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충격 이후, 여름 그들의 마음도 점차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그리고 이 마지막 한 장의 지도가 레카 형제의 손에 나타났으니 앞으로 또다시 많은 정력과 시간을 들여 지도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그러면 우리 협력합시다.” 사신이 9장의 지도를 들고 말했다. “전에 우리 세 팀은 이미 신령 묘지에서 찾을 보물에 대한 분배를 마쳤습니다.” 레카르가 웃으며 물었다. “그럼 말해보세요. 도대체 어떻게 나눌 건가요?” 그러자 사신이 말했다. “우리 손에는 9장의 지도가 있으니 5할, 그리고 저쪽 두 팀은 각각 7장과 5장의 지도가 있으니 3할과 2할로 나누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레카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 지도의 장 수에 따라 나눴다라? 아주 합리적이네요. 하지만 한 장의 완벽한 지도를 만들려면 총 22장의 지도가 필요하고 우리 형제의 손에는 지도가 단 한 장밖에 없는데 어떻게 분배할 건가요?” 이때 사신이 한 걸음 앞으로 걸어 나오며 말했다. “지도가 한 장밖에 없으니 당연히 적게 분배하는 거죠. 우리 세 팀에서 각각 조금씩 나눠서 당신들에게 0.5할을 주면 되지 않을 가요?” “0.5할?” 이 말을 들은 레카 형제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러자 사신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22장의 지도 중 우리가 21장을 가지고 있고, 당신들은 단 한 장만 가지고 있으니 0.5할을 주는 것도 적지는 않은 겁니다.” “허허, 난 좀 적은 것 같은데.” 레카르가 말했다. “방금 어떻게 나눈다고 했죠?” 사신이 다시 설명했다. “우리 일당은 모두 열 명이고 손에 9장의 지도가 있으니 5할, 하천 형제 일행은 5명이고 지도는 7장을 가지고 있으니 3할, 혈조네 무리는 4명이고 손에는 5장의 지도를 가지고 있으니 2할인 거죠.”“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전부 분배한 후 조금씩 나눠서 저희에게 0.5할을 주시겠다?” “그렇습니다.” 사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두 분은 단 한 장의 지도만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해가 됐습니다
“신령 묘지의 위치는 바로 저기입니다. 여기서 300리 정도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움직입시다.” 모두들 지도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300리가 넘는 거리는 일반인에게 있어서는 아득하게 먼 거리였지만 이 반신들에게 있어서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다. 신령의 묘지로 가는 과정에 또 적지 않은 괴물과 병사들이 길을 막았지만 다행이 여러 반신들이 협력한 탓에 그것들은 전혀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 후 이들은 지도에 표시된 신령의 묘지가 있는 위치에 도착했다. “바로 저기입니다.” 눈 앞에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오른 설산이 보였고 그 설산 아래에 서있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작아 보였다. 이들은 모두 걸음을 멈추고 그 설산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한참 후, 다시 정신을 차린 이들은 그 설산에 오를 채비를 했고 하천 일행도 방금 챙겨온 설과를 먹으며 몸을 다시 최상의 상태로 만들었다. 이 설산에는 새하얀 눈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 산에는 마치 어떤 특수한 힘이 있는 것 같았는데 그 산을 오르는 일행은 몸이 무겁고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약 반나절이 지난 후, 이들은 마침내 설산의 꼭대기에 올랐는데 전방에는 뜻밖에도 또 작은 산이 나타났다. 이 작은 산은 약 100미터 높이에 사방에는 흰 눈이 쌓여 있었지만 중앙 부분은 약간 붉은 것이 마치 곧 분출할 분화구처럼 보였다. “저기, 바로 저기가 신령의 진짜 묘지인 것 같습니다.” 사신이 그 작은 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하며 모두들 그 작은 산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곳이 바로 전설 속 고대 신령이 묻힌 곳이라는 생각에 누구도 쉽사리 먼저 발을 떼지 못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두 사색에 잠겨 있을 때 그 작은 산 위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 “무슨 일이지?” 순간 이 설산 전체는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작은 산 위에는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는데 마치 화산이 분출하는 것 같았다. 곧바로 대량의 용암 같은 것이 허공을
