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조씨 가문 전원은 여느 때보다도 시끌벅적했다.서울의 각 업계의 권력자가 전부 모였고 밖에는 고급 외제 차가 가득 세워져 있었다.오늘은 조씨 가문 조장훈의 팔순 잔치 날이었다.조장훈도 나름 전설의 인물로 3급 무사이며 휘하에 다양한 산업을 거느리고 있었다.형원 그룹 외에, 열 개가 넘는 유흥 업소를 운영하고 있어 인맥이 몹시 넓었다.서울에서 조씨 가문은 최상위권 재벌이었다.“대흥 부동산에서 백옥 비취 한 쌍을 선물했습니다.”“믿음 골동상이 불주 하나를 선물했습니다.”“진가 전당포에서 옥 여의 한 쌍을 선물했습니다.”…문 앞에서 지사가 끊임없이 각 가문에서 보내온 선물을 외쳤다.부리는 것 중 아무거나 하나 골라도 천 단위는 물론 억 단위도 올라갔다.여진수가 도착했다.손에는 검은색 비닐봉지를 든 채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가 나타나자 곧바로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오늘같이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는 모두 화려하게 차려입고 나타나기 마련인데 오직 그만이 운동복 차림이라 확실히 이질적이었다.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무시한 채 여진수는 곧장 대문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이내 가로막혔다.정장 차림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경호원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누구십니까?”“조장훈을 축하하러 왔다. 비켜.”여진수가 기를 전부 내보이자, 경호원은 순간 얼어붙었다.정신을 차렸을 때, 여진수는 이미 그의 곁을 지나치고 있었다.집사의 앞으로 간 그는 들고 있던 봉투를 무심하게 넘겼다.“손님께서 축의금을 선물했습니다.”돈봉투인 줄 알고 얼결에 외치던 집사의 손에서 봉투가 열리더니, 동전 모양으로 오린 종잇다발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뭐? 시비 거는 거야?”그 시각 여진수는 이미 안채로 들어섰다.가장 안쪽에는 서울 각 업계의 헤드 급 인물들이 앉아있었다.조장훈은 여든이었지만 겉보기에는 몹시 정정해 보였다.두 눈에 언뜻 비치는 안광은 그를 조금도 얕잡아 보지 못하게 했다.시끌벅적하던 분위기는 바깥에서 누군가가 지전을 선물했
긴장감으로 팽팽할 때, 한형걸이 안으로 걸어들어왔다.순간, 현장에 있던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한형걸에게서 거대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경호원들은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못했다.“한 노선생님!”조장훈은 기쁨을 금치 못하며 얼른 가까이 다가갔다.“여긴 어쩐 일이십니까?”더욱이 조준만은 미친 듯이 기뻐하며 말했다.“한 노선생님, 저희 아버지의 팔순 잔치에 참석하러 오신 겁니까?”자리에 있던 빈객들은 그 말에 부러움과 질투 어린 눈빛으로 조장훈을 쳐다봤다.한형걸이 무려 직접 여든 잔치에 참석하러 오다니, 얼마나 체면이 사는 일인가!만약 조씨 가문을 한 마리의 뱀에 비유한다면 한형걸은 가히 거대한 용이라고 할 수 있었다.조씨 가문을 찍어 누르는 것쯤은 손가락 까딱하는 정도의 일이었다.조장훈이 내민 양손에 한형걸은 마주 잡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차갑게 굳은 얼굴로 꾸짖었다.“자네가 뭐라고, 나와 악수를 할 수 있단 말인가?”미소를 띄고 있던 조장훈의 얼굴이 굳어버렸다.여러 빈객들도 수군대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한형걸은 안색이 어두워진 조장훈은 무시한 채 여진수의 앞으로 다가와 깊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은공을 뵙겠습니다.”쿵!고요한 수면에 커다란 돌덩이가 던져진 듯, 한차례의 파동이 일었다.믿을 수 없다는 듯한 시선들이 여진수를 향했다.도대체 어떤 녀석이기에 한 노선생이 허리를 숙이게 한단 말인가?여진수는 조금 의아해하며 물었다.“여긴 어쩐 일입니까?”한형걸이 웃으며 말했다.“은공께서 이곳에 온다기에,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걱정되어서 왔습니다. 그런데…”등을 돌린 그는 조장훈을 보며 사정없이 꾸짖었다.“자네 가문은 참 겁이 없군. 이 한형걸의 은인도 모욕하다니!”조씨 가문 일가는 크게 놀라 어쩔 줄 몰라 했다.싸구려 차림의 소년이 무려 거물 같은 한형걸과 관계가 있을 줄이라고는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수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에 질투를 금치 못했다.그들은 여진수가 분명 어쩌다 운 좋게 한형걸을 구해
