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에 있던 목시은은 목씨 가문에 뜬 공고를 보며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버려질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이해가 되지 않았고 믿어지지도 않았다.더욱 마음 아픈 건, 그녀의 부모님이 공고에서 그녀를 장씨 가문에 넘겨 목씨 가문의 평안을 바꾸겠다고 명시했다!“집에 가서 물어볼 거야. 이게 대체 무슨 뜻인지 제대로 물어볼 거야!”목시은은 미칠 것만 같았다. 침대에서 내려와 병실을 나서려던 순간, 임주하가 그녀를 꽉 잡아당겼다. 당사자만 모를 뿐, 임주하는 솔직히 오래전부터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예상했지만 목시은 본인만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목시은이 의식하고 있었다고 해도 그녀는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목씨 가문도 명문 가문이기에 명문 가문에만 있는 그런 냉혈하고 무정한 혈통을 고스란히 갖고 있었다. 더군다나 목시은은 여자다. 가문 이익 앞에서, 또한 가문의 생사존망이 걸린 관건적인 타이밍에 모든 명문 가문에서는 가문에 있는 여인들을 희생시키려고 할 것이다.목시은은 그저 상대적으로 조금 운이 좋았을 뿐이다.“주하야, 아니야, 이건 사실이 아니야. 우리 엄마 아빠가 나를 버릴 리가 없어. 난 절대 못 믿어. 제발 이거 놔. 나 돌아가서 제대로 물어봐야 돼. 이게 꿈이라고 말해줘, 제발!”목시은은 충격에 휩싸인 채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그녀는 임주하와 달리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가족들의 엄격한 관리 하에 성장했다. 그녀는 목씨 가문의 젊은 후배들 중에서 능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으로 그 어떤 면에서든 그녀를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목시은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그녀가 목씨 가문의 가주가 될 거라고 확신했다. 때문에 그녀는 부모님이 그녀를 버렸다는 사실을 더더욱 믿을 수가 없었다. 연을 끊고 그녀를 가문에서 쫓아내는 것도 모자라서 장씨 가문에 넘기겠다고 하다니!“시은아, 너 일단 한숨 자야 할 거 같아. 그리고, 걱정하지 마. 푹 쉬고 깨어나면 모든 게 좋아질 거야.”임주하가 목시은의 뒷목을 살짝
목씨 가문이 멸족을 당했고 목시은을 제외한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했다. 목씨 가문의 모든 자산은 장씨 가문에 들어가게 되었다!장호영은 이런 폭력적인 방법으로 순식간에 다른 가문들까지 진압한 것이다. 다들 너도나도 장씨 가문에 아부를 떨기 바빴으며 미인을 바치는 가문도 있었고 현금을 박스에 넣어 선물하는 가문도 있었다. 하룻밤 사이에 영안진에 판을 뒤흔드는 변화가 생겼고 장씨 가문은 이제 영안진과 동영진에서 실권을 장악한 왕이 되었다.한편, 병원에서.이선우는 목씨 가문이 멸족을 당해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는 소식에 크게 놀라지도 않았다. 이는 그가 이미 예상한 결과였다.하지만 목시은 또 다시 상처를 받았다. 그녀는 받아들이기 싫었지만 현실이 눈앞에 떡하니 놓였다.부모님의 멍청한 선택으로 목씨 가문 전체가 그 침통한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다. 목시은은 혼이 나간 시체 마냥 멍하니 침대에 앉아 화낼 기운조차 없었다.목씨 가문의 멸망으로 목시은은 그제야 이선우가 어떤 사람인지 인지하게 되었다. 그는 생각보다 더 냉정하고, 더 차갑고, 그리고 더 독한 사람이였다!목시은은 내심 이선우가 목씨 가문을 돕길 바랐고 그가 나서서 목씨 가문을 구해주기를 바랐는데 그녀는 이선우에게 그런 부탁을 할 자격이 없었다.목시은 갑자기 이 세상이 전에 그녀가 살던 세상과 너무도 다른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너무도 낯설고 차갑고 냉정했다.목시은은 임주하와 이선우를 원망하고 싶었지만 그들이 도무지 밉지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임주하와 여기서 끝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목씨 가문의 멸망은 그녀에게 너무 큰 충격이었다.목시은은 조용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을 떠났고 임주하가 뒤쫓았다.“시은아, 난…”“우린 앞으로 더 이상 만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처음부터 몰랐던 사이라고 생각하자. 선우 씨에게도 전해. 난 앞으로 그를 뼛속까지 원망할 거라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난 정말 그자를 죽일 거야.”목시은은 그렇게 떠나버렸고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다
