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 도박장에는 이선우 등 다섯 사람에 셋째 어르신과 백정현만 남게 되었다.심은비는 백정현을 와락 안아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렸고 처음에는 우물쭈물 부끄러운 척하던 백정현은 심은비의 불 같은 키스에 완전히 빠져들고 말았다.백정현은 단단히 결심했다. 셋째 어르신도 심은비의 상대가 아닌데 그럼 명씨 어르신은 더더욱 심은비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 심지어 이렇게 강한 심은비는 그저 이선우의 부하라니. 더욱 중요한 건 이선우가 조금 전에 2천억 원을 벌었다는 것이다!그녀는 심은비 곁에 잘 붙어있기만 하면 절대 굶을 일이 없을 것이다. 셋째 어르신도 그녀에게 최선을 다하긴 하지만 침대에서는 심은비가 절대적인 강자였다.“셋째 어르신, 해적 캠프 상황에 대해 말 좀 해주시죠. 그리고 나면섬 상황까지 알고 계신 건 다 얘기해주셨음 합니다”이선우의 말에 화들짝 놀란 셋째 어르신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다급하게 말했다.“선생님, 어르신은 무슨! 저를 그냥 호식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아, 선생님 혹시 지금 나면섬으로 가려는 건가요? 지금 나면섬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가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호식이가 덜덜 떨면서 눈치를 보자 이선우가 그에게 계속 얘기하라고 눈짓을 했다.“선생님, 며칠 전에 제가 나면섬을 떠났을 때 제 형님이 부하들을 데리고 나면섬에 들어갔어요. 형님 말로는 강씨 가문과 백씨 가문에서 지금 수행자들을 모아서 안씨 가문을 공격하려는 듯합니다. 백씨 가문과 강씨 가문 그리고 안씨 가문은 섬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세 개의 세력이거든요. 그중 안씨 가문은 섬의 주인으로 실력이 제일 강하긴 하지만 강씨 가문과 백씨 가문이 연합한다면 안씨 가문은 당해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쯤 아마 섬이 봉쇄되어 들어갈 수만 있고 나올 수는 없을 겁니다.”호식은 나면섬의 상황을 구구절절 얘기한 뒤, 해적 캠프 상황까지 자세하게 설명했으며 심지어 암암리에 꾸몄던 더러운 짓들까지 전부 토로했다.호식의 말에 이선우는 생각보다 많이 알고 있는 호식에게 의외라는 듯
라금상은 자신을 믿지 않는 이선우를 보며 마음을 굳게 먹더니 그대로 바다로 뛰어들었다.“이런 젠장! 이 여자가 드디어 미쳤나!”욕설을 퍼붓던 이선우는 손가락을 탁 튕기자 어마어마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라금상이 바다에 빠지려던 순간 시공간을 멈추어 그녀를 다시 배 위로 안아 올렸다.“진짜 미쳤어?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이선우는 미칠 지경이었지만 라금상은 그저 억울하고 서러운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누가 나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라고 했어? 그러니까 왜 우리 언니를 안 살려준거야?! 난 언니와 일란성 쌍둥이라서 마음과 몸이 연결되어 있단 말이야. 언니가 살면 나도 살고 언니가 죽으면 나도 죽게 되어 있어! 우리 언니를 안 살려줄 거면 나도 이대로 죽는 게 나아!”“아니 나는!”이선우는 라금상을 곁에 밀어둔 채 너무 답답해서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았다. 라금상과 그녀의 언니가 일란성 쌍둥이라는 사실은 전에도 절름발이한테서 들은 적이 있긴 하지만 마음과 몸이 연결되어 있다는 말은 전혀 믿음이 가지 않았다.라금상은 이선우의 의심을 눈치챘는지 오열하면서 바닥에서 구르기 시작했다.“이선우, 날 그렇게 못 믿겠으면 말아. 언니가 내 슬픔을 감지하고 지금 다시 병이 도졌어! 그냥 이대로 죽게 내버려둬! 흑흑!”“그만 울어!”소리를 지른 이선우는 라금상을 덥석 잡아 일으키더니 말을 이어갔다.“나면섬에 도착하자마자 당신은 천왕궁으로 돌아가. 일단 지금은 당신 언니가 어떤 증상인지부터 말해!”“언니 몸에 일어나는 증상이 내 몸에도 일어나기 시작했어!”말을 하던 라금상이 갑자기 몸이 빳빳하게 굳어진 채 쓰러져버렸다. 처음엔 별다른 증상이 보이지 않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녀의 복부가 갑자기 탱탱하게 불어 오르더니 뱃속에 뭔가 기어다니는 듯했다!“뭐야? 독충? 그것도 독기가 성숙된 독충이잖아?”이선우는 라금상을 바라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더욱 놀라운 건, 라금상이 진짜로 언니의 증상을 똑같이 느낄 수 있다는 점이었으며 그것도 모자라 라금상의 몸에
한소희는 강백호의 말에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결국 쓰고 있던 가면을 벗었다.하지만 그녀가 가면을 벗은 순간, 강백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한소희가 자신의 얼굴을 완전히 망가트린 것이다. 지금 그녀의 얼굴은 보기에 무척 흉할 뿐만 아니라 기괴할 정도였다!강백호는 안타까우면서도 속이 울렁거렸다.“조 씨 부인,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요?”“그런 말은 거둬주세요. 이선우가 죽지 않으면 전 절대 제 얼굴을 되찾지 않을 겁니다. 지금 상황은 어떤 가요?”“그래, 아들아, 지금 어떤 상황이야? 우린 모든 걸 걸었기에 무조건 이선우 그놈을 잡아야 돼! 이설 그 여자와 혼인도 제대로 치러야 돼. 너희 두 사람 혼인과 이선우 그놈 머리통으로 우리 강씨 가문의 치욕을 씻어야지!”강백호의 아버지 강금산이 이를 악물며 말을 보탰다.“걱정하지 마세요. 