여진수는 그 주먹을 가볍게 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누구 좀 찾으러 온 것뿐이야, 널 괴롭힐 생각 없어.”옆에 있던 학생들은 여진수가 우람한 체구의 소년의 주먹을 간단하게 막는 것을 보고는 놀라운 기색을 드러냈다.“쟤 힘 엄청 세네, 장혁의 공격을 저렇게 간단하게 막아내다니.”“우연이겠지. 장혁은 태권도 검은띠 8단이라고. 엄청 대단하단 말이야. 나 저번에 쟤 혼자서 여른 대여섯 명이랑 싸우는 것도 봤어.”“나도 우연이라고 생각해.”장혁은 놀랍기도 하고 화가 치밀기도 했다. 장혁인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자신의 주먹을 감싼 여진수의 손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힘을 너무 과하게 쓴 탓에 얼굴도 벌겋게 달아올라 하는 수 없이 크게 외쳤다.“개자식, 이거 안 놔? 죽고 싶어?”여진수는 그의 손을 놓아주며 진심 어린 말투로 말했다.“저기, 난 들어가서 사람 한 명 찾으려는 것뿐이니까 비켜주면 안 될까?”그는 학교에 다닌 적이 없는 탓에 학교의 학생들에게 비교적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런 표정을 본 장혁은 여진수가 자신을 모욕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장혁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분노에 차 외쳤다.“다들 뭘 멍하니 보고 있어? 다들 같이 저 녀석 때려눕혀!”장혁의 옆에는 앞잡이질하는 사람도 함께였다.그시각, 장혁의 명령을 들은 그는 곧바로 달려들더니 여진수를 향해 마구 주먹질을 했다.여진수의 두 눈에 시린 빛이 번뜩였다.차려야 할 예의를 여진수는 다 차렸다. 기왕 상대가 호의를 몰라주니 그도 더는 봐줄 필요가 없었다.9급 무사인 그에게 있어 이런 일반인을 상대하는 건 개미를 죽이는 것보다도 간단했다.주위 사람들은 그의 움직임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한꺼번에 달려들었던 사람들은 전부 비명만 지르며 바닥을 굴렀다.장혁을 비롯한 학생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를 알 수가 없어 얼이 빠졌다.별거 아닌 것처럼 손을 탁탁 턴 여진수는 장혁의 곁을 지나치며 손을 들어 그의
김민준의 경고를 무시한 채 여진수는 곧장 윤설아에게 다가갔다.그 행동에 김민준의 안광은 더욱더 차갑게 번뜩였다.하지만 그는 그 자리에서 화를 내지는 않았다.대외적으로 그는 늘 점잖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었고, 그것은 그가 여자를 만나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기도 했다.겉으로는 여진수에게 어떻게 하지 못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는 어떻게 여진수를 처리할지 다 생각해 놓고 있었다.그때 다른 남학생들도 우르르 몰려들어오는 바람에 김민준의 화는 더욱더 커졌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달려들었으니 더욱더 막을 방도가 없었다.그 시각 여진수는 이미 윤설아의 곁으로 다가갔다.그녀는 몸매가 확실히 빼어났다. 특히 예쁜 다리는 길고 곧아 목 아래는 다 다리 같았다.딱히 뭘 할 필요 없이 그녀는 어딜 가든 절대적으로 사람들의 중심이 되었다.“안녕, 혹시 네가 윤설아야?”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던 윤설아는 고개를 돌리자 명랑한 외모에 눈빛이 맑은 여진수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게 보였다.잠시 멈칫한 그녀는 이내 예의상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맞긴 한 데, 무슨 일이야?”그녀는 도리어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평소 자신의 연습실에 올 때면 김민준 외에 다른 남자는 없었는데 오늘은 왜 갑자기 이렇게 많아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여진수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그녀의 친구가 먼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뭐긴 뭐야. 당연히 네 연락처 달라고 하는 거거나 아예 고백하러 온 거겠지.”사람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녀답게 이내 모든 사람의 이목이 그들에게 쏠렸다.여진수는 태연자약한 얼굴로 말했다.“여긴 이야기를 나눌만한 곳이 아니라서.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약왕주는 중대한 사안이라 이렇게 사람들이 다 보는 곳에서 말할 수는 없었다.“미안, 나 좀 있다가 수업 있어서 그러지는 못하겠어. 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해.”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백받은 터라, 그녀는 여진수를 당연스레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라고
