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 안에서는 삽시간에 전쟁의 불길이 퍼졌다. 그러나 진풍은 이때 이역 세계의 신비한 강자들이 천도에 잠입하였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연왕 전하, 정녕 미치신 겁니까?”“반역을 저지르는 것입니까?”이때 10만 금군은 이미 진풍과 그의 부하들에 의해 절반 이상이 죽임을 당했다. 크나큰 황궁은 피가 강처럼 흐르고 있었고, 시체는 산처럼 쌓여있었다.진풍과 그의 수하에 있는 슈퍼 강자들의 맹렬한 공격하에 10만 금군은 막으려야 막을 수도 없었다.10만 금군에도 적지 않은 슈퍼 강자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이미 수년간 싸움을 해본적이 없었다.많은 사람은 높은 수련 경지는 있었지만 기본적인 전투 경험이 부족했고, 또한 진풍과 그의 수하들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대비할 수가 없었다.10만 금군은 기습당했고 전투력이 가장 강한 금군의 수령조차도 부상을 당했다.금군 수령은 긴 창을 들고 진풍과 그의 부하들을 노려보았다.금군의 수령으로서 그는 오직 천자에게만 충성했고, 천자만이 그를 이 궁전에서 동원할 수 있었다.따라서 진풍과 그의 부하들의 기습 공격에 맞서 모든 금군은 자비를 보이지 않고 강력한 반격을 가했다.그러나 아쉽게도 금군의 실력이 너무 약해 30분 만에 전력이 절반 이상 손실되었다.금군의 멸망은 시간문제였을 뿐, 수라검을 손에 얻게 된 후 금군 수령은 천자의 명령을 받았다. 모든 대가를 아끼지 말고 수라검을 지키되, 절대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명령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수라검을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르게 되었다.“손양 장군, 이 왕은 당신을 오랜 세월 진씨 황실에 충성한 명예로운 사람으로서 존경하지만, 당신과 당신의 부하들은 나와는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부하들에게 물러나라고 명령을 내리십시오. 저는 반드시 수라검을 차지할 것입니다.”“아무도 절 막지 못할 것입니다.”금군 수령 손양은 피가 섞인 가래를 내뱉으며 진풍을 노려보았다.“역적 놈 같으니라고, 되지도 않는 생각 하지 마십시오.”“수라검을 차지하겠다면, 나와 내
이때 하나의 그림자가 입구로 날아왔다. 이 그림자의 주인은 다름이 아닌, 창명왕조의 천자인 진위였다.이미 500여 년을 살아온 진위는 이 순간 50대 중년 남성처럼 보였고, 온몸에 기운이 넘쳤으며, 웅장하고도 강렬한 압박감이 감돌았다.“후... 역시 바깥의 공기가 좋아.”“짐에게 고하라. 진풍 그 꼬맹이는 무엇 하는 게냐.”진위는 공주에 떠서 천천히 기지개를 켜고 팔다리를 풀었다.그를 지키는 슈퍼 강자들의 대답을 듣기도 바쁘게 진화연이 공중을 가로질러 와서 말했다.“저의 조카가 지금쯤 수라검을 손에 쥐었을 것입니다.”“피비린내가 황궁 쪽에서 풍겨오고 있습니다.”진위는 이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두 손은 뒷짐을 지고 두 발을 살짝 딛고서 마치 낙엽처럼 황궁을 향해 날아갔다.진화연과 다른 강자들도 곧바로 뒤를 따랐다.그리고 그 순간 궁전에서 진풍은 수라검을 손에 들고 살육전을 벌이고 있었다.그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수라검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자부했고, 수라검의 힘은 살인을 통해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절대 강자가 되려면 자신만 빼고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죽어야만 했다.“미쳤어, 미쳤어. 연왕 전하가 단단히 미쳤어.”“이 시나리오가 아닌데. 왜 전하가 수라검을 손에 든 후로 사람이 변한 것만 같지?”“멍해서 뭐 해, 빨리 도망가.”살인을 저지르며 광란에 빠진 진풍을 바라보던 위현은 너무 무서워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진풍은 이제 수라검을 손에 넣었으니 정말 무적의 존재가 되어버렸다.많은 돈을 들여 육성한 슈퍼 강자들도 진풍의 칼을 막지 못했고, 거대한 황궁에서는 피가 강물처럼 흐르고 시체는 산처럼 쌓여만 갔다.위현은 현재의 진풍이 더 이상 예전의 진풍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방금 진풍이 휘두른 검에 위현의 목마저 잘릴 뻔했다.지금 위현은 그저 살고 싶을 뿐이었다.도망쳐!반드시 궁에서 탈출해야만 한다!그러나 위현과 또다른 황궁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절망에 빠졌다. 지금이 되어서야 그들은 황궁 전체가 커다랗고
