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정우림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확실히 정홍란은 올해 마흔이 넘었지만 아직 시집을 갈 생각이 없었다.정준우는 다급하게 이선희를 말렸다.”할머니, 화내지 마세요.”“큰 고모는 겉모습만 좀 사나우시지, 사실은 아주 상냥 하시잖아요.”“남녀가 결혼하는 건 인연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그 아이가 부드럽다고?”이선희는 세 남자를 노려보았다.정홍길은 다급하게 말했다.”준우 말이 맞아요. 우리 홍란이가 얼마나 상냥 한데요.”정우림도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거렸다.“너희가 말하는 상냥과 내가 말하는 상냥은 좀 거리가 있어 보이는 구나.”바로 그때 주방 쪽에서 외숙모의 비명이 들렸다.앞치마를 두른 덩치 큰 정홍란은 황급히 달려갔다.외숙모는 손에 국자를 틀고 냄비 안에 팔딱팔딱 움직이는 물고기를 가리키며 소리쳤다.”아무리 볶아도 물고기가 죽질 않아요. 배를 갈라도 죽지 않고 움직여요.”정홍란은 눈살을 찌푸리면 냄비 안에 있는 물고기를 노려보았다.그녀의 목소리에는 살기가 가득했다.“죽어!”그리고는 그 생선을 아작 내버렸다. 그러자 그 생선은 냄비안에 얌전히 누워 움직이지 않았다.그제서야 냄비 안에서 생선 익는 향이 났다!잠시 후 음식이 나오자 온 가족이 앉아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밥을 먹을 때 정우림과 정우영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하천을 달가워하지 않았다.하천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 그들에게 보여준 그의 모습은 확실히 찌질 하였다.오히려 외할머니 이선희와 외숙모는 하천에게 계속 음식을 먹으라며 살갑게 대했다. 그제서야 하천의 어색함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바로 이때, 우람한 체격을 가진 한 청년이 들어왔다.“대현아, 드디어 왔구나, 빨리 와.”진대현이 오는 것을 보고 정준우는 가장 먼저 그에게 인사를 했다.진대현과 정준우는 어릴 때부터 친구 사이였다. 심지어 군대도 같이 입대해서 매우 절친한 사이였다.그리고 제대한 후 같이 복싱 클럽을 열기로 약속도 했다.진대현의 할아버지와
“이해했어.”진대현은 자신의 주먹을 불끈 치켜세우며 험상궂은 얼굴을 하였다.정준우는 말했다.”하천 그 놈은 거의 계집이야. 이따가 나에게 망신 주지 말고 잘 해.”진대현은 웃으며 말했다.”이 정도는 껌이야.”그리하여 다음 날 오후, 그들은 하천을 데리고 나갔다.주가을은 정준우와 진대현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알고, 그들을 따라갔다.가는 내내 진대현은 주가을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전에 선물로 인한 어색함을 만회하고자 했다.하지만 진대현은 여자들의 환심을 어떻게 사는지 전혀 몰랐고, 꺼내는 이야기 내내 피비린내가 가득했다.주가을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하천도 내내 옆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 대한 모멸감마저 느껴졌다.진대현은 그들을 데리고 한 복싱관으로 갔다.복싱관에는 사람이 가득했다.이 복싱관은 일을 해결하는 데 주먹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이 복싱관은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복싱관이다.강변에서 유명한 선수들은 모두 여기서 모여 있었다.진대현과 정준우는 신체 단련을 이유로 하천과 주가을을 여기에 초대했다.주가을은 이런 곳을 정말 싫어했다. 심지어 이 두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주가을은 그녀의 사촌 오빠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고, 결국 안으로 들어갔다.진대현이 복싱관에 들어가자 마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대현 형님, 오셨습니까.”“형님, 좋은 아침입니다.”진대현은 이 복싱관의 단골손님이고, 여기서 꽤 유명한 선수였다.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자신의 인지도를 뽐낼 수 있어 진대현은 매우 기뻐했다.한편 정준우도 여세를 몰아 말했다.”가을아, 대현이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란다.”“참 대단한 형이라니깐.”그러더니 정준우는 하천 옆에 공중에 떠 있는 모래주머니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모래 주머니가 여기 복싱관의 보물이야.”“무거운 쇠모래가 가득 들어있어.”“지금까지 이 모래 주머니를 움직인 사람은 단 두 명뿐인데, 그 중 한 명이 1년 전 이
