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십여 명 사람들의 기세는 방금 전의 임남훈 부자에 비해 수십 배 이상 강했다.우두머리에 서 있는 남자는 20대로, 오만해 보이고 고고재상해 보였다. 그를 본 순간 육성재가 몸을 떨었다. 왜냐하면 그가 바로 하씨 가문의 핵심인원인 하영림이기 때문이었다. 하영림의 뒤에 서 있는 열두 명은 바로 하씨 가문의 십이금강으로, 하나하나가 모두 후기 종사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하씨 가문에서 임남훈을 이렇게 중시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임남훈의 체면을 세워주려고 무려 그들을 파견하다니.임찬혁은 눈빛이 서늘해지더니 사람들 뒤로 조용히 물러났다.전에 하영림과 경주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상대방은 하마터면 자신의 어머니를 죽일 뻔 했었다. 후에 하영림이 요행으로 탈출했었는데 오늘 여기서 만날 줄이야.‘넌 오늘 반드시 죽게 될 거야.’그러나 대용문파의 내부모순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세력이 약해서 정정당당하게 하씨 가문과 선전포고를 할 수 없어 신분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육성재, 나는 하씨 가문을 대표해서 특별히 왔어. 임남훈과 사돈을 맺은 것을 축하해. 임남훈은 우리 하씨 가문의 사람이야. 이건 너의 영광이지...”하영림은 오만하게 입을 열었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눈앞의 광경에 놀라 멍해졌다.마당이 온통 시체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이었다.임찬열의 목이 부러졌고, 임남훈의 머리도 밟혀서 납작해졌다.“대담하네? 감히 임남훈 부자를 죽이다니? 임남훈이 하씨 가문의 사람인 거 몰랐어?”하영림은 화를 내며 모든 사람들을 뒤덮을 정도의 살기를 내뿜었다.“저희가 죽인 것이 아니라 임찬혁이 죽인 겁니다!”육씨 가문 사람들은 벌벌 떨었다. 방금 전에 임남훈에게 무릎을 꿇었던 사람들은 지금 다시 무릎을 꿇었다.하미현과 육소연조차도 무릎을 꿇었다.왜냐하면 그들의 눈앞에 서 있는 것은 하영림이 진정한 하씨 가문의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임찬혁이라고? 어디 있는데?”사람들의 말을 들은 하영림의 안색은 순식간에 변했다. 임찬혁이라는 이름은
남자가 입은 황금전갑에 달려있는 금빛 망토는 바람에 따라 펄럭였는데 위엄이 느껴지는 거대한 체구와 어우러져 마치 전설 속의 신이 내려온 것 같았다.모두들 눈 앞의 상황을 믿을 수가 없어 눈알을 휘둥그레 떴다.‘감히 하씨 가문을 욕하다니. 도대체 누구지?’“대담하구나. 어디서 온 놈이냐? 얼굴은 왜 또 가렸고? 사람을 볼 면목이 없어서 그래?”갑자기 등장한 남자에 하운림도 깜짝 놀랐다.하씨 가문은 현재 7대 명문가 중 가장 강한 명문가로, 역사가 유구할 뿐만 아니라 자손들도 모두 잘나갔다.다른 명문가의 도련님들은 여전히 먹고 마시고 즐겼으나 하찬림은 이미 무왕의 강자이며, 용국의 엄친아로 유명했다.하씨 가문이 이렇게 높이 위치해 있는데 하씨 가문을 욕하는 불경한 사람이 있다니.“너는 내 얼굴을 볼 자격도 없어.”남자는 싸늘하게 웃으며 오만하게 말했다.“내 앞에서 감히 신비로운 척을 해?”“곱게 죽지는 못할 거야. 제발 죽여달라고 해줄게.”하영림는 뒤에 있는 십이금강을 향해 명령했다.“저 자식이 하씨 가문에게 불경하니까 죽여.”하영림의 명령에 따라 십이금강은 즉시 빠르게 잔영만 남긴 채 귀신처럼 황금전갑을 입은 남자를 향해 돌진했다.그러나 동시에 남자도 움직였다.그는 금빛 번개로 보일 정도로 빠르게 움직여 열두 개의 검은 그림자와 뒤엉켰다.퍽퍽퍽!곧바로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어서 하씨 가문의 십이금강이 끊임없이 싸움터에서 밖으로 날아갔는데, 모두 가슴이 움푹 들어간 채로 피를 토하다가 곧 숨을 멈췄다.이 모습을 본 하영림은 크게 놀랐다.십이금강은 모두 후기의 종사로 된 조직으로, 서로 장기적으로 배합하여 호흡이 매우 잘 맞았다.무왕의 강자를 만나도 한 번 싸워볼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하씨 가문의 간판이었다.그들은 하씨 가문을 위해 무수한 공을 세웠고, 종래로 사상자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여럿이 죽었다니.’이 사람들은 모두 하씨 가문의 보배들로, 한 사람이 죽는 것만으로도 모두 막대한 손실이었다.‘이번에 돌아가서
