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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왕태호의 말을 들은 손혁오도 조금은 기대하는 눈치였다.

손장건의 인맥은 안 보아도 뻔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일로 그가 자신의 인맥을 동원하였다는 게 의아하긴 하였지만 말이다.

손혁구, 손영지도 기대에 찬 표정을 하고 있었다.

온 사람의 지위가 높을수록 그들의 체면이 서기 때문이다.

그리고 손쉽게 김예훈과 정소현의 자존심을 박살 내는 일이라면 더없이 기쁘기 때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들어온 사람들 모두가 기관의 사람들이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하얀 셔츠를 입고 있었다.

가운데 서 있는 남자의 얼굴은 어디서 본 것 같지만 그의 기세에 눌리어 일반인들은 그를 쳐다볼 용기조차도 없을 것이다.

그의 등장만으로 모두를 압살해 버렸다!

양정국!

빠르게 왕태호의 일당들의 표정도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 아마 그의 신분을 안 모양이다!

양정국의 발걸음은 빨랐고 평소의 평온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르신, 여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손혁오가 제일 먼저 앞으로 나서며 인사하였다.

하지만 양정국은 그대로 무시한 채 빠르게 김예훈의 옆으로 다가갔다.

“괜찮으세요?”

이어서 함께 온 사람들도 빠른 걸음으로 그한테로 다가갔다.

“어디 다친 데는 없으세요? 회의 도중에 소식 듣고 왔습니다!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이 자리에 온 기관 사람들 모두가 하나같이 공손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1인자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오늘 모두가 하나같이 자신의 고개를 떨구고 있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어리둥절하였다.

왕태호, 이도운, 손혁오, 손영지까지 지금 이 상황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 사람,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 걸까?

양정국을 비롯한 모든 이가 그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말이다.

“어르신, 이분은 도대체...”

왕태호는 얼굴빛이 창백해졌고 일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입을 열었지만 양정국 일당은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김예훈을 바라보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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