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림도 깜짝 놀랐다. 임찬혁의 친모가 양홍선인 줄 알았는데, 그에게 다른 어머니가 있다고? “미쳤어.”하영림은 깜짝 놀랐다. 그는 임찬혁의 출신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다만 양홍선이 자살하려고 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었다. 그는 그녀를 죽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다시는 임찬혁을 조종할 수 없을 테니까. 하영림은 서둘러 양홍선의 배를 걷어찼다. 그러자 그녀는 머리를 한쪽 기둥에 부딪치더니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어머니.”임찬혁은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 그는 한순간에 하영림 앞으로 돌진했다. 툭.하영림은 마치 기관차에 부딪힌 것처럼 콧대가 무너지고, 온몸의 뼈가 부러지는 것같았다. 그는 순식간에 폐허 속으로 떨어졌다. 가뜩이나 검에 찔려 많은 양의 피를 흘리고 있었는데 , 이런 격렬한 동작 때문에 그의 상처에서는 새빨간 피가 줄줄 흘러나왔다. “그러다 피가 다 말라가겠어.”“어서, 임찬혁을 공격해. 어서 죽여버려.” 하영림은 아픔을 참으며 미친 듯이 고래고래 소리쳤다. “임찬혁은 오래 못 버틸 거야. 어서 죽여.”그때,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임찬혁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자 철민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에게 달려갔다. “날 죽이려고? 그래, 덤벼.”임찬혁은 몇 십명의 하씨 가문의 전력들을 마주하고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도 없이 용감하게 사람들 틈으로 뛰어들었다. 툭.그는 주먹으로 상대방의 가슴을 관통하여 그의 심장을 잡아당겼다. 칙.이어서 그는 또 다른 사람을 반으로 찢어버렸다. 그는 마치 사신 마냥 한 번 손을 쓸 때마다 한 명씩 죽어갔다. 정말로 비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의 몸의 생기 또한 빠르게 사라지고, 가슴의 상처에서 출혈도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었다. 쿵.그때, 한쪽에 잠복해있던 철민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임찬혁을 향해 매섭게 발을 내디뎠다. 위험을 감지한 임찬혁이 제때에 몸을 피해 치명타는 모면했지만 그만 어깨를 명중하고 말았다. 칙.
“임찬혁. 버텨. 병원까지 데려다 줄게.”손이림은 눈물을 흘리며 임찬혁 곁으로 달려가 그를 차에 태우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힘에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임찬혁은 보기에는 말랐지만 무술을 익힌 사람이라 몸은 매우 무거웠다. 그녀는 임찬혁을 전혀 업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그만 실수로 땅에 넘어져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버텨야 해. 내가 차를 가지고 올게.”손이림은 얼굴이 눈물 범벅이 되었다. 그녀는 전에 자신이 임찬혁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가 자신의 병을 고쳐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그녀는 확실히 깨달았다. 자신이 구제불능으로 임찬혁을 사랑하게 되었음을. 그래서 그녀는 임찬혁이 영원히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웠다. 손이림은 차를 몰고 임찬혁에게로 향했다. 많은 힘을 쏟아부어서야 마침내 그를 차에 태웠다. 그리고 시체 한 구를 뛰어넘어 양홍선도 차에 싣고 시내로 질주했다. 가는 길에 그녀는 유씨 가문 산하에 있는 한서의 병원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진료를 볼 준비를 하라고 알려주었다. 그들이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즉시 응급처치를 시작할 예산이었다. “임찬혁. 제발 버텨. 곧 병원에 도착할 거야.”손이림은 조수석에 있는 임찬혁을 힐끔 보고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 도중에 빨간 신호등을 위반하는 바람에 몇 번이나 교통사고를 당할 뻔했다. 목숨을 건 듯한 광기 어린 가속에 한 시간 가까이 걸리던 시간을 단축해 20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50대 쯤 되는 병원 원장 심국현은 이미 병원 고위층 의사를 데리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씨 가문이 이 병원의 배후를 책임지고 있었다. 조금 전 손이림이 직접 전화를 했을때, 말투가 급해보이는 걸로 보아 분명 아주 중요한 사람이 응급처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그도 자연스럽게 엄숙한 분위기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빨리, 빨리.”“사람 좀 살려주세요.”차가 멈추자, 손이림은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의료진은 다급히 임찬혁과 양홍선을 들
