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서 이상한 감각을 느낀 강백산은 무척 놀라워하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됐어, 일어나.”진서준은 덤덤히 말했다.강백산은 이때 자신의 두 다리에 감각이 돌아와서 곧바로 바닥에서 일어났다.이때 강백산은 자기 아버지가 왜 진서준을 그토록 두려워했는지 알게 되었다.“진서준 씨,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강백산은 이번만큼은 진서준에게 완전히 굴복해서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했다.진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황동원에게 영기를 흘려보냈고 황동원도 일어날 수 있었다.“됐어요. 이만 가봐요.”진서준은 가보라는 듯 강은우를 향해 손을 저었다.이렇게 많은 사람을 조희선이 봤다면 분명 무슨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진서준 씨, 다음번에 고양에 오게 되면 꼭 말씀해 주세요. 제가 제대로 대접하겠습니다.”강은우가 들뜬 얼굴로 말했다.“네, 그럴게요.”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차에 오르기 전 강은우가 진서준에게 말했다.“진서준 씨, 조재찬의 아내는 만만치 않습니다. 친정 쪽이 무도 세가인데 종사 두 명이 있고 심지어 다 대성 종사라고 합니다. 진서준 씨가 죽였던 유혁수보다 약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조재찬 아내의 친정은 남주성에 있지 않으니 당분간은 오지 않을 겁니다.”이 소식은 진서준에게 비교적 중요했기에 기억해 뒀다.강은우 부자가 떠난 뒤 진서준은 파우더형 팩을 들고 옆 별장을 찾았다.진서라는 운전 연습을 하러 가서 집에는 조희선만 있었다.“서준아, 내일 떠난다면서? 이거 챙겨 가!”조희선은 진서준이 들어오자 진서준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진서준은 빠르게 다가와서 조희선이 들고 있는 옥패를 보았다.그 옥패는 힐끔 보았을 때 그의 스승인 구창욱이 준 것과 거의 똑같았다.그러나 구창욱이 준 옥패에는 천기각 세 글자가 새겨져 있었고 조희선이 들고 있는 옥패에는 ‘진’ 한 글자만 새겨져 있었다.“이건 네 아버지가 남겼던 거야. 네가 어른이 된 뒤에 주라고 했었어.”옥패를 건네
병실 밖에 도착해 보니 심해윤은 역시나 서정훈의 침대 곁에 앉아 있었다. 부부 두 사람은 낮은 목소리로 뭔가 의논하고 있었다.진서준은 바로 들어가지 않고 문을 두드렸다.누군가 문을 두드리자 심해윤은 고개를 돌려 보았다. 진서준이 문밖에 서 있는 걸 본 그녀는 곧바로 문을 열러 갔다.“진 선생님, 오셨네요!”심해윤은 기쁜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봤다. 그녀는 진서준이 서정훈을 검사해 주러 온 건 줄 알았다.“진 선생님,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전 죽었을 거예요.”서정훈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며 감격한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어제 서정훈의 상태가 안정된 뒤 심해윤은 사건 경과를 자세히 설명했다.서정훈은 공수철과 최문혁이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걸 알고는 무척 화가 났고, 곧바로 감사팀에 공윤석을 감사하라고 했다.“사양할 필요 없습니다. 사람을 구하는 건 의사의 본분이죠.”진서준은 덤덤히 웃었다. 그는 서정훈이 안타깝게 느껴졌다.이렇게 훌륭한 아버지에게서 서현욱 같은 망나니가 태어나다니.서현욱이 서정훈의 반만 따라갔어도 분명 꽤 큰 성과를 냈을 것이다.“일단 맥부터 짚어보고 얼마나 회복했는지 볼게요.”진서준은 침대 옆 의자에 앉으며 서정훈의 맥을 짚었다.잠시 뒤 진서준은 손에 힘을 풀면서 천천히 눈을 떴다.“진 선생님, 저희 남편 어떤가요? 괜찮은 거 맞나요?”심해윤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서정훈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분명 괜찮을 거야. 진 선생님 의술에 자신을 가지라고!”진서준은 싱긋 웃었다.“확실히 괜찮네요. 2, 3일 정도 더 쉬면 계속 시민들을 위해서 일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그 말을 들은 심해윤과 서정훈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감사합니다, 선생님. 제 몸이 다 나으면 꼭 제 아내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게 할게요!”서정훈은 좋은 사람이었다. 그는 감사 인사를 할 때 상대방을 자신의 집에 초대했다.