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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Penulis: 일설연우
유사양은 황제가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즉시 다른 시종들에게 물러나라고 눈짓하였다.

"아!"

갑자기, 정귀인은 제기를 유독 높이 찼고, 사람들이 일제히 숨을 삼켰다.

어렵게 보이는 제기었지만, 정귀인은 높이 뛰어오르며 안정적으로 제기를 받아냈다.

"귀인께서는 참으로 뛰어난 실력을 가지셨군요!"

궁인들이 일제히 칭찬하였다.

정귀인은 두 번째로 제기를 차려 했으나, 멀리 복도에 서 있는 황제의 준수한 모습을 발견하자 활발하던 태도를 일순간에 거두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그녀는 곧바로 동작을 멈추고, 단아하고 정중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낮추어 예를 올렸다.

"신첩, 황상께 문안 드립니다."

궁인들 역시 황제를 보고 즉시 예를 갖췄다.

"황상께 문안 드립니다!"

유사양은 태황태후의 말을 들은 바 있어, 정귀인을 다소 동정하였다.

원래는 활발하고 명랑한 사람이었지만, 억지로 얌전하고 말수가 적게 변할 수밖에 없었다.

소욱은 정귀인을 깊이 바라본 후 간단히 면례를 허락한 다음 만수궁을 떠났다.

정귀인은 그의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지었다.

……

만수궁을 나온 소욱은 깊은 생각에 잠긴 채,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정귀인이 저리한데, 황후는 어떠할가?

황후의 고요한 겉모습 아래에 감춰진 진짜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지...

갑자기 그는 걸음을 멈추며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스쳤다.

아마 혼란스러웠던 모양이다. 황후를 떠올리다니. 그 여자가 어찌되든 상관없다!

그를 생각만 해도 불쾌해지는 이는 비단 황후뿐만이 아니었다. 또한 그 여자 자객 역시 그랬다.

며칠이 지나도 그녀는 아직 답을 내놓지 않았다. 과연 궁중에 남아 그의 사람이 될 것인지, 아니면 북대영으로 가 여군에 합류할 것인지.

그는 진한길에게 물었다.

"이 며칠 대보단은 다 받았느냐?"

진한길은 즉시 답하였다.

"모두 가져갔습니다."

황제는 진귀한 대보단을 그녀에게 몇 알이나 내어주었다. 그만큼 얻기 힘든 귀한 약인데도, 황제는 자객에게 아낌없이 주었기에 그는 안타깝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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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2024. 12. 31. AM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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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8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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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86화

    봉구안의 표정이 굳어졌다.봉구안은 이번에 도성으로 돌아오면서 무기를 많이 갖고 오지는 않았다. 비수, 분해할 수 있는 장총, 9단 채찍 등을 갖고 왔는데 다 그 상자 안에 넣어 두었다.그러나 봉구안에게 사용할 수 있는 무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은침과 암기들이 있었다.그래서 연상이 그 상자를 잊은 것도 별로 큰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궁에는 사단이 많았다.만약 흑심을 품은 사람에게 들키면 곤란해진다.봉구안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 상자를 어디에 두었니?”연상은 생각 후 대답했다.“노비가 깜빡 잊고 안 가져왔으니 원래 자리에 있을 겁니다.”연상의 대답을 들은 봉구안은 긴장을 풀었다.봉구안은 찻잔을 들며 말했다.“그럼 괜찮다.”봉구안은 상자를 은밀한 곳에 두었다. 그래서 발각될 위험이 없었다.대소사는 향을 올리러 오는 사람이 많다.하지만 대소사도 여느 사찰과 마찬가지로 통금이 있다.밤이 되면 문을 닫고 참배객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밤이면 밖에 아무도 없었다.봉구안의 상선실은 평소에도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다.저녁 식사 후.봉구안은 감쪽같이 담을 넘어 절을 나섰다.홀로 남겨진 연상은 근심 어린 얼굴로 마마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옷자락을 움켜쥐었다.마마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기도하고 있었다.…성문 부근의 역참 밖.봉구안과 오백이 여기서 만났다.오백은 한참이나 기다렸다. 그는 새로 산 말을 봉구안에게 건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봉구안은 그의 뒤를 보며 물었다. “왜 말이 한 필밖에 없는가? 넌 뭘 타려고?”순간 오백의 눈이 밝아졌다.그는 자신을 가리켰다.“소장군, 저… 저도 같이 갑니까?”오백은 소장군이 그에게 신비한 사람을 계속 조사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봉구안이 되물었다.“아니면?”“그런데… 제가 말을 잘 타지 못해서 누가 될까 봐…”봉구안이 오백의 어깨를 툭툭 치며 엄숙한 말투로 말했다.“오백, 돌아가 복수하자!”그러자 오백은 주먹을 불끈 쥐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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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88화