수행자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이 어떻게 죽은 건지 알지 못했다.“둘째 어르신, 방금 뭐라고 하신 거죠? 잘 안 들려서 그러는데 한 번만 더 얘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이선우가 비꼬듯이 말을 하며 장형인을 놓아주자 바닥에 쓰러진 그는 다리에 힘이 풀려 일어나지도 못했고 너무 놀라서 오줌까지 질질 싸고 있었다.“너… 너… 말도 안 돼! 이건 가짜야, 모든 게 꿈이야! 네가 어떻게 이렇게 강할 수가 있어. 한 방에 저 사람들을 다 죽였다고? 아니야! 가짜야! 넌 나를 속이고 있는 거야! 뭔가 속임수를 쓴 게 분명해. 저 사람들은 죽지 않았어. 나와! 당장 나와! 당장 나와서 이놈 죽이라고! 흑흑… 말도 안 돼!”큰 충격을 받은 장형인은 거의 미쳐갈 지경이었다. 그 수행자들 중 20명 정도가 현성 단계의 강자들인데 이선우가 어떻게 한 방에 그들을 죽일 수 있었을까?그 순간, 장형인은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하하하, 이선우, 네가 싸움을 잘하면 뭐해? 네가 저 사람들을 죽이면 뭐해? 네 여자는 이제 우리 아버지 손에 잡혔다고! 지금 당장 무릎 꿇고 나한테 사과해! 무릎 꿇어! 이 악마 같은 놈! 무릎 꿇으라고!”장형인이 왠지 조금 미친 듯해 보였다. 이선우는 그에게 다가가 은침 하나를 그의 목에 찔러 넣더니 그는 순식간에 진정을 한 채 정신을 차렸다.“너, 너 지금 나한테 대체 뭘 한 거야? 뭐야? 네가 저자들을 죽였어? 네 여자의 목숨을 살리고 싶자 않은거야?!”의식이 맑아진 장형인은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조금 전에 이선우가 한 방으로 저 사람들을 전부 죽였다는 걸 똑똑하게 인지하게 되었다.한 방이었다. 대수롭지 않게 휘두른 단 한 방이었다.“당신 미친 거야? 내 아내는 병원에 멀쩡하게 잘 누워있어!”이선우가 미친 놈을 쳐다보듯 장형인을 보며 말했다.“그럴 리가 없어. 우리 아버지가 강자들을 보내 네 여자를 잡으러 갔어.”장형인은 이선우의 말을 믿지 않았고 이선우가 핸드폰을 꺼내더니 감시 카메라를 켜서 보여주었다.
이선우는 정말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은 채 죽이고 싶은 사람들을 마구 죽였다. 그리고 그에 따라주는 죽일 실력도 있었기에 완벽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지막 희망을 장형인에게 걸었다. 어쨌든 장씨 가문에는 아직 무황 강자가 한 명 있으니까. 사람들은 전부 머리를 바닥에 조아린 채 온몸을 덜덜 떨면서 감히 그 어떤 소리도 내지 못했다. 혹시라도 이선우의 심기를 잘못 건드리면 그들의 머리통도 수박처럼 깨질 것만 같았다.장형인은 겁에 질려 정신이 흐릿했다.“그래, 부르기 싫다면 그냥 죽어.”이선우가 손바닥을 뻗은 순간, 갑자기 어마어마한 기운이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이선우의 공격을 막아냈고 이내 한 젊은 여인과 노부인이 이선우 앞에 나타났다.“이봐, 적당히 하지, 살인에 미친 자도 아니고. 그렇게 건방을 떨다가 죽을 수도 있어.”목소리의 주인공은 노부인으로 그의 경지는 7품 현성이었다. 그리고 곁에 있던 젊은 여인의 경지는 6품 현성의 강자이다. 인상착의로 보니 이선우는 두 사람이 명문 가문 출신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당신들 누구야? 장형인 저 사람 대신 나서기라도 하려는 건가?”이선우는 갑자기 나타난 두 사람을 보며 딱히 놀라지도 않았다.“우리가 누군지 그쪽은 아직 알 자격이 없어. 나와 우리 아가씨는 지금 장형인 저 사람과 이 수행자들을 데리고 가려고 해. 의견 있나?”노부인과 젊은 여인의 얼굴에는 고고한 자태가 역력했고 이선우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꺼져!”버럭 화를 낸 이선우의 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더니 순식간에 노부인과 젊은 여인을 몇 미터 밖으로 밀어냈다.“쓰레기 같은 것들, 그딴 경지로 저 사람들 대신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당신들이 누구든 상관없어. 다시 꺼져!”“네 이놈! 감히 겁도 없이! 우리 아가씨가 누구인지 알기나 해?”팍!이선우가 허공을 가르며 손바닥을 뻗어 노부인의 얼굴을 강하게 내리치더니 바닥에 그대로 꽂아버렸고 노부인은 순식간에 기절을 했다.“당신들이 누구든 상관없다
이선우는 애초부터 장씨 가문을 멸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단지 장씨 가문의 무황 강자를 죽이고 싶었을 뿐이였다. 그리고 노지영이 노씨 가문 대신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없을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안 되면 나중에 노씨 가문 저택에 한 번 방문하면 되니까. 노씨 가문이 다른 사람 눈에는 매우 막강하게 보이겠지만 이선우에게는 먼지 같은 존재이다.이 순간, 노지영 얼굴에 사악한 미소가 살짝 번졌다.‘무식하게 싸움만 잘하는 멍청이네! 본인 신분이 어떤 지도 모르고 감히 우리 노씨 가문에게 조건을 걸다니. 나중에 물건만 받으면 넌 죽게 될 거야.’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노지영은 겉으로는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그는 장형인 등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한편, 병원으로 돌아온 이선우는 영안진 그림자 부대의 담당자에게 문자를 보냈고 당장 동해 노씨 가문과 청인종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라고 명령했다.삼일 뒤, 임주하 몸에 있던 상처는 완벽하게 아물었다! 그녀는 퇴원하자마자 일에 뛰어들었다.그리고 이날, 장씨 가문을 포함한 영안진의 모든 가문은 동해 노씨 가문에 복종한다고 발표를 했다.이로써 노씨 가문은 동부에 정식으로 입주하게 된 셈이다!그리고나서 2주 시간 안에 이선우는 네 개의 중진을 손에 넣었고 영안진과 전에 통솔한 네 개의 진까지 더하면 동부에서 그의 통솔을 받는 중진은 아홉 개나 되었다.그리고 남은 중진들은 전부 동해 노씨 가문에 굴복했다.한편, 무도 연맹 영안진 분맹에서.이날 이선우는 약방에서 단약을 제작하고 있었고, 나이가 열일곱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가 약방으로 들어왔다.“이선우 씨, 밖에 언니 한 분이 이선우 씨를 찾아왔습니다. 노씨 성을 가지신 분이고 청인종에서 왔다고 하셨습니다!”그 소녀의 이름은 향이었다. 그녀는 팀 안에서 천부적인 재능이 가장 뛰어난 수행자로 조민아에 버금가는 실력자였다. 그녀의 경계가 아직까지는 8품 무왕에 멈춰 있지만 일찌감치 검의를 깨달았다. 더욱 대단한 건 그녀가 자신의 검의를 10중까지 끌어