가을이는 절대 정준우의 고집을 꺾을 수 없을 것이다.하천은 그들을 따라 나가지 않고 서서 생각했다.군중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갔다.다들 링 위에 올라가지 못하는 하천을 보고 찌질한 남자라고 소리쳤다,무대 위의 진대현도 미친 사람처럼 떠들어 댔다.하천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의미심장한 눈으로 진대현을 바라보았다.진대현은 사람들의 환호성에 눈이 멀어 있었다.“하천, 내가 오늘 한 손으로 너를 무너뜨릴거야.”주위에서 다시 환호가 터져 나왔지만 하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이 겁쟁아, 내가 겁나?”“빨리 링 위로 올라와. 넌 정말 사내자식도 아니군.”“맞아. 대현 형님이 기다리고 계신데 아직도 안 올라가?”무대 위의 진대현은 두 주먹을 높이 치켜들고 날뛰었다.”어서 올라와!”“하천 내가 겁나는 거야?”“빨리 올라오라니까…”진대현은 마치 미친 수사자처럼 화가 나서 으르렁거렸다.하지만 하천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있었다.진대현은 그 모습을 보고 머리 끝까지 분노가 차올랐다.“네가 올라오지 않으면 좋아. 내가 내려가지.”“역시 너 같은 쫄보는 우리 가을이와 함께 있을 자격이 없어. 내가 한 주먹으로 오늘 너를 죽여 버릴거야.”진대현은 링에서 뛰어내렸다. 그의 행동은 광기 그 자체였다.그는 으르렁거리면서 하천에게 달려갔다.뚝배기만한 주먹은 소 한 마리를 금방이라도 넘어뜨릴 것 같았다.퍽 하는 폭발음이 터져 나오자 장내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이 소리는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진대현의 주먹은 하천의 몸에 닿기 1초전 하천이 움직였기 때문이다.하천의 주먹은 날라갔지만 표적은 진대현이 아니었다.표적은 바로 앞에 있는 철이 들어있는 모래주머니였다.방금 이 모래주머니를 움직인 사람은 고작 두 명밖에 없었다.한 명은 강변 출신인 국가대표였고,다른 한 명은 진대현이였다.그런데 지금 무시 받던 하천이 이 철제 모래주머니를 터뜨려 버린 것이다!그의 주먹은 마치 폭탄 같았다.쾅…하는 소리와 함께 모래주머니는 터졌고, 안에
모퉁이에서 키가 작고 까무잡잡한 청년 한 명이 나왔다. 그 청년은 진원호였다.“하천형님, 정말 대단하십니다.”“방금 그 주먹은 세계 최강이었어요.”“당신은 정말 저한테 신 같은 남자예요.”하천은 진원호의 아첨하는 모습을 참을 수가 없었다.그의 머릿속에는 예전에 그 레스토랑에서 진원호가 스프에 던졌던 목걸이가 자꾸 생각났다.그의 순식간에 바뀐 행동이 여전히 하천의 머릿속에 맴돌았다.그때 당시를 생각하니 머리가 어지러웠다.하천은 숨을 가볍게 들이마신 후 진원호에게서 눈을 돌렸다.그는 다시 모퉁이를 바라보며 소리쳤다.”유소옥. 숨바꼭질 그만하고 나와.”진원호의 뒤에서 묘한 자태가 걸어 나왔다. 틀림없이 그 여자는 유소옥이였다.청주 보석의 여왕인 유소옥은 매우 관능적이고 매혹적인 사람이다.올해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완벽한 늘씬한 몸매에 천사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녀의 수양아들인 진원호와 함께 서있으니, 정말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20살의 진원호는 오히려 30대 유소옥의 양아버지 같았다.“하천님.”유소옥은 공손한 태도로 하천에게 다가갔다.동시에 그녀의 얼굴엔 긴장한 모습이 가득했다.“지금까지 나를 미행한거야?”하천의 말투에는 음산한 기운이 맴돌았다.유소옥은 황급히 고개를 가로저었다.유소옥과 진원호의 얼굴엔 하천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했다.“할 말이 있으면 솔직히 말해. 나는 빙빙 돌려 말하는 걸 정말 싫어하거든.”유소옥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하천님,지난 번 천사의 마음을 사셨던 그 일에 대해 저에게 큰 신세를 졌다고 말씀하셨다 들었습니다.”“그 때 약속하셨던 일은 아직 유효하나요?”“유효 해.”하천은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했다.유소옥은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저희가 이번에 하천님을 찾아온 이유는 하천님이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하나 있어서예요.”“말해 봐!”“오늘 진씨 집안을 지켜주세요!”하천은 진원호 쪽을 바라보았다.”진씨 집안? 무슨 일이라도 있어?”유소옥은 대답했다.”얘기하자면 깁니다.”“10여 년