    양나라 사신의 태도는 오만했다.“소장군, 만약 철수하지 않으면 맹 장군을 죽여버리겠소. 전쟁에서 이긴다고 해도,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아버지를 잃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소?”“귀에 거슬릴지는 모르겠지만, 전쟁에서 이겨도 이 강산은 소장군의 것이 아니오.”가면을 쓴 교먹에게서 봉구안의 옛날 기세를 볼 수 있었다.교먹이 일어섰다. 가면 뒤에 있는 눈은 살기가 가득했다.“끝까지 싸우라는 폐하가 명하셨소. 사신, 돌아가서 전하시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오.”장병들은 교먹의 패기에 감탄했다. 그러나 한편 맹 장군과 붙잡힌 장병들이 희생하는 걸 참아 볼 수 없었다.그러나 양나라 사신들 앞에서 모두 교먹을 옹호했다.“결사적으로 싸우자! 철병은 없다!”“철병은 없다.”사신은 장병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웃었다.사신은 교먹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비아냥거리며 비꼬았다.“소장군, 참 효자요.”이 말을 내던진 사신은 밖으로 나갔다.사신이 지나간 곳마다 양쪽의 병사들은 그들을 산산조각 낼 듯한 기세로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사신은 재빨리 군영 출구까지 와서 땅에 침을 내뱉고 외쳤다.“맹 장군의 시신이나 기다리거라.”사신이 떠난 후 교먹은 사모님의 장막 밖에서 무릎을 꿇었다.“어머니, 불효한 자식이 아버지를 구할 수 없습니다.”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맹성주는 두 사람의 친아들이었다.장병들도 따라 밖에서 무릎을 꿇었다.한 시진 후에 맹 부인이 나왔다.맹 부인은 흰옷을 입고 있었는데 도도하고 고귀했다.맹 부인의 시선을 제일 앞에 있는 교먹에게 두고 입꼬리를 가볍게 움직였다.“그래! 결사적으로 싸워야 우리 남제의 좋은 장병들이지!”“맹 장군은 자네들이 이런 결심을 갖고 있다는 걸 알면, 나라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칠 것이오.”교먹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들었다.“어머니…”맹 부인은 더 이상 교먹을 쳐다보지 않고 돌아서서 장막으로 들어갔다.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 부장이 교먹을 일으켜 세웠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89화

    맹 부인은 고개를 들고 단호하게 말했다.“그들이 가든 말든, 나는 여기 남을 것이오.”이화는 무릎을 꿇었다.“부인, 부인이 남으면 노비도 남겠습니다.”“어머니.”교먹이 갑자기 들어와 이화를 내보냈다.교먹은 맹 부인 앞으로 가서 한쪽 무릎을 꿇고 군대의 절을 했다.“어머니, 대국을 교려하십시오. 이곳은 오래 머물 곳이 아닙니다. 대군을 따라 영지를 떠나시지요.”맹 부인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책을 읽었다. 의연하고 부드러웠다. “다 가버리면 누가 장군님의 뒤처리를 하겠는가?”교먹의 요동치는 눈동자에서 고통이 드러났다.“사모님…”맹 부인은 여장부이다. 맹 부인의 결정은 아무도 좌지우지할 수 없다.교먹은 맹 부인을 보호할 십여 명의 경기병만 남겨 두고 대군을 이끌고 떠날 준비를 하였다.떠나기 전에 교먹은 말 위에 앉아 부하들에게 분부했다.“부인을 잘 보호하 거라. 아님 너희들을 목숨을 앗을 것이다.”“예, 소장군!”다들 떠나고 떠들썩했던 영지에는 타다 남은 숯불만 남았다.맹 부인은 먼 곳을 바라보다가 장막으로 돌아왔다.이화는 슬픔이 가득했다.소장군마저 떠나면 누가 장군을 구할 수 있겠는가?교먹은 10여만 대군을 거느리고 기세당당하게 행군했다.양나라의 도시들은 계엄령을 내렸다. 다들 목숨을 걸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군영 내.주장은 남제 대군이 동쪽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부장들과 마주 보며 폭소를 하였다.“하하! 장군과 승상은 정말 대단하십니다. 남제가 정말 예상대로 동쪽으로 오네요.”“그들은 우리가 여기에 10만 복병을 두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오. 그들이 한산비탈을 떠나면 우리는 그들의 후방 진공하여 그들을 일거에 해결해 버릴 수 있지요.”주장님은 벽에 있는 지도를 가리키며 다음 단계의 작전을 세웠다.“남제의 북경에는 방어선이 세 개 있는데, 첫 번째 방어선은 북경군이 지키고 있소. 그중 맹씨 부자의 북대영이 주력이고.”“그들이 한산비탈을 포기하고 동쪽으로 갔으니, 우리는 두 번째 방어선인 택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9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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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5화