이선우 그놈과 이설이 명 씨 어르신의 배에 타고 있다고 하니 한 시간만 있으면 이곳에 도착할 거예요. 전 이미 명씨 어르신에게 부두에서 매복하고 있으라고 부탁했어요. 이선우 그놈은 나타나기만 하면 절대 도망가지 못할 거예요!”“좋아, 아들! 넌 조씨 부인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의해봐! 난 안씨 가문 가주를 만나 얘기를 좀 해볼게. 굴복하지 않으면 안씨 가문은 이제 이 섬에 존재할 필요가 없겠지!”강금산이 떠나고나서 강백호도 백씨 가문 가주를 만나러 간다는 핑계를 찾아 떠났다. 사실 그는 한소희와 한번 더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그녀의 망가진 얼굴을 본 순간, 모든 흥취를 잃고 말았다.“장로님, 이번 일은 잘 부탁드릴게요. 이선우 그놈을 잡고 제가 나면섬을 완벽하게 손에 넣고 나면 장로님에게 빚진 목숨은 반드시 갚겠습니다!”한소희가 뒤에 서있던 독충파 8품 무왕을 보며 말을 걸었다. 이번에 그녀와 장로가 나면섬에 온 건 이선우를 죽이는 것 외에도 중요한 임무가 한 가지 더 있기 때문이다. 바로 백 씨, 안 씨 그리고 강 씨 가문을 무너트리고 나면섬을 완벽하게 손에 넣는 것이다!이건 한소희가 직접 제안한
심은비가 다급하게 뛰어간 곳은 다름 아닌 그와 백정현의 방이었다!그런 심은비를 보며 이선우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심은비에 대해 마음은 놓였다.이때, 이설이 안절부절못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다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 설레고 들뜬다고 하던데 이설은 지금 두렵고 서글플 뿐이었다. 10년이다. 예전에 이설이 나면섬을 떠났을 땐 그저 어린 여자애였다. 10년 전에 그녀가 처음 군대에 들어갔을 때 지금의 성과를 따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으며 더군다나 최은영 부하가 될 줄은 감히 꿈도 꾸지 못했다!이설은 10년 동안 실력이 강해질 때마다 더욱 화가 나고 억울했다. 특히 그때 당시 그녀의 동의없이 몰래 강백호와 혼인을 약속한 그녀의 부모님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설은 그들이 미칠 만큼 밉고 원망스러웠다. 심지어 지금까지 그녀가 이뤄낸 성적을 들고 부모님에게 찾아가 그들을 후회하게 만들고 싶었지만 정말 집에 간다고 생각하면 두렵기만 했다. 혹시라도 자신이 차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들을 죽이기라도 할까 봐 너무 두려웠다.10년 동안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이설은 생사가 더는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으며 10년 동안 전쟁터에서 목숨 걸고 싸우면서 마음도 차갑게 굳어버렸다!이선우는 이설의 표정을 보자마자 그녀가 어떤 걱정을 하고 있는지 눈치챘기에 얼른 다가가 위로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다 괜찮아질 거에요. 이설 씨가 가족을 만나고 싶지 않으면 만나지 않아도 돼요. 제가 다 알아서 처리할게요!”“제가 그 사람들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10년 동안 단 한번도 그 사람들과 연락한 적이 없거든요. 그 사람들도 저를 찾으러 온 적이 없고요. 저희는 이제 완벽한 남이 된 것 같아요. 그들은 지금쯤 강씨 가문과 백씨 가문의 공격에 머리도 못 들고 있을 거예요. 그 모든 걸 제 탓으로 돌리겠죠. 제가 돌아왔다는 걸 알게 되면 그 사람들은 저와 강백호의 혼인부터 얼른 마무리하려고 할 거예요!”말을 하던 이설은 흐느끼기 시작했고 10년 동안 살
안이화는 안이설과 꽤 닮은 듯했지만, 분위기나 기품은 안이설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안이화를 알아본 이설은 차가운 목소리로 덤덤하게 대꾸했다.“이화 언니, 오랜만이네요!”“흥, 무슨 낯짝으로 다시 돌아온 거야? 너 때문에 지금 안씨 가문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받고 있는지 알기나 해? 지금 당장 나랑 돌아가서 강 도련님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얼른 혼인을 마무리해! 아 참, 넌 이제 나를 백씨 사모님으로 불러야 돼!”안이화는 기세 등등한 모습으로 이설에게 다가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 서있던 경호원 두 명이 이설을 강제적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이때, 탁소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총을 꺼내 들더니 한 방에 경호원들의 가슴팍을 뚫어버렸다.그녀의 속도는 매우 빨랐기에 안이화와 경호원 두 명은 미처 반응을 하지도 못했다.“쓰레기 같은 것들이 감히 내 형제를 건드리려고 해? 죽고 싶어서 안달 났어? 그리고 너,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 안 그러면 너도 저 사람들과 똑같은 최후를 맞이하게 될 거야.”탁소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안이화를 쓱 훑어보다가 총을 흔들었다.다음 순간, 펑 소리와 함께 가슴팍이 뚫렸던 두 경호원의 몸이 갑자기 폭발하더니 공중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겨우 정신을 차린 안이화와 나머지 두 명의 경호원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이내 분노가 차올라서 버럭 화를 냈다.“당신 누구야? 감히 겁도 없이 백씨 가문의 사람을 죽여? 죽고 싶어? 너희 두 사람, 당장 저 정신나간 여자 목을 따와!”안이화의 명령에 뒤에 서있던 나머지 경호원들이 사악하게 웃으며 탁소은에게 다가갔다.이 광경에 탁소은은 기분이 너무 좋았으며 그녀는 이선우를 제외하고 싸움에서 그 누구도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탁소은은 싸움을 제일 좋아했으며 특히 목숨 거는 싸움은 너무도 환영이었다. 눈앞에 있는 경호원들의 실력이 쓰레기 수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손을 풀기에는 나쁘지 않았다.그녀는 경호원들을 죽이는 대신 천천히 괴롭히면서 농락하고 싶었다
