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우는 최설을 어깨에서 내리고 업고 돌아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최설의 가벼운 숨소리를 들었고,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비록 며칠 그는 줄곧 자기 일에 치여 지내고 있었지만 이 소녀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이 며칠 이 소녀는 밥을 먹는 것 외에는 거의 잠을 자는 걸 본 적이 없었다.지독한 수련을 거듭해 온 최설의 모습은 최은영과 닮은 점이 많았다.두 자매는 한번 마음먹은 일은 뒤돌아보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였다.게다가 자매는 둘 다 자기에게 너무 독했다.이선우는 갑자기 죄책감을 느꼈고 최설이 이토록 고생하고 악착같이 수련하는 것이 보고 싶지 않아 졌다.그는 최은영의 부탁에 부끄러움을 느꼈다.지금까지도 그는 누가 최은영의 사경팔맥을 뚫어 단전을 개척하게 했는지 모른다!요 며칠 그도 최설에게 물어봤지만, 한 마디도 알려주지 않았다.현재 최설의 수련은 매우 빠르게 향상하고 있다. 그녀의 선천적인 재능은 원래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를 도와 사경팔맥을 뚫게 하니 단전을 개척한 사람들은 수완이 뛰어났다.지금 그녀의 천부적인 재능은 최은영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그녀는 엄청난 수련 속도에 더불어 각종 후한 자원까지 갖추고 있다.이선우는 최설이 2년 내에 9품 지존의 정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단언했다.단지 지금 그녀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그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그러나 이선우는 만약 최설을 수련하지 못하게 한다면 틀림없이 다투게 될 거 라는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최설은 분명 매우 기분 나빠할 것이다."아, 이 계집애가 이 길을 가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네.""은영아, 최설을 잘 돌보지 못해서 미안해.""언제가 되면 만날 수 있을까? 거기서 잘 지내고 있니?"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이선우의 머리속에 최은영의 얼굴이 떠올랐다.이때, 곤륜산 경내의 깊은 산속에 한 사원 안.최은영이 총을 가지고 왔다!유동백은 이미 이곳에서 그녀를 오랫동안 기다렸다."은영아, 드디어 왔구나.
최은영은 한쪽으로 가서 거적 더미 위에 누웠다. 그러나 도저히 잠들 수가 없었다.머릿속에 온통 이선우와 그녀의 여동생 최설 생각뿐이었다.최설이 무인이 된 사실을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이선우가 자기 여동생의 사경팔맥을 뚫어 단전을 개척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처음에 일을 알았을 때 그녀는 걱정이 됐지만, 그 뒤 일이 그녀를 안심시켰다.왜냐하면 최은영은 이선우를 믿었고 여동생의 건강에 정말 문제가 생기면 이선우는 절대로 최설을 무인이 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지금 그녀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누가 그녀의 동생 최설의 사경팔맥을 뚫어 그녀가 단전을 개척할 수 있게 도와줬냐는 것이다.자기 여동생이 자기처럼 한번 결심한 일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최은영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그녀는 그동안 여동생이 얼마나 노력하고 힘들었을지 알 수 있었다.그녀는 언니로서 자격 미달이다. 여태까지 동생을 지켜주지도, 도와주지도 못했다.그녀가 줄곧 바라고 있는 것은 여동생이 근심 걱정 없이 생활하는 것이었다. 동생이 많은 고생을 하지 않았으면 했고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했다.자신과 같이 무인의 길을 걷는 것은 더더욱 싫었다.그러나 이 모든 소망이 다 깨져버린 지금 여동생을 마주하는 마음속에는 자괴감과 자책으로 가득했다.이선우를 마주할 때면 더욱 그랬다.지금 최은영에게서 백조 여전사의 자태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앞으로 이선우가 최설을 위해 어떠한 대가를 치를지 훤히 알 수 있었다!최은영은 자기가 언제 이선우 측과 만날 수 있을지 몰랐으며, 이선우에게 도대체 어떤 비밀이 있는지 더더욱 알 수 없었다.그녀가 현재 유일하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신비한 세력, 즉 곤륜산의 초세력이 이처럼 큰 판을 벌인 것은 모두 이선우를 위해서라는 것이다.그녀와 유동백은 이선우를 위해 이런 일들을 밝히고 싶었고, 그녀는 이곳이 완전히 새로운 세계이고 또 완전히 낯선 세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비록 그녀의 수련 수준이 여기에서 최하위