비록 심해윤의 요리 실력이 호텔 주방장만큼 대단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그는 속으로 강백산을 쓸모없는 놈이라고, 진서준마저 처리하지 못한다고 욕했다.“아버지, 어머니, 저는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서현욱은 부모님의 표정을 보고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이 자식, 네가 무슨 낯짝으로 묻는 거야? 평소에 내가 일 때문에 바빠서 널 가르치는 데 소홀했더니 이렇게 멋대로 날뛸 줄은 몰랐다. 감히 고양의 사람을 찾아와서 진 선생님을 상대하려고 해?”서정훈은 무척 화가 나서 서현욱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조금 전 서현욱이 오는 길에 진서준은 오늘 있었던 일을 서정훈에게 대략 얘기해줬다.서정훈은 그 말을 듣자 복장이 터졌다. 그는 서현욱을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었다.훌륭한 아버지 밑에서는 훌륭한 아들이 태어난다는데, 서현욱은 훌륭하기는커녕 형편없는 아들이었다.서현욱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자 겁을 먹고 몸을 떨었다.“여보, 저 자식을 때려!”침대에서 내려올 수 없는 점만 아니었어도 서정훈은 직접 손을 썼을 것이다.심해윤은 단단히 화가 나서 준비해 뒀던 자로 서현욱을 때렸다.착착착...서현욱은 비명을 지르면서 서둘러 애원했다.“어머니, 그만 때리세요.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네가 다시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누가 네 아버지를 구했는지 알고나 있어? 진 선생님이 혹시라도 잘못됐으면 어쩔 뻔했어?”서정훈은 침대맡의 유리잔을 들어 서현욱의 머리를 향해 집어 던졌다.서현욱은 미처 피하지 못해서 유리잔에 맞았다.순간 핏물이 튀었다.“아!”서현욱은 머리를 감싸 쥐고 괴롭게 바닥에 주저앉았다.심해윤은 흠칫하더니 마음이 약해져서 외쳤다.“의사 선생님, 의사 선생님!”“의사 부르지 마. 그냥 죽게 놔둬.”서정훈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진서준은 서현욱을 단단히 혼쭐낼 생각이었지만 서정훈의 모습을 보니 화가 조금 풀렸다.서현욱은 좋은 부모를 뒀다.“서정훈 씨, 이 일은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앞으로는 잘 가르치도록 하세요.”진서준은 머리에서 피가 줄줄 흐르는 서현욱을 바라보며 서정훈에게 말했다.이때 의사도 병실
허윤진이 그렇게 상세히 물은 이유는 몰래 차 트렁크에 숨어서 진서준 일행과 함께 떠날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이번에 진서준은 권해철의 사문으로 가면서 허사연도 데려가려고 하지 않았다.그것은 허윤진에게 아주 좋은 기회였다.허윤진은 언니가 진서준이 없는 틈을 타서 진서준의 마음을 얻을 생각이었다.비록 허사연에게는 미안했지만 그냥 이렇게 진서준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진서준은 허윤진의 생각을 몰랐다. 그저 허윤진이 따로 배웅해 주려고 하는 줄 알았다.만약 진서준이 허윤진의 생각을 알았다면 너무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을 것이다.진서준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조재찬은 스무 명 넘은 조씨 일가 고수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그중 네 명은 내공 절정의 무인이었다.스무 명쯤 되는 사람들은 언제라도 옷이 터질 것 같았다. 병상 위에 누워있는 아들을 본 조재찬은 안색이 한없이 어두웠다.그는 서울 같은 곳에 자신의 아들을 다치게 하고, 심지어 조씨 일가 무인을 때려죽일 사람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복수를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남주성에서 그들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아버지, 드디어 오셨네요. 저 두 다리가 부러졌는데 다시는 이어 붙일 수 없대요.”조재찬이 온 걸 본 조규범은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그를 향해 호소했다.“똑똑히 말해 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네 다리는 누가 부러뜨린 거고?”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조재찬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조규범은 눈물을 닦으면서 요 며칠 있었던 일을 숨김없이 얘기했다.조규범이 허윤진을 납치했다는 말에 조재찬은 화가 나서 그의 머리를 두 대 때렸다.“내 아들이면 뭐든 제멋대로 할 수 있는 줄 알았어? 허윤진은 허성태 딸이야. 감히 허성태의 딸을 납치해? 만약 허성태가 신고라도 하면 나라도 널 구하기는 힘들어!”조재찬은 씩씩거렸다. 그는 멍청한 아들 때문에 복장이 터졌다.아들이 한 명이라도 더 있었으면 조재찬은 그를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다.“아버지, 제가 잘못했어요. 그