이설은 이선우가 그녀를 위해 살인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그녀가 좌지우지할 수 없는 일들이 있었다. 이선우와 지금까지 알고 지내면서 이설은 그를 잘 알고 있었고 그의 일 처리 방식이 어떤 지도 확실히 알고 있었다.가족이라는 그 사람들은 그녀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진작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녀를 마중 나온 사람은 없었다. 그녀에게 전화라도 한 통 해서 좋은 말 몇 마디만 해줬다면 그녀는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를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10년 전 집을 떠날 때 이설은 후회되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이제는 충분히 강해졌기에 원망도 전부 사라지고 남은 건 그저 낯선 느낌뿐이었다!한 시간 뒤, 이선우 일행은 식사를 마치고 안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이와 동시에 강씨 가문 저택에서.강백호와 그의 아버지 강금산은 명씨 어르신의 패배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명씨 어르신은 3품 무왕이잖아. 더군다나 그렇게 많은 부하들을 데리고 갔는데! 어떻게 다 죽었을 수가 있어? 설마 이선우 그놈이 4품 무왕인 건가?”경악을 금치 못하던 강금산 부자는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을 뿐만 아니라 점점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명씨 어르신이 데리고 간 사람들은 전부 살해당한 탓에 살아 돌아와 정보를 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때문에 부두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강금산 부자는 전혀 알지 못했다.“이런 젠장! 아들아, 넌 이선우 그놈을 만난 적이 있잖아. 그놈 대체 어떤 경지야?”강금산이 강백호를 쳐다보며 물었고 강백호는 바로 대답했다.“마스터 절정이라고 들었어요. 하지만 그 경지도 비술을 통해 강제적으로 높인 거였어요. 실제 그놈의 경지는 전문가일 거예요. 근데 그놈이 하도 신비로워서 아직 그놈의 경지를 꿰뚫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해요! 아버지, 제 생각엔 그놈 경지가 아무리 높아도 마스터 절정에 불과할 거예요. 명씨 어르신과 부하들이 사망한 건 이선우가 손을 쓴 게 아니에요. 그놈은 잘 나서질 않아
말도 안 되는 상황에 강금산 등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을 때 심은비가 손을 쓱 휘두르더니 그 사람들을 바닥에 눌러버렸다.“다들 가만히 엎드려 있어! 조금만 있으면 이선우 선생이 곧 도착할 거야!”“뭐라고? 당신… 당신이 이선우 부하야?”심은비의 말에 강금산이 왈칵 피를 토하더니 눈앞이 까매진 채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끝났다! 이제 모든 게 끝이다! 강금산과 강백호 그리고 백종하까지 다들 겁이 났다. 8품 무왕의 장로까지 저렇게 맞아서 쓰러졌는데 그들 중 심은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있을까? 더욱 놀라운 건, 심은비가 이선우 부하라는 것이다!“이선우, 잘도 숨어있었네. 곁에 이렇게 어마어마한 강자까지 두고 있었는데 내가 못알아채다니. 이런 젠장!”강백호가 욕설을 퍼붓던 순간, 한 사람이 그의 곁으로 날아와 바닥에 그대로 꽂혀버렸다. 그 사람은 다름아닌 장로였다!이 순간, 장로의 가슴팍에는 거대한 손바닥 자국이 움푹 파였고 새빨간 피를 토한 채 거의 죽어가는 모습이었다.장로는 심은비가 이렇게 빨리 그를 쓰러트릴 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충격에 빠진 표정이었고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독충파의 대장로가 이렇게 패배를 하다니!쿵!공중에 떠있던 심은비의 두 발이 바닥에 닿았고 순간, 지면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어때? 내가 널 이길 수 있다고 했잖아. 거짓말 아니지? 더 보여줄 기술이 있으면 얼른 보여줘!”“쿨럭…”장로가 입을 열자마자 말을 꺼내기도 전에 새빨간 피를 왈칵 토했다. 조금 전에 심은비의 한 방에 장로의 경맥이 끊어진 것이다.그는 창백한 얼굴로 심은비를 노려보며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네가 이걸로 날 이겼다고 생각하는 거야? 순진하긴. 넌 우리 독충파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어. 내가 너에게 패한 건 무도뿐이야!”말을 하던 장로의 몸에서 갑자기 까만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움푹 파인 그의 가슴팍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어라? 이런 기술도 있네? 재밌어! 자, 계속 해봐!”장로의 몸에 무슨