향이가 떠난 후 이선우는 뒷문으로 나가버렸다.그의 예상과 같이 한참 앉아 있던 노연미는 바로 연맹 제자들에게 빠져버렸다.특히 연맹 제자들의 수련 방식과 그들이 복용하는 단약을 보고 새로운 세계를 보는 것 같았다.“이런 수련 방식은 대체 누가 가르쳤나요?”“그리고 이 단약은 이름이 뭐예요?”노연미는 연맹의 한 제자를 잡고 물었다.“당연히 이선우 씨가 가르쳐 준 거고 단약도 그분이 직접 만든 것입니다.”“이건 성수단약입니다.”“지금 후회하셔도 소용없어요. 이선우 씨는 당신과 결혼 안 할 것입니다.”향이가 다가오며 말했고 연맹의 제자들을 데리고 훈련을 계속 진행했으며 노연미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노연미의 표정이 순간 얼어버렸고 누가 뺨을 두 번 세게 때린 것 같았다.마음속에서 갑자기 이선우가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청인종의 부종주로서 칠품 현성의 경지인데 방금 다섯 연맹의 제자가 훈련하는 방식 그리고 그들이 복용하는 성수단약도 매우 신기했고 그녀도 처음 보는 것들이다.원래 무도에 환장하는 그녀는 무도 말고 다른건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단지 이모든 것이 이선우가 이루어 낸 것임을 믿을 수 없었다.성수단약은 향만 맡아도 고퀄리티 단약이라는 것을 알았고 무도연맹 제자들의 훈련 방식을 조금만 따라 시도해도 몸이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만약 이런 수련 방식과 성수단약이 청인종에 반입될 수 있다면 청인종의 실력도 단기간에 대폭 향상할 수 있다.동생이 아무 말 안 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이선우 절대 겉보기와 같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노연미는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그녀는 노씨 가문으로 돌아가 동생한테 이선우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고 싶었다. 성수단약을 제작하고 이런 수련 방식을 생각해 낼 수 있는 이선우는 절대 보통 사람이 아니다.“흥, 우물 안에 개구리 자기가 잘난 줄 알아.”“지금 후회돼 죽겠지? 더 남아 있을 낯이 없겠다.”노연미가 떠나는 모습을 보고 향이가 말하며 이선우에게 문자를 보냈다.이선우는 문자 내용을
이설은 이 일을 계속 궁금해했다.“별일 아니에요. 제 약혼자가 북부에 있어서 그저 엄마랑 찾으러 온 거라 아직 못 찾았을 뿐입니다.”조민아는 금방 진정했고 말이 끝나고 바로 미안한 표정으로 최은영에게 말했다.“은영 언니, 미안해요. 언니한테 숨기려고 말 안 한건 아니에요..”“저는 그냥....”조민아가 뒤에 얘기를 마저 하기 전에 최은영이 끊어버렸다.“설명 안 해도 돼. 어쩐지 너 수련하는 방식이 익숙하다 했어. 역시 이선우가 가르쳐준 거구나.”“우리가 여기서 만난 게 은연중의 인연이 아닐까? ““너 이선우 좋아해? 그게 걱정되어서 얘기 안 한 거 아니야?”“네?”“아니에요. 은영 언니 그런 거 아니에요.”조민아가 깜짝 놀랐다.그녀는 이선우가 최은영의 약혼자인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바라지 않고 이선우에 대한 감정을 마음속 깊이 숨겼던 것이다. 최은영과 남자를 뺏다니 그녀는 절대 그럴 담이 없다!최은영은 웃음이 빵 터지고 조민아를 품에 안았다.“바보야, 이선우를 좋아하면 나한테 당당하게 얘기하지 않았어?”“나 걱정한 거야?”“나 최은영이 독식하는 여자도 아닌데 뭘 걱정한 거야? 됐고 이선우를 좋아하는 여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사람이 우수하다는 거잖아. 좋아해도 모자랄 판이야.”“그래도 공평하게 경쟁해야 해!”“은영언니, 그런 거 아니에요. 제가 무슨 사부님을 좋아해요? 그는 그저 제 사부님일 뿐입니다. 그리고 나 약혼자도 있다니 가요?”조민아도 자신이 한 말을 믿지 않는다.최은영은 모든 걸 눈으로 보고 있지만 말하지 않았다.“됐어. 됐어. 이 일은 여기까지야.”“가자, 같이 가서 주방 일을 도와줘. 오늘 밤에 거하게 한번 마셔보자고!”최은영이 손짓하자 모든 사람이 그녀를 따라 주방에 가서 요리를 했다.그날 밤, 조민아 말고 최은영 등 네 사람은 모두 만취했다.이튿날 아침 일직 노정한이 도착했다.최은영 등 네 명은 조민아와 그의 엄마와 작별하고 새로운 여정을 펼쳐나갔다.이틀 뒤, 그들은 서부에 도착했다
그때 최은영은 더 이상 희망이 없었고 크게 다쳐 생을 마감할 정도였다.그 시절의 그녀는 단순하게 그냥 생명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선우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그녀도 이선우의 의술에 내상이 완치될 줄 몰랐고 심지어 그녀가 경계를 돌파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까지 했다.이 반년 동안 두 사람이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속에서 상대를 생각하고 있다.지나간 추억들이 마치 어제 있은 일처럼 최은영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이 순간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띄고 있었다.