최은영은 유동백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추 선생은 콧수염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갑시다, 아가씨!""무슨 문제가 있으면 저한테 물어보세요. 아는 것은 모두 다 말하도록 하죠."“네, 선배님.”최은영은 추 선생의 뒤를 따르며, 두 사람은 사람들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녀가 생각을 내려놓았을 때, 유동백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잠시 생각한 후 그녀는 물었다. “은사님과 선배님은 사제 지간인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걸까요?”"은사님은 여기 분이 맞나요?"“그렇다면 어떻게 그가 르네르 속세의 세계에서 이렇게 오래 지낼 수 있던 거죠?”추 선생은 그의 콧수염을 매만지며 웃더니 말했다. “내 후배는 여기 사람이 맞습니다. 그리고 우리 태극종 사람이죠.”“그는 이곳에서 자라 열다섯 살에 이미 9품 지존 정상을 넘고 나서 이곳을 떠나 르네르 속세의 세계로 갔습니다.”“참, 당신네 르네르 국왕 지도자의 혈통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 태극종과도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곧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현재 수련 수준으로는 태극권의 젊은 세대 중 상위 5위 안에 들 수 있습니다!""그러니 걱정할 필요 없어요. 만약 그들이 당신을 괴롭히면, 제가 대신해서 나서겠어요."최은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또 물었다.“선배님 태극종은 곤륜산 전체 세력 중에서 어느 정도에 위치해 있나요?”"아이고, 아가씨, 선배라고 안 부르셔도 됩니다. 올해 겨우 200살 인걸요."“이 나이면 무도에선 아직 청장년이니 그냥 추 선생이라 부르세요.”"그것도 그렇다면, 그냥 큰 오빠이라고 부르세요!""큰 오빠? 이건 좀 그렇지 않나요?""그냥 추 선생이라 하겠습니다."최은영은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추 선생이 아주 붙임성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 그와의 관계도 순식간에 많이 가까워진 것 같았다."맘대로 부르세요.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도 좋습니다. 선배만 아니면.”“급하게 태극종으로 돌아가지 말고 산책하면서 곤륜산에 대해 얘기
추하는 최은영에게 약간의 경외심이 생겼다.이는 최은영도 마찬가지였다."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추하에요. 남천문의 성녀죠.”"만나서 반가워요. 은영 씨의 수양 수준은 정말 놀랍네요."추하가 먼저 손을 내밀며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말을 했다.최은영도 이내 손을 내밀어 추하에게 악수를 청했다. "제 이름은 최은영입니다.”"만나서 반갑습니다. 전 이곳이 생소해요. 저한텐 정말 새로운 세상이에요.""앞으로 잘 부탁드려요."두 사람은 각각 손을 거둬들이며, 추하가 웃으며 말했다."내가 더 나이가 많으니 앞으로 은영이라고 부를게.""걱정 마, 너만 괜찮다면 내가 이곳저곳을 구경시켜 줄게. 네가 알고 싶은 것, 내가 아는 것이라면 다 알려줄게.”"축제 시작했네. 안으로 가자.""참, 배고파? 배 고프면 뭐 좀 사러 가자.""시 삼촌은 그냥 둬. 삼촌은 장난꾸러기에 대식가야.” “아까 추 선생님과 국수를 먹어서 배가 안 고파요.”“그래, 들어가자."이윽고 최은영과 추하는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색등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한순간에 각 경지의 수행자들이 무대에 등장했고 최은영은 이런 등불 축제를 처음 보았다.그녀는 여전히 흥분되어 있었다. 그녀는 일 년 내내 전쟁터에 나가 있어 이렇게 떠들썩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바로 이때 추하가 최은영을 데리고 궁전의 맨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이곳은 지면에서 3000여 미터 떨어져 있어 올려다보면 마치 별을 딸 수 있을 것 같았다.아래를 한 번 내려다보니, 사람들이 어지럽게 춤추고 있어 매우 다채로웠다."어머, 이분은 남천문의 성녀 추하 아가씨가 아닙니까. 어떻게 오늘 밤 이런 고상한 분이 계십니까?""이 아가씨는?"녹색 셔츠와 가운을 입은 청년이 부채를 흔들며 최은영과 추하의 곁으로 왔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남녀가 뒤따르고 있었다.그들은 모두 20대로 보였고, 말을 하는 파란 셔츠를 입은 청년이 리더인 것 같았다.녹색 셔츠를 입은 남자의 눈빛은 최은영의 몸에 고정되어 떨어질 줄을 몰랐
이민교가 보낸 두 사람이 추하의 길을 가로막았다."추하 성녀, 묻고 싶은 게 있어.""너랑 같이 있던 그 여자 이름이 뭐지? 어느 세력이야?""숨기는 거 없이 사실대로 말해.""알려주지. 우리 성자가 그 여자에게 반했어."찰싹!추하는 두말없이 손바닥으로 두 사람의 뺨을 내리쳤다."추하, 뭘 하려는 거지? 네가 감히 우리 둘을 때리다니?""너 간이 밖으로 나왔구나. 우리 둘이 성자인 것을 알면서도 감히 손을 대?"“너희 남천문이 우리 음양문과 맞서려는 거야?”찰싹!추하는 또 한 번 공중에서 뺨을 때렸다."나를 협박한다고? 너희 둘이 누구인지 잊었어?""이민교 곁에 있는 개 두 마리에 불과한 주제에 감히 누가 누굴 겁줘?""돌아가서 이민교한테 내 동생 건드리지 말라고 전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태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어 준다고."“꺼져.”두 사람은 당황한 듯 일어나 말했다. "아, 알았어. 네가 한 말 그대로 전할게.""꺼져."두 사람은 당황해서 도망쳤고, 추하의 얼굴은 안 좋아 보였다.그녀는 남천문의 성녀여서 평소에 산을 잘 내려오지 않기 때문에 최은영이 매우 걱정되었다.종문 안에서 그녀는 수련 밖에 없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았다.