즉시, 진위와 그의 부하가 동시에 진풍을 향해 공격을 날렸다. 진풍의 수련 경지가 그 둘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의 손에는 수라검이 들려있었다.그래서 두 사람은 방심은 금물 하며 전력을 다해 공격을 날렸다.윙!수라검의 칼 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지고 무시무시한 검의 기운이 하늘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무서운 압력은 땅을 뒤흔들었고, 궁전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진화연은 미리 진법을 설치하여 궁전을 보호하였다.수많은 검의 기운이 유성처럼 하늘을 날아다녔다. 진위와 부하는 이 검의 기운에 순식간에 압도당했지만, 이 검의 기운은 두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특히 진위는 그 검의 기운이 옷에 약간의 기스만 남겼을 뿐 피부는 전혀 다치지 않았다.그러나 나머지 한 사람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검의 기운이 그의 몸에 수십 개의 상처를 남겼다.그러나 그는 전투력이 9할 이상 남아있었고 계속 싸울 수 있었다.한 수 후 세 사람 모두 서둘러 움직이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았다.진풍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자신의 검이 두 사람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최소 중상은 입힐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그런데 결과는 둘 중 한 명만 다쳤고, 진위는 상처가 하나도 없었다.이 점은 그에게 있어서 매우 의외였고 충격이었다.그는 방금 검의 위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지만, 그 검이 진위를 해치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이것은 진위의 현재 수련 경지는 그가 생각지도 못한 수준이 이르렀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었다.만약 수라검이 없었다면, 진풍은 정말 진위를 죽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수라검은 진풍의 손에 있었고 태조도 그를 죽이기에는 그렇게 쉽지 않았다.“태조 폐하, 아무래도 제가 당신을 너무 얕잡아 봤나 보네요. 지금 수련 경지는 어느 정도입니까? 설마 통명경을 초월한 것입니까?”“이 검이 당신을 조금도 해치지 못하다니. 그런데 이걸로 끝일 거로 생각하는 것입니까?”“당신들은 수라검의 힘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
200여 년 전, 진위는 이미 유동백과 추선과 겨뤄봤었다. 지금, 이 세계에서 아마 그보다 유동백과 추선을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하지만 진위는 이러한 상황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둘과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게다가 둘은 이미 진풍 쪽에 붙은 것 같은데, 너무 놀라운 상황이었다.유동백과 추선이 얼마나 공포스럽고 강한지 그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아까 둘이 기운을 내뿜을 때, 그는 위험을 감지했었다.현명이로마저 설득하다니 그놈은 과연 인재였다.남은 몇 사람의 기세도 굉장히 흉흉했다. 그들의 경지도 진위 아래는 아닌듯했다.‘정말 이들과 겨룬다면, 나는 1할의 승산도 없을 것이다.’진위는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대책을 마련했다. 비록 수라검은 그의 손에 들려 있지만, 유동백과 추선의 앞에서는 그조차도 수라검이 둘을 즉살시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당시 수라지존이 직접 수라검을 유동백에게 건네주었고, 유동백이 수라검을 챙겨 용국사 세계로 넘어갔었다.진위는 그 오랜 시간 동안, 유동백이 수라검에 손을 쓰지 않았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마지막에 가서 수라검이 유동백과 추선을 죽이지 못하고 오히려 검끝이 그를 향해 온다면 곤란한 상황이 될 것이었다.“진위 전하,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간 무탈하셨습니까? 너 이 늙은 새끼, 한번 폐관하더니 백여 년이 흘렀어. 지루하고 외롭고 답답하지 않았어? 네가 폐관 수련한 그 낡은 곳이 뭐 볼 거 있어? 이 세간의 풍경에 비할 바가 돼? 어휴, 너 정말 용국사 세계에 한번 가봐야 해. 네가 거기 한번 가보면 무조건 좋아하게 된다고 장담한다. 거기 여름이면 바닷가에 젊은 여자들이 옷도 바지도 다 잘 안 입어.”유동백은 진위를 보며 말했다. 그 순간, 그에게서는 살의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와 추선에게, 진위는 오랜만에 만나는 옛친구일 뿐 상대라고 하기에는 아직 한참 자격 미달인 사람이었다.이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수라검에 대하여 잘 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추선과 유동백의 눈에는 가
