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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작가: 일설연우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07 19:00:00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동시에 손 장군의 참모는 다른 장군들을 설득하여 봉구안에게 가서 화해하려고 하였다.

“맹 소장군,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을 처분했으니 이제 손 장군을 더 이상 탓하지 마시지요.”

“남부군은 전쟁에서 아주 용맹하오. 그들을 이번 전쟁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좀 아깝지 않소?”

봉구안은 차분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눈빛은 차갑고 소원했다.

곤장 백 대를 다 친 것을 본 그녀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양나라 도성을 공격할 때 남부군을 선봉군으로 공을 세워 속죄하거라.”

이 말을 들은 다른 장군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40여 명 중 진성 한 사람만 살아남았다.

맹성주가 남부군을 쫓아내지 않고 선봉군으로 세운다는 말을 들은 손 장군은 무거운 짐을 벗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봉구안이 있는 장막을 향해 공수의 인사를 했다.

“소장,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리고 부하에게 조카를 데려가라고 지시했다.

봉구안은 장막을 나와 실려간 진성을 쳐다보았다.

오백은 그녀의 곁에 서서 말했다.

“소장군, 손 장군이 분명히 조카를 감쌌을 겁니다. 분명 곤장 백 대를 제대로 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살아남을 리 없습니다.”

봉구안은 차가운 눈빛으로 군영 입구에서 대군에게 채소를 배달하고 있는 양나라 백성들을 보았다.

오백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다가 깜짝 놀라 입을 벌렸다.

“소장군, 저자들 어젯밤에 살해된 소녀의 아버지와 오라버니 아닌 가요?”

봉구안은 그를 흘겨보았다.

“난 못 봤다.”

오백은 봉구안이 잊어버린 줄 알고 기억을 되살려 주려고 하려다가 문득 깨달았다.

소장군은 일부러 이러는 거다.

그는 황급히 웃으며 말했다.

“소인도 못 봤습니다.”

이때 장막 안의 장군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제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봉구안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한 뚱뚱한 장군이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꺼냈다.

“그렇게 다툼다가 결국에는 남부군에게 좋은 일만 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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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2025. 01. 0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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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육은 노련한 도박꾼이라 상대방이 어느 정도 실력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그러나 눈앞의 청년은 눈빛이 차갑고 깊어 보였으며, 마치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노련함을 지닌 것 같았다.임육은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돼지우리, 미끄럼구덩이, 아니면 허리 맞추기 중에 뭐로 할까?”돼지우리는 네 개의 주사위를 사용하고, 미끄럼구덩이는 세 개를 사용하며, 허리 맞추기는 여섯 개 중 특정 방식으로 노는 것을 뜻했다.소욱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봉구안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미끄럼구덩이로 하자구나.”임육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좋지. 미끄럼구덩이.”말을 마치고 나서 임육은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젊은이, 주사위를 많이 굴려본 적은 없겠구먼?”봉구안은 가면 아래로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 상대의 의도를 탐색하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시합이 시작되었고 삼세판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하지만 임육은 자신의 도박 기술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젊은이, 세 판 중 한 판이라도 나를 이길 수 있다면 그 판을 네가 이긴 것으로 하지.”임육은 손가락을 풀며 느긋하게 주사위 통을 들었다. 몇 번 흔들어 세 개의 주사위를 통 안에 넣었다.그의 손목이 돌면서 주사위가 통 안에서 맑은 소리를 냈다.과연 ‘광도선’이라는 이름답게, 그의 손놀림은 신출귀몰했다.봉구안은 모든 감각을 집중하며 특히 귀를 곤두세웠다.주사위 통이 탁자 위에 놓였다.임육은 악의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이긴다면, 네 팔 하나를 가져갈 것이다.”그리고 통을 열자, 주사위는 3, 4, 5가 나왔다. ‘화순’이었다.봉구안은 그가 여유롭게 일부러 실력을 감춘 것을 알 수 있었다.이번엔 봉구안 차례였다.그녀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주사위 통을 들었지만, 몇 번 흔들고 바로 통을 내려놓았다.통을 열자, 임육의 일행들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1, 2, 3! 소부도, 벌칙이네!”임육은 광기에 찬 웃음을 터뜨리며 탁자 위로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10화