“다 말했으니까 제발 살려줘!”...하영림은 저항하기를 완전히 포기했다.그가 더 이상 졌다고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반드시 그를 죽일 것이다.“내가 말했잖아. 나는 기개가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너같이 여기저기 들러붙은 인간은 사는 것도 공기 낭비야.”말을 마친 남자는 하영림의 머리를 발로 밟아 깨뜨렸고, 상대방은 완전히 시체가 되어버렸다.“만약 하씨 가문이 이 일을 추궁한다면, 용운 그룹 대표가 죽였다고 말하세요. 저는 그들이 복수하기를 기다릴 테니까요.”남자는 육성재를 향해 한마디 하고는 훌쩍 뛰여올라 공중을 밟으며 걸어가더니 인차 자취를 감추었다.이때 사람들은 반응하지 못한 채로 정원에 가득 찬 시체를 보면서 거칠게 숨을 쉬며 넋이 나가 있었다.지금 임남훈 부자가 육씨 가문에서 죽었을 뿐만 아니라 하영림롸 십이금강까지 육씨 가문에서 죽었다!육소연은 용운 그룹 대표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동경 어린 눈빛을 보냈다.‘저 사람이야말로 영웅이지. 저 사람이야말로 내가 원하던 나의 짝이란 말이야. 일에 부딪치면 움츠리는 임찬혁과는 다르잖아.’“용운 그룹 대표가 도대체 어디에서 온 대단한 분인지는 몰라도 덕분에 살았어.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우린 임찬혁 때문에 전부 죽었을 거야.”“너무 대단해. 하씨 가문도 안중에 없다니. 십이금강은 그 사람 앞에서 반격할 기회조차 없었어!”“하씨 가문이 상대를 만난 것 같네. 만약 우리가 용운 그룹 대표의 라인에만 설 수 있다면, 앞으로 더 이상 다른 사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거야.”모두들 방금 용운 그룹 대표가 갑자기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들은 대부분 하영림에게 살해당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감탄했다. 이때 임찬혁이 정문으로 걸어 들어왔다.“찬혁아, 괜찮아?”육성재가 걱정 어린 얼굴로 얼른 앞으로 나가 물었다.“전 괜찮아요.”임찬혁은 상대방에게 안심하라는 눈빛을 주었다.“그럼 됐다. 방금 용운 그룹 대표라는 사람이 와서 우리를 구했어!”육성재는 방금 발생한 일을 대충 한 번 말
“사실 별것 아니에요. 제가 의술을 좀 할 줄 알기 때문에, 그들을 한 번 구한 적이 있어요.”임찬혁이 대충 말을 지었다. 그의 일을 너무 많이 밝혀서는 안 되기에.“운이 좋았을 뿐이네. 정말 대단한 줄.”육소연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방금 그녀는 정말 약간 기대하기는 했었다.‘내가 괜한 생각을 했어.’육원호, 육지영 등도 모두 고개를 저으며 임찬혁에 대한 기대를 저버렸다.그들은 임찬혁이 20년 동안 밖을 떠돌며 조금의 의술과 무술만 배운 것 빼고는 아무 쓸모도 없는 놈이라고 생각했다.일을 저지르면 물러서기만 하고 말이다. 육씨 가문에 온 것도 육성재가 의리가 있어 얻어먹으려고 온 것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모두가 생각했다. “소연이한테 말을 들었어. 술집을 관리하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야. 차라리 우리 회사에 와서 일하렴. 네가 경영진에 들어갈 수 있도록 내가 키워주마.”육성재가 조금 불안해하며 말했다.어딘가를 관리한다는 건 싸움이 일어나면 매우 위험하다는 걸 의미했다. 즉 쉽게 버려질 수 있다는 거다.“그건 안 됩니다.”이때 육원호가 입을 열었다. “형님, 회사는 형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임찬혁이 회사에 온다고 해도 보안요원 밖에 시킬 수 없습니다. 하루에 그냥 햇볕을 쬐면 되고, 먹고 자는 것까지 해결할 수 있는데 한달에 200을 받을 수 있으니 술집 관리하는 것보단 낫지 않겠어요?”육지영 역시 임찬혁을 힐끗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경영진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명문대를 졸업해야 해요. 하지만 저 사람은 글자도 모를 수도 있는 걸요. 만약 경영진이 전부 친인척이라면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어요?”육소연과 육지영은 모두 다음 회장 자리를 경쟁하고 있으니 지금같은 시기에는 무조건 상대방을 눌러야 했다. 만약 임찬혁이 회사 경영진에 들어간다면 육소연을 지지하게 될 테니 그녀는 임찬혁을 경영진에 들어가게 하고 싶지 않았다.“확실히 일리가 있어요. 임찬혁은 확실히 저희 회사에 들어가기에 적합하지 않아요.”