피 타는 노력으로 겨우 찾은 묘지인데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은 반신들은 점차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하천과 백리 두 사람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었는데 마치 손에 들고 있는 무기와 감응을 하고 있는 듯했다. “판음양!” “지검!” 이때 하천과 백리가 거의 동시에 큰 소리로 외치면서 칠식도의와 삼검경의 기술을 시전했다. 삽시간에 두 사람은 각각 한 줄기의 빛을 발사하며 하늘로 날아올랐고 공중에서 그 두 줄기 빛은 곧장 한 줄기로 합쳐졌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하천과 백리에게 고정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전혀 가늠이 잡히지 않았다. “저들 지금 뭘 하려는 걸까요?” “그러게 말이예요.” 모두들 신령의 관에 대한 공격은 멈춘 채 하천과 백리의 움직임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때 허공에는 이미 두 사람의 자취가 보이지 않았고 그들은 빠르게 신령의 관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하천과 백리는 방금 사신을 비롯한 다른 반신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던 그 신령의 관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하천과 백리는 그 신령의 관 상공에 도착했다. “저들은 도대체 저 진법을 어떻게 뚫은 거지?” 모두들 불가사의한 표정을 지었고 곧이어 분분히 다시 하천과 백리가 날아간 방향으로 날아올랐다. 그러나 아까 상황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그들은 신령의 관에 접근할 수조차 없었고 제자리 걸음이었다. 마치 그 신령의 관 주위에 쳐져 있는 진법은 오로지 하천과 백리에게만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한편 이미 그 신령의 관 상공에 도착한 하천과 백리는 함께 협력하여 그 관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자 관 뚜껑은 곧바로 열리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는 이들이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하천과 백리는 순식간에 그 엄청난 기운에 휩싸였고 눈 깜짝할 사이에 그 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관이 닫히면서
두 사람은 그렇게 이 공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사방은 온통 안개로 뒤덮였고 하천과 백리는 갑갑한 느낌이 들었다. 두 사람은 이 안에서 방향을 전혀 분간할 수 없었고 한참 동안 돌아다녔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는 이때 갑자기 두 사람 손에 들려 있던 무기가 윙윙- 소리를 내며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 느낌은 마치 하천과 백리가 전에 꿈을 꿨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곧이어 알 수 없는 힘이 두 무기를 이끌었지만 하천과 백리 모두 자신의 무기를 손에서 놓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천과 백리는 모두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는 자신의 무기를 따라 빠른 속도로 앞으로 전진했다. 잠시 후 온통 안개로 뒤덮였던 이 공간에서 갑자기 황금빛이 뿜어져 나왔고 하천과 백리는 심지어 눈을 뜰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이게 뭐지?” 놀란 하천과 백리는 모두 그 빛이 뿜어져 나오는 곳을 바라보며 심장이 쿵쾅거려 왔다. 잠시 후, 전방의 허공 속에는 황금빛을 발산하는 해골이 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해골은 약 2미터 길이에 몸의 모든 뼈는 모두 황금으로 만들어졌고 온통 밝은 황금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일하게 의아한 것은 그 해골에 왼쪽 팔이 하나가 없다는 것이었다. “신령의 시체?” 하천과 백리는 동시에 이 말을 했다. 안개로 뒤덮인 공간 안에 이런 해골이 있다는 건 분명 신령의 죽은 뒤 남긴 시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확실히 신령의 시체가 맞았다. 표면의 살집과 가죽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전부 썩어 사라지고 이런 황금빛을 발산하는 해골만 남은 것이었다. 다만 하천과 백리는 왜 이 시체에는 팔 한쪽이 없는 건지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팔 한쪽이 없는데 어떻게 천궐도와 경흥검을 함께 사용할 수 있었던 거지?’ 뿐만 아니라 이 신령의 시체는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광포한 힘이 내포되어 있는 듯했다. 이때 하천과 백리 손에 들린 천궐도와 경흥검은 점점 심하게 요동쳤고 그들은 마
