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다고 생각해요.”그러나 상황은 결국 그 지경까지 이르렀다.운명을 탓해야 할까? 아니면 우연의 장난을 탓해야 할까?그것도 아니면 하늘이 무심하다고, 세상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탓해야 할까?유월영은 신현우의 손을 놓아주고 다시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싸늘했고 신현우가 예상했던 것처럼 진실을 알고 난 후의 감정 변화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때, 한세인이 돌아왔다.한세인은 묘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경계하며 신현우를 쳐다보며 말했다.“아가씨, 매실주 사 왔습니다.”유월영이 쓴웃음을 지었다.그렇게 인기 있다던 매실주는 사실 신현우가 한세인을 따돌리고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하려고 만든 핑계일 뿐이었다는 걸 유월영은 알고 있었다.그는 한세인을 확실히 따돌리기 위해 심지어는 신연우가 좋아하는 술이라고 말했다.“전부 신 대표님께 드리세요.”유월영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더는 못 놀아드리겠네요.”그녀는 돌아보지도 않고 가버렸다.한세인이 급히 뒤를 따라나섰다. 유월영의 얼굴이 굳어 있었고 기분이 많이 언짢아 보여 조심스레 물었다.“아가씨, 신 대표랑 무슨 얘기 하셨나요?”유월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한세인이 다시 물었다.“레온 그룹과 협력하고 싶어 하는 그 사장들은...”신현우의 수많은 질문에 이미 지쳐 있던 그녀는 한세인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결국 폭발했다.“그들이 알아서 레온 그룹의 사업팀에 연락하라고 하세요! 내가 그 일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잖아요!”한세인이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는 유월영이 이렇게 큰 소리로 화내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네.”유월영이 발걸음을 멈추고 눈을 질끈 감았다.몇 초 후, 그녀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미안해요, 한 비서한테 화내려 한 게 아닌데.”한세인이 말했다.“괜찮습니다...아가씨, 저기 연 대표가 오고 있는 것 같아요.”유월영은 그녀가 말하는 쪽을 바라보았다.
윤영훈의 사건은 아직 재판이 열리지 않아 그는 여전히 구치소에 머물고 있었다.교도관이 그를 면회실로 데리고 갔고 철창 너머로 유월영을 발견한 그는 웃었다.“내가 출소하기 전에 유월영 씨를 다시 볼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에요.”유월영은 지금 그와 우회적인 대화를 할 기분이 아니었다.“물어볼 게 있어요.”“무슨 일인데요?”윤영훈이 철제 의자에 앉자 교도관은 그의 손을 작은 테이블 위에 수갑으로 묶었다.유월영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연 대표랑 우리 양어머니의 일을 어디까지 알고 있어요?”윤영훈이 웃음을 터뜨렸다.“연 대표님과 유월영 씨 양어머니요?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얘기죠?”유월영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차가워졌다.그 순간 교도관은 윤영훈의 목을 수갑으로 꽉 조였다!“으악!”윤영훈이 순간적으로 극한의 고통을 느꼈지만 두 손은 수갑에 묶인 채 도저히 몸부림칠 수 없었다!유월영이 다리를 꼰 채 점점 검붉게 변하는 윤영훈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이제 제대로 말할 수 있겠어요?”윤영훈은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그는 몸을 비틀며 간신히 말했다.“말...할 수...있어...”유월영은 교도관에게 눈짓하자 교도관은 그제야 그를 풀어주었다.윤영훈은 바로 테이블에 엎드려 필사적으로 기침을 하면서도 웃었다.“컥컥컥...유월영 씨, 점점 더 잔인해지네요...”유월영은 평소에는 이런 순수한 폭력을 쓰지 않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있는 법이다. 가장 순수한 폭력이야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장 빨리 얻는 수단이 될 때가 있다.윤영훈은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숨을 고르고 눈을 치켜들었다.“뭘 묻고 싶은 건가요?”유월영은 바로 물었다.“두 가지 질문이 있어요. 첫 번째, 제 양어머니는 그때 정말로 혼수상태였어요? 아니면 가짜였어요?”윤영훈은 침을 꿀꺽 삼키고 숨을 내쉬며 말했다.“진짜 혼수상태였는지 아니면 가짜인지, 나도 확신할 수 없었어요...아마도 가짜였을 거예요. 왜냐하면 내가 병원에 심어둔 사람이 그때 여사님께서 깨어났