    봉구안과 소욱은 잔뜩 긴장을 한 채 안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굽은 등을 한 노인이 걸어 내려오는데, 그의 눈빛은 음산하고도 갈망에 찬 빛을 내며 그들의 손을 주시하고 있었다.노인은 기대에 차 있던 눈빛을 곧바로 잃고 말았다.“그들이 너희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았느냐?”봉구안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소욱이 설명했다.“조정에서 보낸 죄인은 탑에 들어갈 때 음식을 함께 가지고 들어오게 되어 있다.”그들은 급히 탑에 들어간 탓에, 남산왕이 사전에 먹을 것을 준비할 틈이 없었다.봉구안은 이해하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노인에게 말했다.“저희 형제는 급히 탑에 들어오느라 음식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노인은 코웃음을 치며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조정에서 새로운 이를 보낸 지가 꽤나 오래되었지... 괜찮다, 괜찮아.”그의 행동은 비정상적이었다. 말할 때도 그들을 바라보지 않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아무렇지도 않게 바닥에 놓인 시체 하나를 붙잡아 그 다리를 끌고 계단 위로 올라갔다.봉구안과 소욱은 눈빛을 교환한 뒤 곧장 그를 따라 올라갔다.그들은 구중탑의 두 번째 층에 도달했다.이 층에는 스무 명 남짓 되는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 앉아 있었는데, 그들 모두가 두 사람을 들여다보고 있었다.아까 그 노인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의 손에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채자마자 눈빛이 어두워졌다.이내 모두 경계하며 손에 쥔 무기를 꺼내들고 방어 자세를 취했다.노인은 몸을 웅크린 채 앉아 시체의 옷을 능숙하게 벗겨내며 봉구안과 소욱에게 말했다.“몇 달 전에도 너희처럼 먹을 것이 없는 자들이 왔었지. 그리고 이 구중탑을 완전히 뒤집어 놓고 갔어...”그가 말을 다 채우기도 전에 갑자기 힘을 주더니, 시체의 팔 하나를 단번에 뜯어내 버렸다.그 옆에서는 다른 사람이 그 팔을 받아 능숙하게 몇 번 칼질을 해 고기를 조각내더니, 냄비에 넣었다.봉구안은 눈썹을 찌푸렸다.노인은 뒤돌아 보며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었다.“두 사람은 신입이시니 아직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09화

    남산왕은 이 녀석이 감히 칼을 자기에게 겨눌 줄은 꿈에도 몰랐다.“옥령산의 규칙이란...”봉구안은 칼날을 돌려 그의 목에 피 자국을 남겼다.“제 규칙은 간단합니다. 적의 우두머리를 먼저 잡는 것이죠.”“폐하께서는 남산왕을 죽이지 않으시겠지만, 저는 그럴 수 있습니다.”“남산왕께서 죽으시면 옥령산은 필시 혼란에 빠질 테니, 그러니 문을 여십시오.”남산왕은 주먹을 꽉 쥐고 멀찍이 서 있는 소욱을 바라보았다.“폐하, 어찌하여 이런 자를 데려오셨단 말입니까!”소욱은 한동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봉구안이 남산왕을 직접 협박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단정은 눈빛을 차갑게 하고 남산왕을 몰아세웠다.“어서 구중탑을 열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저 늙은이를 죽여 산신으로 만들 것입니다!”남산왕의 호위병들은 눈빛이 날카로웠다.“폐하를 놓아라!”그런데도 남산왕은 웃었다.그의 엄격하고 딱딱한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 피었다.“좋다! 소환, 너도 참 사악하구나. 구중탑이라… 네가 들어가기에 충분하지.”길은 같았다.구중탑이 원하는 건 간사하고 사악한 자였다.그녀는 남산왕의 요구에 부합했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구중탑의 입구는 옥령산 아래에 있었다.그 돌문에는 몇 개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는데, 하나하나 맞춰야만 문을 열 수 있었다.남산왕은 문을 열기 전 봉구안을 타일렀다.“구중탑은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곳이다.”“들어갈 수 있는 결코 길지 않지…”“들어간 이상 생사는 논할 수 없다.”봉구안은 마음을 가다듬고 돌문을 응시했다.단정의 눈가가 약간 붉어졌다.그는 여전히 그녀가 죽으러 들어가길 바라지 않았다.하지만 그녀가 들어가지 않으면 그의 형은 살 수 있는 조그마한 희망도 남지 않을 터였다.쿵!돌문이 열렸다.봉구안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검을 들고 뛰어들었다.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기류가 몰려왔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소욱을 바라 보았다!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은 하얗게 질려버리고 말았다.그녀는 눈을 크게 뜬 채 아무 말도 할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08화