김민준은 양손으로 휴대폰을 쥐고는 재빨리 답장을 보냈다.[알겠어. 지금 바로 송금할게.]윤설아가 있는 숙소 안, 고개 숙여 김민준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는 이연희의 입가에 수상한 미소가 걸렸다.그녀가 자신의 계좌를 보내자 얼마 지나지 않아 4억이 송금됐다는 알림을 받았다.확인하자마자 알림을 삭제한 그녀는 윤설아의 침대에 앉아 배시시 웃었다.“설아야, 우리 오늘 저녁에 나가서 먹을까?”“오늘 저녁에? 근데 나 숙서에서 책 읽고 싶은데.”윤설아는 성격이 무덤덤해 대학 기간 동안 다른 학생들이 연애하고 있을 때에도 그녀는 오로지 공부만 했다.“에이, 책은 언제든 볼 수 있잖아. 그리고 계속 책만 보면 안 좋아. 그러다가 바보 된다? 밤에는 그만 봐. 밥 먹고 나서는 바로 돌아오면 되지, 얼마 안 걸릴 거야.”“하지만…”윤설아는 조금 망설였지만 이연희는 그녀에게 거절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내 베프야, 나 그동안 계속 너한테 집적거리는 사람 다 막아줬잖아. 큰 공은 없어도 고생한 걸 봐서라도 나가서 같이 먹자.”윤설아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같이 가줘야지.”“좋아.”한껏 기뻐한 그녀는 윤설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넌 정말 너무 착해.”…그리고 한편, 학교를 떠난 여진수는 곧바로 미행을 알아챘다.하지만 그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조무래기들뿐이라 그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는다면 여진수도 신경 쓰기 귀찮았다.그는 조씨 가문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멀찍이 따라가던 장혁 일행은 여진수가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 것을 보며 연신 비웃음을 흘렸다.“멍청한 자식, 싸움 좀 한다고 정말 다 제 마음대로 되는 줄 아나 보네.”“민준 도련님을 건드렸으니, 이제 죽을 날만 남았어.”“저 사람 외눈 늑대 아니야?”여진수는 버스 정류장에 서서 조용히 버스를 기다렸다.별안간 고개를 휙 돌린 그의 두 눈에 흉측한 외모에 험상궂은 눈빛의 남자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여진수는 단번에 그가
털썩! 털썩!장혁 일행은 곧바로 무릎을 꿇고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흉악하기 그지없는 외눈 늑대마저도 여진수에게 맞아 저런 꼴이 되었는데, 그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형님,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봐주세요.”“죽이지 말아주세요. 위아래로 챙겨야 할 가족이 있습니다. 보잘것없는 저는 무시하고 버려주세요.”“형님, 목숨만 살려주시면 제 동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여자친구도 드릴게요.”…여진수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비록 이들의 잘못은 죽을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이대로 쉽게 놓아줄 수도 없었다.잠시 고민하던 그는 가방에서 환약 하나를 꺼내 으깬 뒤, 거칠게 그들의 입을 벌려 억지로 약을 밀어 넣고 삼키게 했다.장혁 일행은 하나같이 두려움에 찬 얼굴을 했다.“걱정 마, 큰 부작용은 없는 약이니까. 그냥 일 년에 꼭 한 번은 해독제를 먹어야 할 뿐이야. 빼먹으면 칠 공에서 피를 흘리며 죽게 될 거야>”“그저 1년 뒤에 너희들이 더 이상 허튼짓을 하지 않는다면 해독제를 주도록 할게.”“물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도 좋아. 하지만 가봤자 분명 아무 문제 없다고 할 거야.”장혁 일행의 낯빛이 거멓게 죽었다.여진수의 무서운 면을 보고 나니 무의식중에 그의 말이 다 사실일 거라고 생각했다.“참, 이번 일 그 김민준이라는 사람과 연관이 있는 거지?”여진수가 무심하게 묻자 장혁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바로 걔가 그랬어요. 저희는 다 걔가 시키는 대로 한 것뿐이에요. 복수를 하시려거든 그 자식을 찾아가시면 돼요. 저희랑은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역시냐고 생각한 여진수는 장혁 일행을 더 괴롭히지 않고 곧장 자릴ㄹ 떴다.그리고 그 환약도 사실은 평범한 보건품일 뿐, 인체에는 무해했다.한바탕 싸우고 나니 여진수는 조금 배가 고파졌다.“손님, 이거 받으세요. 오늘 저희 가게에 이벤트가 열립니다. 양고기를 20판 드시면 음식값을 면제해 드려요.”전단지 하나가 여진수의 손에 쥐어졌다.전단지를 본 여진수는 두 눈을 빛냈다.양고기 20판