백종하가 심은비를 향해 달려들자 한소희 등 사람들도 그를 뒤따라 심은비에게 공격을 가하려고 했다.바로 이때, 어마어마한 압박이 하늘에서 내려와 한소희 등 사람들을 팍 날려버렸다.이내 이선우 일행 세 명이 하늘에서 내려와 모습을 드러냈다.“하하하, 변태 같은 놈, 당신도 이런 날이 있네! 그렇게 허세를 부리더니 왜 이렇게 쓰러져 있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서 더 건방을 떨어야지!”괴로운 모습으로 바닥에 누워있는 심은비를 보며 탁소은이 너무 통쾌했다.“와, 소은씨, 그리고 스승님, 드디어 오셨네요! 모두 저 좀 구해주세요. 진짜 죽을 것 같아요…”겁에 질린 심은비가 엉엉 울면서 말했다. 온몸에 칼이 꽂힌 듯한 극심한 고통에 그는 오줌을 지를 것만 같았고 이 와중에 제일 두려운 건, 혹시 자신의 레벨이 전부 사라진 게 아닐까 하는 우려였다.심은비의 상세를 훑어보던 이선우가 그에게 다가가 침을 놔주었다.“심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그렇게 건방을 떨더니? 지금 독충파 8품 무왕에 눌려 이렇게 바닥에 기절해 있는 건가? 어라? 이 외상이 혹시 금색 벌레의 액체 때문에 생긴 건가? 혹시 그 벌레가 금빛 분말을 뿜고 하얀색 액체를 뿜지 않았어?”저번에 독충파의 제자를 죽인 뒤로부터 이선우는 독기와 독충파에 관한 자료를 찾아 알아보고 있었다.덕분에 이선우는 지금 독충파와 독기에 대해 꽤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다. 심은비 몸에는 살이 부식될 때 풍기는 매우 특별한 냄새가 나고 있었고 이선우는 이 냄새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6품 매미독이다. 이는 모리셔스에 존재하는 매우 괴이하고 무서운 독기로 수행자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금빛 분말을 뿜어 상대방을 매혹시켜 환각이 나타나게 만들기도 했다!그리고 뿜어내는 하얀색 액체는 성인 한 명의 몸 전체를 부식할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다행히도 심은비 몸에는 6품 매미독의 액체가 몇 방울 밖에 묻어 있지 않았기에 살아있었던 것이지, 조금만 더 묻었으면 지금쯤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이런저런 생각
이선우가 연달아 절기를 시전하자, 그의 기세는 최고조에 달했고, 검의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이내 그의 기세는 무서운 지경에 이르렀고 그 모든 것을 노인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순간 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비록 그의 본체는 천공성 멀리에 있었지만 그와 같은 강자에게 있어 거리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이선우는 그의 지척에 있는 것 같았다.“녀석, 내가 눈이 나빠 너를 얕봤구나. 불굴의 검도를 이렇게까지 깨우쳤을 줄을 몰랐구나. 너는 정말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두 번째 젊은이다. 불굴의 검도라니 재밌구나.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말거라.”말을 마친 노인이 허공을 밟고 떠났다. 그는 이선우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토록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젊은이는 그를 위해 쓰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최은영에게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그는 최은영의 장총에 지고 말았다.그는 이선우가 그를 이길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이선우는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노인의 본체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본체가 온다고? 그 사람한테 죽는 거 아니야?”어리둥절한 나머지 이선우는 놀라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비록 몇천 리 덜어져 있지만 노인에게 그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십여 초 사이 노인은 이미 이선우 앞에 나타나 있었다. 이선우는 그를 보고 다시 한번 넋이 나갔다.몸집이 작고 새우등처럼 굽어진 허리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의 몸에서는 어떠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절대 강자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늙은이 같은 존재였다.“어떠냐, 젊은이. 실망한 거냐? 나도 널 그다지 죽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넌 절대로 날 위해 쓰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네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보거라.”노인은 몇 마디 하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선배님께서 가르침을 주시지요.”웅!이선우 수중의 수라검에서