웅하는 소리와 함께 수라검은 진풍의 손에서 벗어나 왕궁 밖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과연 그렇게 된 일이구나.”진풍은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이 순간 그는 모든 걸 깨닫게 되었다.이 순간이 도래하고 나서야 본인이 얼마나 멍청하고 오만했는지 알게 되었다. 또한 본인이 이 세계에서 수라검에 대하여 제일 잘 알고 있다 자부했는데, 그것 또한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진위는 본인이 이미 수라검을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수라검이 이렇게도 쉽게 그의 손에서 벗어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지금 상황은 그가 한 번도 생각한 적도,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었다. 이제는 수라검을 다시는 손에 넣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진위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지도, 이대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만은 없었다.유동백과 추선과도 겨루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마주했는데 헛되게 흘려보낼 수는 없었다. 반드시 필사적으로 한번 싸워봐야 했다.잃어버렸다 다시 찾은 수라검에 대해서는 별다른 원한이 없었다. 수라검에 대한 이해는 진풍보다 그가 훨씬 더 깊었기 때문이었다.그는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의 수라검은 이미 이선우를 주인으로 인정했다는 사실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다른 각도로 생각한다면 수라검은 이미 이선우와 한 몸이 되었고, 심지어 수라검은 이미 이선우의 영혼과도 공명하고 있었다.이는 이미 이선우가 수라지존에 대한 전승의 범위도 벗어났다. 그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역대의 수라지존 중, 두 세대의 수라지존만이 수라검의 인정을 받았지만, 마지막에는 수라검이 또 다른 사람을 선택한 사례가 있었다.수라검이 주인과 영혼상의 공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생각을 마친 진위는 후련했다. 그는 생각을 마치고, 정리도 다 되었지만, 진풍은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진풍은 사람들을 향해 분노하여 외쳤다.“이게 어떻게 가능해요? 수라검은 왜 다시 이선우의 수중에 돌아간 건가요? 그의 실력으로는 수라검을 통제하지 못해요! 그는 수
진위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그는 멘탈이 붕괴될것만 같았다. 폐관 수련을 그렇듯 오래하고, 오늘 나왔는데 그는 지금과 같은 결말을 받아 들일수가 없었다.진위는 수라검을 무조건 얻으려 마음 먹었었다. 게다가 본인이 이 세상에서 수라검에 대해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본인의 진기중 제왕의 기를 사용하여 수라검에 있는 시조용封印도 해제하였다.그는 모든게 본인의 통제 하에 있다 자신 했었다. 하지만 수라검이 본인의 눈앞에서,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의 손을 벗어나 이선우에게 향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본인의 오만이 수라검에게 더 큰 힘을 안겨주어, 이선우에게 간접적으로 힘을 보태줄 줄도 생각지 못했다.그는 본인이 충분히 악독하고 무정하다 생각했었다. 추선과 유동백도 ㅂ본인을 두려워 하고, 최소한 이 세계의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그에게 얼마간 동조해줄 줄로만 알았다.하지만 그가 왕궁을 지워버릴때, 추선과 유동백이 옆에서 지켜보기만 할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심지어 두 사제에게 이토록 비참하고 굴욕적이게 패배하였다.추선은 유동백보다 실력이 훨씬 더 뛰어나 더욱 공포스러웠다.지금 상황은 그의 예상을 아드히 벗어나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유동백이 말했다.“진위 폐하, 사실 기죽거나 분노할 필요 없어. 우리 선배가 비록 강하다고는 하나 이역 세계의 슈퍼 세력의 슈퍼 강자들과 겨룬다면 무승부밖에 안 돼. 진 씨 왕가에 인재가 넘쳐나는데, 이미 이역 세계를 향해 손을 뻗었잖아. 이역 세계의 그 슈퍼 세력들은 오래전에 이미 진 씨 왕가와 많은 협약을 체결했어. 그러니 그들은 청명왕조가 망하는 꼴을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거야. 하물며 지금은 수라검의 소식 말고도 칠색 불사 봉황에 대한 소식도 있잖아. 이역 세계의 슈퍼 세력들을 믿어, 조만간 강자들을 보내 협력할 거야. 나와 선배는 한동안 힘들게 지낼 거야. 이제 너희에는 두 가지 길이 있어. 첫째, 진화연 그 계집애를 창명왕조의 주인으로 올리고 너희 둘은 이역 세계로 가서 삶을 이어나가는 거야.