진강은 한순간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이전에 유소옥은 그의 앞에서 당당하게 말했었다. 반드시 싸움 고수 한 명을 불러서 이번 위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까지 했었다.그래서 진강은 계속해서 희망을 품고 있었다.유소옥은 일 처리하는 데 있어 그를 단한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번에 유소옥이 데려온 하천이라는 남자를 보자 마자 그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천의 외모와 체격만 놓고 보면 고수라는 이미지와는 정말 멀었다.진강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봐도 당연히 이런 반응일 것이다.하지만 진강은 이보다 더한 일들도 겪었었기 때문에,하천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별로 내색하지 않았다.“어서 들어오게. 하천 동생.”진강의 한마디에 유소옥과 진원호는 놀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 남자는 천왕궁의 주인이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이 집안을 박살 낼 수 있었다.그런데 진강 당신이 그를 동생이라고 부르다니?나이는 훨씬 진강이 많았지만 하천을 동생이라 부르다니.진강은 유소옥과 거의 동년배였지만, 유소옥은 모두 하천님이라는 극존칭을 사용했었다.진원호는 급하게 대답했다.”아빠, 하천형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방금 복싱장에 있는 그 모래 주머니를 주먹 한방에…”“조용히 해.”그러나 진원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진강은 그를 다그쳤다.“우리끼리 할 말이 있으니 넌 조용히 위층에 올라가서 내려오지 말거라.”진원호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아버지의 말씀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하천에게 인사도 하지 못한 채 그는 위층으로 올라가야 했다.어색해진 분위기에 하천은 당황하였다.진강은 불만을 진원호에게 쏟아 낸 것이었다.유소옥은 심장이 벌렁벌렁 뛰며 다급하게 말했다.하천은 이 상황을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옆 소파에 가서 앉았다.그리고는 휴대폰을 꺼내 게임을 하였다.유소옥은 급히 하천에게 차를 따라주었지만, 하천은 무시하였다.유소옥은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유소옥은 진강에게 눈짓을 하며 하천의 기분을
진강은 하천의 이 한마디에 식은땀을 흘렸다.김우식은 그가 많은 공을 들여서 고용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하천의 불손한 인사가 그를 화나게 해 그가 떠나면, 진씨 가문은 오늘 큰 재난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하천, 넌 그에게 무례하게 굴면 안 돼.”그는 원래도 하천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진강은 더 이상 하천의 체면을 세워줄 필요가 없다.그래서 그의 말투에는 비난과 호통이 섞여 있었다,유소옥의 체면을 생각해 지금까지 참고 있었지만, 유소옥이 없었다면 이미 그를 쫓아냈을 것이다.옆에 있던 유소옥은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진강 도대체 넌 목숨이 몇 개이길래 감히 하천님을 이렇게 홀대하는 거지?“오빠, 입 다물지 못해?”“당신, 하천님한테 이렇게 무례하게 굴면 안 돼.”진강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유소옥은 왜 이렇게 지나치게 하천을 치켜 세워 주는거지?옆에 듣고 있던 김우식은 피식 웃었다.그는 하천에게 다가가 하천을 내려 다 보았다.“이 놈아, 너 왜 이렇게 건방져? 감히 나를 얕잡아 보다니.”하천은 대답했다.”그저 난 이 상황을 논할 뿐이야.”“너가 날려버린 그 30키로 모래주머니를 박살낼 수 있어?”“너 감히 나에게 대드는 거야?”“나는 지금 당장 이 손바닥으로 너를 죽일 수 있어.”“상대가 어떻든 난 두렵지 않아.내 손 한 개로 널 당장 죽여버릴 수 있다는 의미 란다.”“큭.”김우식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감히 나 김우식을 모욕해?”“이따가 적을 처리하면 그땐 이제 네 차례야.”“네 오만함을 내가 부셔버릴 거야.”바로 이때 집 밖에는 찬바람이 몰아쳤다.진강과 유소옥은 자신도 모르게 움츠렸다.밖에서는 한바탕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싸움 소리에 비명이 뒤섞여 있었는데, 20초 후 뚝 그쳤다.손가락에 쇠를 끼고 이마에 칼자국이 있는 냉엄한 남자가 집 안으로 걸어왔다.그의 손가락에는 피가 뚝뚝 흐르고 있었는데, 이 피는 분명 진강이 고용한 경호원의 것일 것이다.“누가 진강이야?”말투는