끝내 가게 사장의 애원 끝에 여진수는 그가 주는 40만 원을 받았다.공으로 식사를 하고 돈까지 받으니 이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은 없을 것 같았다.자리에서 일어난 여진수는 어느 정도 배도 불렀겠다 윤설아에게 인사를 건넬 생각이었다.하지만 막 자리에서 일어난 여진수는 김민준이 들어오더니 윤설아 일행이 있는 룸으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다.룸 안, 이연희는 부지런히 윤설아에게 음식을 집어주다 그녀가 방심한 틈을 타 알약 하나를 그릇에 떨어트렸다. 알약은 순식간에 녹아 없어졌다.“설아야, 이거 먹어 봐. 엄청 맛있어.”또 한 입 먹은 윤설아는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어 물었다.“너 오늘 뭔가 이상한데?”“뭐가? 그런 거 아니니까 얼른 먹어. 엄청 맛있어.”윤설아는 여전히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구체적으로 뭐가 이상한지는 또 설명하기가 힘들었다.다시 젓가락을 든 그녀는 고개를 집어 먹으려고 했지만, 온몸에 힘이 빠지더니 그대로 젓가락을 떨어트렸다.똑똑!하필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자리에서 일어난 이연희가 김민준을 안으로 들였다.윤설아는 불길한 기운이 들었지만 여전히 정신을 차리려 애를 썼다.“민준아, 네가 여긴 무슨 일이야?”“지나가는 길에 들렀어.”김민준은 스스럼없이 윤설아를 훑어봤다.윤설아의 몸매는 같은 여자가 봐도 침을 흘릴 정도로 완벽해, 김민준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그가 윤설아를 탐낸 것도 벌써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예전에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건 윤설아의 곁에는 늘 남몰래 그녀를 보호하는 고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최근 그는 그 경호원이 일이 있어 떠났다는 정보를 얻었다.이것은 그가 파고들 절호의 기회였다.윤설아는 몹시 보수적인 여자이니, 그녀의 몸만 취하고 나면 아무리 그녀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에는 어쩔 수 없이 그가 하자는 대로 결혼하게 될 게 뻔했다.그때가 되면 자신의 욕망만 채울 수 있는 게 아니라, 윤씨 가문과 손을 잡을 수도 있으니 그의 집안의 세력과 지위는 크게
네온사인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는 초저녁.여진수와 윤설아는 큰길가에 서 있었다. 남자는 준수한 데다 여자는 아우라가 남달라 남들이 보기엔 한 쌍의 선남선녀였다.앞머리를 정리한 윤설아는 촉촉한 눈빛으로 여진수를 보며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저기, 아직 난 너 이름도 모르는데.”“여진수야.”윤설아의 두 눈에 빛이 더해졌다.“오늘 고마웠어. 네가 아니었다면 내 일생이 망가졌을 거야.”“그렇게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사실 널 구한 건 바라는 게 있어서거든.”여진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어?”윤설아는 놀라 탄성을 내질렀다. 머릿속의 생각이 순식간에 흩어졌다.그러다 여진수가 전에 같이 밥 먹자고 했던 게 떠올랐다. 설마 호감이 있어서, 이렇게 구해준 걸로 사귀자고 하려는 걸까?윤설아는 여진수를 흘깃 쳐다보다 이내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얼굴이 조금 뜨거워지고 마음이 술렁였다.‘어떡하지? 방금 전에 날 구해줬는데, 사귀자는 걸 거절하면 안 좋을 것 같은데. 진수도 꽤 잘생겨 보이는 데다가, 분위기도 괜찮고…’그렇게 그녀가 어떻게 할까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여진수가 입을 열었다.“너의 몸을 보여줄 수 있어?”윤설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지더니, 말을 더듬었다.“저기, 진수야… 우리 만난 지 얼마 안 됐잖아… 비록… 네가 날 구해주긴 했지만… 그래도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닐까…”여진수는 살짝 멈칫했다. 이내 윤설아가 오해했다는 것을 알아챈 그는 얼른 해명했다.“오해한 것 같은데 그런 거 아니야. 아까 맥을 짚었을 때 보니까 맥이 좀 독특한 것 같아서 뼈를 한번 만져보고 싶어서 그래.”그런 뒤 한 마디 덧붙였다.“우리같이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각종 희귀 질환에 관심이 많거든.”사실 그는 약왕주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 싶은 것뿐이었다.전에 윤설아의 곁에 그렇게 가까이 다가갔지만 약왕주가 어디에 있는지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그가 수련한 공법 탓에, 약왕주가 일정 거리 내에 있다면 반응이 느껴져야 맞았다.현재까지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감히 실력을 짐작할 수 없는 여진수를 찾아가 복수하려 하지 못하고, 모든 잘못을 류지안에게 덮어씌웠다.그녀의 표정은 마치 악귀처럼 무서웠다. 그녀는 으르렁거렸다.“쌍년, 내 동생을 죽였어, 반드시 널 죽이겠어.”그녀는 한 방문 앞으로 가 문을 두드렸다.이윽고 방문이 열리더니 몸매가 좋은 한 청년이 나타났다.