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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Author: 일설연우
맹 부인은 미처 정리도 하지 못한 채 일어나 급히 시녀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냐?”

“대군이 갇혀서 절반밖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장군님… 장군님이 아직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맹 부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어렵게 장군 부인의 침착한 자태를 유지했다. 맹 부인은 서둘러 외투를 입고 밖으로 나가 상황을 확인했다.

맹 부인이 막 나가려고 할 때, 교먹이 들어왔다.

후자는 시녀를 내보내고 가면을 벗은 후 어쩔 줄 몰라 하며 맹 부인의 품에 안겼다.

“사모님… 사부님은 저를 내보내려고 대열의 맨 뒤에서 적과 싸우다가… 아직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적의 포위권에 갇혔습니다.”

“비열한 양나라 놈들이 함정을 설치해 두었습니다.”

“사모님, 우리는 이제 어떡해야 합니까?”

교먹은 겁이 많았다. 예전에는 봉구안이 그녀를 보호했는데 지금은 혼자 이런 일을 당하니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맹 부인은 그녀의 등을 두드렸다.

“울지 말고 사건의 경과부터 말해 다오. 그래야 어떻게 사람을 구할지 방법이라도 세우지…”

맹 부인은 인간관계에 있어 선이 분명한 사람이다.

맹 부인은 봉구안의 스승이자 양모여서 봉구안을 자식처럼 여겼다.

그러나 교먹은 맹 장군의 제자일 뿐, 맹 부인은 그녀를 가까이할 생각이 없었다.

교먹이 갑자기 맹 부인의 품에 안겨 위로를 청하는 행동은 맹 부인을 불편하게 했다.

게다가 이렇게 큰일을 앞두고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지 우는 건 아무 소용이 없었다.

교먹은 맹 부인의 품에서 일어나 눈물을 닦고 입을 열었다.

“사모님, 한산비탈 건너편은 함정으로…”

“양나라 군은 남제 백성들을 잡아 진두에 세워 우리의 행진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옆에서 연무, 구덩이…”

맹 부인의 표정은 점점 더 엄숙해졌다.

“병력은 얼마나 남았는가?”

“4만 명 정도 남았습니다. 사모님, 꼭 사부님을 구하셔야 합니다. 4만 명의 병력이 충분하기는 하지만 양나라 군이 지키고 있을 수도 있어서 사람을 구해내기가 쉽지가 않을 겁니다. 차라리 10만 원군을 기다리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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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2024. 12. 31. AM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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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88화

    양나라 사신의 태도는 오만했다.“소장군, 만약 철수하지 않으면 맹 장군을 죽여버리겠소. 전쟁에서 이긴다고 해도,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아버지를 잃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소?”“귀에 거슬릴지는 모르겠지만, 전쟁에서 이겨도 이 강산은 소장군의 것이 아니오.”가면을 쓴 교먹에게서 봉구안의 옛날 기세를 볼 수 있었다.교먹이 일어섰다. 가면 뒤에 있는 눈은 살기가 가득했다.“끝까지 싸우라는 폐하가 명하셨소. 사신, 돌아가서 전하시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오.”장병들은 교먹의 패기에 감탄했다. 그러나 한편 맹 장군과 붙잡힌 장병들이 희생하는 걸 참아 볼 수 없었다.그러나 양나라 사신들 앞에서 모두 교먹을 옹호했다.“결사적으로 싸우자! 철병은 없다!”“철병은 없다.”사신은 장병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웃었다.사신은 교먹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비아냥거리며 비꼬았다.“소장군, 참 효자요.”이 말을 내던진 사신은 밖으로 나갔다.사신이 지나간 곳마다 양쪽의 병사들은 그들을 산산조각 낼 듯한 기세로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사신은 재빨리 군영 출구까지 와서 땅에 침을 내뱉고 외쳤다.“맹 장군의 시신이나 기다리거라.”사신이 떠난 후 교먹은 사모님의 장막 밖에서 무릎을 꿇었다.“어머니, 불효한 자식이 아버지를 구할 수 없습니다.”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맹성주는 두 사람의 친아들이었다.장병들도 따라 밖에서 무릎을 꿇었다.한 시진 후에 맹 부인이 나왔다.맹 부인은 흰옷을 입고 있었는데 도도하고 고귀했다.맹 부인의 시선을 제일 앞에 있는 교먹에게 두고 입꼬리를 가볍게 움직였다.“그래! 결사적으로 싸워야 우리 남제의 좋은 장병들이지!”“맹 장군은 자네들이 이런 결심을 갖고 있다는 걸 알면, 나라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칠 것이오.”교먹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들었다.“어머니…”맹 부인은 더 이상 교먹을 쳐다보지 않고 돌아서서 장막으로 들어갔다.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 부장이 교먹을 일으켜 세웠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89화