    현비의 눈엔 짙은 허망함이 어려 있었다."폐하, 폐하께서 단 한 번이라도 신첩을 이해하려 하셨더라면 아셨을 겁니다. 신첩은 본래 약리학에 정통했습니다.”“영비마마께 쓴 독은 신첩이 직접 조제한 것입니다. 하지만 의원이 제 몸을 고치지 못하듯, 신첩 또한 제 독을 온전히 해독하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몸속의 독성을 억누를 수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했습니다."더 할 말은 없다는 듯, 현비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소욱은 손짓으로 진한길에게 몸을 제압한 손을 풀라고 지시했다.양팔이 풀리자, 현비는 앞으로 푹 고꾸라지듯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박았다. 그녀는 머리를 조아리며 간청했다."폐하, 제발 제 가족만은… 용서해주시옵소서."곁에서 지켜보던 진한길은 표정 없이 서 있었지만 마음 한켠에 얕은 동정이 스쳤다. 현비에게 분명 죄는 있었지만, 모든 시작은 모용란의 악행이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소욱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했고, 목소리는 단호했다."현비는 황제인 나를 속이고 궁중의 법도를 어겼다. 천형에 가두고 추후 처분을 기다리게 하라."현비는 이 결과를 받아들였다. 오히려 마음 한켠으론 안도했다. 그 죗값이 가족에게 미치지 않았으니 말이다.궁에서 끌려나가는 길에 현비는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내뱉었다."하늘이… 이렇게 넓었구나."수년간 좁디좁은 궁궐 안에 갇혀 살며 늘 발밑만 바라봤던 그녀. 하늘을 올려다보는 법도, 마음을 여는 법도 잊은 채 살아왔었다. 그렇게 그녀는 스스로를 가두었고, 걸을수록 길은 좁아졌다.……현비가 다시 천형에 갇혔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궁 안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았지만, 정작 무슨 죄로 잡혀간 건지는 알지 못하였다.현비의 궁녀인 동하는 자녕궁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며 태후께 간청했다.태후는 전각 안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다.곁에서 시중들던 계 상궁은 태후가 독경을 마친 뒤 몸을 굽혀 조심스럽게 말했다."태후 마마, 동하 저 아이가 벌써 두 시진째 무릎 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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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비는 텅 빈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영비마마와 폐하께서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사이였지요. 그 시절, 마마는 후궁 중에서도 가장 총애를 받았습니다. 제 아버지는 제가 영비와 닮았다는 이유로 서둘러 저를 궁에 들여보내셨죠.”“궁의 모든 이들은 영비마마가 온화하고 현명하다고 칭송했었습니다. 저 역시 처음 입궁했을 땐 그렇게 믿었고요. 하지만 곧 마마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습니다.”“겉으로는 자매처럼 지내며 장신구도 건네주고, 심지어 폐하를 뵐 때도 저를 데리고 가셨었죠."소욱은 그런 기억이 없었다. 그가 모용란을 후궁으로 맞이한 것도 정이 아닌 우정 때문이었다. 즉위 초창기 정사에 바빠 후궁을 찾을 여유도 없었다. 모용란이 어전 출입이 잦았던 것은 기억했지만, 그 자리에 현비가 있었다는 기억은 없었다.현비는 그의 표정을 보고, 그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알아챘다."폐하께서는 단 한 번도 저를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으셨습니다. 하지만 영비마마는 다르셨죠. 간택 당시 폐하께서 제 시를 칭찬하신 그 한마디가 마마에게는 큰 상처였습니다.”“폐하께는 그저 흘려 넘긴 말이었겠지만 저에겐 큰 기쁨이었고, 영비마마에겐 시기와 질투의 씨앗이 되었습니다."소욱은 더는 후궁들 사이의 질투와 다툼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런 다툼을 혐오했지만, 그것을 바꿀 힘은 없었다."모용란이 어떻게 너에게 독을 먹였느냐. 왜 그때 나에게 말하지 않았느냐."현비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마치 허탈한 이야기를 들은 듯 눈에 물기가 어렸다."그때 제가 폐하께 말씀드렸다면 과연 믿어주셨을까요? 폐하께서 영비마마를 벌하셨을까요?"소욱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가 먼저 단언하듯 말했다."아니요. 폐하께서는 안 그러셨을 겁니다."그 말은 속삭임이 아니라, 분노 어린 한숨에 가까웠다. 그녀의 시선엔 실망과 원망이 가득했다."폐하, 저는 한 번도 폐하께서 현명한 군주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황후 마마께서 나타난 후에야 폐하께서는 조금씩 달라지셨습니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3화