그는 장화를 보더니, 미간을 약간 찌푸리며 물었다."뭐 하러 왔어? 볼 일 있어?"그는 태도가 좋지 않았다.장화는 줄곧 그를 쫓아다녔지만 그녀는 어느 방면에서도 류지안과 비할 수 없었다.엄청 귀찮아 했다.그는 류지안에게 호감을 살 생각이 아니었다면 벌써 손을 썼을 거다.장화는 마음이 아팠다.사랑하는 남자가 이렇게 자신을 대하자, 그녀는 류지안에 대한 원한이 더 깊어졌다.그녀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난 네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걸 알아. 하지만 너도 그녀를 얻는다는 게 희망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지?"그 청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넌 나를 비웃으려 특별히 달려온 거야?""나 그럴 시간 없어."장화는 표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너 항상 그년을 차지하고 싶어 했잖아, 내가 비밀을 하나 알려줄 게, 오늘 밤 그녀를 얻을 수 있어!"청년은 깜짝 놀라더니 허둥지둥 그녀를 끌어들이며 문을 닫고 물었다."무슨 비밀이야? 어서 말해!""그녀가 수련하는 공법은, 매달 15일, 즉 오늘 밤이면, 영력이 역전되어, 그녀는 수위를 쓸 수 없게 돼."청년은 갑자기 숨이 가빠지기 시작하더니 필사적으로 장화를 노려보며 물었다."네 말이 정말이야?""믿든 말든,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없을 거야."이렇게 말하며 장화는 문을 열고 떠났다.청년의 얼굴에 표정이 변하더니 마침내 웃기 시작했다."어차피 그녀를 얻을 희망이 크지 않은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있으면 당연히 해봐야지."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계획이 생겼다.…"아가씨, 알아봤습니다, 호텔에 여진수라는 분이 한 명 있는데, 608호실에 묵고 있습니다."류지안은 전화를 끊
갑작스러운 변고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아연실색했다.특히 류지안에게 미친 듯이 구애하던 사람들은 더 크게 화내며, 분분히 자신의 힘을 폭발해 그녀를 구하려 했다.하지만 쌍방 사이에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 이미 늦었다.류지안은 온몸이 차갑게 얼어붙었고 처음 느껴보는 생사 위기가 마음속에 밀려들었다.그녀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허사였다.장미의 얼굴에는 더없이 통쾌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녀의 손바닥은 류지안의 심장을 내리눌렀다, 설령 그녀가 죽지 않더라도 경맥이 다 끊겨 수위에 큰 손상을 입어 신단에서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류지안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게 그녀의 것이 된다!"좆 같은 년, 까불고 있어!"장미는 미친 듯이 웃으며 마치 이미 류지안의 참상을 본 것 같았다.류지안는 절망에 빠져 눈을 감았다.그녀는 이미 만회할 힘이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공격당하기 직전에, 크고 힘있는 손이 그녀의 가늘고 부드러운 허리를 껴안았다.죽음에 휩싸였던 추위는 갑자기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류지안은 놀라 눈을 뜨더니 머리가 텅 비었다.엄청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이 얼굴은 그녀의 꿈속에도 수없이 나왔다.여진수는 웃으며 물었다."왜? 오빠를 까먹었어?"장미는 자신이 움직일 수 없는 걸 발견하고, 놀라고 화가 나 소리쳤다."넌 누구야? 이건 그녀와 나의 일이야, 꺼져!""시끄럽다!"여진수는 차가운 눈빛으로 손을 크게 흔들었다. 그러자 장미의 몸은 큰 충격을 입고 폭탄처럼 날아갔다.그녀는 창문을 뚫고 나가 저 멀리 끝없는 바닷속으로 떨어졌다.그렇게 그녀는 완전히 사라졌다.마침 상어 한 마리가 지나가더니 장미를 한입에 삼켰다.정신을 차린 류지안은 차가운 표정으로 세게 여진수를 밀쳐냈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여진수는 어안이 벙벙했다."날 모르겠어? 나 여진수야."류지안은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모르겠습니다. 사람을 잘 못 보셨습니다, 소하야."그녀의 비서가 달려와 말했다."네 아가씨.""내 수표를 가져와.""네.