따져보면 그녀는 진정한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최은영과 짧게 지내는 동안 그녀는 인생의 소울 메이트를 찾은 것 같았다.특히 최은영의 사악한 천부적인 재능 때문에 추하는 그녀와 친구가 되기로 결심했다.추하는 음양문의 실력이 남천문과 막상막하인데다 이민교의 성격을 알고 있어 은영이 상처받을까 봐 걱정이었다.그녀는 원래 음양문에 한번 가볼 생각이었으나 최은영의 곁에 추 선생이 있으니 누가 그녀를 해칠 수 있겠냐고 생각했다.또한 추하는 추 선생이 최은영을 태극종에 데려 오려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태극종의 보호 덕분에 추하는 아무도 은영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 믿었다."이민교, 너 최은영을 건드리지 않는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넌 쓴맛을 보게 될 거야."추하는 혼잣말을 마치고는 재빨
최은영은 칼같이 예리한 눈빛으로 이주교를 훑어보았다. 그리고 이때 이주교 또한 최은영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포스러운 기운을 느꼈다."말도 안돼,절대 말도 안된다고!""네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강할수가 있어?설마...""너, 너는 총 수련자냐?""네 총의가 이미 성경에 들어선거야?"이주교가 말을 하자마자 최은영의 손안에 쥐여져 있던 은용창에서 공포스러운 총소리가 울려퍼졌다."총의가 성경에 들어섰구나!"이주교는 다시 한번 놀랐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다음에 바로 최은영의 전의가 타올랐기 때문이었다."전의도 성경에 들어섰어!""네, 네 총의와 전의가 모두 성경에 들어선 것으로도 모자라 신의 경지와 반 발자국밖에 안남았다고?!""어떻게 이럴수가 있어?"이주교는 너무도 놀라서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마음속으로도 너무 당황했다. 그는 그제서야 왜 자신이 방금 전 최은영한테 놀라 뒷걸음질 했는지 깨닫게 되였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총의와 전의가 모두 성경에 들어섰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최은영이 그에게 살수를 쓴다면 겨우 반단계 무신의 경지인 그를 한 수면 순식간에 죽일수 있었다.그러나 크게 놀란 뒤 그는 곧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고는 바로 평소에 안하무인이고 도도한 모습으로 회복했다."아가씨, 아가씨 능력은 내가 본 가운데서 제일 사기야, 내가 아가씨를 너무 얕봤어, 너무 업신여겼고.""그렇지만 결과는 같아, 아가씨는 내가 점 찍어 놓은 여자야. 아가씨는 반드시 내 여자가 돼야 하고.""실력만 강해서 뭐해, 이 사회는 결국 배경이랑 인맥을 보는데.""아가씨는 우리 음양사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몰라, 우리 음양사가 어떤 존재인지 모른다고.""내가 명확히 알려주자면 태극종은 아가씨를 지키지 못해.""지금 나랑 간다면 아무일도 발생하지 않았던 셈 쳐줄게. 지금 가지 않는다면 아가씨한테 장담하지, 아가씨는 이 세상에 온 걸 후회하게 될거야."이주교는 말하면서 오만방자한 표정을 짓고는 길을 비켰다.그
이선우는 늘 최은영을 걱정했고 늘 최은영이 보고싶었다.그러나 지금 그는 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속에 묻어둘 수밖에 없었다. 그는 르네르의 수호신이었는데 지금 그의 신분을 가장 꺼려하는 것은 르네르의 8대 권력자들과 3대 왕족이었다.곤륜산으로 가기 전에 그는 반드시 이 일들을 전부 해결해야 했다.그리고 지금 최은영과 그의 사부가 이미 르네르를 떠났는데 그들은 이 일에 대하여 이미 국왕과 협의를 봤었다.그는 그렇게 뒷수습을 하는 사람이 되였다. 비록 지금까지 그가 봉행해왔던건 누가 강하면 누가 왕이라는 거였지만.그러나 진효종등 권력자들과 3대 왕족은 르네르에서 모두 백년, 심지어 수천년을 전승해왔었다.그들의 뿌리는 극히 깊으며 관련된 각 업종은 모두 르네르의 기초였다.그들을 죽이는 것은 아주 쉬웠다. 그가 생각만 한다면 죽일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을 단번에 멸망시키면 르네르의 실력이 곤두박질칠 것이 뻔했다.자칫하면 수천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었다. 이건 그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그는 진효종 등 권력자들과 3대 왕족을 완벽하게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은인해 왔었다.현재 그 신비한 세력은 그의 눈에서는 더 이상 그렇게 신비롭게 보이지 않았다. 이미 곤륜산의 그 초연한 세력이라는 것을 확정했기 때문에.그리고 그들의 최종 목적은 자신의 비밀임도 확정했다. 르네르의 권력자와 3대 왕족들은 그냥 그들의 장기말에 불과했다.다음 일은 좀 까다로웠지만 더 이상 꺼릴 것이 없었다.그의 스승 유동백과 국왕의 전에 그 계획에 따르면 현재 일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진효종등 권력자들의 연맹은 이미 와해되기 시작했으며 그들의 종말이 곧 다가오고 있었다. 손을 대지 않고 그들더러 자멸하라 하는게 가장 좋은 결과였다. 다음으로 비교적 까다로운 것은 3대 왕족이었다.일년여 동안 3대 왕족과 진효종등 권력자들은 줄곧 암암리에 합작하고 있었다.그와 최은영을 겨냥한것도 모자라 국왕에게까지 3대 왕족의 그림자가 붙어있었지만 그들은 아직까지