유월영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아무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윤영훈이 웃음을 멈춘 뒤에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두 번째 질문이에요. 우리 양어머니의 인공 심장을 훔쳐 간 사람은 누구의 지시를 받은 거죠?”“그것도 윤 대표인가요? 당신은 한편으로 우리 엄마를 죽이려 사람을 보내면서, 또 다른 암살자가 우리 엄마인 척 위장하게 해서 나를 죽이려 했잖아요.”윤영훈이 눈물을 닦아내며 웃었다. “후자는 인정해요.”당시 만약 연재준이 제때 나타나 화살을 쏘지 않았다면 유월영은 벌써 그 암살자에게 죽었을 것이다.그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다시 어쩔 수가 없었다는 표정을 지었다.“그 당시에 일이 그렇게 되고 월영 씨가 바로 도망가려 했잖아요. 우리는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당신을 죽일 수밖에 없었죠. 그렇지 않으면 월영 씨는 도망가서 힘을 모으고 다시 돌아오면 지금처럼 우리에게 복수하려고 할 게 뻔한데, 그러면 우리만 곤란해질 테니까요.”“하지만 전자는.”그는 고개를 저었다.“나도 모르는 일이에요. 내가 한 게 아니에요. 정말로.”유월영은 지금껏 그가 한 얘기를 믿었다. 윤영훈이 시점에 와서 굳이 자기가 저지른 일을 부인할 필요가 없었다.그 도둑, 이영화의 인공 심장을 훔쳐 간 도둑은 그와는 무관했다.“그러면 그 사람, 오성민이 보낸 건가요?”윤영훈이 고개를 저었다.“오 변도 나에게 그 이야기를 한 적이 없어요. 아마도 그쪽 사람 아닐 거예요. 그의 주된 목표는 월영 씨였으니까요. 오 변호사는 그때 현시우가 당신을 도울까 봐 그의 유람선을 불태웠죠.”유월영이 말했다.“신 대표도 아니에요.”첫째, 신현우는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둘째, 그가 그 일을 했다면 오늘 감히 유월영 앞에서 그녀의 어머니에 대해 계속 이야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선택지는 네 개뿐이었다.윤영훈도 아니고, 오성민도 아니고 신현우도 아니었다면, 그럼 누구일까?“그렇다면 결국 연 대표님밖에 없네요.”유월영이 눈을 감고 천천히 한 번 더
한세인이 재빠르게 대답했다.“바디 테크놀로지입니다.”“오늘 신 대표가 그러더라고요. 내 능력으로는 그들의 세 가문을 뒤흔들 수 없다고.”유월영이 무표정하게 말했다.“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보여주죠.”바디 테크놀로지에 대한 계획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된 것이었다.한세인이 바로 답했다. “알겠습니다.”…신현우의 그룹은 벤처 캐피털 기업이다.간단히 말해서 다양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투자하며 그들의 “물주”가 되는 것이다.최근 몇 년간 신현우는 인공지능의 의료 분야에서의 응용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이 분야의 스타트업들에 연속으로 투자했다.그중 하나가 바로 바디테크였다.이 회사는 AI 진단 보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었으며 기술 산업의 시연 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여러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더 많은 선택 권한을 얻게 되었다.그래서sk그룹이 최종적으로 바디 테크놀로지 주주가 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그 후 신현우는 바디 테크놀로지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자금이 필요하면 돈을 주고, 인력이 필요하면 인력을 지원해 주며 이를 다음 sk그룹의 중요 자회사로 키우려는 의도가 보였다.그리고 최근 바디 테크놀로지는 중요한 연구개발 단계에 들어갔다.하지만 이 시점에서 팀의 두 핵심 인물 사이에 감정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부부 사이인 두 연구 개발 직원은 남편이 외도를 저지르고 말았다. 아내는 간통 현장을 잡아내고 용서할 수 없다며 이혼을 요구했고 자신의 회사 지분을 팔고 회사를 완전히 떠나겠다고 선언했다.게다가 아내는 연구개발팀의 핵심 인력이었기 때문에 부부 간의 분쟁은 연구개발의 진행에도 큰 차질을 빚었다.신현우가 심지어 직접 나서서 조정을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결국 두 사람은 갈라섰고 아내는 회사를 떠났다.그 여자가 떠난 후 신현우는 계속해서 자금을 투입해 새로운 인재를 찾았고 다시 연구개발을 추진했다.그러나 그때, “케어유”라는 이름의 신생 회사가 갑자기 등장했다.그 회사가 처음으로 출시한 제품은 바로 AI 진단 시스템