그렇지 않다면 그녀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이 파티에 참석하지도 않았을 거다.멀지 않은 곳에서, 꽤 예쁘게 생긴 여인 두 명이 몰래 전음 했다.“저렇게 도도한 척하는 여자는 처음 봐. 뭐가 그리 잘났다고.”“맞아, 너무 역겨워.”"언니, 가서 한번 혼내 줘.”“나의 실력으로는 부족할 거 같은데, 네 보물을 빌려주면 가능할 것 같아.”"그래, 언니한테 빌려줄게. 언니가 제대로 혼내 줘."이 두 여인은 바로 류지안의 선배다.하지만 타고난 재능이 류지안보다 못해, 그들 사부님이 류지안을 제자로 들인 후부터 그들은 냉대를 받았다.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앙심이 생겼다.게다가 류지안을 쫓아다니는 몇 명의 남자들 중, 그녀들이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원한이 쌓이고 쌓여 더는 참을 수 없었다.그중 긴 바지를 입은 여자가 걸어 나와 류지안 앞에 서서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지안아, 놀러 나왔으면 재미있게 놀자."류지안은 고개를 들어 상대방을 쳐다보았다.이 사람은 장미라고 하는데, 그녀의 둘째 선배다.류지안은 이 선배라는 사람이 줄곧 자기를 눈에 거슬려 하고, 기회를 찾아 그녀를 해치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 여자는 계속해서 말했다."아니면 내가 너와 한번 겨뤄 보자. 여러분도 우리 류여신의 멋진 모습을 보고 싶으실 거야."그러자 류지안의 다른 선배가 소리쳤다."네, 맞아요. 보고 싶어요."그러자 일시에 많은 사람들이 뒤따라 크게 소리쳤다."지안아, 어때? 설마 나의 작은 소원도 안 들어주는 건 아니겠지?"류지안은 피하지 못할 것 같다고 속으로 탄식했다.그녀는 일어섰다. 훤칠한 키에 늘씬한 몸매는 밝은 전등불 아래서 놀라운 아름다움을 발산했다.많은 남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미칠 지경이었다.장미의 마음속에 질투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그녀가 좋아하는 남자도 지금 류지안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하여 그녀는 폭발 직전이었다.류지안은 담담하게 말했다."선배님, 적당히 하시죠."장미는 차가운 미소를 짓더니 즉시
밤의 해변은 엄청 아름다웠다. 수많은 불빛은 별처럼 수놓아져 있었다.많은 사람들이 한편으로는 고기를 굽고, 한편으로는 춤을 추며 정말 시끌벅적했다.모래사장에 텐트를 치고 일출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여진수는 몇 개의 텐트를 지나가자 일부 천막이 심하게 흔들리고 심지어 이상한 소리까지 들려왔다.구명희는 호기심에 여진수를 쳐다봤다.“오빠, 방금 무슨 소리예요?”여진수는 헛기침하며 말했다."그건 삶의 진리를 찾는 소리야."구명희는 친구도 없고 상식도 별로 아는 게 없어 여진수가 한 말의 뜻을 알 수 없었다.그녀는 순진하게 말했다."저도 삶의 진리를 찾고 싶어요."여진수는 하마터면 목이 멜 뻔했다, 그는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말했다."너 아직 너무 어려, 적어도 18살은 되어야 할 수 있어.""어..."구명희는 알 듯 모를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제가 18살이 되면 오빠랑 함께 찾아봐요."여진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갑자기 그의 눈빛이 굳어졌다.그의 앞에 하나의 화려한 그림자가 나타났고, 주위에는 한 무리의 남자들이 가득 둘러섰다.엄청 예쁘게 생긴 경국지색의 여자였다.늘씬한 몸매에 예쁜 얼굴, 눈처럼 하얀 피부, 고귀하고 순결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마치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오고 천사가 내려온 것 같았다.그녀의 외모는 여진수가 만난 여인들 중에 탑 3에 꼽힐 만했다.첫 번째는 얼음 침대에서 부활한 여자다.두 번째는 그의 사부다.그리고 눈앞에 이 여인 역시 여진수가 아는 사람이었다.그녀를 처음 봤을 때, 그녀는 겨우 열 몇 살이었는데 지금은 이미 몸매가 늘씬하고 자태가 요염한 여신으로 탈바꿈했다.대구, 류씨 가문, 류지안.지난 일들이 그의 마음속에 떠올랐다.그는 서울에 온 후부터 류지안과의 연락이 뜸해졌다.바닷가 먼 곳에 호텔 하나가 있는데, 류지안은 한 무리 소년 소녀들과 같이 떼 지어 들어갔다. 아마 파티를 여는 것 같았다.고명희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저
어수권!이는 요월을 상대할 거다.환천성호, 전력은 4-5겹 산선에 해당한다, 습격은 불가능하다.현재 이 시점에서 조용히 그녀를 굴복시킬 수 있는 건 바로 이미 오랫동안 모습을 감춘 어수권이다.이 물건은 모든 요수의 적수다.몇만 년 전, 어수종이라는 문파가 발명한 것이다.전성 시기에 이 문파는 매 제자마다 10여만 마리의 요수를 노역할 수 있었다.물론 나중엔 반서가 있었다.일단 성공해 요월에게 씌울 수 있으면, 그는 강력한 부하가 한 명 더 생기게 된다.그리고 적의 내부에 침투할 수도 있어, 엄청난 가치가 있다.한 시간쯤 지나고 여진수는 멈추더니 아쉬운 듯 고개를 저었다.어수권의 초기 형태는 만들어졌지만, 결정적인 재료가 모자란다.또한 일정한 효과가 있지만 절대 요월 같은 급은 상대할 수 없다.여진수는 일단 그걸 거두어들였다. 아직 당장 요월은 제압해야 하는 건 아니다.그리고 그는 한 번화한 거리에 나타났다.그는 인파를 따라 움직였다.앞에 탕후루를 파는 사람이 있었는데 여진수는 몇 개를 사서 구명희를 찾아갔다.구명희는 여진수를 저번보다 좀 더 반갑게 대했다.