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욱이 웃으며 말했다.“그게 아니면요, 최 대표가 서준 씨 얼굴을 봐서 우리를 살려줬겠어요?”최서준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당연하죠, 최우빈은 내 부하니까요.”그의 말이 끝나자, 오민욱 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도현수 가족도 놀랐다.“뭐라고요?”오민욱은 잘못 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며 귀를 후비고 다시 물었다.“최우빈 대표가 서준 씨 부하라고요?”“네, 맞아요.”최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푸하하하!”오민욱이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도저히 못 참겠어요. 너무 웃겨서 참을 수가 없어요.”“아저씨, 연우 씨, 모두 들었죠? 최서준 씨가 글쎄 최우빈 대표가 자기 부하라고 하네요. 허풍쟁이를 보긴 했지만 이와 같은 뻥 치는 사람은 처음 보네요.”그는 배를 끌어안고 크게 웃었다.하은숙 역시 웃으며 말했다.“쓸모없는 놈, 허풍을 치려거든 상황을 보면서 해야지, 최 대표가 네 부하라는 게 말이 돼? 최 대표가 네 부하이면 미국 대통령은 내 양아들이다.”도현수도 최서준이 허풍을 친다고 생각하고 난감했는지 헛기침했고 도연우는 경멸하는 표정으로 말했다.“최서준, 그만해. 최 대표가 우리를 살려준 건 오민욱 씨 공로야. 갑자기 튀어나와서 남의 공로를 뺏지 마, 역겨워. 내가 네 속마음을 모를 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말하면 내가 너를 잘 봐줄 거라고 생각했지? 확실히 말하는데 꿈 깨. 네가 그러면 그럴수록 더 싫어지니까.”최서준은 차갑고 혐오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도연우를 바라보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옛말에 한 사람에게 편견이 생기면 그 사람이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을 불합리화 시킨다고 했기에 최서준은 더 이상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민욱아, 이 카드는 최 대표가 너한테 준 거니까 네가 가져.”도현수가 지존 킹 회원카드를 오민욱에게 줬고 오민욱은 카드를 받고 꼼꼼히 살펴보더니 흥분이 가득 찬 표정으로 말했다.“아저씨, 최 대표가 이 카드만 있으면 지오 그룹 모든 매점에서 무료로 소비할 수 있다고 했는데 오늘 킹스 레스토랑
최서준 곧바로 근처에서 제일 큰 꽃 가게에 가서 카네이션 한 다발 샀다. 오늘이 바로 보육원 화재가 발생한 지 열두 해가 되는 날이자, 고인이 되신 원장님의 기일이기도 했다.약 30분 후, 남원 추모공원B구역의 제일 가운데 있는 무덤 앞.적막과 추위 속에서 한 젊은 여성이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원장 할아버지, 오늘 할아버지 기일이어서 지유가 왔어요.”그녀의 앞에는 7개의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죄송해요. 저 아직도 도담이와 6명의 언니들도 찾지 못했고 할아버지와 우리를 이렇게 만든 박씨 가문에 복수도 못 했어요. 저 12년 동안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계속 노력했지만, 방법이 없었어요. 할아버지, 박씨 가문에서 오늘 경매를 하는데 그중에는 할아버지가 보관하고 계시던 도담이의 옥 펜던트도 있다고 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지유가 그것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게 하지 않을 거예요.”한참 후,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을 닦고 묘지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라본 다음 떠났다.그 후로 시간이 흐른 뒤, 묘비 앞에 최서준이 나타났다. 그는 묘비에 새겨져 있는 한성 보육원 원장 정석우라는 글자를 보고는 ‘쿵’하고 무릎을 꿇고는 더 이상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이 빨개졌다.“할아버지, 도담이가 왔어요. 이제야 찾아봬서 죄송해요.”그는 카네이션 꽃다발을 내려놓고 온몸을 흐느끼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사내대장부는 쉽게 우는 거 아니라고 하지만 가장 아픈 상처 앞에서는 어찌할 수 없나 보다. 원장은 그때 쓰레기통에서 그를 주워다가 자식처럼 사랑하고 친절하게 키웠는데 박씨 가문에 의해 불에 타 사망했다. 그때 한성 보육원에는 원장 외에도 108명이 더 있었는데 그중에서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7명의 누나들 외에 101명이 같이 숨졌다. 이 피로 물든 원수는 반드시 피로 갚아야 한다!하늘이 최서준을 그 화재에서 살아남게 한 것은 101명의 사망자의 원수를 갚으라고 준 기회라고 생각한다.“할아버지, 그리고 그 많은 친구들의 원수는 이 도담이