잠시 머뭇거리다가 손이림은 하얀 손목을 내밀었다. “그럼 내 피를 뽑으세요.”“아가씨, 저희 혈액 은행에는 여러가지 혈액형이 있는데 환자분의 혈액형이 너무 특이해서 아마 아가씨 혈액형도 일치하지 않을 겁니다.”의사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그건 상관하지 말고 어서 제 피를 뽑아서 임찬혁에게 수혈하세요. 문제가 생기면 제가 전부 책임지겠습니다.“손이림은 차마 거절할 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그는 손이림이 왜 이렇게 확고한 건지는 잘 모르지만, 그는 그저 손이림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사고가 나도, 그는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곧, 간호사가 와서 손이림의 백옥 같은 팔뚝을 알코올 솜으로 잠시 닦은 후 주사기를 꽂았다. 그러자 바늘이 그녀의 혈관 속으로 들어갔다. 선홍색의 혈액은 끊임없이 혈액 주머니로 빨려 들어가 황급히 응급실로 보내졌다. 잠시 후, 응급실에서 소식이 전해졌다. 손이림의 혈액을 수혈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피를 수혈해 임찬혁의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혈액량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했다. “피를 계속 뽑으세요.”손이림은 팔을 뻗어 간호사에게 피를 뽑게 했다. 그녀는 자신의 피를 임찬혁이 수혈 받을 수 있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의 피는 전설의 황금혈이기 때문이다. 황금혈은 매우 귀중해서 감히 밖으로 함부로 퍼뜨릴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손이림은 바로 실종될 것이다. 비록 손이림이 이름있는 가문 출신이라 감히 그녀를 건드리려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비밀로 유지하는 게 가장 안전했다. 소수의 사람 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황금혈은 어떤 혈액형이라도 수혈할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그녀가 수행자에게 수혈하면 상대방의 수행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도 있었다. 그건 모든 수행자가 꿈꾸는 바였다. 손이림의 외모 외에도 그녀의 이 특별한 체질 역시 하찬림이 그녀와 꼭 결혼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였다. “아가씨, 방금 300m
응급실.임찬혁은 두 눈을 번쩍 떴다. 그의 가장 심한 상처인 가슴쪽 칼자국은 물론 어깨에 생긴 부상까지 전부 처치가 만료되었다. 손이림의 황금혈을 대량으로 수혈한 후, 상처 부위가 약간 아픈 것 외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임찬혁은 워낙 내공이 깊고 체질이 강해서 작은 상처도 금방 나았다. “엄마. 저희 엄마는요?”임찬혁은 깨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양홍선의 상태를 물었다. 양홍선은 머리를 기둥에 부딪혀 그자리에서 기절했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건 또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이제 막 깨어나셨으니 흥분하지 마세요.”의사는 급히 달려가 그를 설득했다. 하지만 임찬혁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곧바로 침대에서 내려와 걸어다니기 시작했다.이 광경을 본 몇몇 의료진들은 다시금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방금 그렇게 많은 피를 흘리고도 죽지 않은 것은 이미 한 차례 기적이었다. 그런데 막 깨어나서도 팔팔하다니? 이게 정상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우리 엄마는요?”임찬혁은 앞으로 나서며 다시 물었다. “옆 병실에 있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의사는 임찬혁의 감정이 격해지자 그의 질문에 먼저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머니보다 손이림 씨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녀는 당신을 구하기 위해 총 900ml의 피를 뽑고 지금 쓰러졌습니다.”의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감탄을 자아냈다. 그들은 임찬혁이 도대체 뭐가 그렇게 뛰어나서 손이림에게 이런 대접을 받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왜 손이림의 피를 900ml나 뽑았죠? 당신네 혈액은행에는 혈액이 없는 가요?”임찬혁의 두 눈은 휘둥그레졌다. 믿을 수가 없었다. 보통 헌혈은 400ml를 넘으면 안 되는데, 손이림은 900ml나 헌혈했다. 이건 정말 자신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이건 확실히 불합리했다. 이렇게 큰 병원에 혈액이 없을 수 없었다. 설령 혈액이 없다고