    이튿날 이른 아침, 소욱은 황궁으로 복귀했다.아침 조회 자리에서 신료들이 약쟁이 사건을 거론했다.“폐하, 각지에서 과도한 억제 조치가 이어지고 있사온데 약쟁이들이 그 틈을 타 소란을 일으켜 억울한 판결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무고한 지방 관원들이 연루되어 피해를 입고 있으니 부디 폐하께서 신중히 살펴주시옵소서.”소욱도 그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약쟁이들이 의도적으로 관료들의 집에 숨어들어 수사 대상이 되도록 만들고 사건을 키워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자신들은 혼란 속에 숨어 빠져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와 얽힌 관료들이 모두 무죄라고는 단정할 수 없었다. 결국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신들을 파견해 진상을 직접 조사하는 것이었다.조회가 끝난 후 소욱은 곧장 현흥궁으로 향했다.그가 입은 용포는 황제의 위엄을 더욱 드러냈고 냉랭한 분위기는 더욱 그를 권위 있게 만들었다.오랜만에 성상의 얼굴을 뵙는 궁인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외쳤다.“황제 폐하를 뵙습니다!”궁 안.궁녀 동하가 다급히 안으로 뛰어들었다.“마마! 마마! 폐하께서 오셨습니다!”현비는 탕약을 마시고 있던 중이었다. 얼굴은 병색이 완연했고 평소의 생기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뜻밖의 방문에 놀란 그녀는 눈빛에 당혹을 숨기지 못했다.폐하께서 왜 이곳에...그녀는 급히 약그릇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황제를 맞을 준비를 했다.소욱의 등장과 함께 전각 안이 시끄러워졌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위엄 넘치는 황제가 천천히 전각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가볍게 입술을 다문 채 예를 올렸다.“신첩,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소욱은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잘생긴 얼굴 위엔 차가운 무표정이 드리워 있었다.그는 손짓 한 번으로 전각 안의 궁녀들을 물리고 현비만 남겨두었다.현비는 당황한 얼굴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폐하…”“내가 묻는 말엔 진실만을 말해야할 것이다.”소욱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얼굴엔 엄중함이 어렸다.현비는 속내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2화