그가 손에 든 탕후루를 건네줄 때, 이 계집애가 더 다정 해졌다는 걸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그는 자신의 수위가 아무 이유 없이 늘어난 걸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아마 100년 정도 늘어난 것 같았다!비록 엄청 많진 않지만, 여진수는 신대륙을 발견한 듯했다.머릿속에서 빠르게 생각했다.혹시 마치 특정 게임처럼, 중요 캐릭터에 대해 호감도가 올라가면 경험치가 올라가는 건가?그는 한 번 더 해보기로 하고 활짝 웃으며 물었다."명희야, 너 또 뭐 좋아하는 거 있어? 아니면 하고 싶은 거라도?"구명희는 잠시 생각하더니 두려운 말투로 말했다."엄마랑 같이 바닷가에 놀러 가고 싶어요.""그게 어려울 게 뭐가 있어, 지금 당장 가자."구명희의 눈이 반짝 빛났다.“정말요?”"그럼."여진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순간 여진수는 또 몇백 년의 수위가 늘어났다.여
여진수는 답답했다."나 정말 해냈어."요월은 온몸에서 오싹한 냉기를 발산해 바다 전체를 얼어 붙일 기세였다.그녀는 정말로 화났다.원래 여진수를 높이 평가하고 쓸만한 놈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국은 허풍 치기 좋아하는 녀석이었다.그녀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닥쳐! 더 말하면 나를 무정하다고 탓하지 마!"그녀는 여진수가 점점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여진수는 어이가 없었다.요즘은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믿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다.어쩔 수 없이 그는 행동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웡!”큰 해가 하나 그의 머리 뒤에서 떠올랐다, 그 속에는 희미한 세 발 금빛 까마귀가 있었다.사실 대일 진화를 융합하니 이 공법의 위력은 거의 대성의 단계에 도달했다.그러나 유일한 결점은 완전한 공법이 없어 여진수는 세발의 금빛 까마귀로 변할 수 없다는 거다.여진수는 자기 몸에서 발산하는 고열을 거두어들였다.그러나 여진수 앞에 서있는 요월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그녀의 유혹적인 붉은 입술은 달걀을 몇 개 삼킬 수 있을 만큼 크게 벌러 졌다.“정말... 정말로 성공한 거야?"그녀는 황당무계한 느낌이 들었고, 큰 충격을 받았다.한참 만에 정신을 차리더니, 얼굴에 미소는 꽃처럼 화사했다.그녀는 여진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좋아, 역시 너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난 네가 해낼 줄 알았어."여진수는 어이가 없었다, 아까는 분명히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데.요월은 방금 있었던 일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했다.그녀는 공법의 뒷부분을 여진수에게 넘겨주었다.여진수는 받아서 자세히 들여다보았다.역시나 그의 추측대로 후반부 공법에도 수백 곳에 달하는 함정이 들어있었다.그녀도 좋은 사람이 아니다.여진수는 위에 내용을 모두 적고, 요월을 향해 헤헤 웃으며 말했다.“나에게 수련 자원도 얼마 없는데. 어떻게…"요월은 여진수를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에게 저장 반지 하나를 주었다.여진수는 사양하지 않고
여진수는 속으로 역시 선초답다고 말했다. 역시 보통 어린 여자애들과는 달리 바둑 같은 걸 좋아하네.하여 그는 바둑을 가져와 그녀한테 어떻게 두는 건지 알려주었다.구명희는 아주 똑똑해 여진수가 한 번만 가르쳤는데 즉시 이해했다.그리고 두 사람은 대국하기 시작했다.첫판은 여진수가 가볍게 이겼다.두 번째 판은 조금 어려웠지만 결국 여진수가 이겼다.세 번째 판은 비겼다.네 번째 판, 여진수가 패했다.그는 엄청 놀란 눈빛으로 이 무덤덤한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너무 대단하다.여진수는 전혀 실력을 아끼지 않았다.그는 막강한 정신력으로 한 수 뒤에 이미 백 수를 예상했다.하지만 그래도 구명희에게 패했다.역시 구명희의 실제 실력을 알 수 있었다.여진수는 두 손을 들며 말했다."명희야 너 너무 잘해, 내가 졌어, 너를 내 여동생으로 삼을 수 있는 건, 나의 영광이야.”구명희는 고개를 숙이고 다소 수줍은 표정이었다.여진수는 이곳에서 잠시 더 있으며 구명희에게 일부 지식을 가르쳐 주고 떠났다.떠나는 여진수의 뒷모습을 보면서 구명희의 눈에는 알 수 없는 빛이 반짝였다.…그가 밖으로 나오자마자 소미에게서 전화가 왔다.전화에서 그녀는 약간 긴장된 목소리로 불안한 듯 말했다."그게... 오늘 저녁 내가 요리했는데, 와서 먹을래?"이 며칠 동안 여진수가 줄곧 연락하지 않자, 소미는 이 남자가 갑자기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며칠을 참다가, 참다못해 전화했다.여진수는 대답하려던 찰나에 요월로부터 즉시 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거절할 수밖에 없다."어... 그래."소미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전화를 끊었다.여진수도 개의치 않았다.그는 가는 길에 어떻게 하면 요월로부터 의 뒷부분을 얻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이 공법을 대성까지 수련하면 그의 실력도 크게 제고될 것이다.직접 손을 대면 현재 요월의 실력으로 절대 조용히 해결할 수 없다.일단 동작이 너무 크면, 적을 건드리기 쉽다.요월을 다시 만났을 때,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
