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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연 대표님이 말하는 게 설마 나의 마음은 아니겠죠?”

유월영이 냉소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맞아요. 연 대표님한테는 준 적이 없죠.”

“나는 당신이 나를 사랑한 적이 없다는 걸 믿지 않아. 당신은 내 이름을 불러줬고 나는 그걸 평생 기억할 거야.”

연재준이 가볍게 말했다.

“내가 말한 건 다른 것이야.”

다른 것이 무엇인지 연재준은 말하지 않았고 유월영도 묻지 않았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서 있었다.

밖은 이미 짙은 어둠에 잠겨 있었고 가로등만이 두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연재준이 입을 열었다.

“당신 최근에 신현우한테서 많은 것을 빼앗아 갔더군.”

“지금 신 대표님 대신해서 저의 횡포를 비난하려고 하는 건가요?”

연재준이 약간 미소 지었다.

“내가 그렇게 고상한 척하는 사람이겠어? 그렇게 해서 당신 속이 시원하다면 계속해도 좋아.”

“그렇죠, 당신과 같은 재벌들에게 이런 건 아무 상관 없는 소소한 일들이겠죠.”

유월영이 갑자기 쓴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그녀 몸에서 풍기는 다소 낯선 향수 냄새가 그의 코끝을 감쌌고 연재준은 유월영을 내려다보며 예전의 순간들을 떠올렸다.

그가 넋을 놓고 보고 있을 때 그녀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맞춰봐요, 내가 언제 그 장부를 공개할 것 같은지.”

그 순간, 모든 아련한 기억들이 재가 되어 사라졌다.

어둑한 조명도 순식간에 어두워진 연재준의 눈빛을 가리지 못했다.

“불장난하지 말라고 충고했을 텐데.”

두 사람은 마주 서 있었고 둘 사이의 거리는 몇 센티미터에 불과했다.

그래서 마치 다른 사람 눈에는 두 사람이 갑자기 화해하고 가까이서 비밀을 속삭이는 것처럼 보였다.

신현우와 오성민이 서로 눈을 마주쳤다.

하지만 유월영과 연재준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로맨틱하지 않았고 오히려 약간의 날카로움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연재준이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제 때가 왔다고 생각하는 거야?”

유월영은 그저 웃을 뿐 아무 대답 없이 천천히 술을 마셨다. 아무렇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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