    맹 부인은 고개를 들고 단호하게 말했다.“그들이 가든 말든, 나는 여기 남을 것이오.”이화는 무릎을 꿇었다.“부인, 부인이 남으면 노비도 남겠습니다.”“어머니.”교먹이 갑자기 들어와 이화를 내보냈다.교먹은 맹 부인 앞으로 가서 한쪽 무릎을 꿇고 군대의 절을 했다.“어머니, 대국을 교려하십시오. 이곳은 오래 머물 곳이 아닙니다. 대군을 따라 영지를 떠나시지요.”맹 부인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책을 읽었다. 의연하고 부드러웠다. “다 가버리면 누가 장군님의 뒤처리를 하겠는가?”교먹의 요동치는 눈동자에서 고통이 드러났다.“사모님…”맹 부인은 여장부이다. 맹 부인의 결정은 아무도 좌지우지할 수 없다.교먹은 맹 부인을 보호할 십여 명의 경기병만 남겨 두고 대군을 이끌고 떠날 준비를 하였다.떠나기 전에 교먹은 말 위에 앉아 부하들에게 분부했다.“부인을 잘 보호하 거라. 아님 너희들을 목숨을 앗을 것이다.”“예, 소장군!”다들 떠나고 떠들썩했던 영지에는 타다 남은 숯불만 남았다.맹 부인은 먼 곳을 바라보다가 장막으로 돌아왔다.이화는 슬픔이 가득했다.소장군마저 떠나면 누가 장군을 구할 수 있겠는가?교먹은 10여만 대군을 거느리고 기세당당하게 행군했다.양나라의 도시들은 계엄령을 내렸다. 다들 목숨을 걸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군영 내.주장은 남제 대군이 동쪽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부장들과 마주 보며 폭소를 하였다.“하하! 장군과 승상은 정말 대단하십니다. 남제가 정말 예상대로 동쪽으로 오네요.”“그들은 우리가 여기에 10만 복병을 두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오. 그들이 한산비탈을 떠나면 우리는 그들의 후방 진공하여 그들을 일거에 해결해 버릴 수 있지요.”주장님은 벽에 있는 지도를 가리키며 다음 단계의 작전을 세웠다.“남제의 북경에는 방어선이 세 개 있는데, 첫 번째 방어선은 북경군이 지키고 있소. 그중 맹씨 부자의 북대영이 주력이고.”“그들이 한산비탈을 포기하고 동쪽으로 갔으니, 우리는 두 번째 방어선인 택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90화

    “장군? 맹성주다. 정말 맹성주 그가 돌아왔다.”양나라 주장은 크게 놀랐다.맹성주?그럴 리가!맹성주는 10만 대군을 거느리고 동쪽으로 가지 않았나? 왜 갑자기 여기로 돌아왔지?양나라 주장이 반응하기도 전에 군영 입구에서 비명 소리가 잇달아 들렸다.상대방은 열몇 명의 정예 기병일 뿐이었는데 기세등등하였다.주장이 소리쳤다.“멍하니 뭣들 하는 거야! 진을 쳐서 그들을 막아라!”남제의 포로들은 구원병이 온 것을 보고 모두 전투에 참여하여 봉구안의 뒤를 따라 목숨 걸고 싸웠다.봉구안의 붉은 술 은총은 수많은 사람을 베었다.주장과 몇몇 부장은 이 상황을 보고 술이 깨었다.전에 택천궐에 쳐들어가겠다는 호언장담은 어디 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맹성주는 너무 무서운 사람이었다.봉구안은 현란하게 사람을 죽였다.그는 정말 사람이 아니었다!양나라 병사들은 맹성주가 왔다는 말을 듣고 싸우기도 전에 사기를 잃었다. 그들은 무기를 버리고 머리를 싸안고 주저앉았다.이것은 그들의 뼛속까지 파고든 두려움이었다.맹성주의 북영군과 대전할 때, 무기를 버리고 주저앉으면 살 수 있다.양나라 주장은 이들의 행동을 보고 무척 화를 냈다.그는 칼을 휘두르며 소리쳤다.“모두 일어나서 그들을 죽여라!“맹성주를 죽인 자에게 황금 천 냥을 주고 대장군으로 봉한다! 일어나 적을 죽여라!”그가 이 말을 다 했을 때, 갑자기 붉은 술이 달린 은총이 날아와 그의 발 앞에 매섭게 꽂혔다.그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고개를 들자 먼 곳 말 등에 앉아 있는 소장군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했다.상대방의 눈빛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봉구안은 한 손으로 말 등을 받치고 몸을 날려 주변의 양나라 병사들을 걷어찼다.전쟁터의 사람들은 자동으로 두 무리로 나뉘었다.한쪽은 양나라 병사들인데 적어도 12만 명은 되었다.다른 한쪽은 봉구안이 거느린 십여 명의 정예 기병과 방금 속박에서 벗어난 남제의 병사들인데 약 만 명 정도 되었다.양나라 주장은 인간 장벽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91화