남원 추모공원 아래에 있는 마을에서 반윤정이 차 안에서 시간을 보며 창밖을 주시하다가 김지유가 내려오는 걸 보고 다가가서 물었다.“대표님, 괜찮으세요? 눈이 왜 이렇게 빨개졌어요?”“괜찮아.”김지유는 황급히 눈을 비비며 억지로 웃음을 보였다“눈에 뭐가 들어갔나 봐. 참 박씨 가문의 경매가 언제 시작한다고 했지?”그녀는 말을 바꿨다.“이제 반 시간도 남지 않았어요.”“출발해.”김지유가 재촉하자 반윤정은 시동을 걸었는데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최서준이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반윤정이 먼저 불렀다.“최서준 씨.”김지유가 살짝 놀라 하며 차창을 내리고 최서준을 차갑게 바라보자, 남원 추모공원에서 금방 내려온 최서준은 힘없는 목소리를 말했다.“김지유 씨, 남양시가 작은 도시도 아닌데 왜 어딜 가든지 만나는 거지? 만약 혼약을 취소해달라고 할 거면 포기하지.”최서준의 말에 김지유는 화가 치밀어서 차에서 내려 차갑게 말했다.“여기는 뭐 하러 왔어?”최서준이 답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마이바흐 한 대가 요란하게 와서 옆에 주차했다. 온몸에 아르마니를 걸치고 손에는 999송이 장미꽃을 든 젊은 청년이 경호원 몇 명과 같이 차에서 내리더니 김지유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신사답게 말했다.“지유 씨, 당신을 정말로 좋아해요. 저와 함께해요.”“박재형 씨, 제가 말했잖아요. 저는 당신을 좋아하지 않으니 포기해요.”김지유는 뒷걸음질 하며 역겨운 표정을 지었지만, 박재형은 전혀 개의치 않고 말했다.“지유 씨, 무정하게 그러시지 말아요. 전 남양시를 통들어 나 박재형 말고 당신과 어울리는 사람은 없어요.”김지유가 웃으며 말했다.“박재형 씨, 저는 이미 약혼자가 있으니까 인제 그만 포기해요.”“그게 누군데요? 죽이지 않을 거니까 누군지 얘기해 봐요.”박재형이 순간 사나워지는 모습을 보고 최서준은 안색이 변하며 도망가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김지유는 그의 팔짱을 끼고 머리를 그의 어깨에 얹더니 사랑스럽고 귀여운 말투로 말했다.“소개할게요. 이쪽은 제 약혼자
찰싹!소리를 야무지고 탄력도 좋았는데 순간 박재형도, 김지유도, 반유정도 모두 놀라서 얼굴이 굳어버렸다. 김지유는 감전된 것처럼 몸이 떨렸고 목에서부터 귀까지 주홍빛이 솟아 올라왔다.‘나쁜 놈, 공공장소에서 어떻게 거기에 손을 대!’그녀는 충격과 분노와 수줍음 등 여러 감정이 북받쳐 올라 최서준을 당장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지금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충동을 억지로 참으며 미소를 지었다.“그럼. 박재형 씨 그러니 이제 저를 포기해요.”그러고는 아무도 모르게 손을 올려 최서준의 팔을 360도 돌려가며 꼬집었다. 그녀는 젖 먹던 힘까지 써서 꼬집었지만, 최서준의 얼굴은 아무렇지 않은 듯 평온했다.“이건 아니야, 절대 믿을 수 없어!”박재형은 소리를 지르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지유 씨, 말해봐요. 제가 이 자식보다 정확히 못 한 게 뭐예요?”“간단해, 나 그거 잘하거든.”최서준은 진지한 얼굴로 박재형에게 답하고는 고개를 돌려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김지유를 보며 물었다.“맞지, 지유야?”‘미친놈!’김지유는 피를 토할 뻔했다. 그 순간 그녀는 최서준을 끌어들인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그녀의 침묵은 박재형으로 하여금 두 사람이 침대에서 뒹구는 화면을 상상하게 했다. 박재형은 화가 치밀어 이성을 잃고는 손을 흔들어 뒤에 있는 4명의 건장한 경호원에게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거기서 뭐 해? 당장 이 자식 죽여버려! 뒷감당은 내가 책임져!”솨! 네 명의 경호원은 아무 말도 없이 곧바로 몽둥이를 들고 최서준에게 달려들었다.“당장 멈춰!”김지유가 네 명을 제지시키고 차갑게 말했다.“박재형 씨, 감히 저 사람 건드리면 당신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죽여!”박재형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재촉했다. 그러자 경호원들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몽둥이를 들고 최서준을 향해 휘둘렀다.김지유는 안색이 변하더니 무의식적으로 최서준 앞에 막아서려고 했는데 반유정이 그녀의 팔을 끌어당겨 붙잡았다.“대표님, 대표님이 막을 수 없어요.”“최서준 씨, 미안해