진효종 등 권력자들과 3대 왕족은 단한번도 국왕과 곤륜산 쪽 세력들의 판에서 벗어나본 적이 없었다.진씨 가문 가장은 오래전부터 이 점을 의식했으나 한번도 승인한 적이 없었다.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서 그는 부득이 인정할수 밖에 없었다.그는 생각을 잠시 정리하다가 입을 열었다. "여러분, 저희는 줄곧 저희가 강하다고 여겨왔습니다, 저희가 모든 자원을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해왔어요, 세력과 저희가 가지고 있는 배경이 저희들로 하여금 르네르에서 제멋대로 행동하게 했습니다.""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웃기고 멍청한 일입니까.""이렇게 오랫동안 저희는 곤륜산의 그 세력들과 국왕에게 장난감처럼 놀아났습니다!""저희는 저희가 가진 이 모든게 르네르의 뿌리를 흔들수 있을거라 여겨왔었지요, 얼마나 멍청합니까, 얼마나 바보 같아요.""방금 전 제 아래 사람이 곤륜산 쪽에서부터 가져온 소식을 들었습니다. 무도 봉인이란건 존재하지 않아요.""모든 건 국왕과 수라지존, 그리고 곤륜산 쪽에서 저희 눈을 가리려고 퍼뜨린 헛소문이었습니다.""이제 정확하게 알려드릴수 있습니다, 구품지존 이상의 경계는 모두 무신이에요!""무신은 하나의 새로운 경계입니다. 무신까지 도달하려면 반드시 신맥을 뚫어야합니다!""여러분들은 상상도 못하시겠지만 신맥을 뚫는 방법은 오직 경지가 무로 돌아가 보통 사람이 되는 것 밖에 없어요.""그리고 신기단약을 복용하면 구품지존 이상이 될수 있습니다. 그제서야 진정으로 무신의 경지에 오르는 겁니다.""국왕은 저희를 장기말로 삼았습니다. 저희를 구품지존에 묶어놓은지 약 100여년이에요.""이렇게 긴 시간은 그가 자신의 계획을 실현하기에 충분해요. 그의 계획이 이미 거의 실현된 것도 알리고요.""곤륜산의 세력에는 유동백과 수라전존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모르는 개인과 일부 세력들도 있고 모두 부단히 그의 계획에 참여하고 있어요.""저희가 일어날수 없을거라 생각한 일들, 국왕이 반드시 두려워 할거라는 일들, 사실은 모두 저희의 눈을 막는 것이었습
이선우가 연달아 절기를 시전하자, 그의 기세는 최고조에 달했고, 검의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이내 그의 기세는 무서운 지경에 이르렀고 그 모든 것을 노인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순간 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비록 그의 본체는 천공성 멀리에 있었지만 그와 같은 강자에게 있어 거리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이선우는 그의 지척에 있는 것 같았다.“녀석, 내가 눈이 나빠 너를 얕봤구나. 불굴의 검도를 이렇게까지 깨우쳤을 줄을 몰랐구나. 너는 정말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두 번째 젊은이다. 불굴의 검도라니 재밌구나.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말거라.”말을 마친 노인이 허공을 밟고 떠났다. 그는 이선우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토록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젊은이는 그를 위해 쓰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최은영에게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그는 최은영의 장총에 지고 말았다.그는 이선우가 그를 이길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이선우는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노인의 본체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본체가 온다고? 그 사람한테 죽는 거 아니야?”어리둥절한 나머지 이선우는 놀라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비록 몇천 리 덜어져 있지만 노인에게 그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십여 초 사이 노인은 이미 이선우 앞에 나타나 있었다. 이선우는 그를 보고 다시 한번 넋이 나갔다.몸집이 작고 새우등처럼 굽어진 허리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의 몸에서는 어떠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절대 강자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늙은이 같은 존재였다.“어떠냐, 젊은이. 실망한 거냐? 나도 널 그다지 죽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넌 절대로 날 위해 쓰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네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보거라.”노인은 몇 마디 하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선배님께서 가르침을 주시지요.”웅!이선우 수중의 수라검에서