“임찬혁? 병실에 누워 잘 휴식해야지 왜 밖으로 나온 거야?”손이림은 임찬혁을 보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난 이제 괜찮아. 왜 그렇게 멍청해? 피를 그렇게 많이 수혈하고… 죽고 싶어?”임찬혁은 가슴이 아파왔다. 그는 손이림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너랑 하씨 가문의 갈등은 나 때문에 일어났고, 뿐만 아니라 네가 내 목숨까지 구해줬으니, 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하든 그건 당연한 거야.”비록 손이림은 보기에는 허약했지만, 그녀의 입가에는 장난기 어린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이 정도 위험도 감수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너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겠어? 나 너무 추워. 안아주면 안 돼?”임찬혁은 눈물을 글썽이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감동이 샘솟았다. 양홍선 외에는 아무도 그를 이렇게 대해주지 않았다. “걱정하지 마.”임찬혁은 병원에 은침을 달라고 했다. 침을 맞은 덕분에 손이림의 안색도 많이 좋아졌다. 그는 또 약재 창고에서 몇 가지 약재를 골라 손이림과 양홍선에게 알약을 만들어 주었다. 양홍선은 너무 놀라서, 머리에 충격을 받아서 쓰러졌을 뿐, 다른 큰 문제는 없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치료를 받은 후, 그들은 완전히 건강을 회복했다. 손이림은 알약을 먹고 나니 혈색이 전보다 많이 좋아져서 정상인과 비슷할 정도였다. 그녀는 임찬혁에게 하영림이 중상을 입고 이미 서울로 도망갔다고 알려주면서 당분간 다시는 방자하게 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임찬혁은 그의 어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양홍선이 폐철 공장에서 한 말이 무슨 뜻인지 물어봐야 했다. 전에 사부님께서도 말한 적이 있다. 그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날 수는 없다고. 일반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어떻게 순음지체일 수 있고, 어떻게 태어나자마자 사람들에 의해 경맥이 손상될 수 있었을까? “엄마, 저 진짜 엄마 친아들이 아니에요?”임찬혁은 지체없이 물었다. “잠깐만 기다려.”
친어머니가 일찌감치 이렇게 많은 약재를 준비했으니, 보아하니 그의 경맥을 회복시키려고 했던 것 같았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천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약재들을 모은 걸 보면, 반드시 보통 사람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어머니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어.”양홍선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럼 우리 아빠는요?”임찬혁은 마음속으로 이미 최악의 답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의 어머니가 이 세상에 없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그건 나도 몰라. 네 친어머니는 방씨 성에, 민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야. 그녀는 정말 당당한 여자였지.”양홍선의 머릿속에는 그녀의 아련한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표정도 마치 신을 마주하는 것처럼 숭고하게 변했다. “그녀는 원래 경주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경주에 온 거야. 내가 앞길이 막막할 때,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을 때 나를 구해주시고 가정부라는 일자리도 주셨지. 하지만 네 아버지는 한 번도 못 봤어. 집안에는 항상 나와 네 어머니, 그리고 너 뿐이었지. 넌 그때 겨우 한 살이었지. 민영이는 매일 아침 일찍 나가고 밤늦게 들어왔어. 그러다 아주 심하게 다친 적이 있는데 생명이 위독하단 소리에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지만 거절했었지. 그저 너를 잘 보살펴달라고 부탁만 했어. 나중에 알게 된 건데 그녀가 다친 이유는 이 약재들을 찾기 위해서였어. 마지막에 가문의 원수들한테 심하게 쫓겼었는데 그녀는 너를 보호하려면 원수를 끌어내야 한다면서 나한테 너를 맡기고 갔어…”양홍선은 울음을 터뜨렸다. ‘이 약재들은 어머니가 목숨을 바쳐서 구한 거라고?’“누가 어머니를 해쳤는지 아십니까?”임찬혁의 눈에 분노가 차올랐다. 그는 반드시 원수를 찾아내고, 원한을 풀어야 했다. “동영상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거야.”양홍선은 더없이 낡은 휴대폰을 꺼냈다. 하지만 양홍선의 노력 끝에 휴대폰 전원이 켜졌다. 이어서 그녀는 동영상을 임찬혁에게 보여주었다. “그때 네가 잠든 것을 보고 민영이가