이번에 이선우는 선제공격을 감행했다.웅!수중의 수라검에서 낮은 검명성이 들려왔다. 불굴의 검의와 불굴의 검도의 가세 하에 이선우는 간사한 각도로 손에 쥔 수라검으로 커다란 손을 잘랐다.쾅 하는 소리가 울렸다.이선우의 검이 여전히 거대한 손을 부수지는 못했지만, 손은 허화되고 있었다.이선우는 기세를 몰아 다시 검을 몇 번 내질렀다.슉! 슉! 슉!끝내 손이 철저하게 부서지며 허화되더니 사라졌다.그 모습을 본 이선우와 일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는데, 곧 또 다른 손이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손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단단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반응했지만 거대한 손이 그를 덮칠 때 그는 자신이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갑자기 자기 발이 땅속에서 자라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손은 바로 이선우를 내리쳐 완전히 날려버렸다.무려 십여만 척이나 날아간 후에 겨우 멈춰 섰고 사방의 공간 장벽도 그대로 산산이 부서졌다.몸을 가누고 멈춰 선 이선우의 입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몸 어디도 성한 곳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사람 전체가 아비규환이었다.바로 그때 어린 스님과 일행이 당황하여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참담한 모습을 보고 모두 마음을 졸였다.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놀라움과 경악으로 가득 찼다. 비록 안에 있는 사람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력이 반단계 도경의 강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들의 인지 안의 범위에서는 이선우도 더할 나위 없이 강했다. 하여 그들은 이선우가 이렇게 처참하게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괜찮으십니까?”어린 스님은 놀라서 얼른 이선우를 부축하고 사람들을 불러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체내로 진기를 주입해 주었다.그 순간 이선우의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의식은 약간 흐려지며 매우 괴로웠다.오장육부는 이미 부서진 것처럼 일순간에 뒤집혔지만, 육체적인 고통에 비해 그저 심적인 억울함이 더 강했다.상대도 똑
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은 그대로 만 척 밖으로 날려갔다. 이선우가 제때 검기를 내뿜어 그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들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지 모를 일이었다.“무섭네요. 너무 두려운 위압감과 기세에요. 공포스러운 기세는 우리의 인지를 벗어난 것 같아요. 안에 있는 사람은 아마 초월자를 넘어서 도경에 들어선 것 같네요.”어린 스님과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정말 통로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은 그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있었다.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무서운 살상력을 뿜어냈으니 말이다.그들은 이선우 뒤에 서서 호흡조차 조심히 해야 했다. 이선우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마 이미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었다.그 순간 그들은 모든 희망을 이선우에게 걸었고 마음속에는 그를 향한 경외심만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이선우의 얼굴빛은 약간 굳어있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이 그의 예상을 조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목소리만으로 끝없는 공포가 밀려왔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안에 있는 사람은 정말 생각 밖으로 강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주님만 믿겠습니다. 저희는 저 사람의 목소리조차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니 시주님과 함께 나란히 싸운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결과가 어찌 되든 저희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어린 스님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바로 그때 검령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그는 이선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을 먼 곳에 있는 문에 고정했다.“이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랑 경계 자체가 달라. 그는 너보다 몇천 년은 더 살았어. 아마 일찍이 공간 접힘술을 익혔을 거야. 그의 실력은 이미 도경에 들어섰어. 조금 전 그 사람의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공간 접힘술을 통해 너희들을 향해 온 거야. 너희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면 아마 그의 본체는 사실 통로에 있는 게 아니라 천공성에 있다는 것이겠지.