이번에 이선우는 선제공격을 감행했다.웅!수중의 수라검에서 낮은 검명성이 들려왔다. 불굴의 검의와 불굴의 검도의 가세 하에 이선우는 간사한 각도로 손에 쥔 수라검으로 커다란 손을 잘랐다.쾅 하는 소리가 울렸다.이선우의 검이 여전히 거대한 손을 부수지는 못했지만, 손은 허화되고 있었다.이선우는 기세를 몰아 다시 검을 몇 번 내질렀다.슉! 슉! 슉!끝내 손이 철저하게 부서지며 허화되더니 사라졌다.그 모습을 본 이선우와 일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는데, 곧 또 다른 손이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손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단단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반응했지만 거대한 손이 그를 덮칠 때 그는 자신이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갑자기 자기 발이 땅속에서 자라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손은 바로 이선우를 내리쳐 완전히 날려버렸다.무려 십여만 척이나 날아간 후에 겨우 멈춰 섰고 사방의 공간 장벽도 그대로 산산이 부서졌다.몸을 가누고 멈춰 선 이선우의 입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몸 어디도 성한 곳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사람 전체가 아비규환이었다.바로 그때 어린 스님과 일행이 당황하여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참담한 모습을 보고 모두 마음을 졸였다.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놀라움과 경악으로 가득 찼다. 비록 안에 있는 사람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력이 반단계 도경의 강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들의 인지 안의 범위에서는 이선우도 더할 나위 없이 강했다. 하여 그들은 이선우가 이렇게 처참하게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괜찮으십니까?”어린 스님은 놀라서 얼른 이선우를 부축하고 사람들을 불러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체내로 진기를 주입해 주었다.그 순간 이선우의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의식은 약간 흐려지며 매우 괴로웠다.오장육부는 이미 부서진 것처럼 일순간에 뒤집혔지만, 육체적인 고통에 비해 그저 심적인 억울함이 더 강했다.상대도 똑
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은 그대로 만 척 밖으로 날려갔다. 이선우가 제때 검기를 내뿜어 그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들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지 모를 일이었다.“무섭네요. 너무 두려운 위압감과 기세에요. 공포스러운 기세는 우리의 인지를 벗어난 것 같아요. 안에 있는 사람은 아마 초월자를 넘어서 도경에 들어선 것 같네요.”어린 스님과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정말 통로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은 그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있었다.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무서운 살상력을 뿜어냈으니 말이다.그들은 이선우 뒤에 서서 호흡조차 조심히 해야 했다. 이선우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마 이미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었다.그 순간 그들은 모든 희망을 이선우에게 걸었고 마음속에는 그를 향한 경외심만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이선우의 얼굴빛은 약간 굳어있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이 그의 예상을 조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목소리만으로 끝없는 공포가 밀려왔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안에 있는 사람은 정말 생각 밖으로 강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주님만 믿겠습니다. 저희는 저 사람의 목소리조차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니 시주님과 함께 나란히 싸운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결과가 어찌 되든 저희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어린 스님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바로 그때 검령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그는 이선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을 먼 곳에 있는 문에 고정했다.“이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랑 경계 자체가 달라. 그는 너보다 몇천 년은 더 살았어. 아마 일찍이 공간 접힘술을 익혔을 거야. 그의 실력은 이미 도경에 들어섰어. 조금 전 그 사람의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공간 접힘술을 통해 너희들을 향해 온 거야. 너희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면 아마 그의 본체는 사실 통로에 있는 게 아니라 천공성에 있다는 것이겠지.