방민영은 이미 부상을 입었다. 그녀는 걷는 것도 힘들어보였다. 그렇게 몇 번 싸우다가, 칼이 순식간에 그녀의 심장을 관통했다. 그러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엄마.”임찬혁은 한바탕 고함을 질렀다. 그는 극도로 차오르는 분노를 억제하지 못했다. “젠장, 이 원수를 반드시 갚아주고 말거야.”임찬혁은 마치 성난 짐승처럼, 두 눈이 핏빛으로 붉어졌다. 그는 끊임없이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더 화가 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찬혁아, 4대 재벌가를 함부로 건드리지 마. 넌 그들을 이길 수 없어. 경찰에 신고하고 싶었지만, 그들을 법으로 잡지 못할 뿐 아니라 너에게까지 화를 불러올까 봐 몇 년 동안 꾹 참았어.”양홍선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어쨌든 4대 재벌가의 세력은 경주에서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섣불리 그들을 건드리면 불똥이 튈 게 뻔했다. 그녀의 가장 큰 소원은 임찬혁이 건강하고 평안하게 일생을 보내는 것이었다. “엄마, 걱정 마세요. 저도 잘 알고 있으니 아무 위험이 없을 거예요.”임찬혁은 그녀를 위로했다. 그러자 양홍선은 고개를 끄덕였다.“이 약재들 외에도 네 어머니가 너에게 남긴 것이 있어.”그러더니, 그녀는 방에서 금빛 찬란한 직사각형의 상자를 꺼내왔다. 상자 전체는 황금으로 되어 있어 럭셔리하기 그지없었다. 양홍선이 황금 상자를 열자 안에는 금빛 갑옷과 장검 한 자루가 보였다. 갑옷과 장검에서는 오묘한 기운이 솟구쳤다. 임찬혁은 장검을 손에 꼭 쥐었다. 순간, 그는 웅장한 힘을 느꼈고, 그 힘은 검으로부터 몸 안으로 스며들어 그의 힘을 10배 이상 폭등시켰다. 만약 이 검을 가지고 적에게 대항한다면, 아무리 무왕의 강자라 할지라도 그는 지금 쉽게 상대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검과 황금 갑옷 외에도 상자 안에는 황금 가면이 하나 더 들어있었다. 이것들은 분명히 평범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어머니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또 아버지는 어떤 분이실
“뭘 하려는 거예요? 절대 충동적으로 행동해서는 안 돼요.”유효진은 걱정이 앞섰다. 어쨌든 4대 재벌가가 손을 잡았기 때문에, 만약 정말로 상대방을 화나게 한다면, 그 후과는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임찬혁은 경주 용무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력이 약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4대 재벌가는 이미 경주에 뿌리를 깊이 박고 있고, 세력이 서로 뒤얽혀 있는데다 그들은 그 어떤 비열하고 그 어떤 파렴치한 수단도 다 쓸 수 있었다. 임찬혁 혼자서 상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건 저와 4대 재벌가의 일이니 절대 효진 씨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 것입니다.”임찬혁은 단호하게 말했다. 이건 피맺힌 원한이다. 상대가 4대 재벌가가 아니고, 불바다라 할 지라도 그는 계속 싸워야했다. “그런 뜻이 아니라, 전 그저 찬혁 씨가 걱정돼서 그런 겁니다.”유효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그녀는 임찬혁을 한 가족으로 여기면서 그와 모든 영광과 고통을 함께 할 거라고 생각했다. 만약 임찬혁에게 정말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그녀도 절대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혼자서 4대 재벌가에 도전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다. “걱정 마세요, 4대 재벌가라고 해도 저를 다치게 할 수 없습니다. 엄마가 많이 놀라셔서 한동안은 같이 있고 싶어요.”임찬혁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유효진을 완전히 안심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저 몇 마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곧이어, 그는 양운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그에게 실력이 더 강한 사람을 보내 밤낮으로 별장 주변을 지키게 하고, 엄마의 안전을 꼭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4대 재벌가에게 철저히 선전포고를 할 작정이다. 그러면 가족은 그의 약점이 될 것이다. 때문에 가족의 안전에 있어서 그 어떠한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 다음 그는 그 약재와 황금 갑옷, 그리고 검을 모두 1호 별장의 밀실에 보관했다. 그곳만이 가장 안전했기 때문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