“허허, 원호 씨가 이미 마음이 충분히 넓었잖아요. 아주버님한테 이렇게 오랫동안 회장을 맡겨왔는 걸요. 이젠 우리 지영이가 회장 할 때도 됐잖아요. 무슨 좋은 일이든 아주버님 댁에서 이득을 보는 건 너무하지 않아요?”박영화가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지금 모두 계시니까 이참에 선거 하시죠”“지영이가 회장이 되는 것에 찬성하시는 분 손 들어주세요.”박영화가 말을 하면서 손을 들자 다른 친척들이 서로를 쳐다본 후 대부분이 모두 손을 들었다.육성재, 육소연과 하미현은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육지영을 지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전에 말을 맞춘 게 분명했다.“누가 회장직을 맡을지는 누가 능력이 좋은지, 우리 가문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지 봐야 해요.”육성재가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그는 회사를 육지영에게 맡기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상대방은 회사를 관리할 재능이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능력을 겨루자고요? 그럼 겨뤄요.”박영화는 팔짱을 끼고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지금 수도에서 가장 핫한 프로젝트는 바로 청화궁 보수예요.”“이 프로젝트는 서씨 가문이 하고 있고요. 소연이와 지영이 중 서씨 가문 손에서 청화궁 프로젝트를 가지는 사람이 차기 회장을 맡는 걸로 하죠.”박영화가 말을 마치자마자 육성재, 육소연과 하미현의 표정이 재차 변했다.청화궁은 고대 황제가 살던 곳으로, 원래 용국의 국왕이 살았었는데, 국왕이 새로운 궁전을 지은 후부터 청화궁은 경매에 부쳐져 마지막에 대용문파의 손에 들어갔었다.최근 대용문파가 신임 지존을 위한 거처라며 서씨 가문에게 청화궁을 맡겨 다시 개축한 사실이 수도에 알려졌다.그러나 서씨 가문은 수도 7대 명문 중의 하나로, 그들은 서씨 가문과 아무런 친분이 없었다. 그러니 어떻게 상대방의 손에서 프로젝트를 받을 수 있겠는가?“제수씨, 만약 청화궁의 프로젝트를 받을 수만 있다면 좋은 일이긴 합니다만 대용문파는 이미 그 공사를 전부 서씨 가문에 맡겼고, 서씨 가문과는 아무런 인연
청화궁이 그에게 준비해준 숙소인 이상 청룡에게 전화를 걸어 서씨 가문더러 육소연에게 프로젝트를 한 개 주라고 하면 될 일이었다.비록 육소연을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육성재가 괜찮은 사람이고 육지영이 윗 사람을 존경할 줄도 모르는 태도가 보기 싫기도 했기 때문에 그는 바로 나섰다.“그게 무슨 헛소리야? 우리는 이 내기 안 할 거야.”하미현이 즉시 거절했다.그녀는 임찬혁이 허풍을 떨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조차도 서씨 가문 앞에서는 말을 하지 못하는데, 빈털터리인 임찬혁이라고 뭘 할 수 있겠나?만약 이 내기에 응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다시 대표의 자리를 다툴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만약 내기에 응한 후 진다면 정말 아무런 구실도 없이 두 손으로 그룹을 상대방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이 일은 장기적으로 의논해야 해. 큰소리치지 마. 네 주제를 모르는 거야?”육소연도 그 이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바로 거절했다.“어머, 내기에 응하지 않는 걸 보면 걸리는 게 있나봐?”육지영이 하찮다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은 밝아. 네가 만약 내기에 응하지 않는다면 회장이 누가 될 건지는 뻔한 일 아니겠어?”“내일 나는 서씨 가문에 가서 계약을 체결할 거야. 그럼 내가 바로 육씨 가문의 일등 공신이 될 거야.”육지영이 턱을 들고 계속 말했다.“만약 소연이가 감히 지영이와 경쟁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모두 지영이가 회장이 되는 걸 지지할 거야.”“이건 큰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 너희 가족 때문에 우리 모두의 앞날을 그르쳐서는 안 되지.”“그래, 만약 소연이가 내기에 응한다면 기대해볼 수는 있어. 하지만 만약 응하지 않는다면 회장은 지영이가 될 수밖에.”모두들 떠들어대며 육소연에게 거절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그래요. 한 번 해 볼게요...”어쩔 수 없이 육소연은 내기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응하지 않는다면 일말의 기회조차 없을 테니까. “찬혁아... 네가 정말 우리를 도와 프로젝트를 받을 수