이때 하천은 붕괴되고 있는 이 공간을 피해 미친 듯이 질주했고 백리도 하천의 뒤를 따라 끊임없이 도망쳤다. 그런데 약10여 분 후, 이들 앞에는 또 황금빛을 발산하는 무언가 나타났다. “저건 뭐지?” 하천과 백리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가까이 가서 보니 그곳에는 황금색의 팔이 허공에 떠있었다. ‘방금 신령의 왼 팔인 건가?’ 하천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떠올랐고 동시에 왜 신령의 시체와 왼팔이 분리되어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만약 신령이 죽기 전에 왼팔을 잃은 거였다면 이 팔은 이곳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또 이 신령이 죽은 뒤 팔이 잘린 거라면 그것은 누구의 소행인 걸까 하는 여러가지 생각이 하천의 머릿속에 끊임없이 떠올랐다. 그러나 하천과 백리가 있는 이 공간은 여전히 계속 무너지고 있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던 하천은 재빨리 그 왼팔을 잡아 손목 보호대에 넣고 계속 질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금 하천과 백리가 있던 공간은 전부 무너졌고 무수한 블랙홀이 이들의 눈 앞에 생겨났다. 그리고 바로 두 사람 앞에는 장방형 모양의 통로 같은 것이 나타났는데 그것은 방금 밖에 떠있던 그 신령의 관과 똑같았다. “저기 출구입니다. 빨리 나갑시다.” 두 사람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얼른 그 통로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통로를 향해 날아드는 순간, 뒤에서는 귀청이 찢어질 듯한 폭발음이 들려오더니 그 공간은 철저히 무너져 내렸다. 한편 그 신령의 관 밖의 설산 위에서는 여전히 많은 반신들이 하천과 백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이상한 공간 속에서 하천과 백리는 1~2시간 밖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사실 밖에 있는 사신 등은 이미 무려 7일 동안 이곳에 죽을 치고 있은 것이다. 그리고 낮과 밤의 구분이 전혀 없는 이 곳에서 계속되는 기다림에 많은 반신들은 점점 지쳐갔다. “벌써 7일 째인데 그 두 녀석은 왜 아직도 나오지 않는 거지?” 한 시간이 지날 때마다 레카르는 손가락으로 얼
이때의 사신은 이화 노조를 철저히 망가뜨릴 생각으로 완전히 전력을 다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하천의 조종이 없는 이화 노조는 사신이 자신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안 돼.” 이를 눈치챈 구월검군과 고행승도 얼른 이화 노조를 구하려 했지만 그들이 반응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뒤였다. 그런데 사신의 칼이 이화 노조의 목에 닿으려는 순간, 아무런 미동도 없던 그가 갑자가 칼을 피하더니 사신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비록 사신의 실력은 당연히 이화 노조보다 높았지만 이런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사신 또한 당해낼 수 없었다. 그렇게 이화 노조는 주먹으로 사신의 가슴을 세게 가격했고 사신은 그 자리에서 7~8미터 정도 날아가 버렸다. “이게 무슨 일이지?” 사신은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큰 충격에 빠져버렸다. 쿵쿵쿵- 바로 이 순간, 원래 공중에 떠있던 신령의 관이 격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무수한 균열이 그 표면에 생기더니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곧이어 하천과 백리 두 사람이 그 속에서 나왔다. “저들이 나왔어!” 하천과 백리가 안에서 날아 나오자 모든 반신들의 시선은 그들에게 집중되었다. “사신, 이 미친놈.” 사신이 자신의 꼭두각시를 해치우려던 모습에 하천은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다. 그러자 사신은 콧방귀를 뀌며 하천을 노려보았다. 한편 하천과 백리가 나오는 것을 본 모든 반신들은 그 두 사람을 에워쌌고 레카 형제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안에 있던 보물은?” 이 말을 들은 하천과 백리는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그들은 그 안에서 칠식도의와 삼검경을 배우는데 정력을 쏟느라 보물을 찾을 겨를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이들이 칠식도의와 삼검경을 모두 연마한 뒤에도 이 공간에는 보물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하천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러분, 만약 제가 이 안에서 아무런 보물도 보지 못했다면 믿으실 겁니까?” “젠장.” 하