말을 마친 검령이 검광으로 변해 수라검 안으로 들어갔다.이선우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십여 초 지나고 나서야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그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검령이 방금 한 말은 그의 약함과 보잘것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검령이 그를 속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력함을 느꼈다.그는 줄곧 자신의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과 조민아에 비하면 이 정도의 재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걸어왔다. 비록 스승님의 가르침과 조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초월자라는 큰 경지에서 자신만의 절기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검도도 터득했다.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는 이미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법했다. 하지만 검령의 말을 들은 그는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이미 이곳에서 두 달 넘게 지체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었다.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실력은 확실히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그는 최은영이 어떻게 관문을 뚫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단시간 내에 혼자서 장총 하나로 뚫고 지나갔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 비교해 보니 그는 자신이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꼈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은영이는 임독 2맥을 뚫은 건가?”이선우가 혼자 중얼거렸다. 최은영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과거로 돌아가게 했다.비록 그는 최은영이 구효궁에서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몰랐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이 분명 행운과 거대한 기연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가 우러러 바라봐야 할 정도로 성장했을 리가 없었다.지난 두 달여 동안 통로 안의 강자들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그는 그 안 수호자들의 실력도 철저히 알게 되었다.안에 있는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강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몇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어린 스님과 일행의 생사가 불명했다.이선우가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들의 종적은 찾지 못했다.“설마 내가 그 사람들까지 전부 죽였나? 그럴리가...”이선우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한 그는 마음이 초조해졌다“아니겠지? 정말 내가 그 사람들까지 다 죽였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이선우가 얼른 자기 생각을 부정하고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그는 마침내 부서진 공간에서 그들을 찾았는데 사람들을 본 이선우는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들의 상태나 너무 처참했다. 모든 사람이 중상을 입었고 가장 큰 부상을 입은 몇 사람은 목숨이 위태로웠다.온 현장이 아비규환이었다.이선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어린 스님 곁으로 달려가 단약 몇 알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어 진기를 그의 몸에 주입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했다.두 시간의 치료로 모든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두세 달 동안은 싸울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모든 부상이 안정되자 이선우는 그제야 질문을 건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이 지경이 됐어요? 개척해 낸 공간에서 시전한 그 검들은 무차별적인 공격이 아니었어요. 제가 실수로 공격했나요?”일행이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남다릅니다. 그러니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까지 얻으셨겠죠. 그 검의 살상력은 전보다 더 매서워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시주님께서 내지른 검에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진 공간 파편 때문에 다친 겁니다. 이 시주님의 검은 저희의 상대를 단칼에 제거했어요.”이선우는 듣고 충격을 받았다.그는 이전에 시전한 검이 외부의 공간까지 파괴하고 복구하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공간 파편만으로 일행들이 이렇게 심하게 다칠 줄도 생각지 못했다.“선배님, 정말 강하십니다. 자책하실 필요 없으세요. 저희가 너무 약해서 그렇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다행히 저희를 제때 구해주셔서 망정이지 아니면 저승에