    소욱뿐만 아니라 단정도 망설였다.염추를 배웅한 후, 그는 봉구안을 찾아갔다.“양연삭의 내공은 그 두 법사보다도 더 깊습니다.”“게다가 지금은 만건성법까지 익힌 상태죠.”“지금 그와 맞선다면 승산이 없을 것입니다. 그에게 도전장을 내민다는 것은 단지 헛되이 죽게될 것입니다...”“그리고 형님께서는…”그는 잠시 멈추더니 고개를 숙였다. 목에 걸린 가시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형님은 형수님이 죽는 걸 절대 원치 않을 것입니다!”봉구안의 눈빛은 단호했다.“그 사람이 그 안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모를까, 이미 알게 된 이상 외면할 수는 없어.”“너는 그 십이사명을 이길 수도 없지 않느냐! 왜 허세를 부리는 거야!”단정은 갑자기 고개를 들며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설마 형님과 함께 죽으려는 건가요? 형님께서는 절대 형수님의 죽음을 원치 않을 거예요!”다 큰 사내면서 왜 아직도 울며 난리를 피운단 말인가…봉구안은 눈살을 찌푸렸다.“그 사람을 구해낼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나는 시도할 거야.”죽는다고 해도, 후회는 없었다.단정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생각해봤는데 형수님은 탑에 들어가시면 안 될 것 같아요…”“형님도 형수님이 그런 짓을 하는 걸 절대 원치 않을 거예요…”“형님의 가장 큰 바람은 형수님이 잘 살아가는 거였어요.”“그런데 형수님께서 탑 안에서 죽기라도 한다면… 그럼 누가 저를 돌봐주겠어요?”그는 그녀의 소매를 붙잡고 말했다.“형님에게 분명 저를 돌봐주겠다고 약속했잖아요!”“둘 다 죽으면, 저는 그럼 어떡하라고요!”천룡회는 이미 무너졌고, 그의 형도 자취를 감추었다.현재 그는 돌아갈 집도 없는 상태였다.봉구안은 눈앞에 있는 소년을 바라보며 그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렸다.그녀의 눈빛이 다소 누그러졌다.“잘 듣거라. 내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북방 자유각으로 가거라. 이제부터 그 곳이 네 집이 될 것이다.”단정은 강하게 반박했다.“거긴 제 집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집이죠! 형수님과 형, 둘 중 하나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07화

    죽은 사람은 천룡회 교주가 아니었다.이 사실에 옆에 있던 단정조차 충격을 받았다.그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네가 어떻게 그걸 알게 된 거야?”염추 역시 급했지만 침착하게 설명했다.“천룡회에서는 교주, 구왕, 그리고 두 명의 법사들은 평소에 모두 가면을 쓰고 있었습니다.”“저는 교주 양연삭 곁에서 일했던 심복이었지만, 그들의 가면 아래 얼굴은 몰랐습니다.”“그날 교주가 출관하자, 저는 당연히 모두 교주라고 생각했죠.”“하지만 그가 죽은 후, 그의 목 뒤에 작은 점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그 점은 제가 우법사에게서 본 것이었습니다.”“우법사는 저에게 내공심법을 가르쳐줬었고, 저는 그런 우법사와 꽤 가까이 지냈었거든요.”“처음에는 단순한 우연이라 여겼지만, 생각할수록 이상했습니다.”“교주는 폐관 수련을 하며 ‘건성법’을 익혔습니다.”“이 ‘만건성법’은 다른 사람의 내공을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무공이죠.”“하지만 그 가짜 교주는 싸우는 동안 이 ‘만건성법’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단정은 여기까지 듣고 난 후, 뒤늦게 상황을 깨달으며 분노했다.“이렇게 중요한 걸 왜 진작에 말하지 않은 거야!”염추는 그가 자신을 탓할 줄 몰랐다.지금 그녀도 무척 조급했다.결국 그녀는 천룡회의 배신자가 되고 말았다.진짜 교주가 살아 있다면,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터였다.염추는 죽고 싶지 않았다…단정이 더 말하려고 하자, 봉구안이 그를 막았다.“염 낭자가 이렇게 먼 길을 와 주셨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폐하, 염 낭자를 안전히 집으로 돌려보낼 방도를 마련해 주세요.”봉구안의 말을 들은 소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의견에 따랐다.“진한길, 사람을 준비하거라.”“예!”염추는 떠나기 전, 일부러 단정을 불렀다.둘은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주변은 깊은 밤의 어둠으로 가득차 있었다.염추가 물었다.“그 소환과 회욱 오라버니는 어떤 관계인가요?”“저 사람들도 구중탑에 들어가 회욱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06화