그녀는 노정한이 눈앞에 있는 것도 잊고 꿀 발라 놓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왜냐하면 최은영은 노정한을 오라버니처럼 생각하고 그녀도 이선우 앞에서는 평범한 여자라는 걸 노정한이 알았으면 했다.“그...... 이선우 씨는 지금 여기 없어요, 이런 모습은 그 사람 앞에서나 보여주세요.”최은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노정한은 이미 그녀의 표정에서 모든 걸 읽었고 이선우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았다.최은영을 백조 여신의 아우라를 벗어던지고 이렇게 다정한 여자로 만들 수 있는 남자, 노정한은 이선우도 자신만의 독특한 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또 최은영의 안목을 믿기도 했다.이런 생각에 노정한도 이선우가 궁금해졌고 그와의 만남을 기대한다.“노 전신님, 기회가 되어 이선우를 만나게 된다면, 무조건 그 사람의 독특한 점을 발견하게 될겁니다. 또 두 분이 엄청 좋은 친구가 될 거라고 믿어요.”최은영은 애정의 가다듬고 다시 백조 여신의 아우라를 장착했다.“기대하고 있어요!”노정한의 무기는 전투검이고 이름은 강검이다!그때 그와 최은영의 몸에서 희미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고 양현지 등 세 사람이 위왕 저택의 상황을 파악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저택 안에는 반단계 무왕, 현성 일곱 명 그리고 삼백 명의 수행자가 있었다.청용왕 본인은 없었고 숨은 강자도 발견하지 못했다.“자신 있어?”최은영이 물었다. 노정한은 칠품 현성 탑급이고 검의가 반단계 성인급이고 전투력은 매우 무셔웠다. 하지만 위왕 저택에
이선우가 연달아 절기를 시전하자, 그의 기세는 최고조에 달했고, 검의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이내 그의 기세는 무서운 지경에 이르렀고 그 모든 것을 노인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순간 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비록 그의 본체는 천공성 멀리에 있었지만 그와 같은 강자에게 있어 거리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이선우는 그의 지척에 있는 것 같았다.“녀석, 내가 눈이 나빠 너를 얕봤구나. 불굴의 검도를 이렇게까지 깨우쳤을 줄을 몰랐구나. 너는 정말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두 번째 젊은이다. 불굴의 검도라니 재밌구나.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말거라.”말을 마친 노인이 허공을 밟고 떠났다. 그는 이선우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토록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젊은이는 그를 위해 쓰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최은영에게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그는 최은영의 장총에 지고 말았다.그는 이선우가 그를 이길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이선우는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노인의 본체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본체가 온다고? 그 사람한테 죽는 거 아니야?”어리둥절한 나머지 이선우는 놀라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비록 몇천 리 덜어져 있지만 노인에게 그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십여 초 사이 노인은 이미 이선우 앞에 나타나 있었다. 이선우는 그를 보고 다시 한번 넋이 나갔다.몸집이 작고 새우등처럼 굽어진 허리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의 몸에서는 어떠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절대 강자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늙은이 같은 존재였다.“어떠냐, 젊은이. 실망한 거냐? 나도 널 그다지 죽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넌 절대로 날 위해 쓰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네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보거라.”노인은 몇 마디 하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선배님께서 가르침을 주시지요.”웅!이선우 수중의 수라검에서