하천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의 손목 보호대에 들어있는 그 신령의 시체가 갑자기 움직이는 듯했고 그의 머릿속에는 갑자기 이상한 장면들이 떠올랐다. “악!!!” 하천은 갑자기 극심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 모습을 본 백리가 당황하여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무언가 감지했어요.” 하천은 자신의 이마를 힘껏 두드리며 말했다. “제기랄, 그 보물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 것 같아요.” “안다고?” “전 손목 보호대 안에 물건을 넣어두면 그 들어있는 물건들과 감응할 수 있어요. 방금 그 안에 들어있는 신령의 시체와 감응한 거고요.” “저기 설곡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 신령이 남긴 보물들이 있는 것 같아요.” “확실해?” “아마도요.” 사실상 하천도 머릿속에 떠오른 그 허무맹랑한 생각이 도대체 진짜인지는 분간할 수 없었다. “가보면 알 수 있겠지요.” 이때 미친 듯이 질주하던 하천이 갑자기 멈추더니 몸을 돌렸다. 바로 이 순간 한 반신이 하천을 향해 칼을 휘두르고 있었지만 하천은 곧바로 그 칼을 저 멀리 날라버리고 말했다. “젠장! 그만 쫓아오세요. 보물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으니 안내해 드리죠.” 이 말에 기세 등등하던 반신들은 모두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레카르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하천을 쳐다보며 말했다. “너,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고?” 그러자 하천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저 신령의 관 안에는 확실히 아무런 보물도 없었어요. 그러나 그 안에서 저희는 지도 한 장을 발견했고 그 지도의 위치를 기억해 두었기에 그 보물들이 있는 구체적인 위치를 알고 있는 거고요.” 말하면서 하천은 머릿속에 나타났던 그 설곡의 방향을 가리켰다. “저쪽으로 30리 정도 가면 설곡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 보물들이 있습니다.” “진짜야?” “제가 도대체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하천이 말했다. “만약 여러분들이 저를 따라왔는데 보물을 찾지 못했다면 그때 다시 우리를 해치워도 늦지는 않지 않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사신 일행은
“하천, 너 지금 뭐하는 거야?” 하천이 이상하다고 느낀 백리와 구월검군 등은 당황하여 어쩔 바를 몰라 했다. 그러나 하천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마치 무언가에 통제된 듯 갑자기 자신의 왼손을 흔들었다. “신령을 모욕해서는 안 됩니다.” 이 말을 마친 후 눈부신 황금빛이 하천의 왼 팔에부터 하늘로 솟구쳤는데 곧이어 신령의 왼팔 모습이 허공에 떠올랐다. 순간 그 눈부신 빛을 발산하던 그 신령의 왼 팔은 공중에서부터 서서히 설곡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보물 건지기에만 여념이 없었던 사신 등 반신들은 이 인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이 위험이 닥쳤다는 것을 인식했을 때는 모든 것이 늦어버린 뒤였다.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설곡은 요동치기 시작했고 곧이어 그곳에서는 고통스러운 듯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것은 바로 신령의 왼팔이 전개한 공격이었는데 하천도 자신이 어떻게 이 신령의 왼손을 작동시켰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비록 고대 신령은 수천 년이나 되었지만 그 시체에 내포된 힘은 여전히 말로 형용이 안 될 정도로 대단했다. 그렇게 신령 왼팔의 일격으로 설곡에서 보물 찾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있던 무수한 반신들 중 실력이 약한 반신들은 진작에 죽어버렸고 사신과 레카 형제 같은 고수들도 마찬가지로 중상을 입고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십여 명의 반신들이 이렇게 단 일격으로 전부 당한 것이다. “이건!” 구월검군과 고행승 그들은 모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하천을 쳐다보았고 심장은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만약 그들도 다른 반신들과 마찬가지로 바로 설곡에 달려갔다면 맞이했을 그 결말이 너무 눈에 뻔히 보였다. ‘이 모든 건 설마 하천이 처음부터 설계한 함정이었던 건가?’ ‘애초에 사람들을 이곳에 끌어들인 후 신령의 왼손을 이용해 모조리 죽어버릴 작정이었나?’ 곧이어 하천은 아예 그 설곡의 보물들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몸을 돌려 단칼로 허공을 쪼갰다. 그러자 삽시간에 이 허공에는 하얀 소용돌이가 나타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