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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다

아버지의 말에 변석환이 의식적으로 성연신을 바라보았다. 이 자리에서 아이의 아버지라면 자신 말고는 성연신밖에 더 있겠는가.

이 처음 보는 남자는 또 어떻게 된 걸까. 설마 시연 씨가 성연신을 제외하고도 또 다른 남자와 아이를 양육했던 것인가.

이상한 생각이 잠깐 뇌리를 스치자 그는 재빨리 머리를 저었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시연 씨가 아이를 셋이나 낳을 수 있겠어. 몸매도 얼굴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잖아.

변석환은 잠시 마음을 다잡은 뒤 아버지를 응시했다.

“아버지, 똑바로 말해주세요.”

“이보다 어떻게 더 똑바로 말합니까?”

성연신이 피식 웃더니 김민수를 그의 앞에 세웠다. 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과 임시연 씨에게 아이가 있다고요. 올해로 다섯 살. 다만... 임시연 씨가 아이를 버렸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아이가 있는 건 그쪽이겠죠. 그쪽이 시연 씨 버린거고.”

성연신을 바라보는 변석환의 눈에 경멸과 증오가 가득했다.

무책임했던 그에 대한 경멸, 그리고 시연 씨에게 못되게 대한 것에 대한 증오.

성연신이 그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힐끗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냉소가 가득했다.

“쯧쯧, 멍청이를 키우셨네요.”

변요석도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었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이해하지 못하다니, 순진해도 너무 순진한 거 아닌가.

너무 쉽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아이이다.

“임시연과 아이를 낳은 사람은 성연신이 아니라 네 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이다.”

“석환아, 네가 단순하고 정의로운 건 알아. 어렸을 적부터 선량하고 온화했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악의를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두고 드러내지 않는단다.”

“검은 속내를 말이야. 너도 알아야지, 이제.”

청천벽력 같은 말이 변석환의 가슴을 후벼팠다.

아버지의 말 한마디에 모든 진실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그... 그게 아니라...”

곁에 서 있던 임시연은 이미 똑바로 서 있질 못하고 변석환의 옷소매를 붙잡았다. 다급하게 해명하려는 그녀의 말이 점점 빨라졌다.

“절,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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