이번에 이선우는 선제공격을 감행했다.웅!수중의 수라검에서 낮은 검명성이 들려왔다. 불굴의 검의와 불굴의 검도의 가세 하에 이선우는 간사한 각도로 손에 쥔 수라검으로 커다란 손을 잘랐다.쾅 하는 소리가 울렸다.이선우의 검이 여전히 거대한 손을 부수지는 못했지만, 손은 허화되고 있었다.이선우는 기세를 몰아 다시 검을 몇 번 내질렀다.슉! 슉! 슉!끝내 손이 철저하게 부서지며 허화되더니 사라졌다.그 모습을 본 이선우와 일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는데, 곧 또 다른 손이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손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단단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반응했지만 거대한 손이 그를 덮칠 때 그는 자신이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갑자기 자기 발이 땅속에서 자라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손은 바로 이선우를 내리쳐 완전히 날려버렸다.무려 십여만 척이나 날아간 후에 겨우 멈춰 섰고 사방의 공간 장벽도 그대로 산산이 부서졌다.몸을 가누고 멈춰 선 이선우의 입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몸 어디도 성한 곳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사람 전체가 아비규환이었다.바로 그때 어린 스님과 일행이 당황하여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참담한 모습을 보고 모두 마음을 졸였다.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놀라움과 경악으로 가득 찼다. 비록 안에 있는 사람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력이 반단계 도경의 강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들의 인지 안의 범위에서는 이선우도 더할 나위 없이 강했다. 하여 그들은 이선우가 이렇게 처참하게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괜찮으십니까?”어린 스님은 놀라서 얼른 이선우를 부축하고 사람들을 불러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체내로 진기를 주입해 주었다.그 순간 이선우의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의식은 약간 흐려지며 매우 괴로웠다.오장육부는 이미 부서진 것처럼 일순간에 뒤집혔지만, 육체적인 고통에 비해 그저 심적인 억울함이 더 강했다.상대도 똑
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은 그대로 만 척 밖으로 날려갔다. 이선우가 제때 검기를 내뿜어 그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들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지 모를 일이었다.“무섭네요. 너무 두려운 위압감과 기세에요. 공포스러운 기세는 우리의 인지를 벗어난 것 같아요. 안에 있는 사람은 아마 초월자를 넘어서 도경에 들어선 것 같네요.”어린 스님과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정말 통로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은 그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있었다.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무서운 살상력을 뿜어냈으니 말이다.그들은 이선우 뒤에 서서 호흡조차 조심히 해야 했다. 이선우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마 이미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었다.그 순간 그들은 모든 희망을 이선우에게 걸었고 마음속에는 그를 향한 경외심만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이선우의 얼굴빛은 약간 굳어있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이 그의 예상을 조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목소리만으로 끝없는 공포가 밀려왔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안에 있는 사람은 정말 생각 밖으로 강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주님만 믿겠습니다. 저희는 저 사람의 목소리조차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니 시주님과 함께 나란히 싸운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결과가 어찌 되든 저희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어린 스님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바로 그때 검령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그는 이선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을 먼 곳에 있는 문에 고정했다.“이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랑 경계 자체가 달라. 그는 너보다 몇천 년은 더 살았어. 아마 일찍이 공간 접힘술을 익혔을 거야. 그의 실력은 이미 도경에 들어섰어. 조금 전 그 사람의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공간 접힘술을 통해 너희들을 향해 온 거야. 너희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면 아마 그의 본체는 사실 통로에 있는 게 아니라 천공성에 있다는 것이겠지.
