 거야?!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김지유도 예외는 아니었다.사람들의 시선이 머문 곳에는 청동 가면을 쓴 남자가 다리를 꼰 채 유유하게 찻물을 들고 들이키고 있었다. 마치 뭇사람들의 시선을 아직 눈치채지 못하기라도 한 듯 말이다."대체 어떤 간땡이가 부은 놈이 감히 경매장에서 장난질이야?"박재형은 큰소리로 화를 냈다. 반면 박성태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곧 최서준을 향해 물었다."방금 뭐라고 하셨는지 다시 한번 말해보시죠."박성태는 지금 비단 화가 나지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눈에는 희열이 가득 차 있었다.한성 보육원의 생존자, 기어코 나타났구나!"왜요? 너무 적어요?"청동 가면 아래의 최서준의 얼굴에는 조롱이 가득 서려 있었다."그럼 20원 더 추가. 더는 안 돼요."사람들은 그의 말에 또 한 번 어안이 벙벙해졌다.대체 저놈은 누구지? 이거 완전 소란을 피우려고 작정을 했구만!사람들 틈에 있던 김지유도 얼떨떨한 얼굴로 가면을 쓴 남자를 바라봤다.박씨 일가가 남양시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텐데 저 남자는 대체 왜 이런 무모한 짓을 벌이는 거지? 혹시 박씨 일가와 무슨 원수라도 졌나?박성태는 지금 당장이라도 최서준을 잡고 싶었지만, 간신히 마음을 억누르고 차갑게 읊조렸다,"당신, 대체 정체가 뭐죠?""내 정체가 알고 싶다고 하니 친절하게 대답해드려야죠."최서준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지옥에서 막 기어 올라온 사람의 목소리를 하고는 큰소리로 외쳤다."나는 12년 전 있었던 한성 보육원 화재사건 ‘망령’ 중 한 명으로 오늘 모든 망령을 대표하여 박씨 일가가 진 빚을 대신 받으러 왔다. 당신들은 그 당시 화재에 생존자가 있었을 줄은 아마 꿈에도 상상
"간땡이 부은 새끼가 누구야? 당장 튀어나와!"그때 깡패 같은 얼굴을 한 청년이 구석 쪽을 가리키더니 큰소리로 물었고 이에 사람들은 서로 눈을 피하며 행여 자기도 휘말릴까 봐 얼른 옆으로 피신했다.김지유는 사람들이 자신을 밀치는 데도 시선은 최서준에게 고정한 채 곧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설마 너야? 도담이야?그녀는 지금 당장이라도 최서준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저 청동 가면을 벗겨버리고 싶었다."대표님, 저희도 빨리 저쪽으로 가요."반윤정은 김지유가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고는 곧장 그녀의 손을 끌고 옆으로 피신했다.박성태는 최서준을 차가운 눈빛으로 보더니 곧 검은 정장 남성들에게 명령을 내렸다."처리해."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남성들은 곧바로 최서준을 향해 무섭게 다가갔다. 그들은 오랜 기간 박씨 일가를 위해 손에 피를 묻혀온 사람들이라 절대 쉽게 볼 실력이 아니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남성들은 최서준의 근처까지 다가왔고 최서준은 마치 얼어붙은 사람처럼 제자리에서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조심해!"김지유는 초조한 얼굴로 그에게 소리쳤다. 그를 도와주러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옆에서 반윤정이 그녀의 팔을 힘껏 잡아당기는 바람에 갈 수가 없었다."대표님, 왜 이러세요? 이건 저 사람들 일이지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잖아요!"박성태는 최서준을 보더니 코웃음을 쳤다."대단한 인물이라도 되는 줄 알았더니 별거 없네.""하하하!"박재형도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고작 혼자서 감히 우리 박씨 일가에게 복수하겠다고? 주제를 알아야지."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곧 죽을 사람을 보듯 최서준을 안타깝게 바라봤다.하지만 그때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광경이 벌어졌다. 얼어붙어 있어야 할 최서준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남성들은 공격할 표적을 잃어버려 당황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허둥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여기저기에서 비명이 들려왔다.최서준은 빛의 속도로 그들의 곁을 스쳐
