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 똑바로 뜨고 봐봐. 이분은 손씨 가문의 아가씨야! 우리 병원의 주인이란 말이다!”원장은 겁에 질려 온몸을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강해도가 손이림을 건드리다니.강해도는 순간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입을 크게 벌렸다.눈앞의 미모의 여인이 손씨 가문 아가씨라고?왜 서울에 있지 않고 이런 누추한 곳까지 왔을까?끝장이다.“내 친구 어머니 아직 살아계신 데 치료도 안 하고 화장하라고?”손이림은 싸늘한 표정으로 따져 물었다.그 말에 병원장은 온몸에 경기를 일으켰고 강해도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온세리 씨가 부탁했어요. 나한테 돈 주고 양홍선 환자 죽이라고 협박했다고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 매장해 버린다기에 어쩔 수 없이 그랬어요!”강해도는 후회막급했다.이제 직장을 잃을 뿐만 아니라 형사 책임도 지게 생겼으니 이번 생은 망했다.그 말에 손이림은 더 버럭하며 병원장에게 따졌다.“이 사람 어떻게 처리할 거예요?”병원장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해직시키고 당장 감옥에 처넣을 겁니다.”그 말에 강해도는 하마터면 오줌을 지릴 뻔했다. 살인 미수로 감옥에 간다면 평생 그곳에서 썩을 것이 뻔하다.“살려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온세리가 시켜서 그랬어요. 이건 제 잘못이 아니에요!”강해도는 간절히 애원했지만 병원장의 눈짓에 경비원은 바로 그를 끌어냈다.“모두 나가요. 우리 어머니 치료할 거예요.”방금 임찬혁은 이미 양홍선의 상태를 점검했는데 심장 파열과 여러 군데가 골절되었으니 빨리 치료해야 한다.“저기, 환자분의 부상이 심하니 우리 병원뿐만 아니라 서울로 옮겨도 힘드실 겁니다. 그러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병원장은 진단서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당신들이 무능한 거지 난 치료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빨리 나가세요!”임찬혁이 짜증을 내며 소리를 질렀다.“귀 먹었어요? 나가요!”임찬혁의 의술을 잘 알고 있는 손이림은 바로 사람들을 내쫓았다.병실에는 오직 두 사람만 남았고 임찬혁은 늘
위험천만한 장면을 떠올리니 양홍선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려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얼굴도 예쁘장한 여자가 이토록 악독할 줄 생각도 못 했다. 그녀를 죽이려고 했다니!“보아하니 대단한 인물 같았어. 사람도 많고 차도 몇 대나 되더라고. 전부 오픈카였어.”양홍선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워낙 죽이려고 했는데 죽지 않고 멀쩡히 살아났으니, 이 일로 더 큰 화를 입거나 임찬혁까지 연루된다면 정말 큰 일이다.“맞아요. 대단한 인물. 4대 명문가 중 온씨 가문의 아가씨, 온세리예요.”임찬혁의 얼굴에 살기가 가득했다.상대가 누구든 감히 그의 어머니를 건드렸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온세리”양홍선은 놀라서 사색이 되어버렸다.4대 명문가의 권세는 하늘을 찌르고 한 손으로 하늘도 막는데 누가 감히 그들을 대항한단 말인가?“아무튼 난 이제 괜찮으니까 이 일은 덮어. 없던 일로 하자고. 그러다 그 여자 심기라도 건드리면 너와 효진이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양홍선은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상대의 배경을 알았으니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재벌의 세상에서 섣불리 신고했다가 상대를 처벌하기는커녕 도리어 아들 며느리에게 누를 끼치게 될 것이다.“그래요. 일단 몸이 회복되었으니 퇴원부터 해요.”임찬혁은 양홍선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복수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임찬혁이 문을 열었을 때, 사람들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당장이라도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양홍선의 부상 상태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며 그들은 양홍선이 곧 숨을 거둔다고 확신했다.그런데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약물도 사용하지 않고 심지어 메스도 없이 말끔하게 치료했다.허준이 살아있다고 해도 이런 신기한 의술을 펼칠 수 없을 것이다.지금 이 순간, 그들은 임찬혁을 조상님처럼 섬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이런 친구가 한 명 있다면 생명을 하나 더 얻은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아주머니, 괜찮으세요?”손이림이 인사를 올렸다.그는 이미 임찬혁의 의술을 경험했던지라 다른