    황궁.현흥궁.현비는 병이 도지자 오래 지나지 않아 정신을 잃었다.그녀는 시녀 동하가 태후를 찾아가 홍련초를 구하려 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마마...”찰싹!갑작스레 손이 날아와, 동하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당황한 동하는 그 자리에 굳어섰다.무엇이 잘못된 건지, 어째서 현비가 이토록 격앙된 건지 알 수 없었다.현비는 힘겹게 가슴을 짚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나가.”동하는 현비의 기분이 몹시 나쁜가 보다 여기고 조용히 물러나려던 찰나, 누군가 궁 안으로 들어섰다.“황제 폐하의 명이다. 염 신의를 모셔와 현비마마의 병을 진찰하게 하라!”그 순간 현비의 얼굴빛이 확 변했다.겉으로는 태연한 듯했지만, 장막 너머의 목소리에 단호하게 응했다.“폐를 끼쳐 송구하네. 폐하께는 괜찮아졌다 전해주게.”그러나 염 신의는 말을 자르며 곧장 앞으로 나섰다.“마마, 폐하께서 직접 전하셨습니다. 반드시 병을 완쾌하라 하셨습니다.”그는 허락도 받지 않은 채 장막 앞으로 다가가 진맥을 청했다.“손을 내어주시옵소서. 진맥을 해야 합니다.”한동안 장막 안은 고요했다.잠시 후, 하얀 손 하나가 조심스레 틈 사이로 뻗어 나왔다.동하는 재빨리 비단 손수건을 꺼내 손목 위에 덮었다.여인의 살이 남성에게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궁녀들은 눈치도 없이 염 신의에게 의자 하나 내주지 않았다.그는 묵묵히 허리를 굽혀 그대로 맥을 짚었다.현비는 말없이 입술을 꼭 다물고 있었다.잠시 후 염 신의는 맥에서 손을 거두며 말했다.“마마, 피 한 방울이 필요합니다.”그는 말하면서 옆에 있던 동하에게 바늘과 작은 사기그릇을 건넸다.동하는 조심스레 다가가 속삭였다.“마마, 소녀가 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현비는 익숙한 듯 손을 내밀며 다정히 말했다.“괜찮아. 어서 하렴.”동하는 피를 모아 염신의에게 전해주었다.염 신의는 약상자를 열어 조그만 병 하나를 꺼냈다.그 안의 약가루를 그릇 위에 조심스레 부었다.그의 손길은 침착했고 집중력 넘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1화

    모용가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소욱은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모용가를 은밀히 조사하라고 했을 때,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들었느냐.”“갑자기 왜 그 얘길 꺼낸 것이냐? 혹시…”그는 말을 끝맺지 않았지만, 봉구안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그녀는 모용가가 약쟁이 사건과 얽혀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었다.봉구안은 단정한 목소리로 답했다.“사형이 약쟁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 시점은 폐하께서 즉위하신 이후입니다.”“그 말은 곧 선황제께서 돌아가시기 전부터 이미 약쟁이들이 활동하고 있었다는 뜻이지요.”“그 시점을 고려하면, 선황제께서 무언가 눈치채셨을 가능성도 있습니다.”“소첩은 그래서 모용가가 이 사건과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다만 어디까지나 제 추측일 뿐, 아직 뚜렷한 증거는 없습니다.”그녀의 말에 담긴 확신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소욱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지금 네 말은… 모용가를 억지로 몰아세우겠다는 것이냐.”농담조였지만, 소욱 역시 마음속으로 봉구안의 의심을 부정하지 못하고 있었다.선황제의 유언은 분명 모용가를 경계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껏 감찰을 맡은 자들이 어떤 흔적도 찾지 못했다는 건, 그들이 그만큼 은밀하게 움직였다는 뜻이었다.그런 점에서 모용가의 행적은 약쟁이들의 수법과 닮아 있었다.그 생각에 이르자 소욱의 눈빛에 서늘한 기운이 스쳤다.“사람을 더 붙이도록 하마. 이번엔 제대로 조사하게 하자.”그날 밤 소욱은 평소처럼 자유각에 머물렀다.궁 안의 일은 이미 손을 놓아도 될 만큼 정돈되어 있었고, 후궁의 일은 태후가 맡아 관리하고 있었다.빈들 또한 조용한 편이었으나, 단 하나. 약쟁이 사건만큼은 태후의 골칫거리였다.태후는 후궁들에게 자중할 것을 명하며, 그 본보기로 현비를 들었다.그날 밤 현비의 시녀 동하가 태후를 찾아와 다급히 울부짖었다.“태후마마, 제발 저희 마마를 살려주십시오!”이미 잠자리에 들었던 태후는 몸을 일으키며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0화