말을 마친 검령이 검광으로 변해 수라검 안으로 들어갔다.이선우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십여 초 지나고 나서야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그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검령이 방금 한 말은 그의 약함과 보잘것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검령이 그를 속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력함을 느꼈다.그는 줄곧 자신의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과 조민아에 비하면 이 정도의 재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걸어왔다. 비록 스승님의 가르침과 조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초월자라는 큰 경지에서 자신만의 절기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검도도 터득했다.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는 이미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법했다. 하지만 검령의 말을 들은 그는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이미 이곳에서 두 달 넘게 지체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었다.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실력은 확실히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그는 최은영이 어떻게 관문을 뚫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단시간 내에 혼자서 장총 하나로 뚫고 지나갔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 비교해 보니 그는 자신이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꼈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은영이는 임독 2맥을 뚫은 건가?”이선우가 혼자 중얼거렸다. 최은영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과거로 돌아가게 했다.비록 그는 최은영이 구효궁에서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몰랐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이 분명 행운과 거대한 기연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가 우러러 바라봐야 할 정도로 성장했을 리가 없었다.지난 두 달여 동안 통로 안의 강자들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그는 그 안 수호자들의 실력도 철저히 알게 되었다.안에 있는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강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몇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어린 스님과 일행의 생사가 불명했다.이선우가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들의 종적은 찾지 못했다.“설마 내가 그 사람들까지 전부 죽였나? 그럴리가...”이선우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한 그는 마음이 초조해졌다“아니겠지? 정말 내가 그 사람들까지 다 죽였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이선우가 얼른 자기 생각을 부정하고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그는 마침내 부서진 공간에서 그들을 찾았는데 사람들을 본 이선우는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들의 상태나 너무 처참했다. 모든 사람이 중상을 입었고 가장 큰 부상을 입은 몇 사람은 목숨이 위태로웠다.온 현장이 아비규환이었다.이선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어린 스님 곁으로 달려가 단약 몇 알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어 진기를 그의 몸에 주입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했다.두 시간의 치료로 모든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두세 달 동안은 싸울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모든 부상이 안정되자 이선우는 그제야 질문을 건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이 지경이 됐어요? 개척해 낸 공간에서 시전한 그 검들은 무차별적인 공격이 아니었어요. 제가 실수로 공격했나요?”일행이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남다릅니다. 그러니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까지 얻으셨겠죠. 그 검의 살상력은 전보다 더 매서워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시주님께서 내지른 검에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진 공간 파편 때문에 다친 겁니다. 이 시주님의 검은 저희의 상대를 단칼에 제거했어요.”이선우는 듣고 충격을 받았다.그는 이전에 시전한 검이 외부의 공간까지 파괴하고 복구하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공간 파편만으로 일행들이 이렇게 심하게 다칠 줄도 생각지 못했다.“선배님, 정말 강하십니다. 자책하실 필요 없으세요. 저희가 너무 약해서 그렇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다행히 저희를 제때 구해주셔서 망정이지 아니면 저승에