“때린 걸로 끝나서 다행인 줄 알아. 내가 누군지 알아?”조재찬이 차갑게 말했다.“당신이 누구든 사람을 때리는 건 안 되죠. 지금 당장 신고할 겁니다.”우성환은 너무 화가 나서 곧바로 전화를 꺼내 신고하려 했다.그러나 조재찬의 부하가 더 빨랐다. 그는 우성환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빼앗았다.“난 고양의 조씨 일가 조재찬이야. 조씨 일가 가주 들어봤어?”조재찬이 바닥에 주저앉은 우성환을 물끄러미 바라봤다.우성환은 무척 화가 난 상태였지만 조재찬이라는 이름을 듣자 완전히 넋이 나갔다.너무도 익숙한 이름이었기 때문이다.우성환은 조재찬이 왜 갑자기 서울로 왔는지 알지 못했다.“얼른 주치의 불러와!”조재찬이 넋을 놓고 있는 우성환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정신을 차린 우성환은 서둘러 병실에서 나가 조규범의 주치의를 불러왔다.주치의는 그곳에 도착해서 조심스럽게 설명했다.“조재찬 씨, 조재찬 씨 아들은 다른 사람에게 맞아서 분쇄성 골절이 되어 이어 붙일 수가 없고, 강선 고정만 할 수 있어요. 앞으로 걸을 때는 지팡이에 의지해야 합니다.”“젠장!”조재찬은 순간 분노하여 주치의의 뺨을 힘껏 때렸다.“난 내 아들이 정상인처럼 걷기를 바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 집안 사람들 모두 장애인이 될 줄 알아!”조재찬에게 겁을 먹은 주치의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서 애원했다.“조재찬 씨, 제게는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 아드님 데리고 전라도 대병원으로 가보세요. 아니면 경성으로 가보시든가요. 그런 곳의 의사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원장 우성환이 서둘러 말했다.“조재찬 씨, 주치의는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아드님 다리를 치료했을 거예요.”우성환은 갑자기 진서준이 떠올랐다.“참, 우리 병원에 신의님이 한 분 계시는데 그분이라면 아드님 다리를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그러면 얼른 연락하지 않고 뭐 해?”조재찬이 우성환을 사납게 노려봤다.“지금, 지금 당장 전화 걸겠습니다...”우성환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돌려받은 뒤 곧바로
남주성의 가문들은 진 마스터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 알 뿐, 진 마스터의 이름이 진서준이라는 건 몰랐다.조재찬은 상대방의 이름이 진서준이라는 걸 들어도 진 마스터를 떠올리지 못했다.조재찬이 보기에 그렇게 우연한 일이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진 마스터가 어떤 사람인가? 그가 한 여자를 위해 다른 남자와 갈등할 이유가 없었다.지금 조재찬이 가장 두려워하는 점은 바로 진서준이 종사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만약 진서준이 정말로 종사라면 까다로웠다. 그가 데려온 사람 중에는 종사가 한 명도 없고 전부 내공이나 암경 수준으로 종사와는 차이가 컸다.“됐어. 잠시 뒤에 허성태 그 늙은 여우부터 만나고 나서 그 자식에 대해 알아봐야겠어.”조재찬은 이미 생각을 해두었다. 만약 진서준이 정말로 종사라면 그는 허씨 일가로 진서준을 협박할 생각이었다.실력이 아무리 강해도 당장 눈앞의 위험을 해결하는 게 더 중요했다.허씨 일가 부녀 세 명을 전부 납치한다면 진서준이 손을 쓰지 못할 거라고 조재찬은 생각했다.진서준은 짐 정리를 마친 뒤 다시 운전해서 서울 병원으로 향했다.서울 병원 입구에 도착한 진서준은 우성환이 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걸 보았다.“우 원장님, 여기서 기다리지 말고 병실만 알려주시지.”진서준은 우성환의 앞에 차를 세우고 말했다.“진 선생님, 제가 이번에 진 선생님을 해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진서준을 보자 우성환은 무척 후회됐다.“왜 그래요?”진서준은 우성환의 안색이 좋지 않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차에서 내리시면 얘기해요.”우성환은 한숨을 쉬었다.진서준은 곧바로 차를 병원 주차장에 세워둔 뒤 차에서 내렸다.우성환은 진서준을 데리고 외진 곳으로 간 뒤 말했다.“진 선생님, 잠시 뒤에 진 선생님께서 봐야 할 환자는 보통 신분이 아니에요. 전라도 사람이에요.”“전라도 사람이 왜 여기 병원에 왔대요?”진서준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일반적으로 돈 많은 사람은 큰 도시로 가서 병을 본다. 큰 도시에는