이선우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남주연의 손에 입을 맞추며 진화연을 향해 OK의 제스처를 해 보였다.진화연은 두 사람을 흘겨보고는 떠났다. 앞으로 그녀의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었다.진화연의 태조 할아버지는 근래에 계속 폐관해 있더니, 나와서 바로 큰 사단을 벌였다.현재 진 씨 왕실의 사람들은 그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 솔직히 얘기한다면 현재 진씨 왕실의 모든 사람이 그를 산산조각 내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고 있었다.진풍을 포함한 전체 창명왕조에 국정을 잘 볼 수 있는 사람은 현재 진화연 밖에 없었다. 그녀는 원래 창명왕조에서 지위가 높았다. 왕실의 종친들이 그녀를 받들어 줄 뿐만 아니라, 백성들도 그녀를 존경했다.이러한 상황에서, 그녀가 나서서 대세를 주관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진위와 진풍이 어찌 그리 쉽게 창명왕조를 그녀에게 내놓을까.진풍과 진위는 패배한듯했지만 하지 않았다.무도에서의 돌파와 수라검을 얻어 절세 강자가 되기 위해서 그 둘은 손속을 두지 않고 모든 사람을 희생시킬 수 있었다.창명왕조는 그들의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상태였다.“여보, 우리 정말 장 공주 전하를 안 도울 거예요? 공주 전하는 현재 창명왕조의 국세를 해결하지 못할 거예요.”남주연은 이선우의 허벅지에 앉아 두 팔로 그의 목을 감싸며 고개를 그의 품에 기댄채 교태를 부리고 있었다.요 며칠, 노연미는 생리가 온 관계로 인해 그녀가 늘 이선우와 함께했다. 이선우의 두 손은 얌전하지 못하게 남주연의 옷 속을 파고 들어갔다.이어 그녀를 안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상관 하지 마. 가정사야. 지금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건 지금의 기쁨을 즐기는 거야.”말하던 이선우는 남주연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내리쳤다. 남주연은 부끄러움에 교성을 내 질렀다.“죽고 싶어? 오늘 벌써 몇 번째야?”이선우는 맹렬한 기세로 그녀의 위로 올라탔다.……왕궁 내부.진화연도, 진풍과 진위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모든 사람은 이미 진화연을 창명왕조의 구
초향이 등 네 명은 주방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선우는 꼬르륵꼬르륵 울리는 배를 잡고 주방으로 들어섰다.초향이는 그를 보더니 바로 밀어냈다.“게으름뱅이! 태양이 중천에 떠서야 일어나요? 아까 장 공주 전하께서 편지가 왔는데 전하는 이미 결계 쪽으로 향하고 있대요. 빨리 안 가면 전하의 시체를 거둘 준비를 하셔야 해요. 아, 맞다. 그리고 전하께서 말씀하시기를 일부 왕실 종친들을 죽여 기강을 잡아 왕실 종친들도 힘을 보태기로 했대요. 그리고, 시간이 이렇게 오래 흘렀는데 최설은 언제 나오게 할 거예요? 설이 없으니 심심하고 짜증 난단 말이에요.”초향이는 앞치마를 두르고 한 손에는 식칼, 한 손에는 냄비를 들고 있었다. 그녀를 쳐다본 이선우는 그녀 체내의 봉인이 한층 더 느슨해진 사실을 발견했다.한순간, 그는 머리가 아파졌다.“초향아, 그러지 마. 네가 그러면 나 무서워. 우리 얘기 좀 해볼까? 체내의 봉인을 통제할 수 있는지 없는지 봐봐. 통제할 수 있으면 좀 강화해. 자꾸 느슨해지게 하지 말고. 네가 이러면 나 무서워.”이선우가 한 말은 빈말도, 농담도 아니었다.초향이 체내의 봉인이 느슨해짐에 따라 점점 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는 그도 초향이 체내의 봉인과 다른 한 영혼을 꿰뚫어 보기 힘들었다. 게다가 초향이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제대로 된 말이 없었다. 하여 이선우는 정말 초향이가 화가 나서 홧김에 체내의 봉인을 모두 해제할까 두려웠다.그때가 되면, 정말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흥, 오빠랑 상관없어요. 아무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어요. 어떻게 할지는 오빠가 선택해요. 빨리 가서 최설 좀 꺼내와요.”초향이가 말을 마치자, 노연미도 다가와 말을 보탰다.“여보, 최설도 폐관한 지 오래됐어요. 어제저녁에 잠깐 가서 봤는데 그동안의 폐관수련으로 경지를 굉장히 빨리 향상했더라고요. 당신 내공의 뒷받침까지 더해지니, 최설의 경지는 이미 초월 육지극경 구중천에 다가섰더라고요.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아요.