그 순간 세 사람은 모두 이선우를 향한 살의가 넘쳤다.이선우의 실력이 그들의 예상을 훨씬 웃돌아 그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감정을 안겨주었다.“그럼 너희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봐야지.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와라!”이선우의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는 전투를 갈망했다. 통쾌하고 피로 물든 전투를 갈망했다.눈앞의 세 사람이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충분했다.이선우는 지금 점점 더 전투를 갈망하고, 더 강한 상대를 갈망하고 있었다.강한 상대만이 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그의 경지를 더 빨리 향상할 수 있었다.“죽어라!”세 사람이 동시에 이선우를 향해 어떠한 남김도 없이 최선을 다해 돌진했다.쾅! 쾅! 쾅!공포스러운 기세가 세 사람의 체내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금방 만들어낸 공간은 바로 풍비박산 나버렸다.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써서 보여준 실력이 공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로 이선우가 바라던 바였다.“싸우자!”이선우는 수라검을 손에 쥔 채 자리에서 사라졌었다. 공포스러운 검명성이 천지를 울렸다. 공포스러운 검기가 주위의 공간을 산산이 조각내더니 다시 복구시켰다.이선우는 공포스러운 검의를 두르고 있었다. 매번 나타날 때마다 발밑에는 새로운 검기가 생기고 있었고 검기는 부단히 강해지고 있었다.슉! 슉! 슉!수라검이 한 번씩 휘둘러 질 때마다 한 줄기 한 줄기의 검기가 발사되며 검광이 번쩍였다.복구된 공간이 다시 한번 찢겼다. 이선우의 검기가 세 사람이 내뿜은 기세를 가르며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푹!네 인영이 연이어 뒤로 물러났다. 이선우도 족히 만 척 밖으로 밀려나고 나서야 멈췄다.멈춰 선 그는 검을 든 손이, 팔 전체가 이미 선혈로 낭자한 모습을 발견했다. 몸에도 빽빽한 상처들이 생겼다.수라검이 가늘게 떨며 낮은 검명성을 내었다.그와 만 척 밖에 떨어진 세 사람의 상태도 별반 다를 바는 없었다. 매 사람의 몸에는 적어도 열 개의 상처가 나 있었고 전부 이선우가 내지른 검기로 인해 생긴
이선우가 말하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두 시간이 지나자 이선우의 체력은 이미 완벽히 회복했다. 하지만 체내의 진기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자연히 전투력도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는데 90% 정도는 회복된 상태였다.비록 전투력은 90% 정도만 회복했지만 그의 경지는 이전보다 훨씬 많이 향상되어 있었다.두 시간의 회복 기간 이선우는 검도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이선우는 이제 검도에 대해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경지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발견은 이선우를 매우 놀라게 하고 흥분시켰고 그가 검도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마음을 더 확신시켰다.그 순간 그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이전보다 더 깊어졌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확연히 눈에 띄었다.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어린 스님이 그랬다. 비록 그와 이선우가 함께 지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선우의 천재성과 불굴의 검도에 대한 깨달음은 잘 알고 있었다.비록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선우는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이전에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여 일행들도 얼마간 깨달음을 얻긴했지만 도의 문턱에 닿으려면 아직 많이 부족했다.이선우에 비한다면 그들은 모두 이 세상에 살 자격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자격도 없다고 느껴졌다.상대적인 박탈감은 심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짧디짧은 두 시간 사이에 불굴의 검도에 관해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다니요. 이러면 정말 사람들에게 맞기 쉽습니다. 저희도 살길 좀 주세요. 희망도 좀 주시고요.”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선배님. 제발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세요! 지금 재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예요! 저희 지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두부에 부딪혀 죽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모두 제각기 표정이 울상인 채로 입을 열었다.이선우가 사람들을 바라보며 얼른 위로의 말을 내뱉었다.“자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천부적인