박재형은 그가 무서워하는 줄 알고, 더욱 의기양양해 했다.“그래, 이제 조금 무서워? 당장 나한테 무릎 꿇고 머리 세 번 조아려, 그리고 지유 씨 며칠 좀 데리고 놀게 나한테 넘겨, 그럼 너를 풀어줄게, 어때?”“이 파렴치한!”김지유는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몸을 덜덜 떨었다. 비록 말은 이렇게 내뱉었지만, 그녀는 깊은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다.박씨 일가는 남양시의 소문난 재벌가로, 그 힘은 예전의 김씨 집안보다 결코 작지 않았다.그러나 안타깝게도 할아버지 김호석이 루게릭병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지자, 김씨 집안은 내리막길을 걸으며 박씨 일가에게 역전당하고 말았다.이것은 박재형의 거듭되는 괴롭힘에도 그녀가 밉보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짝!갑자기 최서준이 손을 들어 박재형의 뺨을 내리쳤다.그 바람에 박재형의 반쪽 얼굴이 부어올랐고, 몇 개의 이빨은 선혈과 함께 공기 중에 뿌려졌다.“이 자식, 너... 너...”박재형은 충격과 원망 가득한 표정으로 얼굴을 가리고 피투성이가 된 채 최서준을 바라보았다.그는 자신이 박씨 일가의 신분을 댄 다음에도 최서준이 감히 손을 댈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곧이어 그는 살의 충만한 눈빛을 하고 자신도 모르게 격분하며 말했다.“이 자식, 너... 너는 날 건드리면 안 돼, 그러면... 박씨 일가에서 가만있지 않을 거거든.”그렇다. 박재형은 무서웠다.최서준이 정말 자신을 죽일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그때, 김지유가 황급히 말했다.“최서준,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 박씨 일가는 네가 건드릴 수 있는 게 아니야.”그러자 최서준이 씩 입꼬리를 올렸다.“좋아, 내가 너한테 기회를 줄게. 지금 박씨 일가에 전화해서 부상병을 옮겨달라 해. 그럼 내가 너를 놓아줄지도 몰라.”박재형은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가 하고 어리둥절했다.‘이 자식이 미쳤나? 나더러 박씨 일가에 전화를 걸라고? 박씨 일가 사람들이 오면 자기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는 건데, 설마 그걸 모르는 거야?’“왜? 내가 다시 한
그녀는 절망적인 표정을 금치 못했다.“대표님, 그냥 빨리 갑시다.”반윤정이 옆에서 재촉했다.그러나 김지유는 다시 최서준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윽고 그녀의 얼굴에 스쳐 지나가던 고민하는 듯한 기색이 곧 확고함으로 뒤덮였다.“아니! 나는 안 갈래!”결국 이 일은 김지유 때문에 일어난 것인데, 그녀가 어찌 무책임하게 최서준을 내팽개칠 수 있겠는가.게다가 최서준은 명의상 그녀의 약혼자인데!곧 10분이 지나고, 더할 나위 없이 음침한 목소리가 다시 한번 멀리서 들려왔다.“누가 감히 우리 박씨 일가 사람을 건드린 거야?”이윽고 두루마기를 걸친 노인이 10여 명의 경호원을 거느리고 살벌하게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무뚝뚝한 표정을 한 노인의 눈빛은 마치 송골매처럼 날카로워서 감히 눈을 마주칠 수 없게 했다.그는 바로 박씨 일가의 도집사, 박운호였다.그리고 그의 뒤에 서 있는 10명의 경호원은 모두 살의를 띤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운호 삼촌, 이 녀석이 저를 때렸어요.”박재형은 구원자를 본 듯 황급히 손을 뻗어 최서준을 가리켰다.“하하하, 개자식, 박씨 일가 사람들이 왔으니 이제 네 놈이 어떻게 죽나 한번 보자. 나한테 전화할 기회를 주다니, 너무 멍청한 거 아니야?”그는 피식 냉소를 지으며 최서준을 바라보았는데, 이전의 소심함에서 벗어나 잔뜩 우쭐거리며 비아냥대는 모습이었다.“어이, 젊은이. 감히 우리 박씨 일가에 밉보이다니, 당신은 대체 어떤 사람이야?”박운호가 어두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주시했다.“저는 당신들이 건드릴 수 없는 사람입니다.”최서준이 이렇게 말하며 씩 웃자, 가지런한 하얀 이가 훤히 드러났다.그의 말에 박운호가 순간 격분하며 말했다.“이거 아주 완벽히 미친 녀석이구먼? 과연 네 뼈가 그 입만큼 단단한지 어디 한번 보자고! 어서 죽여!”그가 손을 크게 흔들자 뒤에 있던 10여 명의 경호원이 일제히 최서준을 향해 달려들었다.그러던 그때, 김지유가 갑자기 최서준 앞을 막으며 나섰다.“아저씨, 저 혹시 기억하세요?”