이선우가 연달아 절기를 시전하자, 그의 기세는 최고조에 달했고, 검의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이내 그의 기세는 무서운 지경에 이르렀고 그 모든 것을 노인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순간 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비록 그의 본체는 천공성 멀리에 있었지만 그와 같은 강자에게 있어 거리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이선우는 그의 지척에 있는 것 같았다.“녀석, 내가 눈이 나빠 너를 얕봤구나. 불굴의 검도를 이렇게까지 깨우쳤을 줄을 몰랐구나. 너는 정말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두 번째 젊은이다. 불굴의 검도라니 재밌구나.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말거라.”말을 마친 노인이 허공을 밟고 떠났다. 그는 이선우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토록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젊은이는 그를 위해 쓰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최은영에게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그는 최은영의 장총에 지고 말았다.그는 이선우가 그를 이길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이선우는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노인의 본체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본체가 온다고? 그 사람한테 죽는 거 아니야?”어리둥절한 나머지 이선우는 놀라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비록 몇천 리 덜어져 있지만 노인에게 그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십여 초 사이 노인은 이미 이선우 앞에 나타나 있었다. 이선우는 그를 보고 다시 한번 넋이 나갔다.몸집이 작고 새우등처럼 굽어진 허리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의 몸에서는 어떠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절대 강자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늙은이 같은 존재였다.“어떠냐, 젊은이. 실망한 거냐? 나도 널 그다지 죽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넌 절대로 날 위해 쓰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네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보거라.”노인은 몇 마디 하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선배님께서 가르침을 주시지요.”웅!이선우 수중의 수라검에서
이번에 이선우는 선제공격을 감행했다.웅!수중의 수라검에서 낮은 검명성이 들려왔다. 불굴의 검의와 불굴의 검도의 가세 하에 이선우는 간사한 각도로 손에 쥔 수라검으로 커다란 손을 잘랐다.쾅 하는 소리가 울렸다.이선우의 검이 여전히 거대한 손을 부수지는 못했지만, 손은 허화되고 있었다.이선우는 기세를 몰아 다시 검을 몇 번 내질렀다.슉! 슉! 슉!끝내 손이 철저하게 부서지며 허화되더니 사라졌다.그 모습을 본 이선우와 일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는데, 곧 또 다른 손이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손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단단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반응했지만 거대한 손이 그를 덮칠 때 그는 자신이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갑자기 자기 발이 땅속에서 자라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손은 바로 이선우를 내리쳐 완전히 날려버렸다.무려 십여만 척이나 날아간 후에 겨우 멈춰 섰고 사방의 공간 장벽도 그대로 산산이 부서졌다.몸을 가누고 멈춰 선 이선우의 입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몸 어디도 성한 곳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사람 전체가 아비규환이었다.바로 그때 어린 스님과 일행이 당황하여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참담한 모습을 보고 모두 마음을 졸였다.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놀라움과 경악으로 가득 찼다. 비록 안에 있는 사람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력이 반단계 도경의 강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들의 인지 안의 범위에서는 이선우도 더할 나위 없이 강했다. 하여 그들은 이선우가 이렇게 처참하게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괜찮으십니까?”어린 스님은 놀라서 얼른 이선우를 부축하고 사람들을 불러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체내로 진기를 주입해 주었다.그 순간 이선우의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의식은 약간 흐려지며 매우 괴로웠다.오장육부는 이미 부서진 것처럼 일순간에 뒤집혔지만, 육체적인 고통에 비해 그저 심적인 억울함이 더 강했다.상대도 똑