임찬혁은 양홍선이 뭘 걱정하는지 알고 있기에 마음이 아팠다.평생 임찬혁을 위해 속을 태우며 고생했으니 이젠 행복을 누릴 때도 됐다.“새 집 하나 마련할게요.”임찬혁은 양홍선을 낡고 오래된 집에 보낼 수 없었다.“집을 사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나 그냥 그 집에서 살 거야.”양홍선은 또 거절했다.임찬혁은 잠시 머리가 아팠지만 이내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친구가 있는데 집이 여러 채나 된다고 들었으니까 혹시 빈 집이라도 있는지 한 번 물어볼게요.”임찬혁은 바로 청룡에게 전화를 걸었다.“지존, 말씀하세요.”금세 전화가 연결되더니 청룡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 어머니한테 지낼 곳을 마련해 드리고 싶은데 혹시 적당한 곳이 있을까?”용국의 가장 큰 지하 세력인 용호파에는 아주 많은 산업이 있기에 지낼 곳을 얻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그렇게 되면 양홍선도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빌레오에 별장을 마련해 드릴 테니 어머님을 모시고 가십시오. 그리고 관리자한테서 바로 열쇠 받으시면 됩니다.”이런 작은 일은 청룡에게 있어 아주 쉬운 일이다.이내 청룡은 뭔가 떠오른 듯 입을 열었다.“아, 빌레오의 1호 별장은 옛 지존의 강주 행궁이자 최고의 수련 귀지입니다. 옛 지존은 한 번도 들어가 사신 적 없으니 관리자에게 1호 별장 열쇠도 드리라고 이르겠습니다.”“그래.”임찬혁이 대답했다.워낙 하나면 충분하지만 워낙 1호 별장은 너무 눈에 띄어서 임찬혁만의 아지트로 삼기 딱 좋았다.그리고 다른 별장 한 채를 골라 양홍선에게 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임찬혁은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꾀죄죄한 사부가 강주에 행궁까지 두었다니. 마치 고려시대 임금처럼 말이다.“어머니, 교도소에서 알게 된 친구가 빌레오에 별장이 여러 채 있다고 하니 가서 하나 고르면 돼요. 돈 한 푼도 쓸 필요 없어요.”임찬혁이 헤헤 웃으며 말했다.“별장은 무슨, 오래된 동네면 돼. 아무리 친구 집이라 해도 월세는 내야 하잖아.”별장이라는 말에 양홍선은 손
양복 차림의 정우명은 안색이 아주 밝았으며 한눈에 봐도 재벌 집 도련님같았다.물론 하정연도 트렌디하고 섹시한 패션으로 몸매를 드러냈다.두 사람이 판매처로 들어서자 모든 시선은 그들을 향했다.유효진에게 매장당한 후 고생이 많았지만 이내 송시후를 등에 업고 상황을 호전시켰다.게다가 이제 막 결혼해서 수중에 돈도 꽤 있었기에 오늘 대출로 별장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으로 찾아왔다.“임찬혁?”이때 그들도 임찬혁과 양홍선을 발견했다.정우명은 양홍선을 발견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온세리가 죽인 거 아니었어? 어떻게 살아있지?”그들은 아침에 온세리와 같은 장소에서 술을 마셨고 떠날 때도 온세리의 뒤를 따랐기에 두 눈으로 확실하게 보았다.양홍선을 죽이기로 마음먹은 온세리는 심지어 친구들에게 병원 측에 이미 모든 걸 준비했으니 운이 좋아서 죽지 않았다고 해도 병원으로 옮긴 뒤 바로 화장장으로 보내질 거라고 했다.이미 재가 된 줄 알았는데 저리 멀쩡하게 눈앞에 나타났다니?귀신이 곡할 노릇이다.임찬혁이 싸늘하게 말했다.“우리 엄마가 워낙 복이 많으신 분이라 네가 죽어도 우리 엄마는 끄떡없어.”양홍선은 슬픈 표정으로 하정연을 바라보았다.“정연아, 왜 날 속인 거니?”양홍선은 하정연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처음으로 그녀와 마주쳤다.옛일을 생각하니 저도 몰래 눈물이 차올랐다.임찬혁이 감옥에 갇힌 몇 년 동안, 그녀는 하정연이 임찬혁을 기다려주길 바라며 모든 수입을 하정연에게 입금했는데 결국 사기극이었다니?“본인 탓이나 하세요. 게다가 임찬혁과 함께 한 시간이 얼만데 내가 그만한 정신적 손해비용을 받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하정연은 당연하다는 듯 뻔뻔스럽게 입을 열었다.“너......”양홍선은 한때 자기 마음에 쏙 들었던 며느리가 이런 파렴치한 사람인 줄 생각도 못 했다.임찬혁도 더는 이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싫었다.양심을 개한테 줘버린 남녀에게 무슨 낯짝이 있을까?“어머니, 상대하지 마세요. 저런 파렴치한 인간들은 언젠가는 벼