    장군들은 사람을 보내 맹성주를 청해오라고 하였으나 맹성주의 장막 안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그들은 놀라 탄복한 표정을 지었다.“정말 맹성주가 군사를 거느리고 갔다고?”같은 시각.장막에 있던 교먹은 이미 주둔지를 떠나 경공을 이용하여 최대한 빨리 한산비탈로 달려갔다.척후병이 “이겼다”라고 말했을 때, 교먹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또 소장군이라는 말을 듣고 사저가 돌아왔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교먹이 계속 여기 있으면 바로 들통날 것이다.그래서 교먹은 바로 돌아가야 했다.주둔지.장군들은 놀라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했다.모여 있는 그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맹성주의 이번 작전은 너무 훌륭하오. 그런대 우리까지 속이는 것은 너무하오.”“그러니까… 이렇게 떠들썩하게 한산비탈을 떠난 후 자신이 십여 명의 장병을 데리고 양나라 군영을 공격하다니… 그런데 날이 밝으면 우린 계속 행군해야 합니까? 아니면 제자리에서 기다려야 합니까?”“그래도 한산비탈 일대를 통째로 점령한다는 것은 뜻밖의 수확이오. 난 맹씨 녀석을 탄복하오.”…양나라 군영.양나라의 12만 병사들이 항복하거나 죽었다. 그저 몇몇 가치가 있는 장령들만 생포되었다.장막 안, 부장들은 짓눌려 땅에 무릎 꿇고 있었다. 봉구안은 주장의 목 뒷덜미를 잡고 그의 얼굴을 모래판에 밀어 넣으며 엄숙한 목소리로 물었다.“우리 아버지는 어디 계시지?”양나라의 주장은 죽을지언정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부장 중 한 명이 고통을 견디지 못했다.“맹 소장군님, 제가 맹장군님이 어디 계신지 알려드리지요. 맹 장군님은 바로 뒤에 있는 웅덩이에 있습니다. 제가 데려다 드릴 테니 제발 저를 살려주시오!”양나라 주장이 화를 내며 호통쳤다.“개자식! 나라를 배반하고, 적에게 투항하고도 네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그 부장은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12만 대군이 전멸했다!다른 지역의 양나라 장병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앞으로 맹성주와 북영군에 더 두려워할 것이다. 싸우기도 전에 먼저 패배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92화

    교먹은 가면을 벗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무거운 짐을 풀은 듯 한 홀가분한 표정이었다.“사저, 드디어 돌아왔어!”봉구안은 엄숙한 눈빛으로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사부님, 사모님, 그리고 장병 2만 명을 버리고 십만 대군을 거닐고 동쪽으로 가다니… 어떻게 생각한 건가?”교먹은 울먹거리며 급히 해명했다.“그들을 버릴 생각은 없었어. 특히 사부님.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이것 다 여러 장군들이 의논한 결과야!”“나… 난 사저가 아니야. 난 잠시 군심을 안정시키려고 사저인 척 했을 뿐이야.”“난 아무것도 할 줄 몰라.”봉구안은 자신의 사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겁 많고 자기 주견이 없었다.교먹을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겨우 예닐곱 살이었다. 배가 고파 맹 부인 앞에 쓰러졌었다.사부님과 사모님은 교먹을 살린 후, 그녀를 보내려 했다.그런데 봉구안의 부탁에 그들은 교먹을 남겨두고 제자로 받아들였다.교먹은 낯가림이 심하고 안정감이 없었다. 그래서 사저인 봉구안 뒤에만 붙어 다녔다.후에 그들은 사부님과 사모님을 따라 군영에 왔다.그들 사이의 정이 매우 깊다. 둘이 같이 있는 사간은 봉구안과 친동생 장미와 같이 있는 시간보다 더 길었다.2년 전, 교먹이 자신을 단련하기로 결심했다. 그 후 둘은 갈라졌다.봉구안은 계속 교먹을 보호해왔다. 교먹에게 거의 심한 말을 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번에 교먹의 행동은 그녀를 실망하게 했다.“최선은 다하고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는 건가?”교먹은 계속 눈물을 흘렸다.“사저, 내가 잘못했어… 난 태어날 때부터 쓸모없는 사람이야. 부모에게 버림받고, 사저와 사부님, 사모님이 나를 구하고 나에게 가족이 되어 주었는데… 내… 내가 목숨을 걸고 사부님을 구했어야 하는데…”봉구안이 정정했다.“사부님뿐만이 아니다. 양나라 군영에서 얼마나 많은 장병이 죽었는지 아니?”교먹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것처럼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나도 이러기 싫어! 사저, 나 정말 그들이 죽는 걸 원하지 않았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93화

    십여 만 대군은 십 리 밖에 주둔하고 있었다.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았다.“그들도 틀림없이 양나라 군영에서 전쟁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오. 늦어도 내일 날이 밝으면 사람을 보내서 물어볼 것이오.”“구안아, 이건 매우 심각한 문제다. 양나라 공격 전략에 대해 너의 생각은 어떠한가?”“십여 만 대군은 계속 동쪽으로 행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아니면 되돌아와서 한산비탈을 일대로 북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봉구안은 모래판 지형도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한참 후, 봉구안 머릿속에 방법이 생각났다.“오늘 밤의 전투에서 양나라 군은 큰 패전을 당했습니다.”“그러니 우리는 속전속결해야 합니다.”“비영군이 앞장서서 양나라의 남대문을 열고 십여 만 대군이 뒤를 이어 쳐들어 가는 겁니다. 이번 목표는 양나라 도성입니다.”봉구안은 양나라 도성에 꽂힌 깃발을 뽑았다. 봉구안의 눈빛에서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빛을 내비쳤다.맹 장군은 수염을 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처음의 전술과 똑같네.”“그때 양나라가 갑자기 전쟁을 멈추고 화해를 구하는 바람에 지체되었지. 그때 아군은 승리는 취산골에서 멈추었지. 그리고 한산비탈로 후퇴했고.”“만약 네가 이번에 제때에 돌아오지 않았다면, 이 한산비탈마저 빼앗겼을 것이다.”옆에 있던 교먹은 머리를 빨리 돌렸다.“다 제 탓입니다. 제가 한산비탈을 지키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부님이 양나라 사람들에게 붙잡혔습니다.”맹 장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일은 여기서 그만하자. 앞으로 누구도 다시는 언급하지 말거라.”“다음 전략이 가장 중요하다.”봉구안이 덤덤히 말했다.“예. 사부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교먹은 고개를 숙이고 공손하게 대답했다.“저도 사부님의 말씀대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이때 맹 장군이 취산골을 가리키며 말했다.“빙빙 돌아서 다시 여기로 올 줄이야…”“지난번에도 여기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는데…”“이번에 같은 방법으로는 안 될 것이다. 양나라 군도 멍청하지는 않으니,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94화