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은 그대로 만 척 밖으로 날려갔다. 이선우가 제때 검기를 내뿜어 그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들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지 모를 일이었다.“무섭네요. 너무 두려운 위압감과 기세에요. 공포스러운 기세는 우리의 인지를 벗어난 것 같아요. 안에 있는 사람은 아마 초월자를 넘어서 도경에 들어선 것 같네요.”어린 스님과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정말 통로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은 그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있었다.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무서운 살상력을 뿜어냈으니 말이다.그들은 이선우 뒤에 서서 호흡조차 조심히 해야 했다. 이선우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마 이미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었다.그 순간 그들은 모든 희망을 이선우에게 걸었고 마음속에는 그를 향한 경외심만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이선우의 얼굴빛은 약간 굳어있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이 그의 예상을 조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목소리만으로 끝없는 공포가 밀려왔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안에 있는 사람은 정말 생각 밖으로 강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주님만 믿겠습니다. 저희는 저 사람의 목소리조차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니 시주님과 함께 나란히 싸운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결과가 어찌 되든 저희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어린 스님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바로 그때 검령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그는 이선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을 먼 곳에 있는 문에 고정했다.“이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랑 경계 자체가 달라. 그는 너보다 몇천 년은 더 살았어. 아마 일찍이 공간 접힘술을 익혔을 거야. 그의 실력은 이미 도경에 들어섰어. 조금 전 그 사람의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공간 접힘술을 통해 너희들을 향해 온 거야. 너희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면 아마 그의 본체는 사실 통로에 있는 게 아니라 천공성에 있다는 것이겠지.
말을 마친 검령이 검광으로 변해 수라검 안으로 들어갔다.이선우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십여 초 지나고 나서야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그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검령이 방금 한 말은 그의 약함과 보잘것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검령이 그를 속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력함을 느꼈다.그는 줄곧 자신의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과 조민아에 비하면 이 정도의 재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걸어왔다. 비록 스승님의 가르침과 조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초월자라는 큰 경지에서 자신만의 절기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검도도 터득했다.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는 이미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법했다. 하지만 검령의 말을 들은 그는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이미 이곳에서 두 달 넘게 지체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었다.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실력은 확실히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그는 최은영이 어떻게 관문을 뚫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단시간 내에 혼자서 장총 하나로 뚫고 지나갔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 비교해 보니 그는 자신이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꼈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은영이는 임독 2맥을 뚫은 건가?”이선우가 혼자 중얼거렸다. 최은영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과거로 돌아가게 했다.비록 그는 최은영이 구효궁에서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몰랐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이 분명 행운과 거대한 기연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가 우러러 바라봐야 할 정도로 성장했을 리가 없었다.지난 두 달여 동안 통로 안의 강자들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그는 그 안 수호자들의 실력도 철저히 알게 되었다.안에 있는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강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몇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어린 스님과 일행의 생사가 불명했다.이선우가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들의 종적은 찾지 못했다.“설마 내가 그 사람들까지 전부 죽였나? 그럴리가...”이선우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한 그는 마음이 초조해졌다“아니겠지? 정말 내가 그 사람들까지 다 죽였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이선우가 얼른 자기 생각을 부정하고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그는 마침내 부서진 공간에서 그들을 찾았는데 사람들을 본 이선우는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들의 상태나 너무 처참했다. 