"잠깐!"최서준의 눈빛에서 살기를 감지한 박성태는 펄쩍 놀라더니 싹싹 빌기 시작했다."한성 보육원 화재사건,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그러니 제발 용서해줘. 나를 이대로 놓아주면 내가 박씨 일가가 저질렀던 일들을 내 입으로 밝혀줄게."비굴한 말과는 달리 박성태의 눈에는 독기가 서려 있었고 그는 속으로 오늘 무사히 살아나간다면 최서준을 꼭 죽여버리리라 결심했다."당신과 상관이 없어?"최서준은 우습다는 듯 한껏 조롱하는 말투로 말을 이었다."당신이 이 경매를 주최한 목적이 나를 끌어내려는 수작인 걸 내가 정말 모를 거라고 생각해?""너...!"박성태는 그에 흠칫하더니 곧 몸을 덜덜 떨며 말했다."날 죽이면 우리 가문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네가 잘 모르나 본데 우리 가문은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성태는 목이 차가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곧 눈앞의 세상이 뒤바뀐 것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또한, 그의 눈에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박재형의 놀란 얼굴이 눈에 들어왔고 얼마 안 가 점점 눈앞이 까맣게 변해버렸다."으아아악!"박재형은 목이 댕그랑 잘린 자신의 삼촌을 보고는 경매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물론 박재형뿐만이 아니라 현장에 있던 여러 사람이 피로 가득한 광경을 보고 소리를 질렀고 몇 명은 기절하기까지 했다."자, 이제 그쪽 차례지?"최서준의 시선이 천천히 자신의 쪽으로 향하자 박재형은 오줌을 지리며 있는 힘껏 땅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저... 돈 많아요. 원하시면 모두 드릴게요. 나도 박씨 가문의 일원이긴 하지만 저는 그쪽한테 아무런 잘못도 안 했잖아요... 그러니까 제발...""아무런 잘못도 없어?"최서준은 허리를 숙이더니 그의 귓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우리 이제 막 헤어진 지 30분도 안 됐는데 그새 날 까먹은 거야?"귓가에서 울려 퍼지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에 박재형은 기억을 더듬다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눈을 크게 뜨며 덜덜거리
"걱정하지 마세요. 이대로 끝낼 생각은 없으니까. 곧 박씨 가문 인간들 머리를 싹 다 여기로 가져올게요."그 말을 끝으로 최서준은 두 사람의 머리를 묘지 옆에 묻어버렸고 피 묻은 옷은 적당히 태워버린 후 유유히 자리를 떴다.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사람이 숨을 헐떡거리며 다가오더니 곧 정석우의 묘석 앞에 도착했다.그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고 그녀는 떨리는 몸을 부여잡으며 흘러나오려 하는 눈물을 억지로 삼켰다."대체... 대체 어디 간 거지? 설마 도담이가 아니었던 거가?"김지유는 묘지 옆에 털썩 주저앉더니 사뭇 치는 그리움에 가슴이 아픈 듯 머리를 감싸 쥐었다.그러다 그녀는 어딘가에서 나는 피비린내에 고개를 들었고 그제야 자신이 앉아 있는 발아래에서 피 냄새가 진동한다는 걸 알아챘다.김지유는 뭔가에 홀린 듯 미친 듯이 땅을 팠고 곧 검은색 비닐봉지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뭔가 감지한 듯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었다. 그러자 서서히 박성태와 박재형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동시에 코를 찌르는 듯한 역한 피 냄새가 같이 풍겨왔다.김지유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지만 그것은 두려움에 의한 것이 아닌 흥분으로 몸이 떨리는 것이었다.누군가가 정석우와 화재로 죽은 사람들을 보러 왔고 그 누군가는 바로 도담이라는 것을 그녀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도담아, 정말 돌아왔구나. 복수하기 위해 드디어 돌아온 거야!"김지유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쉴 틈 없이 새어 나왔다. 그녀가 이때를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 자그마치 12년이다!당시 화재로 사람들과 뿔뿔이 흩어진 후 김지유는 혼자 거지처럼 도로를 정처 없이 돌아다녔었다. 그러다 김호석을 만났고 그는 그녀에게 김지유라는 이름을 지어주고는 대외에 그녀를 자신의 친손녀라고 공표했다.그 뒤로부터 그녀의 신분은 점점 높아졌고 남 부럽지 않게 살아왔다. 하지만 김지유는 여전히 그때의 울분을 잊지 않고 있었다.그러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오늘 드디어 박씨 일가 두 명의 머리가