    진한길이 가마를 몬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가마 안에서 인기척이 났다가마를 멈춰 확인하려는 찰나, 갑자기 무겁고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멈춰라!”진한길은 본능적으로 몸이 굳었다.황제 폐하께서 이렇게 빨리 깨어나실 줄이야!‘소환이 분명 바늘에 약을 묻혔다고 했는데!’휘익…소욱이 가마의 문을 열어젖히며 모습을 드러냈다.그의 깊고 검은 눈동자엔 냉랭한 기운이 서려 있었고, 약효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아 얼굴이 창백하였다.아직 부상이 낫지 않은 진한길은 고통을 호소했지만, 곧바로 일어나 무릎을 꿇었다.“폐하, 신은 그저 온 천하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볼 수 없어서 그랬습니다…봉맥이 파괴된다면…”“닥치거라!”소욱의 눈에는 차가운 한기가 가득했다.“소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너도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다!”‘아니… 모두 함께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진한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폐하께서는 어찌 소환을 이렇게까지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인가!진한길은 간곡히 간했다.“폐하! 그건 봉맥입니다! 국운이자 폐하의 황위가 걸린 일입니다! 저 소환과 어찌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신은 만 번 죽더라도 폐하께서 돌아가시는 것을 막을 것입니다!”그러나 황제가 하려는 일을 한낱 호위무사인 진한길이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숨돌릴 틈도 없이 소욱은 다시 옥령산으로 돌아왔다.남산왕은 그가 돌아온 것을 보고 즉각 경계를 높이기 시작하였다.‘저 패군, 또 탑을 부수러 온 것이겠지! 더 많은 마취약을 먹였어야 했어!’소욱은 남산왕을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멀리 시선을 던졌다.멀리서 봉구안이 그 열두 명의 여자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녀들은 숲 사이를 누비며 때로는 나뭇가지 위에, 때로는 아래로, 또 때로는 높이 도약하며 싸우고 있었다.소욱은 알고 있었다.그 열두 여자는 옥령산을 수호하는 십이사명이라는 것을 말이다.그녀들의 무공은 변화무쌍하기로 소문이 자자했다.갑자기 봉구안은 다섯 명의 칼날 공격을 연달아 피하면서 앞의 잔상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05화

    봉구안은 즉시 소욱을 부축하였다.옆에 있던 진한길도 즉시 달려와 그녀를 도왔다.단정과 남산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너, 폐하께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남산왕이 즉시 노하여 물었다.봉구안은 소욱을 진한길에게 맡기고 나서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남산왕에게 공손히 절을 올렸다.“폐하, 무고한 장병들을 희생할 필요는 없습니다.”“소자는 소환이라 하옵고, 구중탑에 들어갈 것을 간곡히 청하는 바입니다.”남산왕은 이 말을 듣고도 아무 대답 없이 소욱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진한길이 황제를 가마에 태워 보낸 뒤에야 남산왕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남산왕은 다시 봉구안을 바라보며 엄한 목소리로 물었다.“네가 진정 구중탑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냐?”봉구안이 고개를 끄덕인다.“그렇습니다!”“좋다.” 남산왕은 아주 시원스럽게 응했다.진한길은 떠나기 전에 봉구안을 향해 간단히 인사를 했다.“소공자, 몸조심하시오!”이 시점에서 진한길은 그녀가 소환임과 동시에 폐비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또한 그녀가 황제가 마음속에 간직한 인물이라는 사실도…만약 알았다면, 절대 이런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오로지 황제의 안전만을 염려하며 달리기 시작하였다“이얍!”가마가 멀어지자 단정은 초조해졌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봉구안을 책망했다.“왜 이런 결정을 하신 것입니까! 삼만 대군으로 오만 대군을 상대해도 반드시 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데…”“닥치거라.” 봉구안이 차갑게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단회욱을 구출하는 일은 처음부터 그녀의 사사로운 일이었다.이를 위해 아무 관련 없는 사람들을 희생시킨다면, 설령 그 사람을 구해낸다고 해도 그녀는 결코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누구에게나 가족과 친구가 있지 않겠는가?누구도 죽어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단회욱의 목숨이 소중하다면, 그 장병들의 목숨 또한 소중한 것이다.봉구안의 꾸짖음에 단정은 낯빛이 어두워졌다.“정말 어리석습니다.”황제가 앞을 막아주고 있으니, 삼만으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04화