그 순간 세 사람은 모두 이선우를 향한 살의가 넘쳤다.이선우의 실력이 그들의 예상을 훨씬 웃돌아 그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감정을 안겨주었다.“그럼 너희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봐야지.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와라!”이선우의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는 전투를 갈망했다. 통쾌하고 피로 물든 전투를 갈망했다.눈앞의 세 사람이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충분했다.이선우는 지금 점점 더 전투를 갈망하고, 더 강한 상대를 갈망하고 있었다.강한 상대만이 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그의 경지를 더 빨리 향상할 수 있었다.“죽어라!”세 사람이 동시에 이선우를 향해 어떠한 남김도 없이 최선을 다해 돌진했다.쾅! 쾅! 쾅!공포스러운 기세가 세 사람의 체내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금방 만들어낸 공간은 바로 풍비박산 나버렸다.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써서 보여준 실력이 공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로 이선우가 바라던 바였다.“싸우자!”이선우는 수라검을 손에 쥔 채 자리에서 사라졌었다. 공포스러운 검명성이 천지를 울렸다. 공포스러운 검기가 주위의 공간을 산산이 조각내더니 다시 복구시켰다.이선우는 공포스러운 검의를 두르고 있었다. 매번 나타날 때마다 발밑에는 새로운 검기가 생기고 있었고 검기는 부단히 강해지고 있었다.슉! 슉! 슉!수라검이 한 번씩 휘둘러 질 때마다 한 줄기 한 줄기의 검기가 발사되며 검광이 번쩍였다.복구된 공간이 다시 한번 찢겼다. 이선우의 검기가 세 사람이 내뿜은 기세를 가르며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푹!네 인영이 연이어 뒤로 물러났다. 이선우도 족히 만 척 밖으로 밀려나고 나서야 멈췄다.멈춰 선 그는 검을 든 손이, 팔 전체가 이미 선혈로 낭자한 모습을 발견했다. 몸에도 빽빽한 상처들이 생겼다.수라검이 가늘게 떨며 낮은 검명성을 내었다.그와 만 척 밖에 떨어진 세 사람의 상태도 별반 다를 바는 없었다. 매 사람의 몸에는 적어도 열 개의 상처가 나 있었고 전부 이선우가 내지른 검기로 인해 생긴
이선우가 말하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두 시간이 지나자 이선우의 체력은 이미 완벽히 회복했다. 하지만 체내의 진기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자연히 전투력도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는데 90% 정도는 회복된 상태였다.비록 전투력은 90% 정도만 회복했지만 그의 경지는 이전보다 훨씬 많이 향상되어 있었다.두 시간의 회복 기간 이선우는 검도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이선우는 이제 검도에 대해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경지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발견은 이선우를 매우 놀라게 하고 흥분시켰고 그가 검도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마음을 더 확신시켰다.그 순간 그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이전보다 더 깊어졌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확연히 눈에 띄었다.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어린 스님이 그랬다. 비록 그와 이선우가 함께 지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선우의 천재성과 불굴의 검도에 대한 깨달음은 잘 알고 있었다.비록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선우는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이전에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여 일행들도 얼마간 깨달음을 얻긴했지만 도의 문턱에 닿으려면 아직 많이 부족했다.이선우에 비한다면 그들은 모두 이 세상에 살 자격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자격도 없다고 느껴졌다.상대적인 박탈감은 심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짧디짧은 두 시간 사이에 불굴의 검도에 관해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다니요. 이러면 정말 사람들에게 맞기 쉽습니다. 저희도 살길 좀 주세요. 희망도 좀 주시고요.”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선배님. 제발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세요! 지금 재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예요! 저희 지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두부에 부딪혀 죽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모두 제각기 표정이 울상인 채로 입을 열었다.이선우가 사람들을 바라보며 얼른 위로의 말을 내뱉었다.“자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천부적인