“대출? 미안한데 그건 두 사람이 생각할 일이고, 난 이미 여기 전액으로 샀거든. 여기 있는 모든 별장, 내 마음대로 입주할 수 있어.”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빌레오의 별장은 너무 비싸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출금도 내기 힘들다.게다가 정상과 가까운 열 채의 별장은 가격이 무려 수백억을 훨씬 넘었고, 심지어 이천억짜리도 있었는데 그곳에 사는 사람은 모두 용국 각계의 거물들이다.정상에 위치한 1호 별장은 더욱 귀중한데 그 가격으로 도시 하나도 살 수 있었다.그런데 임찬혁이 전액으로 샀다고? 마음대로 입주할 수 있다고?“푸하하! 다들 들었어? 이 자식 지금 뭐라는 거야? 그래 그렇다면 한 번 확인해 볼까?”정우명은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싸늘하게 웃었다.경제난에 시달리는 유효진이 그에게 돈을 줄 리가 없는 데 혼자 힘으로 빌레오의 별장을 산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게다가 전액?정우명을 오만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그의 편이 되었다. 다들 임찬혁에게 어이없다는 시선을 보냈다.“여보, 신혼집 빌레오에 마련한다는 말 설마 임찬혁처럼 허세는 아니겠죠?”하정연은 탐스러운 몸을 정우명에게 비비적거리며 애교를 부렸다.그녀는 허세만 가득한 임찬혁이 너무 하찮아 보여 자기의 비웃음을 살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했다.정우명은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힘차게 끌어안더니 손바닥으로 연신 문지르며 욕망의 눈빛을 발산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너 여기 별장에 살게 해줄 테니까 빨리 새로운 자세 좀 배워봐. 그리고 여기 신혼집에서 아주 뜨겁게 불태우자고.”하정연은 수줍은 듯 정우명을 한 대 때리며 앙탈을 부렸다.“아잉, 나빠요.”정우명은 통쾌한 듯 하정연을 끌어안고 임찬혁을 향해 말했다.“여기서 별장 산다고 했지? 그렇다면 누가 더 비싼 거로 사는지 내기할래? 지는 사람이 소원 들어주기. 걱정하지 마. 절대 법을 어기는 일과 널 다치게 하는 일은 시키지 않아. 대신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라고 하면 반드시 시키
1호 별장 주인의 신분이 공개된다면 시장이 직접 그를 만나러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런 거물에게 관리자는 당연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우선 별장부터 고르죠.”임찬혁은 관리자의 말을 끊었다.어쨌든 1호 별장은 중요한 곳이기도 하고 그의 아지트로 사용할 예정이라 비밀로 하고 싶었다.눈치 빠른 관리자는 바로 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감격을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혹시 원하시는 별장 있으세요?”관리자는 애써 정서를 억눌렀다.임찬혁은 모형을 보며 천천히 고르기 시작했다.“찬혁아, 우리 그냥 가자.”양홍선은 약간 겁에 질려 임찬혁의 팔을 당기며 말했다.아무래도 이곳의 집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이때 정우명이 콧방귀를 뀌었다.“관리자님이 프로라 널 쫓아내지 않은 것뿐인데 그것도 모르고 어디서 고르는 척이야?” “임찬혁, 내가 보기엔 넌 망상증에 걸린 것 같아. 너한테 이 별장 살 돈 있어? 언제까지 연기하나 두고 보자.”하정연도 임찬혁을 비웃었다.양홍선이 주눅이 들었다는 건 임찬혁에게 그런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여기로 할게요.”임찬혁은 36호 별장을 가리켰다.36호 별장은 위치와 구조가 아주 훌륭한 곳이다.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비록 36호 별장은 10위에 드는 별장에는 못 미치지만 가격이 무려 천억이다.그들은 임찬혁이 천억을 미리 냈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하하, 너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네가 저 별장 살 수 있다면 나 여기서 바로 죽어버릴게.”하정연은 임찬혁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빈정거렸다.“좋아. 후회하지 마!”임찬혁은 하정연을 힐끔 보았다. 굳이 본인 절로 죽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었다.“그만하고 빨리 카드 긁어.”정우명이 재촉했다.그는 임찬혁이 이미 전액을 지불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이 별장 천억이야. 대출금만 이백억인데 네가 유신 뷰티 컴퍼니를 팔아넘겨도 이백억이 안 돼. 그런데 전액은 개뿔.”모두의 시선이 임찬혁에게로 몰렸다.이곳의 별장을 살 수 있는