“그러네요, 부시장님이 계셨네요!”우성환은 눈앞이 환해졌다.“가요. 그 전라도에서 온 특별한 환자를 보러 가죠.”진서준이 덤덤히 말했다.우성환이 앞에서 길을 안내하여 진서준을 데리고 조규범이 있는 병실에 도착했다.“제가 문을 두드릴게요.”우성환은 노크했고 들어오라는 목소리를 들은 뒤에야 문을 열고 들어갔다.“조재찬 씨, 신의님께서 오셨습니다.”조재찬은 고개를 돌려 병실 문을 바라봤다. 청년이 온 건 본 그는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병원 원장 하기 싫어? 어디서 젊은이를 데려와서 날 속이려고 해?”진서준은 병실 입구에 서서 침대 위에 누워있던 조규범을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전라도 사람이 서울 병원을 찾은 이유가 있었다. 그 환자는 다름 아닌 조규범이었다.조규범도 당황했다. 그는 자신의 다리를 치료해 주러 온 사람이 진서준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아버지, 제 다리를 부러뜨린 놈이 바로 저놈이에요. 경찬 아저씨도 저놈이 때려서 죽었어요!”정신을 차린 조규범은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조재찬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이게 무슨 상황일까? 제 발로 찾아온 것일까?“우 원장님, 일단 나가보세요. 남은 건 제게 맡기시면 돼요.”진서준은 우성환을 향해 싱긋 웃으면서 병실에서 나가보라고 했다.병실을 나선 우성환은 진서준의 안전이 걱정되어 서둘러 서정훈의 병실로 향했다.그는 서정훈에게 이 일을 처리해달라고 할 생각이었다.병실 안에서 조재찬이 입을 떼기도 전에 그의 부하들이 진서준을 둘러쌌다.원수를 보게 되자 조규범은 당장이라도 진서준의 피를 마시고 그의 살을 뜯어 먹고 싶었다.“진서준, 죽으려고 제 발로 찾아올 줄은 정말 몰랐어.”조규범이 차갑게 웃으며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죽으려고 제 발로 찾아왔다고?”진서준은 같잖다는 표정으로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같잖다는 듯 말했다.“겨우 이런 쓰레기들을 데려와서 그딴 말을 하는 거야?”진서준의 모욕을 무인들은 참기 힘들었다.무인으로서 다들 자부심이 있었기에 진서준처럼 젊은
조재찬의 내키지 않아 하는 모습에 진서준은 그가 복수를 원한다는 걸 알았다.그러나 조재찬은 참을성이 있었다. 그의 아들보다는 훨씬 나았다.“아버지, 왜 그렇게 두려워해요? 사람을 이렇게나 많이 데려왔는데 저 자식 한 명 못 해치우겠어요?”조규범은 진 마스터를 몰랐다. 그는 매일 술을 마시고 놀기만 했지, 무도계에 대해서, 남주성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조규범의 말을 들은 조재찬은 그의 뺨을 두 대 때리고 싶었다.어떻게 저런 망언을 하는 걸까?진서준은 조규범을 힐끗 보더니 번뜩이는 눈빛으로 말했다.“말이 너무 많네. 뺨을 때려.”조재찬은 이를 악물고 조규범의 곁으로 걸어가서 그의 뺨을 때렸다.짝...뺨 맞는 소리가 병실 안에 울려 퍼졌다. 엄청난 소리에 사람들은 겁을 먹어서 감히 숨조차 쉬지 못했다.진서준이 덤덤히 말했다.“멈추란 말은 안 했는데.”조재찬은 명령에 따라야만 했기에 계속해 조규범의 뺨을 때렸다.조규범이 뺨을 열 몇 대 맞은 뒤에야 진서준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됐어.”조규범의 얼굴은 퉁퉁 부었다. 마치 붉게 부어오른 돼지머리처럼 아주 흉측했다.그 점만 봐도 조재찬이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조재찬은 이렇게 세게 때릴 생각은 없었지만, 세게 때리지 않아서 진서준이 언짢아한다면 절대 뺨을 때리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알아. 내게 복수하고 싶겠지. 난 언제든 환영해. 하지만 내 가족에게 손대지는 마. 허씨 일가에도 손대서는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조씨 일가를 역사로 만들어줄 줄 알아.”진서준이 조재찬을 바라보면서 차갑게 경고했다.“내가 어떻게 감히 그러겠어. 내 아들이 이렇게 된 건 전부 얘가 자초한 일인데...”조재찬은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자신의 증오를 진서준에게 들킬까 봐 감히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못 그런다고? 내일 난 서울을 떠날 거야. 복수하고 싶다면 사람을 시켜서 날 죽여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