모든 사람이 중상을 입었고 가장 큰 부상을 입은 몇 사람은 목숨이 위태로웠다.온 현장이 아비규환이었다.이선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어린 스님 곁으로 달려가 단약 몇 알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어 진기를 그의 몸에 주입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했다.두 시간의 치료로 모든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두세 달 동안은 싸울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모든 부상이 안정되자 이선우는 그제야 질문을 건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이 지경이 됐어요? 개척해 낸 공간에서 시전한 그 검들은 무차별적인 공격이 아니었어요. 제가 실수로 공격했나요?”일행이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남다릅니다. 그러니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까지 얻으셨겠죠. 그 검의 살상력은 전보다 더 매서워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시주님께서 내지른 검에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진 공간 파편 때문에 다친 겁니다. 이 시주님의 검은 저희의 상대를 단칼에 제거했어요.”이선우는 듣고 충격을 받았다.그는 이전에 시전한 검이 외부의 공간까지 파괴하고 복구하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공간 파편만으로 일행들이 이렇게 심하게 다칠 줄도 생각지 못했다.“선배님, 정말 강하십니다. 자책하실 필요 없으세요. 저희가 너무 약해서 그렇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다행히 저희를 제때 구해주셔서 망정이지 아니면 저승에
그 순간 세 사람은 모두 이선우를 향한 살의가 넘쳤다.이선우의 실력이 그들의 예상을 훨씬 웃돌아 그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감정을 안겨주었다.“그럼 너희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봐야지.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와라!”이선우의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는 전투를 갈망했다. 통쾌하고 피로 물든 전투를 갈망했다.눈앞의 세 사람이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충분했다.이선우는 지금 점점 더 전투를 갈망하고, 더 강한 상대를 갈망하고 있었다.강한 상대만이 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그의 경지를 더 빨리 향상할 수 있었다.“죽어라!”세 사람이 동시에 이선우를 향해 어떠한 남김도 없이 최선을 다해 돌진했다.쾅! 쾅! 쾅!공포스러운 기세가 세 사람의 체내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금방 만들어낸 공간은 바로 풍비박산 나버렸다.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써서 보여준 실력이 공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로 이선우가 바라던 바였다.“싸우자!”이선우는 수라검을 손에 쥔 채 자리에서 사라졌었다. 공포스러운 검명성이 천지를 울렸다. 공포스러운 검기가 주위의 공간을 산산이 조각내더니 다시 복구시켰다.이선우는 공포스러운 검의를 두르고 있었다. 매번 나타날 때마다 발밑에는 새로운 검기가 생기고 있었고 검기는 부단히 강해지고 있었다.슉! 슉! 슉!수라검이 한 번씩 휘둘러 질 때마다 한 줄기 한 줄기의 검기가 발사되며 검광이 번쩍였다.복구된 공간이 다시 한번 찢겼다. 이선우의 검기가 세 사람이 내뿜은 기세를 가르며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푹!네 인영이 연이어 뒤로 물러났다. 이선우도 족히 만 척 밖으로 밀려나고 나서야 멈췄다.멈춰 선 그는 검을 든 손이, 팔 전체가 이미 선혈로 낭자한 모습을 발견했다. 몸에도 빽빽한 상처들이 생겼다.수라검이 가늘게 떨며 낮은 검명성을 내었다.그와 만 척 밖에 떨어진 세 사람의 상태도 별반 다를 바는 없었다. 매 사람의 몸에는 적어도 열 개의 상처가 나 있었고 전부 이선우가 내지른 검기로 인해 생긴
이선우가 말하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두 시간이 지나자 이선우의 체력은 이미 완벽히 회복했다. 하지만 체내의 진기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자연히 전투력도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는데 90% 정도는 회복된 상태였다.비록 전투력은 90% 정도만 회복했지만 그의 경지는 이전보다 훨씬 많이 향상되어 있었다.두 시간의 회복 기간 이선우는 검도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이선우는 이제 검도에 대해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경지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발견은 이선우를 매우 놀라게 하고 흥분시켰고 그가 검도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마음을 더 확신시켰다.그 순간 그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이전보다 더 깊어졌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확연히 눈에 띄었다.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어린 스님이 그랬다. 비록 그와 이선우가 함께 지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선우의 천재성과 불굴의 검도에 대한 깨달음은 잘 알고 있었다.비록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선우는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이전에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여 일행들도 얼마간 깨달음을 얻긴했지만 도의 문턱에 닿으려면 아직 많이 부족했다.