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26화

“회장님! 저 자식이 절 때리고 무릎까지 꿇고 사과하라고 했어요. 게다가 양정국도 저 자식의 편을 들던데요? 이건 결국 저희한테 도전장을 내미는 거잖아요. 둘 다 죽여버려요! 이 세상에 온 걸 후회하게 해주세요.”

손장건이 걸어 들어오자 손지강이 급히 달려가 큰소리로 외쳤다.

그는 손장건이 제일 아끼는 손자였다. 아니면 손씨 가문의 세자가 되지 않았을 테니까.

예전 같았으면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손장건이 대신 화풀이해줬을 건데 이번은 아니었다.

손장건은 태연자약한 김예훈을 흘긋 쳐다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고 손지강의 뺨을 때리면서 호통쳤다.

“이 망할 놈아! 내가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고 했어? 안 했어? 허구한 날 돌아다니며 말썽을 피우다니! 아주 우리 집안의 씨를 말려 죽일 작정이야?”

손지강은 손장건한테서 뺨을 얻어맞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물론 손지강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알다시피 손씨 가문은 부동산과 교육업에 종사하는데, 두 업종 모두 폭리를 취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손씨 가문은 성남시 일류 가문 중 가장 많은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또한 손씨 가문 사람들이 항상 거만하게 행동하는 뒷받침이 되기도 했다.

특히 손제자라고 알려진 손지강은 세자라는 신분을 내세워 성남시에서 남녀불문하고 막 대했다.

게다가 손장건은 손지강을 끔찍하게 아꼈다. 손지강이야말로 손씨 가문의 부흥을 일으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해서 뭐든지 그가 하고 싶은 대로 놔두었다.

그동안 손지강을 건드리는 사람은 손장건의 손에 의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결국 손지강은 점점 더 오만방자해졌다.

그런데 이처럼 고상한 자리에서 손지강의 뺨을 때릴 줄이야!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사람들을 뒤로하고 손장건은 김예훈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김예훈을 빤히 쳐다보더니 갑자기 입을 열었다.

“김예훈 씨,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을 포함해서 이미 다 전해 들었어요. 이 자리에서 손씨 가문을 대신하여 사과드립니다.”

이내 현장은 발칵 뒤집혔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