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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별거 아닌데요, 뭘. 그러면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 두 분 편히 식사하세요.”

김명진은 진서준을 향해 웃더니 자발적으로 룸에서 나갔다.

진서준은 이지성의 일을 생각하느라 입맛이 떨어졌다.

“연아 씨, 다 먹었어요?”

“네.”

김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이만 가요. 내가 바래다줄게요.”

진서준이 말했다.

진서준은 이지성이 이렇게 갑자기 떠난 이유가 이곳에서의 소란을 듣고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자신을 봤기 때문이라고 짐작했다.

진서준의 짐작이 맞았다.

이지성은 호텔을 나선 뒤 곧바로 택시를 타고 이혁진과 같이 묵는 호텔로 돌아갔다.

“왜 그래? 왜 이렇게 허둥지둥거려?”

침대에 누워 TV를 보던 이혁진은 이지성의 초조한 모습을 보고 불쾌한 듯 물었다.

“아버지, 큰일났어요!”

이지성이 지팡이를 짚으며 빨게 이혁진을 향해 다가갔다.

“무슨 일 있어? 설마 진서준이랑 마주친 건 아니지?”

이혁진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진서준과 마주친 것을 제외하면 이혁진은 다른 원인은 떠오르지 않았다.

“맞아요!”

이지성은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진서준이 널 봤어?”

이혁진은 TV를 끄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뇨. 절 봤다면 절대 절 돌려보내지 않았겠죠.”

이지성은 머금고 있던 물을 삼키며 계속해 말했다.

“하지만 진서준은 이미 제가 서울에 왔다는 걸 알고 있어요. 아버지, 혹시나 시간을 끌면 뜻밖의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내일 우 종사님께 진서준을 죽여달라고 해요!”

이지성은 이미 진서준에게 마음속 깊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진서준만 보아도, 또는 진서준이 그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만 알게 되어도 이지성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래.”

이혁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드러냈다.

“우 종사님께서 조금 전에 날 만나러 왔어. 오늘 점심에 아주 대단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고 하더라. 우 종사님이 진서준의 상대가 되지 않더라도 그분을 모시면 돼. 우 종사님 말씀을 들어보니 우 종사님 사부님보다 더 대단하다고 해.”

우소영의 사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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