    조정에서 관리들이 소곤소곤 얘기하고 있었다.“제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요? 정말 남제가 이긴 겁니까? 양나라가 아니고?”“12만 양나라 군이 지다니요?”“허위보고는 아니지요? 맹성주가 정말 장병 만 명으로?”다들 별로 믿지 않는 눈치였다.용상 위에 앉아 있는 소욱의 얼굴은 냉엄해 보였다. 한산비탈의 전쟁으로 마냥 기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소욱이 명령을 내렸다.“맹성주를 이번 전쟁에서 주장으로 발탁한다. 또한 이번에 양나라를 함락시키면 제후로 봉하고, 식읍 만호를 포상한다.”관원들은 부러우면서 질투가 났다.누군가가 나서서 간언을 했다.“폐하! 안 됩니다! 맹성주는 원래부터 공로를 믿고 자부했습니다. 만약 정말로 만호후로 봉한다면 나중에 통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옵니다.”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폐하, 맹성주를 주장으로 발탁하면 위에 그를 통제하는 사람이 없어서 더욱 제멋대로 행동할 것입니다. 맹성주가 용맹하기는 하지만 대국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다른 장군들보다 믿음직스럽지 못합니다. 폐하 재고하여 주십시오.”“폐하, 맹성주의 공은 천자보다…”소욱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무도 안중에 두지 않았다.“더 말하는 자는 군심을 동요하는 죄로 처할 것이다.”후궁.태황태후의 만수궁.편전 안, 모용선은 이곳에 머물러 병 수발을 들었다.시녀 추홍이 분개해 하며 말했다.“귀인, 맹성주가 공로를 다 차지했습니다.”“맹성주가 용감하다고는 하지만 모용 장군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장군은 남경에 있어서… 그렇지 않으면 맹성주가 만호후가 될 일은 없을 것입니다.”모용선이 꽃 한 송이를 꺾으며 웃었다.“공로가 너무 크면 주인의 노여움을 살 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질투도 사는 법이지. 중간에서 방해할 사람도 많을 것이고… 그들은 남제의 실패를 볼지언정 맹 소장군만 공을 세우는 꼴은 참지 못할 것이다.”추홍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역시 귀인은 생각이 깊습니다.”모용선은 잘 다듬은 꽃을 묶었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95화

    황궁에서 대소사까지는 두 시진 거리이다.유사양은 바로 돌아왔다.“폐하, 황후마마께서 폐관하여 기복하셔서 마마를 뵙지 못하고 시녀 연상만 만났습니다. 연상은 마마께서 부족한 것 없이 잘 계신다고 하셨습니다.”소욱은 미간이 찌푸렸다.“기복하는데 폐관이 왜 필요한 것이냐?”‘황후 뭐 하고 있는 거야?’대소사.연상의 심장이 두근거렸다.연상은 마마가 없다는 것이 들킬까 봐 선실의 문과 창문을 꼭 닫아걸었다. “마마, 제발 일찍 돌아오십시오…”‘폐하도 이상하게 괜히 사람을 보내고… 뭔가 의심하고 있는 건가?’…남제와 양나라의 전쟁이 한창이다.며칠 후, 또 다른 승전보가 남제 도성에 전해졌다.“폐하, 맹 소장군께서 30명의 병력으로 취산골을 공략해냈습니다.”이 소식은 백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30명? !!“폐하, 이것은 틀림없이 거짓입니다. 30명이 어떻게 취산골 그 험지를 공략해낼 수 있겠습니까?”3만 명이면 몰라도…소욱을 탄복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중 맹성주가 한 사람이다.젊은 나이에 이런 전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하늘이 남제를 보우하여 이렇게 훌륭한 장수를 하사한 것이다.한 쪽의 희열과 한 쪽의 수심이 비교가 되었다.양나라 조정은 난장판이 되었다.양나라 황제는 나이가 많고 성질도 나날이 나빠지고 있었다.그는 용의의 팔걸이를 치며 화가 나서 펄쩍펄쩍 뛰었다.“병사를 달라고 해서 줬다. 황금으로 자객을 고용한다고 해서 황금도 줬다.”“말해 보거라. 그 큰 취산골에 그렇게 많은 수비군이 있었는데 맹성주가 어떻게 고작 30명의 병사를 데리고 공략할 수 있는가?”“짐이 늙어서 멍청하다고 생각하냐? 그래서 거짓 소식으로 짐을 화내게 하고… 짐이 화나서 죽으면 짐의 황위를 차지하려고… 그런 건가?”문무백관들이 모두 고개를 숙였다.“폐하, 노여움을 푸십시오.”가장 앞에 선 승상의 얼굴은 창백했고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눈동자에는 놀라움이 가득 차 있었고, 벌린 입은 오랫동안 다물지 못했다.“승상, 말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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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5화