하지만 제일 놀란 사람은 바로 정우명과 하정연이다. 두 사람은 마치 뒤통수를 맞은 듯 털이 곤두섰고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그들은 임찬혁의 바닥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돈도 없고 권력도 없던 임찬혁이 유효진을 만나고 겨우 그들 앞에서 유세를 떨기 시작했는데......하지만 유효진은 지금 제 코가 석 자라 임찬혁에게 천억이라는 돈을 줄 수 없다.그렇다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저기요, 관리자님. 카드도 안 긁었는데 왜 열쇠부터 주세요?”정우명은 초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관리자에게로 향했다.그들 역시 그 이유가 아주 궁금했다.“저 분은 이미 전액을 미리 지불했으니 서명만 하시면 됩니다.”관리자가 정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고요했다.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사람들의 숨소리조차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조용했고, 어떤 이들은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관리자의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임찬혁이 정말 전액을 미리 지불했다니?이백억만 있어도 어마어마한 재벌인데 천억짜리 저택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전 강주를 통틀어도 몇 명 없을 것이다.그런데 눈앞의 젊은 남자에게 그런 실력이 있다니?임찬혁을 의심했던 사람들은 감히 고개도 들지 못했다.이로써 임찬혁의 말은 사실로 밝혀졌으며 오히려 그들이 피에로가 되었다.“언니, 우리 딸이 그렇게 예뻐요. 아드님과 아주 찰떡이니 우리 사돈이라도 맺읍시다!”이때 화려하게 차려입은 중년 여성이 양홍선에게 다가와 공손하게 말을 걸었다.어딜 가나 무시당했던 양홍선은 처음으로 이런 대접을 받아보았다. “말씀은 고맙지만 우리 아들 결혼했어요.”양홍선은 웃으며 거절했다.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들의 얼굴에 실망이 스쳤다.저리 대단한 젊은이가 뭐가 그리 급해서 일찍 장가를 간 것일까?이 순간 정우명의 머릿속에는 폭풍이 휘몰아쳤다.그는 있는 힘껏 머리를 쥐어뜯었다.“이건 가짜예요! 지금 나 놀려요? 이 열쇠 가짜잖아요! 정말 36호 별장 열쇠 맞아요?”관리자가 싸늘하게 말했
“정연아, 그만 가자.”정우명이 하정연의 손을 잡고 빠져나가려는 순간, 임찬혁이 그들을 막아섰다.“내 기억이 맞다면 우리 내기하지 않았어? 아까 누가 더 비싼 별장 사는지 내기하겠다며? 네가 이것보다 더 비싼 별장을 살 수 있다면 내가 깔끔하게 인정할게.”임찬혁은 여유 있게 말했다.양홍선에게 감히 건방지게 군 것도 모자라 악한 마음을 품고 내기를 제안하다니? 그렇다면 절대 가만둘 수 없다.“하하, 미친놈아. 농담한 건데 진지하게 들었어? 네가 사든 말든 나와 뭔 상관이야? 안 그래? ”정우명은 기억상실이라도 걸린 듯 모르는 체했다.“보는 눈이 이렇게 많은데 잡아떼려고?”임찬혁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사악한 표정으로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아까 당신이 먼저 내기를 제안한 걸 난 분명 보았으니 발뺌하지 마.”관리자가 눈짓을 보내자 경비원들이 우르르 몰려와 두 사람을 에워쌌다.관리자는 당연히 겉으로는 36호 별장의 소유주이지만 1호 별장까지 소유한 임찬혁을 도울 것이다.“사내놈이 말이야. 내기에서 졌으면 깔끔하게 인정해야지!”“내기에서 한 사람의 인품이 보이지. 만약 오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아주 제대로 망신하게 해 줄 거야.”“빨리 인정하고 약속 지켜! 우리가 장님인 줄 알아?”다들 정우명과 하정연을 에워싸고 분분히 휴대폰을 꺼내 두 사람을 촬영했다.이번 내기는 정우명의 확실한 패배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천억짜리 별장을 산 임찬혁과 친해지고 싶어 모두 그의 편을 들었다.순간 정우명과 하정연의 처지는 뭇매를 맞은 개처럼 처참해졌다.양홍선도 분노에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비록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지만 방금 하정연과 정우명의 행동은 너무 과분했다.“여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면 안 돼요!”하정연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자산을 전부 처리하고 대출을 더 받더라도 더 비싼 별장으로 사야 해요. 그러다 정 안 되면 나중에 팔면 되잖아요!”임찬혁을 차버린 뒤로 상대는 마치 순풍에 돛단 격으로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재벌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