말을 마친 검령이 검광으로 변해 수라검 안으로 들어갔다.이선우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십여 초 지나고 나서야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그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검령이 방금 한 말은 그의 약함과 보잘것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검령이 그를 속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력함을 느꼈다.그는 줄곧 자신의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과 조민아에 비하면 이 정도의 재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걸어왔다. 비록 스승님의 가르침과 조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초월자라는 큰 경지에서 자신만의 절기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검도도 터득했다.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는 이미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법했다. 하지만 검령의 말을 들은 그는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이미 이곳에서 두 달 넘게 지체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었다.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실력은 확실히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그는 최은영이 어떻게 관문을 뚫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단시간 내에 혼자서 장총 하나로 뚫고 지나갔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 비교해 보니 그는 자신이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꼈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은영이는 임독 2맥을 뚫은 건가?”이선우가 혼자 중얼거렸다. 최은영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과거로 돌아가게 했다.비록 그는 최은영이 구효궁에서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몰랐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이 분명 행운과 거대한 기연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가 우러러 바라봐야 할 정도로 성장했을 리가 없었다.지난 두 달여 동안 통로 안의 강자들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그는 그 안 수호자들의 실력도 철저히 알게 되었다.안에 있는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강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몇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어린 스님과 일행의 생사가 불명했다.이선우가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들의 종적은 찾지 못했다.“설마 내가 그 사람들까지 전부 죽였나? 그럴리가...”이선우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한 그는 마음이 초조해졌다“아니겠지? 정말 내가 그 사람들까지 다 죽였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이선우가 얼른 자기 생각을 부정하고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그는 마침내 부서진 공간에서 그들을 찾았는데 사람들을 본 이선우는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들의 상태나 너무 처참했다. 모든 사람이 중상을 입었고 가장 큰 부상을 입은 몇 사람은 목숨이 위태로웠다.온 현장이 아비규환이었다.이선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어린 스님 곁으로 달려가 단약 몇 알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어 진기를 그의 몸에 주입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했다.두 시간의 치료로 모든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두세 달 동안은 싸울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모든 부상이 안정되자 이선우는 그제야 질문을 건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이 지경이 됐어요? 개척해 낸 공간에서 시전한 그 검들은 무차별적인 공격이 아니었어요. 제가 실수로 공격했나요?”일행이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남다릅니다. 그러니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까지 얻으셨겠죠. 그 검의 살상력은 전보다 더 매서워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시주님께서 내지른 검에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진 공간 파편 때문에 다친 겁니다. 이 시주님의 검은 저희의 상대를 단칼에 제거했어요.”이선우는 듣고 충격을 받았다.그는 이전에 시전한 검이 외부의 공간까지 파괴하고 복구하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공간 파편만으로 일행들이 이렇게 심하게 다칠 줄도 생각지 못했다.“선배님, 정말 강하십니다. 자책하실 필요 없으세요. 저희가 너무 약해서 그렇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다행히 저희를 제때 구해주셔서 망정이지 아니면 저승에
