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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성연신은 악명이 자자하다

그 자리에 얼어붙은 변석환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빠가 된다니요? 무슨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네요.”

“민채린을 당신이 납치한 거 맞죠? 대도 삼형제가 당신의 사람이잖아요.”

심지안은 말투가 단호했고 눈에는 비웃는 기색이 가득했다.

단순한 변석환은 자신이 감쪽같이 처리했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한 달이 넘었는데 심지안이 다시 들추어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곁눈질로 주변에 온통 상류층 인사인 것을 확인하고 안색이 변하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우리 차에 가서 얘기해요.”

심지안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럴 필요 없어요.”

변석환은 한숨을 쉬더니 말투가 더 누그러졌다.

“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심지안의 옆에 서 있던 성연신이 코웃음을 쳤다. 그의 가늘고 긴 눈에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고 목소리가 크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또렷했다.

“버젓한 일국 왕자가 체면이 깎이는 건 아시네요?”

그의 말소리에 자선 만찬회의 다른 손님들이 대화를 멈추고 이쪽을 바라보며 숙덕거렸다.

“어머, 볼거리가 생긴 건가?”

“몰라. 근데 왕자가 어쩌다 성연신을 건드렸대?”

“나도 궁금한데, 지금 왕자가 밀리고 있는 게 확실해.”

“설마. 어엿한 일국 왕자님이?”

“넌 모르지? 항렬을 따지면 왕자가 오히려 매형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거.”

주변 말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심지안이 그를 놀렸다.

“대표님은 악명이 자자하네요.”

사람들이 왕자도 감히 그를 건드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니 말이다.

변석환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주변 시선 하나하나가 소리 없이 그의 뺨을 후려치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렸다.

태어날 때부터 만인의 총애를 받아 온 그가 언제 이런 모욕을 당해봤겠는가?

‘이렇게 스스로 낮춰서 말하는데, 왜 조금도 체면을 봐주지 않는 거야?’

심지안은 약이 오른 듯한 변석환의 눈을 들여다보며 입을 실룩거렸다.

“왜요? 벌써 화났어요? 화내야 할 사람은 우리가 아닌가요?”

역시 응석받이로 자라서 조금의 억울함도 견디지 못했다.

“민채린을 내가 납치하라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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