이어 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성이 대문을 나서며 이선우를 향해 손바닥을 내지르고 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선우가 날려갔다. 멈춰 선 그의 입가로 선혈이 흘러나왔다.그 순간 이선우의 안색은 더 없이 어두워져 있었다.그 남자는 엄청 강했는데 사용하는 수법이나 공법이 매우 기이했다이선우는 한순간 그 어떠한 허점과 속임수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상황이 그의 표정을 저도 모르게 굳게 만들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이선우를 바라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저 그렇네. 난 또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 했어. 공격해 봐. 세 수 안에 네 목을 취하겠다.”말을 마친 남자는 더 이상 이선우를 신경 쓰지 않고 손을 주소요의 어깨에 올려 진기를 그녀의 체내로 주입해 주었다.“네 매혹술로 적을 상대하지 말라고 말했지. 이제 네 실력이 얼마나 약한지 알겠지?”주소요는 인정하지 않았다.“나 여우야! 매혹술을 안 쓰면 뭐 하라고? 그리고 네가 뭔데 내 실력이 약하다고 하는 거야? 당시에 네가 어떤 모습으로 져서 내 치마폭에 들어왔는지는 잊은 거야?”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자신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주소요의 매혹술에 걸려 처참한 모습으로 패배했기에 뭐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그때 그는 하마터면 몸을 잃을 뻔했다.비록 지금의 주소요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당시 주소요가 매혹술로 그를 패배시켰던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여전히 몸을 흠칫 떨었다.“흥, 할 말 없지? 아직 비장의 카드는 꺼내지도 않았어! 꺼냈으면 저놈도 내 치마 밑에 무릎을 꿇었을 거야! 아까 나를 아주 처참하게 때렸어! 그러니까 나 대신 저놈 잘 좀 혼내줘. 하지만 죽이지는 마. 괜찮은 남자야. 쟤랑 수련해서 정기를 흡수할 거야. 아니면 이분을 삭힐 수 없어!”말하는 순간 조소요의 온몸에서 도발적인 향이 풍기더니 이내 인간형으로 변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단 몇 알을 던져주고는 그녀를 외면한 채 이선
검이 또 한 번 내질러 지며 주소요의 두 꼬리가 잘려 나갔다.두 꼬리가 사라지자 주소요가 사람들에게 가했던 매혹술이 훨씬 약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이선우와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그녀는 이내 먼 곳에 있던 문 근처로 후퇴하고 남은 7개의 꼬리를 모두 회수했다.잘린 두 개의 꼬리를 보는 주소요의 마음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이선우를 노려보았다.“죽일 놈의 인간! 감히 두 꼬리를 잘라? 정말 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구미호로 진화했는지 알아? 매 꼬리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아냐고! 죽일 놈의 인간! 가만두지 않겠다.”이전의 주소요는 계속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그녀의 전력을 꺼내야 할 만큼 이선우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여우 일족으로 구미호가 되는 건 극한에 다다른 성과였다. 더 앞으로 진화하고 실력을 더 향상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하지만 아홉 개의 꼬리가 잘리지 않는 동시에 인간의 비술을 수련하면 끊임없이 경지를 향상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인간 남자와 정을 나눈다거나 하는 행위가 있었다.하여 이선우를 만나고 난 후 얼굴도 잘생겼고 실력도 괜찮은 듯하여 적합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더 중요한 사실은 이선우가 잠자리에서도 굉장한 능력이 있을 듯하여 끊임없는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만 같았다.하여 그녀는 지금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그저 환술만으로 이선우를 굴복시키고 싶었다.생각지도 못하게 이선우한테 두 꼬리가 잘린 그녀는 이제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두 꼬리가 잘린 그녀의 실력은 최소한 30%가 줄어들었다.그녀에게 치명적인 상황이었다.이선우와 동귀어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러한 원수에게는 꼭 복수를 해야 했다.한순간 주위에 다시 한번 공포스러운 보라색 기운이 풍겨왔다. 그와 동시에 주소요도 여우와 인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영혼과 수명을 태우는 일도 불사했다. 주소요의 목적은 이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