그 순간 세 사람은 모두 이선우를 향한 살의가 넘쳤다.이선우의 실력이 그들의 예상을 훨씬 웃돌아 그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감정을 안겨주었다.“그럼 너희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봐야지.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와라!”이선우의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는 전투를 갈망했다. 통쾌하고 피로 물든 전투를 갈망했다.눈앞의 세 사람이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충분했다.이선우는 지금 점점 더 전투를 갈망하고, 더 강한 상대를 갈망하고 있었다.강한 상대만이 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그의 경지를 더 빨리 향상할 수 있었다.“죽어라!”세 사람이 동시에 이선우를 향해 어떠한 남김도 없이 최선을 다해 돌진했다.쾅! 쾅! 쾅!공포스러운 기세가 세 사람의 체내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금방 만들어낸 공간은 바로 풍비박산 나버렸다.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써서 보여준 실력이 공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로 이선우가 바라던 바였다.“싸우자!”이선우는 수라검을 손에 쥔 채 자리에서 사라졌었다. 공포스러운 검명성이 천지를 울렸다. 공포스러운 검기가 주위의 공간을 산산이 조각내더니 다시 복구시켰다.이선우는 공포스러운 검의를 두르고 있었다. 매번 나타날 때마다 발밑에는 새로운 검기가 생기고 있었고 검기는 부단히 강해지고 있었다.슉! 슉! 슉!수라검이 한 번씩 휘둘러 질 때마다 한 줄기 한 줄기의 검기가 발사되며 검광이 번쩍였다.복구된 공간이 다시 한번 찢겼다. 이선우의 검기가 세 사람이 내뿜은 기세를 가르며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푹!네 인영이 연이어 뒤로 물러났다. 이선우도 족히 만 척 밖으로 밀려나고 나서야 멈췄다.멈춰 선 그는 검을 든 손이, 팔 전체가 이미 선혈로 낭자한 모습을 발견했다. 몸에도 빽빽한 상처들이 생겼다.수라검이 가늘게 떨며 낮은 검명성을 내었다.그와 만 척 밖에 떨어진 세 사람의 상태도 별반 다를 바는 없었다. 매 사람의 몸에는 적어도 열 개의 상처가 나 있었고 전부 이선우가 내지른 검기로 인해 생긴
이선우가 말하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두 시간이 지나자 이선우의 체력은 이미 완벽히 회복했다. 하지만 체내의 진기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자연히 전투력도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는데 90% 정도는 회복된 상태였다.비록 전투력은 90% 정도만 회복했지만 그의 경지는 이전보다 훨씬 많이 향상되어 있었다.두 시간의 회복 기간 이선우는 검도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이선우는 이제 검도에 대해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경지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발견은 이선우를 매우 놀라게 하고 흥분시켰고 그가 검도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마음을 더 확신시켰다.그 순간 그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이전보다 더 깊어졌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확연히 눈에 띄었다.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어린 스님이 그랬다. 비록 그와 이선우가 함께 지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선우의 천재성과 불굴의 검도에 대한 깨달음은 잘 알고 있었다.비록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선우는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이전에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여 일행들도 얼마간 깨달음을 얻긴했지만 도의 문턱에 닿으려면 아직 많이 부족했다.이선우에 비한다면 그들은 모두 이 세상에 살 자격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자격도 없다고 느껴졌다.상대적인 박탈감은 심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짧디짧은 두 시간 사이에 불굴의 검도에 관해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다니요. 이러면 정말 사람들에게 맞기 쉽습니다. 저희도 살길 좀 주세요. 희망도 좀 주시고요.”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선배님. 제발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세요! 지금 재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예요! 저희 지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두부에 부딪혀 죽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모두 제각기 표정이 울상인 채로 입을 열었다.이선우가 사람들을 바라보며 얼른 위로의 말을 내뱉었다.“자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천부적인
