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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엿듣는 자

이때 식당 안에는 원중과 하천, 그리고 술 따르는 일을 전담하는 주자철만이 남아 있었다.

원중은 "하천, 너무 신경 쓰지 마. 원래 여자는 다 그래."라고 말했다.

"그녀가 다시 자네에게 함부로 굴면, 내가 그녀를 혼내 주지."

하천은 "괜찮아요, 아버님."이라며 웃었다.

"자, 오늘 이참에 술 한 잔 제대로 합시다."

그러고 원중은 옆에 서 있는 주자철에게 "자철아, 술창고에 가서 내가 오랫동안 간직해 온 오래된 와인을 꺼내와"라고 말했다.

"오늘 밤 취할 때까지 계속 마실 거야."

주자철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고 빠른 걸음으로 술 창고 쪽으로 걸어갔다.

주자철이 떠난 후 식당 안에는 원중과 하천 두 사람만 남았다.

이때만 해도 웃음이 떠나지 않던 원중은 갑자기 진지해졌다.

잠시 그는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그는 다시 아까처럼 웃었다.

하천은 한순간 원중의 뜻을 알아차렸다.

이때 원중은 앞에 놓인 술잔을 들어 손가락에 술을 묻히고는 재빨리 탁자 위에 "벽 너머에 누가 엿듣고 있네.”라고 적었다.

그는 글을 쓰면서 "세상에, 이번에 내 아내가 자네 덕분에 살았네."라고 말했다.

"만약 아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정말 어떻게 됐을지도 몰라."

하천은 웃으며 "아버님, 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라고 대답했다.

그러다가 하천도 손가락을 술잔에 담그기 시작하더니 "저를 혼자 오라고 하신 이유가 뭔가요?”라고 재빨리 썼다.

"무슨 일 있으세요?"

원중은 계속해서 책상에 술을 묻혀 글을 썼는데, 속도가 매우 빨랐다.

술로 썼다고 해도 그 글씨는 힘이 넘쳐 보였다.

10여 초의 짧은 시간 동안 원중은 여러 줄의 글을 썼다.

하천은 이 글을 읽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어 원중은 "하천, 지난번에 급히 가느라 금칠엽련만 가져갔지 않나.”

"하지만 내 부인의 병을 고쳐 주면 금칠엽련 외에 별도로 10억 치료비를 더 준다고 했었잖아."

"이번에 밥 한 끼 사주면서 그 치료비를 직접 너에게 주고 싶어서 불렀네."

“여기 100억짜리 수표야.”

입으로 하는 말은 모두 다른 사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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