유월영이 신현우에 대한 타격은 그들 한발 앞서 제품을 출시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계획까지 좌초시켰다.게다가 더 나아가 다방면으로 신현우의 다른 프로젝트를 저격하였으며 단 한 달 만에 신현우는 투자에서 잇따라 실패했다.유월영은 투자금이 풍부한 레온 그룹을 등에 업고 점점 더 거침이 없었고 자신이 배후 인물임을 숨기지 않았다.재정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그녀에게 대놓고 물었다.“신 대표님과 협력 파트너가 아니었나요? 왜 갑자기 경쟁사처럼 지내는지 알 수 있을까요?”유월영이 가볍게 대답했다.“경쟁 관계라니요. 그냥 우연일 뿐입니다.”“레온 그룹은 항상 국내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특히 올해는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제가 신 대표님과 동일한 프로젝트를 선택했다면 그것은 단지 우리는 같은 목표를 알아본 것뿐이죠.”인터뷰를 마치고 유월영은 그녀의 신주시 사무실로 가려 했다. 다음에 ‘사냥'할 ‘귀여운 동물’을 보려는 것이었다.그때 핸드폰이 울렸고 화면에 신연우의 이름이 떴다.“신 교수님.”“월영 씨, 바빠요?”“괜찮아요. 오늘은 컨디션 어떠세요?”신연우가 답했다.“오늘 재활 의사의 도움으로 몇 걸음 걸어봤어요. 의사가 회복이 잘 되고 있다고 하네요.”유월영이 진심으로 미소 지었다. “정말 다행이네요. 이따가 가는 길에 들를게요.”신연우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지 않아도 돼요. 월영 씨, 내일 시간 있어요?”“내일은...”유월영이 바로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되물었다.“무슨 일이죠?”“연아가 임신했어요. 그래서 내일 저녁에 가족 모임을 열어 축하하려고요. 결혼식 때 우리가 충분히 대접하지 못한 것 같은데 이번에 만회하려고 해요.”유월영이 놀라서 말했다. “신연아 씨 임신했어요?”“네, 우리도 이제 막 알게 되었어요.”신혼부부가 임신까지 했으니 정말 연달아 희소식이었다.신씨 가문은 결혼식에서의 대접이 소홀했다고 했지만 사실이 유월영이야말로 거의 결혼식 분위기를 망칠 뻔
“역시 집안 잔치라 모두 제 식구들이 왔네요.”유월영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현 대표님, 연 대표님, 오 변호사님.”“모두 가족이니까 너무 격식 차릴 필요 없겠다 싶어 고 대표님이 준 매실주를 대접했어요.”가정부가 신연우의 휠체어를 부엌에서 밀고 나오자 유월영은 바로 그에게 다가갔다.“신 교수님, 다리가 많이 좋아졌다고 해도 주의해야 해요. 부엌에는 왜 가신 거예요?”신연우는 살짝 미소 지으며 손에 든 술병을 가리켰다.“술을 가져오느라고요.”연재준의 시선이 두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 오늘 모임에 참석한 강수영이 슬그머니 사촌 오빠의 소파 팔걸이에 앉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오빠는 경쟁자가 왜 저렇게 많아? 현시우는 첫사랑이니까 그렇다 치고 노현재라는 날라리까지도 괜찮아. 그런데 나의 전 약혼자 신연우 씨는 분명히 유월영에게 특별한 존재야.”신연우는 잘생기고 온화한 성격에 유월영과 오랫동안 알고 지낸 그 사람이다. 게다가 여전히 그녀에게 진심이며 목숨까지 구해준 사람이었다.유월영은 신씨 가문을 눈에 거슬려 했지만 신연우의 전화만은 항상 꼭 받았고 신연우가 초대하면 꼭 왔었다.연재준은 고개를 돌려 강수영을 무표정하게 바라보자 그제야 강수영은 바로 입을 잠그는 시늉을 하고 물러났다.연재준은 눈을 살짝 감고 생각에 잠겼다. 그때 유월영에게 신연우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아마도 정말 함께했을지도 모른다.유월영의 주변에 거슬리는 남자들이 너무 많다고 연재준은 생각했다.신현우는 동생 신연우의 말을 이어받으며 말했다.“월영 씨, 제 말이 맞죠? 연우가 정말 그 집의 매실주를 좋아한다니까요.”유월영은 웃으며 고개를 돌려 연재준에게 잠깐 시선을 준 신현우를 바라보았다.“현 대표님이 저를 속이지 않을 거란 걸 잘 알아요. 그러니 당연히 믿죠.”오성민이 안경을 고쳐 쓰며 덧붙였다.“사격장 옆의 그 매실주 말인가요? 나도 오래전부터 소문 들었는데 오늘은 고 대표님과 신 교수님 덕분에 마침내 맛볼 수 있게 됐네요.”그렇게