이선우에 비한다면 그들은 모두 이 세상에 살 자격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자격도 없다고 느껴졌다.상대적인 박탈감은 심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짧디짧은 두 시간 사이에 불굴의 검도에 관해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다니요. 이러면 정말 사람들에게 맞기 쉽습니다. 저희도 살길 좀 주세요. 희망도 좀 주시고요.”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선배님. 제발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세요! 지금 재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예요! 저희 지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두부에 부딪혀 죽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모두 제각기 표정이 울상인 채로 입을 열었다.이선우가 사람들을 바라보며 얼른 위로의 말을 내뱉었다.“자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천부적인
이어 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성이 대문을 나서며 이선우를 향해 손바닥을 내지르고 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선우가 날려갔다. 멈춰 선 그의 입가로 선혈이 흘러나왔다.그 순간 이선우의 안색은 더 없이 어두워져 있었다.그 남자는 엄청 강했는데 사용하는 수법이나 공법이 매우 기이했다이선우는 한순간 그 어떠한 허점과 속임수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상황이 그의 표정을 저도 모르게 굳게 만들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이선우를 바라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저 그렇네. 난 또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 했어. 공격해 봐. 세 수 안에 네 목을 취하겠다.”말을 마친 남자는 더 이상 이선우를 신경 쓰지 않고 손을 주소요의 어깨에 올려 진기를 그녀의 체내로 주입해 주었다.“네 매혹술로 적을 상대하지 말라고 말했지. 이제 네 실력이 얼마나 약한지 알겠지?”주소요는 인정하지 않았다.“나 여우야! 매혹술을 안 쓰면 뭐 하라고? 그리고 네가 뭔데 내 실력이 약하다고 하는 거야? 당시에 네가 어떤 모습으로 져서 내 치마폭에 들어왔는지는 잊은 거야?”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자신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주소요의 매혹술에 걸려 처참한 모습으로 패배했기에 뭐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그때 그는 하마터면 몸을 잃을 뻔했다.비록 지금의 주소요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당시 주소요가 매혹술로 그를 패배시켰던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여전히 몸을 흠칫 떨었다.“흥, 할 말 없지? 아직 비장의 카드는 꺼내지도 않았어! 꺼냈으면 저놈도 내 치마 밑에 무릎을 꿇었을 거야! 아까 나를 아주 처참하게 때렸어! 그러니까 나 대신 저놈 잘 좀 혼내줘. 하지만 죽이지는 마. 괜찮은 남자야. 쟤랑 수련해서 정기를 흡수할 거야. 아니면 이분을 삭힐 수 없어!”말하는 순간 조소요의 온몸에서 도발적인 향이 풍기더니 이내 인간형으로 변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단 몇 알을 던져주고는 그녀를 외면한 채 이선
검이 또 한 번 내질러 지며 주소요의 두 꼬리가 잘려 나갔다.두 꼬리가 사라지자 주소요가 사람들에게 가했던 매혹술이 훨씬 약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이선우와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그녀는 이내 먼 곳에 있던 문 근처로 후퇴하고 남은 7개의 꼬리를 모두 회수했다.잘린 두 개의 꼬리를 보는 주소요의 마음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이선우를 노려보았다.“죽일 놈의 인간! 감히 두 꼬리를 잘라? 정말 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구미호로 진화했는지 알아? 매 꼬리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아냐고! 죽일 놈의 인간! 가만두지 않겠다.”이전의 주소요는 계속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그녀의 전력을 꺼내야 할 만큼 이선우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여우 일족으로 구미호가 되는 건 극한에 다다른 성과였다. 더 앞으로 진화하고 실력을 더 향상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하지만 아홉 개의 꼬리가 잘리지 않는 동시에 인간의 비술을 수련하면 끊임없이 경지를 향상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인간 남자와 정을 나눈다거나 하는 행위가 있었다.하여 이선우를 만나고 난 후 얼굴도 잘생겼고 실력도 괜찮은 듯하여 적합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더 중요한 사실은 이선우가 잠자리에서도 굉장한 능력이 있을 듯하여 끊임없는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만 같았다.하여 그녀는 지금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그저 환술만으로 이선우를 굴복시키고 싶었다.생각지도 못하게 이선우한테 두 꼬리가 잘린 그녀는 이제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두 꼬리가 잘린 그녀의 실력은 최소한 30%가 줄어들었다.그녀에게 치명적인 상황이었다.이선우와 동귀어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러한 원수에게는 꼭 복수를 해야 했다.한순간 주위에 다시 한번 공포스러운 보라색 기운이 풍겨왔다. 그와 동시에 주소요도 여우와 인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영혼과 수명을 태우는 일도 불사했다. 주소요의 목적은 이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