    현비의 눈엔 짙은 허망함이 어려 있었다."폐하, 폐하께서 단 한 번이라도 신첩을 이해하려 하셨더라면 아셨을 겁니다. 신첩은 본래 약리학에 정통했습니다.”“영비마마께 쓴 독은 신첩이 직접 조제한 것입니다. 하지만 의원이 제 몸을 고치지 못하듯, 신첩 또한 제 독을 온전히 해독하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몸속의 독성을 억누를 수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했습니다."더 할 말은 없다는 듯, 현비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소욱은 손짓으로 진한길에게 몸을 제압한 손을 풀라고 지시했다.양팔이 풀리자, 현비는 앞으로 푹 고꾸라지듯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박았다. 그녀는 머리를 조아리며 간청했다."폐하, 제발 제 가족만은… 용서해주시옵소서."곁에서 지켜보던 진한길은 표정 없이 서 있었지만 마음 한켠에 얕은 동정이 스쳤다. 현비에게 분명 죄는 있었지만, 모든 시작은 모용란의 악행이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소욱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했고, 목소리는 단호했다."현비는 황제인 나를 속이고 궁중의 법도를 어겼다. 천형에 가두고 추후 처분을 기다리게 하라."현비는 이 결과를 받아들였다. 오히려 마음 한켠으론 안도했다. 그 죗값이 가족에게 미치지 않았으니 말이다.궁에서 끌려나가는 길에 현비는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내뱉었다."하늘이… 이렇게 넓었구나."수년간 좁디좁은 궁궐 안에 갇혀 살며 늘 발밑만 바라봤던 그녀. 하늘을 올려다보는 법도, 마음을 여는 법도 잊은 채 살아왔었다. 그렇게 그녀는 스스로를 가두었고, 걸을수록 길은 좁아졌다.……현비가 다시 천형에 갇혔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궁 안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았지만, 정작 무슨 죄로 잡혀간 건지는 알지 못하였다.현비의 궁녀인 동하는 자녕궁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며 태후께 간청했다.태후는 전각 안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다.곁에서 시중들던 계 상궁은 태후가 독경을 마친 뒤 몸을 굽혀 조심스럽게 말했다."태후 마마, 동하 저 아이가 벌써 두 시진째 무릎 꿇고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4화

    현비는 텅 빈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영비마마와 폐하께서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사이였지요. 그 시절, 마마는 후궁 중에서도 가장 총애를 받았습니다. 제 아버지는 제가 영비와 닮았다는 이유로 서둘러 저를 궁에 들여보내셨죠.”“궁의 모든 이들은 영비마마가 온화하고 현명하다고 칭송했었습니다. 저 역시 처음 입궁했을 땐 그렇게 믿었고요. 하지만 곧 마마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습니다.”“겉으로는 자매처럼 지내며 장신구도 건네주고, 심지어 폐하를 뵐 때도 저를 데리고 가셨었죠."소욱은 그런 기억이 없었다. 그가 모용란을 후궁으로 맞이한 것도 정이 아닌 우정 때문이었다. 즉위 초창기 정사에 바빠 후궁을 찾을 여유도 없었다. 모용란이 어전 출입이 잦았던 것은 기억했지만, 그 자리에 현비가 있었다는 기억은 없었다.현비는 그의 표정을 보고, 그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알아챘다."폐하께서는 단 한 번도 저를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으셨습니다. 하지만 영비마마는 다르셨죠. 간택 당시 폐하께서 제 시를 칭찬하신 그 한마디가 마마에게는 큰 상처였습니다.”“폐하께는 그저 흘려 넘긴 말이었겠지만 저에겐 큰 기쁨이었고, 영비마마에겐 시기와 질투의 씨앗이 되었습니다."소욱은 더는 후궁들 사이의 질투와 다툼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런 다툼을 혐오했지만, 그것을 바꿀 힘은 없었다."모용란이 어떻게 너에게 독을 먹였느냐. 왜 그때 나에게 말하지 않았느냐."현비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마치 허탈한 이야기를 들은 듯 눈에 물기가 어렸다."그때 제가 폐하께 말씀드렸다면 과연 믿어주셨을까요? 폐하께서 영비마마를 벌하셨을까요?"소욱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가 먼저 단언하듯 말했다."아니요. 폐하께서는 안 그러셨을 겁니다."그 말은 속삭임이 아니라, 분노 어린 한숨에 가까웠다. 그녀의 시선엔 실망과 원망이 가득했다."폐하, 저는 한 번도 폐하께서 현명한 군주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황후 마마께서 나타난 후에야 폐하께서는 조금씩 달라지셨습니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3화