이어 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성이 대문을 나서며 이선우를 향해 손바닥을 내지르고 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선우가 날려갔다. 멈춰 선 그의 입가로 선혈이 흘러나왔다.그 순간 이선우의 안색은 더 없이 어두워져 있었다.그 남자는 엄청 강했는데 사용하는 수법이나 공법이 매우 기이했다이선우는 한순간 그 어떠한 허점과 속임수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상황이 그의 표정을 저도 모르게 굳게 만들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이선우를 바라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저 그렇네. 난 또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 했어. 공격해 봐. 세 수 안에 네 목을 취하겠다.”말을 마친 남자는 더 이상 이선우를 신경 쓰지 않고 손을 주소요의 어깨에 올려 진기를 그녀의 체내로 주입해 주었다.“네 매혹술로 적을 상대하지 말라고 말했지. 이제 네 실력이 얼마나 약한지 알겠지?”주소요는 인정하지 않았다.“나 여우야! 매혹술을 안 쓰면 뭐 하라고? 그리고 네가 뭔데 내 실력이 약하다고 하는 거야? 당시에 네가 어떤 모습으로 져서 내 치마폭에 들어왔는지는 잊은 거야?”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자신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주소요의 매혹술에 걸려 처참한 모습으로 패배했기에 뭐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그때 그는 하마터면 몸을 잃을 뻔했다.비록 지금의 주소요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당시 주소요가 매혹술로 그를 패배시켰던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여전히 몸을 흠칫 떨었다.“흥, 할 말 없지? 아직 비장의 카드는 꺼내지도 않았어! 꺼냈으면 저놈도 내 치마 밑에 무릎을 꿇었을 거야! 아까 나를 아주 처참하게 때렸어! 그러니까 나 대신 저놈 잘 좀 혼내줘. 하지만 죽이지는 마. 괜찮은 남자야. 쟤랑 수련해서 정기를 흡수할 거야. 아니면 이분을 삭힐 수 없어!”말하는 순간 조소요의 온몸에서 도발적인 향이 풍기더니 이내 인간형으로 변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단 몇 알을 던져주고는 그녀를 외면한 채 이선
검이 또 한 번 내질러 지며 주소요의 두 꼬리가 잘려 나갔다.두 꼬리가 사라지자 주소요가 사람들에게 가했던 매혹술이 훨씬 약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이선우와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그녀는 이내 먼 곳에 있던 문 근처로 후퇴하고 남은 7개의 꼬리를 모두 회수했다.잘린 두 개의 꼬리를 보는 주소요의 마음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이선우를 노려보았다.“죽일 놈의 인간! 감히 두 꼬리를 잘라? 정말 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구미호로 진화했는지 알아? 매 꼬리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아냐고! 죽일 놈의 인간! 가만두지 않겠다.”이전의 주소요는 계속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그녀의 전력을 꺼내야 할 만큼 이선우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여우 일족으로 구미호가 되는 건 극한에 다다른 성과였다. 더 앞으로 진화하고 실력을 더 향상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하지만 아홉 개의 꼬리가 잘리지 않는 동시에 인간의 비술을 수련하면 끊임없이 경지를 향상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인간 남자와 정을 나눈다거나 하는 행위가 있었다.하여 이선우를 만나고 난 후 얼굴도 잘생겼고 실력도 괜찮은 듯하여 적합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더 중요한 사실은 이선우가 잠자리에서도 굉장한 능력이 있을 듯하여 끊임없는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만 같았다.하여 그녀는 지금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그저 환술만으로 이선우를 굴복시키고 싶었다.생각지도 못하게 이선우한테 두 꼬리가 잘린 그녀는 이제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두 꼬리가 잘린 그녀의 실력은 최소한 30%가 줄어들었다.그녀에게 치명적인 상황이었다.이선우와 동귀어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러한 원수에게는 꼭 복수를 해야 했다.한순간 주위에 다시 한번 공포스러운 보라색 기운이 풍겨왔다. 그와 동시에 주소요도 여우와 인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영혼과 수명을 태우는 일도 불사했다. 주소요의 목적은 이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