    봉구안은 자신이 직접 그려둔 지도를 꺼내어 소욱에게 펼쳐 보였다.“황성을 총타로 삼아 사방에 명령을 내리는 것. 이것이 바로 그들의 지령 경로입니다.”“그들의 평소 수법을 보면, 지금처럼 조정과 무림이 손잡고 그들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모든 연락선을 끊고 총타부터 지키는 것이겠지요.”“그러기 위해서는 내부 인물들을 정리하는 게 먼저입니다.”소욱이 그녀의 말을 받아 이었다.“그렇다면 우리가 그 틈을 노려 분타부터 하나씩 무너뜨릴 수 있다는 뜻이로군.”봉구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녀는 지도 위 몇 군데를 손가락으로 짚었다.“여기 표시된 곳들이 현재 저희가 확인한 그들의 은신처입니다.”“대부분 외진 산골이나 황량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요. 죽산진 근처 산속 동굴처럼 말이지요.”“폐하께서도 기억하시겠지요. 예전에 황성 도관 아래에서 많은 약쟁이들을 발견했을 때를요.”소욱은 그 일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었다.그때 봉구안은 약쟁이에게 상처를 입었고, 그가 그녀를 등에 업고 간신히 빠져나왔었다.봉구안의 눈빛이 차갑게 식어갔다.“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도관 자체가 약쟁이의 은신처였을지도 몰라요.”“그리고 기억하시겠지요. 천룡회가 황성을 공격했을 때 약쟁이 대군을 풀었는데, 그 시각이 바로 늦은 밤이었어요.”소욱은 그녀가 전하려는 의미를 곧장 알아차렸다.그는 지도 위에 찍힌 지점들을 살펴보았다.“은신처의 위치와 약쟁이들의 활동 시각을 보면, 그 자들은 어둠 속 환경에 익숙한 존재들이겠구나.”봉구안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어둡고 외진 곳이야말로 약쟁이들의 은신처로는 가장 알맞은 곳일 거예요.”“저희가 죽산진에서 약쟁이 소굴을 조사했을 때도, 산속 동굴 안은 손을 뻗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깜깜했지요.”“강주에서 발견한 은신처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 겹치는 것들이 많아요.”소욱은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그렇다면… 이 사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겠느냐?”봉구안은 냉정한 눈빛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09화

    봉구안은 놀란 듯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황성에도 홍련초가 자란다고요?"소욱은 곧바로 진지하게 대답했다."누가 심었는지,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모른다. 서쪽 교외에 사람을 보냈으니 곧 소식이 올 거야."봉구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소욱은 그녀의 그릇에 반찬을 더 담으며 말했다."일단 밥부터 먹으렴. 요즘 부쩍 더욱 말라 보이는구나. 아이를 품은 몸이라면 더 잘 챙겨야 하지."하지만 봉구안의 눈빛은 여전히 다른 데 머물러 있었다."혹시… 열무신의 소식은 아직도 없는거죠?"소욱은 묵묵히 고개를 저었다. 그는 서둘러 그녀가 더 걱정하지 않도록 화제를 돌렸다.소탁을 황성으로 데려온 뒤 그는 곧장 태의원을 불러 진찰을 받게 했다. 하지만 상처가 눈에 있는 탓에 회복이 쉽지 않았고 지금은 사실상 눈이 먼 사람처럼 지내고 있었다. 혼자 사는 데 어려움이 컸지만, 하녀를 붙여 주겠다는 제안도 번번이 거절했다.봉구안은 차분하게 물었다."폐태자께서는 지금 어디에 머물고 있나요?""마땅한 집을 하나 찾아 그곳에 머물게 하였다. 혹시나 있을 위험을 대비해 그림자 호위도 붙여 두었다."그가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단순한 걱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잠시 뜸을 들이던 소욱이 다시 입을 열었다."예전에 널 시중들던 연상을 혹시 기억하느냐?"봉구안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되물었다."연상… 기억하죠.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여쭤 보시는 거죠?"소욱은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요 며칠 사이 그 아이가 소탁을 여러 번 찾아갔다는구나. 꽤 신경을 쓰는 듯했다."봉구안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그게 그렇게 문제될 일인가요?""그 아이는 아직 시집을 안 가지 않았느냐."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봉구안은 곧장 말을 끊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론 연상은 궁을 떠난 뒤 곧장 진가 저택으로 돌아갔습니다. 혼자서 글씨와 그림으로 생계를 꾸려 왔고요. 살림은 넉넉지 않지만 나름대로 삶의 방향은 확실합니다. 진가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뜻을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08화