"지금 남양시 전체가 그것 때문에 떠들썩해요."반윤정이 그녀를 향해 말했다."박씨 일가에서 두 시체를 거둬 간 다음 바로 그 두 사람을 죽인 남자를 찾아내 고통스럽게 죽여버릴 거라고 엄포했어요. 지금 남양시 전체가 그 청동 가면을 쓴 남자를 찾고 있다고요."반윤정은 자신의 팔을 쓸어내리며 말을 이었다."듣기로는 박씨 집안에서 단서를 얻으려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불러서 심문이라도 한 것 같아요. 만약 제가 빨리 거기를 빠져나오지 않았다면 지금쯤...""최서준은?"김지유가 물었다."말도 마세요."반윤정은 최서준이라는 이름에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 인간 청동 가면을 쓴 남자가 나타나기 전에 이미 도망간 것 같아요."김지유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곧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어휴, 최서준이 도담이의 발끝이라도 따라갈 정도의 실력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박씨 일가.박재형의 아버지인 박재만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눈앞에 있는 어르신을 보며 통곡했다."아버지, 우리 재형이 가는 길 억울하지 않게 꼭 복수해 주셔야 합니다!"개량 한복을 입고, 마치 독사 같은 눈빛을 한, 이 어르신은 바로 박씨 일가 회장인 박무한이다. 12년 전 한성 보육원 참극도 그가 설계한 것이다.박무한은 눈앞에서 땅을 치며 얘기하는 박재만을 보고는 위엄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그만해. 네가 이렇게 얘기 안 해도 재형이와 네 동생을 이렇게 억울한 채로 보낼 생각은 없다. 이 남양시를 뒤집어엎어서라도 내 기필코 그놈을 잡아낼 것이니까."그때 박운호가 다급히 들어왔다."뭐라도 나왔어?"박무한이 묻자 박운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경매장에 있는 모든 CCTV를 다 뒤져봤지만, 청동 가면을 쓰고 들어온 사람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경매에 참석한 사람 중 한 명이 청동 가면을 쓰고 두 사람을 죽였을 거로 예상됩니다.""이런 하나 같이 쓸모없는 놈들!"박무한이 호통치며 말했다."무슨 수를 쓰든지 3일 내로 내 앞에 그 청동 가
곽정원과 진아영은 그 말에 얼른 맞장구를 치며 그를 치켜세웠다."잘됐구나. 그럼 얼른 가자."도현수의 말에 일행은 두 차로 나뉘어 킹스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차를 고를 때, 최서준과 같은 차에 타고 싶지 않았던 도연우는 얼른 오민욱의 차로 향했고 최서준은 어쩔 수 없이 도현수의 차에 앉았다. 물론 그는 그녀의 선택에 아무렇지도 않았다.오민욱의 차 안.곽정원과 진아영은 조수석을 도연우에게 양보한 다음 자신들은 뒷좌석에 앉았다. 그러고는 몸을 앞으로 빼 오민욱과 거리를 가깝게 하고는 입을 열었다."최서준은 왜 자꾸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건데! 계속 이대로 둘 거야?""맞아. 아주 뻔뻔하기 짝이 없어. 이러다가는 입맛도 다 없어지겠어."두 사람은 도연우가 조수석에 타 있음에도 전혀 거리낄 것 없이 최서준의 흉을 봤다. 그녀가 최서준을 싫어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으니까.오민욱도 그들과 같은 마음이었는지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걱정하지 마. 이따 제대로 개망신을 줄 거니까."그에 도연우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말했다."너무 심하게는 하지는 마."도연우가 이런 말을 내뱉은 이유는 최서준이 걱정돼서가 아닌 중간에 끼게 될 자신의 아빠가 난감해 할까 봐서였다."응, 내가 알아서 해."오민욱은 조금 있으면 다가올 상황이 기대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눈빛을 반짝였다.얼마 후, 일행은 킹스 레스토랑 앞에 도착했다.이곳은 남양 실세 최우빈 산하의 산업으로 남양시에서 제일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다. 안에는 한식, 중식, 양식, 일식 그리고 디저트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또한, 이곳은 미슐랭 3스타 셰프가 있는 바람에 가격이 매우 비싸 웬만한 사람들은 소비할 수 없는 곳이기도 했다.일행이 안으로 들어서자 깔끔한 옷차림의 직원이 바로 그들을 향해 물었다."어서 오세요, 손님. 혹시 예약하셨나요?""아니요."도현수가 고개를 저었다."죄송하지만 이곳은 예약을 안 하시면 식사할 수 없으세요."그 말에 직원은 냉정한 표정으로 그들을 향해 말했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