상대방이 도와주겠다고 하자 육소연은 흥분해서 톤까지 높아졌다. ‘만약 옹성옥이 도와준다면 이 일도 전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야.’...육씨 가문에서 나온 임찬혁이 청룡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일을 말하자 상대방은 즉시 말 한마디만 하면 되는 일이라며 알겠다고 대답했다.“참, 백호와 현무는 모레 쯤 수도로 돌아올 겁니다. 그때 제가 자리를 만들어 보겠습니다.”청룡이 이어 말했다.“그래.”이 말을 들은 임찬혁의 눈에는 빛이 어렸다. 그는 코 앞으로 다가온 용무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옹씨 가문을 없애 아래에 있는 임씨 가문의 망령들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 싶었다. 전화를 끊은 후, 그는 붉은 장미 술집으로 돌아갔다.이튿날 아침, 그는 다시 육씨 가문에 찾아갔다.오늘 육씨 가문은 매우 떠들썩했고 육지영 일가는 매우 흥분해 보였다. 서양 그룹의 프로젝트팀 부매니저인 육지영의 남자친구가 이미 그녀와 함께 청화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육성재, 육소연과 하미현은 걱정이 태산이었다. 만약 프로젝트를 얻지 못한다면 그룹의 다음 대표를 정말 육지영에게 넘겨주어야 하기 때문에.“임찬혁 네가 정말 올 줄은 몰랐네.”“오늘 어떻게 육소연을 도와서 서씨 가문의 프로젝트를 따낼 건지 두고보겠어.”육지영은 기분이 좋아서 임찬혁을 가소롭다는 눈빛으로 힐끗 쳐다보며 말했으나 임찬혁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곧장 육성재의 차에 올라 함께 서씨 가문으로 갔다.육씨 가문 사람들은 육소연과 육지영 일가를 포함해 친척들까지 전부 따라갔다.오늘은 육씨 가문에게 있어서 좋은 날이니까.육지영과 육소연 중에 누가 서씨 가문의 계약을 따내든 모두 큰 경사였다.그들은 곧바로 서양 그룹 본사로 이동해 수십 층 높이의 건물 밖에 차를 세웠다.차에서 내리자마자 양복을 입은 젊은 남자가 나와 육지영과 다정하게 포옹했다.“이 사람 이름은 장건우고, 프로젝트팀 부매니저예요... 제 남자친구이기도 하고요.”육지영은 수줍어하며 장건우를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줬다.“안녕하
“지영이꺼 한 건 밖에 없어요. 서양 그룹의 계약은 극히 드문 일이에요. 저조차도 큰 대가를 치러서야 지영이를 도와 계약을 따냈는 걸요. 그러니 다른 사람은 더욱 불가능할 겁니다.”장건우가 자랑하듯이 말했다.“정말 잘 됐네.”박영화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그들이 계약을 따냈음을 확정했을 뿐만 아니라 육소연이 계약을 따지 못했음을 확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제 이번 내기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확실해졌네.’“안심해. 회장 자리는 틀림없이 내 거니까 걱정하지 마.”육지영은 육소연을 바라보며 비꼬았다.“내가 말했었지? 임찬혁 같은 쓰레기한테 희망을 거는 건 멍청한 행위라고.”“차라리 패배를 인정하고 그룹을 내 손에 맡기는 게 어때? 체면상 좀 더 낫잖아. 이제 어떻게 이 일을 원만하게 처리할 건지 지켜볼게.”육지영은 비웃음이 어린 표정을 지으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육소연은 어두워진 낯빛으로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너무 난감해서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었다.외모든 능력이든 그녀는 모두 육지영보다 한 수 위였다.어디든 둘이 같이 가기만 하면 꽃과 박수갈채는 모두 그녀의 것이었단 말이다.하지만 이번에 육지영에게 눌릴 줄이야.상대방의 득의양양한 표정을 보며 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지만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게 없기에 억지로 굴욕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육성재와 하미현도 얼굴이 모두 굳었다.그러나 다른 친척들은 모두 육지영의 곁을 에워싸서 정성스럽게 차를 따라주며 관심을 기울였다.“우리는... 이만 가자.”이 모습을 본 육성재는 일어나서 떠날 준비를 했다.원래는 임찬혁에 대해 일말의 환상을 갖고있었지만 계약이 한 건 밖에 없으며 그것이 육지영에게 속한 거라는 걸 알았으니 이만 떠나려고 했다. 승부가 이미 정해진 판에 남아있어도 조롱거리 밖에 되지 않을 뿐,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육소연과 하미현도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먼저 가지 마세요.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잖아요.”임찬혁은 육성재를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