요월은 월신의 복부에 한 손을 얹었다.그리고 손바닥으로 흡입력을 발산했다.월신의 시체는 순식간에 오그라들었다.그리고 요월은 입고 있던 옷이 터지면서 몸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그녀는 온몸에 금색 털이 자라나고, 눈썹 한가운데 세로 눈이 생겨 여우로 변했다.그리고 그녀 뒤에 하나, 둘, 셋...총 아홉 개의 꼬리가 생겨났다.아직 끝이 아니다. 그녀가 끊임없이 월신의 힘을 빨아들이자 열 번째 꼬리가 자라났다.그녀의 세 번째 눈에는, 하나의 붉은 달이 떠올랐다, 엄청 기이한 모습이었다.요월은 아주 매력적인 신음 소리를 내며 말했다."아... 드디어 성공했어. 도대체 누가 나를 도와준 거야?”그들이 왜 원수가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그녀들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반년 전만 해도 두 사람은 절친이었다는 걸 알고 있을 거다.하지만 그녀들이 밖으로 나가 수련을 마치고 돌아오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요월은 입을 벌려 금빛 화염을 뱉어, 월신의 시체를 불태웠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예전에 우리 둘이 그 동굴에서 '쌍월마공'을 발견했고, 둘이 절반씩 나눠 가졌지. 그리고 서로 상대방을 먹어 치우려고 안달 났지.”“원래 내가 불리한 상황이었는데, 네가 갑자기 살해당할 줄 누가 알았겠어? 어쩌면 운명일지도 몰라.”“너의 모든 건 날 도와줬어. 이제 나의 혈맥은 그 어떤 요호족 보다도 훌륭해.”“아니, 난 이제 요호족이 아니야. 난 위대한 환천성호야!"다른 한편, 여진수는 다 먹고, 손에 주문한 음식을 들고 떠나려 했다.갑자기 그는 먼 곳을 바라보더니, 층층이 쌓인 건물들을 뚫고 요월이 보였다.그는 살짝 놀랐다."십미 환천성호? 요월이다!"이런 최고의 혈맥은 이미 보기 엄청 드물다.현재 요월의 전투력은 오겹산신에 해당한다.그는 마음속에 호기심을 억누르고 잠시 내버려두었다.구명희 쪽이 더 중요하다.그는 찻집에서 나왔다.구명희가 사는 곳으로 갔다.두 모녀는 며칠 동안 외출하지 않았다. 여진수는 그들에게 먹을 것을 많이 사주었다.
여진수는 살짝 기대하기 시작했다.그는 회복하지 않고, 이렇게 엄청 허약한 모습으로 나갔다.밖에 있던 월신의 부하들은 그의 모습을 보고, 조롱의 눈빛이 반짝였다.여진수는 발견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아마 이들은 그를 호구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숙소로 돌아온 여진수는 단약을 꺼내 삼키고 묵묵히 수련했다.하지만 사실 그의 원신은 이미 지하실로 가, 지하 세계의 입구에서 기다렸다.월신이 도착하자마자 그는 움직일 거다.그렇게 이틀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이날 점심.“웡!”통로에 빛이 번쩍이더니 날씬한 몸매를 가진 한 여인이 걸어 나왔다.바로 월신이다.그녀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여진수는 과감하게 움직였다, 십중팔구 사신궁은 그녀 손에 있을 거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월신은 얼굴이 아래로 향하고 쓰러졌다. 그 모습은 엄청 추했다.여진수는 번개같이 그녀 몸에 있는 보물들을 전부 챙기고 또 그녀의 의식속에 침입해 감춰진 물건이 있는지 확인했다.역시나 있었다. 원신을 보호하는 보물이 몇 개나 있었다. 여진수는 거친 방법으로 그것들도 강탈했다.이어 여진수의 손가락 사이에 한줄기 절세의 검기가 생겨나 월신의 미간을 꿰뚫었다.그녀는 그 즉시 죽었다. 혼비백산했다.그러고 나서 그는 만리신공술을 사용해 즉시 사라졌다.그는 월신을 쓰러뜨리고 그녀의 물건을 깨끗이 빼앗고 떠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1초에 불과했다.그제야 주위를 지키고 있던 경호원들은 반응하고 경보음이 울렸다.다른 한편, 여진수는 한 찻집으로 가 독방을 찾아 월신에게서 뺏은 저장 반지를 꺼냈다.그 안에는 각종 보물과 영석이 헤아릴 수도 없이 많았다.전부 영석으로 환산하면 100억 정도 된다.제일 여진수의 눈길을 끈 건, 바로 너비가 2미터가 넘는 암 금색 활이었다.전체적인 조형은 엄청난 패기로 넘쳤고, 표면에는 무수한 부문이 새겨져 있었다.그가 들어보니, 적어도 백만 근은 될 것 같았다.그는 활시위를 당겨보았다.그 순간 그의 영력은 조수처럼 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