“연 대표님이 말하는 게 설마 나의 마음은 아니겠죠?”유월영이 냉소하며 말했다.“그렇다면 맞아요. 연 대표님한테는 준 적이 없죠.”“나는 당신이 나를 사랑한 적이 없다는 걸 믿지 않아. 당신은 내 이름을 불러줬고 나는 그걸 평생 기억할 거야.”연재준이 가볍게 말했다.“내가 말한 건 다른 것이야.”다른 것이 무엇인지 연재준은 말하지 않았고 유월영도 묻지 않았다.두 사람은 나란히 서 있었다.밖은 이미 짙은 어둠에 잠겨 있었고 가로등만이 두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연재준이 입을 열었다.“당신 최근에 신현우한테서 많은 것을 빼앗아 갔더군.”“지금 신 대표님 대신해서 저의 횡포를 비난하려고 하는 건가요?”연재준이 약간 미소 지었다.“내가 그렇게 고상한 척하는 사람이겠어? 그렇게 해서 당신 속이 시원하다면 계속해도 좋아.”“그렇죠, 당신과 같은 재벌들에게 이런 건 아무 상관 없는 소소한 일들이겠죠.”유월영이 갑자기 쓴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그녀 몸에서 풍기는 다소 낯선 향수 냄새가 그의 코끝을 감쌌고 연재준은 유월영을 내려다보며 예전의 순간들을 떠올렸다.그가 넋을 놓고 보고 있을 때 그녀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맞춰봐요, 내가 언제 그 장부를 공개할 것 같은지.”그 순간, 모든 아련한 기억들이 재가 되어 사라졌다.어둑한 조명도 순식간에 어두워진 연재준의 눈빛을 가리지 못했다.“불장난하지 말라고 충고했을 텐데.”두 사람은 마주 서 있었고 둘 사이의 거리는 몇 센티미터에 불과했다.그래서 마치 다른 사람 눈에는 두 사람이 갑자기 화해하고 가까이서 비밀을 속삭이는 것처럼 보였다.신현우와 오성민이 서로 눈을 마주쳤다.하지만 유월영과 연재준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로맨틱하지 않았고 오히려 약간의 날카로움이 드러나기 시작했다.연재준이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제 때가 왔다고 생각하는 거야?”유월영은 그저 웃을 뿐 아무 대답 없이 천천히 술을 마셨다. 아무렇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연
연재준의 목소리는 늦봄 추위보다 더 차가웠다.“신 대표님, 이런 서프라이즈를 왜 저한테는 미리 알려주지 않으셨나요?”오성민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연 대표님께서 얼마 전까지 몸이 안 좋으셨잖아요? 이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요양하시는데 방해 될까 얘기안했어요.”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미소 지으며 덧붙였다.“이건 고 대표님께 사과의 성의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니 연 대표님과는 별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아셨으니 늦지 않다고 생각되어서...”당연히 이 말들은 모두 핑계였다.연재준은 이 서툰 변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집요하게 물었다.“오 변호사님과 신 대표님은 이‘선물’을 준비하기 전에 조사하지 않으셨나요? 백유진 씨는 저희 어머니의 간병인입니다.”신현우는 처음 듣는 듯 말했다.“그런 관계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냥 고 대표님이 이 여자를 찾고 있다는 말을 듣고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에...”“맞아요.” 오성민이 다시 유월영을 바라보며 말했다.“고 대표님. 우리 사이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전에 서로 불편한 상황이 벌어진 것 같은데 오늘 이 자리를 빌려서 오해를 풀면 어떨까요?”유월영은 소파에 앉은 채 다리를 꼬며 말했다.“오 변호사님이 말씀하시는 오해란 게 혹시 계향산에서의 일인가요?”오성민이 고개를 끄덕였다.“모두 제 비서가 꾸민 일이기 한데 사장인 제가 관리가 미흡했던 잘못도 있으니 제가 대신 고 대표님께 사과드립니다.”아니나 다를까 오성민은 모든 책임을 비서에게 돌렸다.유월영이 술을 한 모금 마시며 싸늘하게 웃었다.오성민이 이어 말했다.“고 대표님께서 오늘 이 선물을 받아주신다면 이 일을 넘어가는 거로 알겠습니다. 어떠세요?”유월영이 대답 대신 물었다.“신 대표님 생각은요?”신현우가 차분하게 대답했다.“고 대표님과 제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 프로젝트가 자꾸 겹치는 것 같은데, 우리 서로 더 많은 분야에서 협력하는 게 어떨까요? 그래야 외부에서 우리 관계를 두고 불필요한 추측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