“예!”10여 명의 경호원은 순간 한꺼번에 몰려들어 아무런 군소리 없이 최서준을 포위 공격 하기 시작했다!‘오합지졸들이구먼.’최서준의 눈빛에 하찮은 듯한 기색이 스쳐 지나가더니, 이내 그는 손을 쓸 준비를 했다.바로 그때, 어디선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들려왔다.“모두 그만해!”다음 순간. 제복 차림의 한 여자가 자신과 똑같이 제복을 차려입은 남자 7~8명을 데리고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여자는 가느다란 긴 다리를 내보이며 차가운 표정을 하고 서 있었다.“간땡이가 아주 부었나 봐? 이렇게 시퍼런 대낮에 사람들 끌고 와서 난투극 벌이는 걸 보면.”“희은 언니.”김지유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여자는 김지유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뒤, 최서준을 바라보자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최서준이라고 했던가요? 대체 어떻게 된 일이길래, 매번 만날 때마다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거예요?”“지난번에는 단속용 커터칼을 가지고 있어서 나한테 잡혀가 한참을 교육받았는데, 이번에는 심지어 무리 싸움을... 내가 다시 잡아가야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요?”여자는 다름아닌 바로 최서준이 막 남양시에 도착했을 때, 기차역에서 그를 경찰서로 데려간 윤희은 여경이었다.그녀의 질문에 최서준은 두 손을 들고 무고하다라는 표정으로 말했다.“경찰관님, 저는 사람을 모으지 않았습니다. 혼자 저 열댓 명을 상대하려고 했던 거예요.”그 말을 듣고 옆에 있는 건장한 열댓 명의 사내들을 본 윤희은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혼자 상대하려 했다고? 만약 내가 제때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너는 쟤들한테 맞아 죽었을 거다.’“나한테 변명 늘어놓지 마세요.”그녀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일부러 위엄을 드러내며 말했다.“모두 즉시 해산하도록! 시원한 곳에 알아서들 찾아가!”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녀의 시선은 박운호에게 향해있었다.박운호의 안색도 한껏 음침해 있었다.“경찰관님, 이건 저희 박씨 일가의 일이니 참견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그러자 윤희은이 싸늘한 표정으로 말
“더군다나 곧 박씨 일가에서 경매가 열릴 거야, 나는 사람을 데리고 가서 현장의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 일이 끝나면 다시 기회를 봐서 그 녀석을 죽여도 늦지 않아.”박운호는 마치 백치를 보는 것처럼 박재형을 바라보았다. 만약 그가 박씨 일가의 자식이 아니었다면, 박운호는 진작 박재형의 뺨을 후려쳤을 것이다.이 말을 듣자 박재형은 그제야 빙긋 미소를 지었다.“그래, 경매가 끝나면 다시 그 자식을 괴롭혀주는 거야. 그리고 김지유 그년도, 반드시 내 몸 아래에 깔아 밟아줄 거야.”한시도 지체하지 못하겠다는 듯, 그의 눈에는 온통 흥분으로 가득 찼다.옆에 있는 박운호는 그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멍청한 놈, 종일 이런 엉뚱한 생각만 하고... 도저히 큰 그릇이 될 감이 아니군.’...군청 대호텔은 남양시에서 순위가 가장 높은 5성급 호텔이며 다름아닌 박씨 일가의 산업이기 때문에 많은 권위 인사들의 관심을 끌었다.오늘, 박씨 일가는 군청 대호텔에서 옥 펜던트 하나를 경매로 내놓을 예정이었는데, 거의 전 도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고 할 수 있다.박씨 일가의 이 옥 펜턴트가 수명을 연장해주는 신기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졌기 했다.하여 남양시 전체의 크고 작은 상류층 인사들이 거의 다 모였고, 나머지 4대 재벌가들조차도 자신의 젊은 후계자들을 참석시켰다.호텔은 개방되어 있었기 때문에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매면 다 들어갈 수 있다.그래서 최서준은 조금의 방해도 받지 않고 곧장 호텔 5층, 즉 경매가 열리는 곳으로 올라갔다.넓은 홀 안은 동시에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었는데, 눈을 돌려보니 전부 양복에 화려한 치장을 한 인사들이 술잔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하고 있었다.최서준이 막 들어오자 옆에서 잔뜩 놀란듯한 소리가 들려왔다.“최서준?”그가 불쾌해하며 고개를 돌려 보니, 멀지 않은 곳에 김지유와 반윤정이 서 있었다.“최서준 씨가 여긴 왜 왔어요? 오늘 경매는 그쪽이랑 상관 없을 텐데.”반윤정은 아직도 조금 전의 일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