이어 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성이 대문을 나서며 이선우를 향해 손바닥을 내지르고 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선우가 날려갔다. 멈춰 선 그의 입가로 선혈이 흘러나왔다.그 순간 이선우의 안색은 더 없이 어두워져 있었다.그 남자는 엄청 강했는데 사용하는 수법이나 공법이 매우 기이했다이선우는 한순간 그 어떠한 허점과 속임수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상황이 그의 표정을 저도 모르게 굳게 만들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이선우를 바라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저 그렇네. 난 또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 했어. 공격해 봐. 세 수 안에 네 목을 취하겠다.”말을 마친 남자는 더 이상 이선우를 신경 쓰지 않고 손을 주소요의 어깨에 올려 진기를 그녀의 체내로 주입해 주었다.“네 매혹술로 적을 상대하지 말라고 말했지. 이제 네 실력이 얼마나 약한지 알겠지?”주소요는 인정하지 않았다.“나 여우야! 매혹술을 안 쓰면 뭐 하라고? 그리고 네가 뭔데 내 실력이 약하다고 하는 거야? 당시에 네가 어떤 모습으로 져서 내 치마폭에 들어왔는지는 잊은 거야?”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자신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주소요의 매혹술에 걸려 처참한 모습으로 패배했기에 뭐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그때 그는 하마터면 몸을 잃을 뻔했다.비록 지금의 주소요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당시 주소요가 매혹술로 그를 패배시켰던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여전히 몸을 흠칫 떨었다.“흥, 할 말 없지? 아직 비장의 카드는 꺼내지도 않았어! 꺼냈으면 저놈도 내 치마 밑에 무릎을 꿇었을 거야! 아까 나를 아주 처참하게 때렸어! 그러니까 나 대신 저놈 잘 좀 혼내줘. 하지만 죽이지는 마. 괜찮은 남자야. 쟤랑 수련해서 정기를 흡수할 거야. 아니면 이분을 삭힐 수 없어!”말하는 순간 조소요의 온몸에서 도발적인 향이 풍기더니 이내 인간형으로 변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단 몇 알을 던져주고는 그녀를 외면한 채 이선
검이 또 한 번 내질러 지며 주소요의 두 꼬리가 잘려 나갔다.두 꼬리가 사라지자 주소요가 사람들에게 가했던 매혹술이 훨씬 약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이선우와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그녀는 이내 먼 곳에 있던 문 근처로 후퇴하고 남은 7개의 꼬리를 모두 회수했다.잘린 두 개의 꼬리를 보는 주소요의 마음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이선우를 노려보았다.“죽일 놈의 인간! 감히 두 꼬리를 잘라? 정말 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구미호로 진화했는지 알아? 매 꼬리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아냐고! 죽일 놈의 인간! 가만두지 않겠다.”이전의 주소요는 계속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그녀의 전력을 꺼내야 할 만큼 이선우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여우 일족으로 구미호가 되는 건 극한에 다다른 성과였다. 더 앞으로 진화하고 실력을 더 향상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하지만 아홉 개의 꼬리가 잘리지 않는 동시에 인간의 비술을 수련하면 끊임없이 경지를 향상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인간 남자와 정을 나눈다거나 하는 행위가 있었다.하여 이선우를 만나고 난 후 얼굴도 잘생겼고 실력도 괜찮은 듯하여 적합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더 중요한 사실은 이선우가 잠자리에서도 굉장한 능력이 있을 듯하여 끊임없는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만 같았다.하여 그녀는 지금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그저 환술만으로 이선우를 굴복시키고 싶었다.생각지도 못하게 이선우한테 두 꼬리가 잘린 그녀는 이제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두 꼬리가 잘린 그녀의 실력은 최소한 30%가 줄어들었다.그녀에게 치명적인 상황이었다.이선우와 동귀어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러한 원수에게는 꼭 복수를 해야 했다.한순간 주위에 다시 한번 공포스러운 보라색 기운이 풍겨왔다. 그와 동시에 주소요도 여우와 인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영혼과 수명을 태우는 일도 불사했다. 주소요의 목적은 이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