    이튿날 이른 아침, 소욱은 황궁으로 복귀했다.아침 조회 자리에서 신료들이 약쟁이 사건을 거론했다.“폐하, 각지에서 과도한 억제 조치가 이어지고 있사온데 약쟁이들이 그 틈을 타 소란을 일으켜 억울한 판결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무고한 지방 관원들이 연루되어 피해를 입고 있으니 부디 폐하께서 신중히 살펴주시옵소서.”소욱도 그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약쟁이들이 의도적으로 관료들의 집에 숨어들어 수사 대상이 되도록 만들고 사건을 키워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자신들은 혼란 속에 숨어 빠져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와 얽힌 관료들이 모두 무죄라고는 단정할 수 없었다. 결국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신들을 파견해 진상을 직접 조사하는 것이었다.조회가 끝난 후 소욱은 곧장 현흥궁으로 향했다.그가 입은 용포는 황제의 위엄을 더욱 드러냈고 냉랭한 분위기는 더욱 그를 권위 있게 만들었다.오랜만에 성상의 얼굴을 뵙는 궁인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외쳤다.“황제 폐하를 뵙습니다!”궁 안.궁녀 동하가 다급히 안으로 뛰어들었다.“마마! 마마! 폐하께서 오셨습니다!”현비는 탕약을 마시고 있던 중이었다. 얼굴은 병색이 완연했고 평소의 생기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뜻밖의 방문에 놀란 그녀는 눈빛에 당혹을 숨기지 못했다.폐하께서 왜 이곳에...그녀는 급히 약그릇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황제를 맞을 준비를 했다.소욱의 등장과 함께 전각 안이 시끄러워졌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위엄 넘치는 황제가 천천히 전각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가볍게 입술을 다문 채 예를 올렸다.“신첩,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소욱은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잘생긴 얼굴 위엔 차가운 무표정이 드리워 있었다.그는 손짓 한 번으로 전각 안의 궁녀들을 물리고 현비만 남겨두었다.현비는 당황한 얼굴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폐하…”“내가 묻는 말엔 진실만을 말해야할 것이다.”소욱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얼굴엔 엄중함이 어렸다.현비는 속내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2화

    황궁.현흥궁.현비는 병이 도지자 오래 지나지 않아 정신을 잃었다.그녀는 시녀 동하가 태후를 찾아가 홍련초를 구하려 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마마...”찰싹!갑작스레 손이 날아와, 동하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당황한 동하는 그 자리에 굳어섰다.무엇이 잘못된 건지, 어째서 현비가 이토록 격앙된 건지 알 수 없었다.현비는 힘겹게 가슴을 짚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나가.”동하는 현비의 기분이 몹시 나쁜가 보다 여기고 조용히 물러나려던 찰나, 누군가 궁 안으로 들어섰다.“황제 폐하의 명이다. 염 신의를 모셔와 현비마마의 병을 진찰하게 하라!”그 순간 현비의 얼굴빛이 확 변했다.겉으로는 태연한 듯했지만, 장막 너머의 목소리에 단호하게 응했다.“폐를 끼쳐 송구하네. 폐하께는 괜찮아졌다 전해주게.”그러나 염 신의는 말을 자르며 곧장 앞으로 나섰다.“마마, 폐하께서 직접 전하셨습니다. 반드시 병을 완쾌하라 하셨습니다.”그는 허락도 받지 않은 채 장막 앞으로 다가가 진맥을 청했다.“손을 내어주시옵소서. 진맥을 해야 합니다.”한동안 장막 안은 고요했다.잠시 후, 하얀 손 하나가 조심스레 틈 사이로 뻗어 나왔다.동하는 재빨리 비단 손수건을 꺼내 손목 위에 덮었다.여인의 살이 남성에게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궁녀들은 눈치도 없이 염 신의에게 의자 하나 내주지 않았다.그는 묵묵히 허리를 굽혀 그대로 맥을 짚었다.현비는 말없이 입술을 꼭 다물고 있었다.잠시 후 염 신의는 맥에서 손을 거두며 말했다.“마마, 피 한 방울이 필요합니다.”그는 말하면서 옆에 있던 동하에게 바늘과 작은 사기그릇을 건넸다.동하는 조심스레 다가가 속삭였다.“마마, 소녀가 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현비는 익숙한 듯 손을 내밀며 다정히 말했다.“괜찮아. 어서 하렴.”동하는 피를 모아 염신의에게 전해주었다.염 신의는 약상자를 열어 조그만 병 하나를 꺼냈다.그 안의 약가루를 그릇 위에 조심스레 부었다.그의 손길은 침착했고 집중력 넘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1화