    녕비는 자기가 무슨 심각한 말을 했는지도 모른 채 해맑게 웃으며 현비를 바라보았다.“언니, 우리 자매처럼 지냈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남한테 덜미 잡히기 전에 차라리 폐하께 먼저 말씀드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어차피 결백한 사람은 당당해도 되는 법이지 않겠어요?”“홍련초는 그 자체로는 죄가 없는 약초예요. 죄가 있는 건 그걸로 독을 만든 자들이죠.”“언니처럼 착한 분이 약쟁이랑 엮일 리가 없잖아요, 그쵸?”그녀의 웃음은 현비의 눈에 유난히 싸늘하고 따갑게 느껴졌다.현비는 얼굴이 희미하게 질려가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녕비, 네가 의심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맹세컨대 내가 마시는 약은 약쟁이 사건과는 정말 아무 관련도 없어.”녕비는 굳이 대꾸하지 않은 채 조용히 말을 이었다.“제가 언니를 믿느냐 마느냐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폐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느냐죠.”현비는 한동안 침묵하다가 깊은 숨을 고르고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맞는 말이야.”“자, 할 말은 다 했으니까 전 이만 자녕궁으로 가볼게요. 태후마마께 기도드릴 시간이네요. 굳이 배웅하지 않으셔도 돼요.”녕비가 자리를 뜬 뒤, 곁에 있던 시녀 동하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마마, 녕비 마마 말씀이 틀린 것도 아니에요. 폐하께서 약쟁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계시다 하니, 홍련초가 얽히는 일은 아무래도 너무 커요.”현비의 눈빛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그녀는 그저 이 궁 안에서 살아남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녀는 그 어떤 죄도 짓지 않았다. 정말로 아무 잘못도 없었다.“…종이랑 붓을 준비하거라. 폐하를 뵙기 전에 아버지께 먼저 편지를 써야겠다.”“예, 마마.”……그날 밤.자유각.소욱은 이날 밤도 자유각에 머물며 봉구안과 시간을 보내려 했다.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은 상소문을 검토하는 데 쓰였고 그녀 곁에 있어도 여유를 누릴 틈은 많지 않았다.그는 문서를 펼쳐든 채 농담처럼 말했다.“황제가 된 건, 아마 전생의 업보였던 모양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07화

    그해 봉구안은 스스로 천지설산에 올라 자욱화를 채취하려다 목숨을 잃을 뻔하였다. 그때 그녀를 구해준 이가 바로 염 신의였다.그 후 인연이 닿아 둘은 다시 만나게 되었고, 그 무렵 염 신의는 약쟁이 독의 해독제를 연구하고 있었다.이에 봉구안은 그를 황성으로 데려왔다.그는 예전에도 한 차례 해독제를 만들어낸 바 있었으나, 중독자들에게 써보았을 때 뚜렷한 효과는 없었다.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진정한 해독제가 완성된 것이다.분명 기쁜 소식이었다.“염 신의 말로는, 홍련초 덕분에 그동안 풀지 못했던 원리를 비로소 깨달았다고 합니다.”“이미 중독자들에게 해독제를 복용시켰고 모두 회복되었습니다. 장순의 어머니까지도요.”장순은 아직 어린 유생이었으나, 과거 제후국들이 남제를 포위했을 당시 봉구안이 특별히 데려갔던 소년이었다.그는 적국을 향한 설전에서 통쾌한 활약을 펼친 바 있었다.그의 어머니는 오래전 약쟁이 독에 중독되어, 살아 있으되 정신이 나간 채 살아온 사람이었다.해독제가 생겼다는 건 의심할 여지 없이 경사였다.허나 좋은 일과 화는 언제나 함께 오는 법. 봉구안이 눈짓 하나만 보내도 소욱은 그녀의 속마음을 단박에 알아차렸다.그녀가 입을 떼기도 전, 소욱은 그녀의 팔을 가볍게 두드리며 오백에게 명을 내렸다.“사람을 붙여 염 신의를 철저히 보호하라. 해독제 이야기는 절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라.”오백은 곧장 명을 따랐다.밖에서 듣고 있던 진한길은 내심 고개를 갸웃거렸다.‘폐하께서는 왜 이렇게 오백을 쓰시는 걸까?’오백이 물러난 뒤, 소욱은 봉구안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해독제가 완성되었으니 약쟁이 독이 아무리 퍼져도 더는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다.”봉구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해독제는 결정적인 열쇠예요. 폐하, 문득 떠올랐는데… 담대연도 약쟁이 독에 중독된 사람이었죠?”소욱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그 자에게도 해독제를 줄 것이다. 이제는 마음 놓고 쉴 수 있겠지?”“네.”봉구안도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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