    소욱은 단정과 단회욱의 일행들을 알아보았다. 특히 단정이 단회욱의 친동생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로 인해 소욱은 이번 여정 내내 단정에게 차갑게 대했으며, 단정 또한 그를 반기지 않았다.단정은 생각했다. 형님은 이 패군보다 열 배, 백 배는 나은 사람이라고…그리고 봉구안, 그 독한 여자는 결국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거라고 믿었다.이틀 후, 일행은 드디어 옥령산 기슭에 도착했다.옥령산은 웅장하고 장엄했으며, 산 정상은 구름과 안개로 뒤덮여 마치 신선이 사는 곳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곳은 신선과 악의 기운들이 공존하는 장소였다.단정은 강렬한 살기를 감지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이 말을 내리자마자 수백 명의 암위들이 모습을 드러내 길목을 막아섰다.“어디서 온 자들이냐!” 암위 중 하나가 크게 외쳤다.단정은 기다렸다는 듯이 소리쳤다.“뒤에 계신 분은 황제 폐하이시다! 당장 무릎을 꿇지 못할까!”단정은 이 구중탑이 조정의 소유임을 믿고 있었다. 황제가 직접 명하면 남산왕에게 구중탑의 입구를 열라고 하는 것이 쉬울 거라 여겼다.그러나 암위들은 확고한 태도를 보였다.“이곳은 남산왕께서 관할하시는 중대한 장소다. 폐하께서 친히 오셨다 하더라도 들일 수 없다. 그러니 이만 돌아가는 게 좋을 것이다!”단정은 비웃었다.“참으로 거만하군.”소욱은 이런 상황이 올 것을 예견한 듯 봉구안의 허리에 걸린 옥패를 보았다. 봉구안은 그의 시선을 읽고는 아무 말 없이 옥패를 그에게 건넸다.소욱은 옥패를 높이 들며 명령했다.“남산왕을 데려오거라.”“예!”얼마 지나지 않아 남산왕이 산에서 내려왔다.그의 나이는 4~50대쯤 되어 보였으며, 복장은 평민들과 같았다. 옷 곳곳에 크고 작은 얼룩들이 있어, 군사들을 지휘하는 왕의 모습이라 보기 어려웠다.“신, 폐하께 문안드립니다.” 남산왕은 겉으로는 공손한 태도를 취했으나, 그 눈빛과 표정에는 고집스러운 기질이 드러났다.황제가 이번 행차에서 구중탑을 허물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남산왕의 그 얄팍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03화

    그녀가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소욱은 참지 못하고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며 입을 맞췄다.봉구안은 즉시 그를 밀어내며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무슨 짓이십니까.”소욱은 얕은 미소를 지었다.“남녀 간의 정,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일이니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을 뿐이다.”이 모든 말은 그녀가 예전에 했던 말을 그대로 흉내 낸 것이었다.봉구안의 얼굴에는 미묘한 불편함이 떠올랐다.그때 그녀는 자신이 돌아오지 못할 줄 알고, 다시는 그를 만날 수 없을 거라 생각했기에 감정에 이끌리는 대로 그에게 입을 맞췄던 것이었다.하지만 지금은...봉구안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이제 시간이 늦었습니다. 방으로 가서 쉬십시오.”소욱은 문 밖을 향해 물었다.“진한길, 지금 이곳에 빈방이 있느냐.”밖에서 대답이 들려왔다.“폐하, 호위병들이 방을 전부 차지하여 남은 방이 없습니다.”소욱은 다시 봉구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너와 방을 함께 써야겠구나.”봉구안은 그가 일부러 그러는 것을 알면서도 차분히 말했다.“아마도 저를 오해하신 것 같습니다. 그날 밤의 일은…”소욱은 갑자기 표정을 굳히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알고 있다. 그대가 변덕스럽고 정 없는 여자라는 것을. 하지만 상관없다. 나는 너를 끝까지 사랑할 것이다.”봉구안은 어쩔 수 없는 듯 난감해졌다.“폐하, 제가 다시는 폐하와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모르십니까!”소욱의 표정이 잠시 굳어졌으나, 곧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괜찮다. 내가 먼저 다가가면 되는 일이니.”봉구안은 그를 피하려고만 했다.그때, 밖에서 단정의 외침이 들려왔다.“방이 부족하면 저와 같이 써도 됩니다! 제 침대는 넓으니!”도대체 어디서 굴러온 망나니인가.그날 밤, 소욱은 더이상 봉구안과 같은 방을 고집하지 않았다.그는 알고 있었다. 지금은 큰 적 앞에서 여성에게 탐닉할 때가 아니었다.더구나 그녀가 지금 사랑을 논할 마음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공격’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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