...집안은 마치 죽은 듯이 조용하다.그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진강은 여전히 두려워서 죽은 사람처럼 가만히 있었다.유소옥도 두려워서 벌벌떨고 있었다.심지어 그녀의 용맹한 눈빛은 어디 가고 없었다.이게…너무 과장된 거 아닌가?방금 하천을 무시하던 진강은 정신을 차려 무릎을 꿇었다.쾅…진강은 황급히 하천을 향해 머리를 조아렸다.“하 선생님,방금 이 진강이 당신을 몰라봤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세요.”“제발 이 진씨 집안을 살려주세요.”하천은 일어서서 눈을 가늘게 뜨며 이혁을 바라보았다.이 순간 이혁은 마치 맹수 한 마리가 자신을 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방금 김철우의 한 방으로도 이혁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하지만 하천의 그 눈빛은 김철우의 한 방보다 강력했다.“나는 북쪽의…”이혁은 두려운 듯 집안과 배경으로 하천을 진압하려는 듯했다.그러나 그의 말이 시작하기도 전에 하천이 움직였다.쾅…질풍처럼 빠른 주먹이 이혁의 가슴을 강타했다.이혁은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날라갔다.하지만 이혁이 아직 땅에 떨어지기 전에 하천은 이미 그를 따라잡았다.또 다시 주먹으로 그의 복부를 내려쳤다.의기양양하던 이혁이 땅에 떨어졌고, 그 충격은 아래 바닥의 벽돌이 모두 부서질 정도였다.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하천의 주먹이 빗발치듯 쏟아졌다.파사삭…그것은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였다.몇 초 뒤 온 몸의 뼈가 부서진 이혁을 하천은 들어올렸다.하천은 그를 힘껏 문밖으로 내던졌다.겨우 10초만에 일이 벌어졌다!하천은 두 손을 툭툭 치며 돌아섰고,충격에 빠진 채 멍해 있는 유소옥을 보며 말했다.”이만하면 그때의 은혜를 갚은 거지?”유소옥과 진강은 어리둥절하였다.이 모든 일이 사실인가?방금 주먹 한 방으로 이혁을 무너뜨리다니.이혁은 방금 하천 앞에서 손쓸 기회조차 없었다.이 모든 것이 정말 가능하단 말인가?유소옥과 진강의 정신이 돌아왔을 때 이미 하천은 몸을 돌려 문밖으로 향했다.진강은 흠칫 놀라며 급히 쫓아갔다.“또
하천의 눈은 음산했고,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서려 있었다.유소옥은 무릎을 꿇고 창백한 얼굴로 온몸을 떨었다.그리고 저쪽의 진강도 긴장한 듯 벌벌 떨었다.“그래, 약속할게.”“그 대회 나도 참가하지!”이 말을 한 후 하천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났다.하천이 떠난 지 한참 뒤에 유소옥은 마침내 긴 한숨을 내쉬었고, 땀은 그녀의 온몸을 적셨다.“소옥아,하 선생님과 하씨 집안 사이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니?”“왜 너가 하씨 집안을 언급했을 때, 그는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신 거지?”유소옥은 돌아서서 어두운 표정으로 진강을 바라보았다.”오빠, 당신은 아는 것이 적을수록 좋아. 그렇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진강은 벌벌 떨며 더 이상 알려 하지 않았다.진씨네 집을 빠져나온 것은 이미 저녁 무렵이었다.하천은 택시를 타고 정씨 네 집으로 돌아왔다.이때 저녁 식사는 이미 준비가 다 되어있었고, 가족들도 모두 마당 위의 커다란 둥근 테이블에 앉아있었다.그러나 이들은 젓가락을 들고 있지 않았다.하천이 들어서자 가족들은 그에게 미안한지 민망 해하였다.하천이 들어온 것을 보고 정준우가 제일 먼저 일어섰고, 하천을 맞이했다.“왜 이렇게 늦게 온 거야?”“다들 널 기다리고 있었어.”하천이 말을 잇기도 전에 정우림이 말했다.”오늘 오후에 무슨 일이 있었니?”정준우는 말했다.”오늘 복싱장에서 하천에게 링 위로 올라가 싸우라 했지만, 이 자식은 너무 겁에 질려 링에 오르지 못했습니다.”정우림은 얼굴을 찡그리며 하천을 바라보았다.“자고로 사내 자식이며 지는 걸 두려워 해선 안 돼. 져도 다시 일어날 줄 알아야지.”“무대에 설 용기조차 없었다니, 한심하구나.”정우림은 한숨을 내 쉬었다.”어떻게 이런 사위가 우리 집안에 왔지.”“외손녀 사위도 제대로 찾아주지 못했다니, 참 내가 못난 놈이구나.”“아이고, 내 팔자야.”이선희는 정색하며 말했다.”닥쳐, 이 늙은 노인네야.”“흥!”정우림은 젓가락을 탁자를 향해 치켜세우며 하천을 노려보았다.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