    모용가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소욱은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모용가를 은밀히 조사하라고 했을 때,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들었느냐.”“갑자기 왜 그 얘길 꺼낸 것이냐? 혹시…”그는 말을 끝맺지 않았지만, 봉구안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그녀는 모용가가 약쟁이 사건과 얽혀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었다.봉구안은 단정한 목소리로 답했다.“사형이 약쟁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 시점은 폐하께서 즉위하신 이후입니다.”“그 말은 곧 선황제께서 돌아가시기 전부터 이미 약쟁이들이 활동하고 있었다는 뜻이지요.”“그 시점을 고려하면, 선황제께서 무언가 눈치채셨을 가능성도 있습니다.”“소첩은 그래서 모용가가 이 사건과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다만 어디까지나 제 추측일 뿐, 아직 뚜렷한 증거는 없습니다.”그녀의 말에 담긴 확신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소욱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지금 네 말은… 모용가를 억지로 몰아세우겠다는 것이냐.”농담조였지만, 소욱 역시 마음속으로 봉구안의 의심을 부정하지 못하고 있었다.선황제의 유언은 분명 모용가를 경계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껏 감찰을 맡은 자들이 어떤 흔적도 찾지 못했다는 건, 그들이 그만큼 은밀하게 움직였다는 뜻이었다.그런 점에서 모용가의 행적은 약쟁이들의 수법과 닮아 있었다.그 생각에 이르자 소욱의 눈빛에 서늘한 기운이 스쳤다.“사람을 더 붙이도록 하마. 이번엔 제대로 조사하게 하자.”그날 밤 소욱은 평소처럼 자유각에 머물렀다.궁 안의 일은 이미 손을 놓아도 될 만큼 정돈되어 있었고, 후궁의 일은 태후가 맡아 관리하고 있었다.빈들 또한 조용한 편이었으나, 단 하나. 약쟁이 사건만큼은 태후의 골칫거리였다.태후는 후궁들에게 자중할 것을 명하며, 그 본보기로 현비를 들었다.그날 밤 현비의 시녀 동하가 태후를 찾아와 다급히 울부짖었다.“태후마마, 제발 저희 마마를 살려주십시오!”이미 잠자리에 들었던 태후는 몸을 일으키며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10화

    봉구안은 자신이 직접 그려둔 지도를 꺼내어 소욱에게 펼쳐 보였다.“황성을 총타로 삼아 사방에 명령을 내리는 것. 이것이 바로 그들의 지령 경로입니다.”“그들의 평소 수법을 보면, 지금처럼 조정과 무림이 손잡고 그들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모든 연락선을 끊고 총타부터 지키는 것이겠지요.”“그러기 위해서는 내부 인물들을 정리하는 게 먼저입니다.”소욱이 그녀의 말을 받아 이었다.“그렇다면 우리가 그 틈을 노려 분타부터 하나씩 무너뜨릴 수 있다는 뜻이로군.”봉구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녀는 지도 위 몇 군데를 손가락으로 짚었다.“여기 표시된 곳들이 현재 저희가 확인한 그들의 은신처입니다.”“대부분 외진 산골이나 황량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요. 죽산진 근처 산속 동굴처럼 말이지요.”“폐하께서도 기억하시겠지요. 예전에 황성 도관 아래에서 많은 약쟁이들을 발견했을 때를요.”소욱은 그 일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었다.그때 봉구안은 약쟁이에게 상처를 입었고, 그가 그녀를 등에 업고 간신히 빠져나왔었다.봉구안의 눈빛이 차갑게 식어갔다.“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도관 자체가 약쟁이의 은신처였을지도 몰라요.”“그리고 기억하시겠지요. 천룡회가 황성을 공격했을 때 약쟁이 대군을 풀었는데, 그 시각이 바로 늦은 밤이었어요.”소욱은 그녀가 전하려는 의미를 곧장 알아차렸다.그는 지도 위에 찍힌 지점들을 살펴보았다.“은신처의 위치와 약쟁이들의 활동 시각을 보면, 그 자들은 어둠 속 환경에 익숙한 존재들이겠구나.”봉구안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어둡고 외진 곳이야말로 약쟁이들의 은신처로는 가장 알맞은 곳일 거예요.”“저희가 죽산진에서 약쟁이 소굴을 조사했을 때도, 산속 동굴 안은 손을 뻗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깜깜했지요.”“강주에서 발견한 은신처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 겹치는 것들이 많아요.”소욱은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그렇다면… 이 사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겠느냐?”봉구안은 냉정한 눈빛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09화

    봉구안은 놀란 듯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황성에도 홍련초가 자란다고요?"소욱은 곧바로 진지하게 대답했다."누가 심었는지,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모른다. 서쪽 교외에 사람을 보냈으니 곧 소식이 올 거야."봉구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소욱은 그녀의 그릇에 반찬을 더 담으며 말했다."일단 밥부터 먹으렴. 요즘 부쩍 더욱 말라 보이는구나. 아이를 품은 몸이라면 더 잘 챙겨야 하지."하지만 봉구안의 눈빛은 여전히 다른 데 머물러 있었다."혹시… 열무신의 소식은 아직도 없는거죠?"소욱은 묵묵히 고개를 저었다. 그는 서둘러 그녀가 더 걱정하지 않도록 화제를 돌렸다.소탁을 황성으로 데려온 뒤 그는 곧장 태의원을 불러 진찰을 받게 했다. 하지만 상처가 눈에 있는 탓에 회복이 쉽지 않았고 지금은 사실상 눈이 먼 사람처럼 지내고 있었다. 혼자 사는 데 어려움이 컸지만, 하녀를 붙여 주겠다는 제안도 번번이 거절했다.봉구안은 차분하게 물었다."폐태자께서는 지금 어디에 머물고 있나요?""마땅한 집을 하나 찾아 그곳에 머물게 하였다. 혹시나 있을 위험을 대비해 그림자 호위도 붙여 두었다."그가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단순한 걱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잠시 뜸을 들이던 소욱이 다시 입을 열었다."예전에 널 시중들던 연상을 혹시 기억하느냐?"봉구안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되물었다."연상… 기억하죠.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여쭤 보시는 거죠?"소욱은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요 며칠 사이 그 아이가 소탁을 여러 번 찾아갔다는구나. 꽤 신경을 쓰는 듯했다."봉구안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그게 그렇게 문제될 일인가요?""그 아이는 아직 시집을 안 가지 않았느냐."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봉구안은 곧장 말을 끊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론 연상은 궁을 떠난 뒤 곧장 진가 저택으로 돌아갔습니다. 혼자서 글씨와 그림으로 생계를 꾸려 왔고요. 살림은 넉넉지 않지만 나름대로 삶의 방향은 확실합니다. 진가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뜻을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08화

    녕비는 자기가 무슨 심각한 말을 했는지도 모른 채 해맑게 웃으며 현비를 바라보았다.“언니, 우리 자매처럼 지냈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남한테 덜미 잡히기 전에 차라리 폐하께 먼저 말씀드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어차피 결백한 사람은 당당해도 되는 법이지 않겠어요?”“홍련초는 그 자체로는 죄가 없는 약초예요. 죄가 있는 건 그걸로 독을 만든 자들이죠.”“언니처럼 착한 분이 약쟁이랑 엮일 리가 없잖아요, 그쵸?”그녀의 웃음은 현비의 눈에 유난히 싸늘하고 따갑게 느껴졌다.현비는 얼굴이 희미하게 질려가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녕비, 네가 의심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맹세컨대 내가 마시는 약은 약쟁이 사건과는 정말 아무 관련도 없어.”녕비는 굳이 대꾸하지 않은 채 조용히 말을 이었다.“제가 언니를 믿느냐 마느냐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폐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느냐죠.”현비는 한동안 침묵하다가 깊은 숨을 고르고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맞는 말이야.”“자, 할 말은 다 했으니까 전 이만 자녕궁으로 가볼게요. 태후마마께 기도드릴 시간이네요. 굳이 배웅하지 않으셔도 돼요.”녕비가 자리를 뜬 뒤, 곁에 있던 시녀 동하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마마, 녕비 마마 말씀이 틀린 것도 아니에요. 폐하께서 약쟁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계시다 하니, 홍련초가 얽히는 일은 아무래도 너무 커요.”현비의 눈빛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그녀는 그저 이 궁 안에서 살아남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녀는 그 어떤 죄도 짓지 않았다. 정말로 아무 잘못도 없었다.“…종이랑 붓을 준비하거라. 폐하를 뵙기 전에 아버지께 먼저 편지를 써야겠다.”“예, 마마.”……그날 밤.자유각.소욱은 이날 밤도 자유각에 머물며 봉구안과 시간을 보내려 했다.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은 상소문을 검토하는 데 쓰였고 그녀 곁에 있어도 여유를 누릴 틈은 많지 않았다.그는 문서를 펼쳐든 채 농담처럼 말했다.“황제가 된 건, 아마 전생의 업보였던 모양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07화

    그해 봉구안은 스스로 천지설산에 올라 자욱화를 채취하려다 목숨을 잃을 뻔하였다. 그때 그녀를 구해준 이가 바로 염 신의였다.그 후 인연이 닿아 둘은 다시 만나게 되었고, 그 무렵 염 신의는 약쟁이 독의 해독제를 연구하고 있었다.이에 봉구안은 그를 황성으로 데려왔다.그는 예전에도 한 차례 해독제를 만들어낸 바 있었으나, 중독자들에게 써보았을 때 뚜렷한 효과는 없었다.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진정한 해독제가 완성된 것이다.분명 기쁜 소식이었다.“염 신의 말로는, 홍련초 덕분에 그동안 풀지 못했던 원리를 비로소 깨달았다고 합니다.”“이미 중독자들에게 해독제를 복용시켰고 모두 회복되었습니다. 장순의 어머니까지도요.”장순은 아직 어린 유생이었으나, 과거 제후국들이 남제를 포위했을 당시 봉구안이 특별히 데려갔던 소년이었다.그는 적국을 향한 설전에서 통쾌한 활약을 펼친 바 있었다.그의 어머니는 오래전 약쟁이 독에 중독되어, 살아 있으되 정신이 나간 채 살아온 사람이었다.해독제가 생겼다는 건 의심할 여지 없이 경사였다.허나 좋은 일과 화는 언제나 함께 오는 법. 봉구안이 눈짓 하나만 보내도 소욱은 그녀의 속마음을 단박에 알아차렸다.그녀가 입을 떼기도 전, 소욱은 그녀의 팔을 가볍게 두드리며 오백에게 명을 내렸다.“사람을 붙여 염 신의를 철저히 보호하라. 해독제 이야기는 절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라.”오백은 곧장 명을 따랐다.밖에서 듣고 있던 진한길은 내심 고개를 갸웃거렸다.‘폐하께서는 왜 이렇게 오백을 쓰시는 걸까?’오백이 물러난 뒤, 소욱은 봉구안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해독제가 완성되었으니 약쟁이 독이 아무리 퍼져도 더는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다.”봉구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해독제는 결정적인 열쇠예요. 폐하, 문득 떠올랐는데… 담대연도 약쟁이 독에 중독된 사람이었죠?”소욱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그 자에게도 해독제를 줄 것이다. 이제는 마음 놓고 쉴 수 있겠지?”“네.”봉구안도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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