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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김예훈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어머님, 일단 제 말 끝까지 들어보세요.”

김예훈의 말을 들은 임은숙은 그제야 흥분을 가라앉혔다.

“알았어, 제대로 설명하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본때를 보여주겠어.”

반면 정동철과 정지용, 정가을은 서로를 바라보았는데 눈빛이 하나같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왜냐하면 다들 김예훈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예훈은 말을 이어갔다.

“전 여러분들이 일부 자산을 매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게 무슨 헛소리죠?”

정지용이 제일 먼저 펄쩍 뛰어올랐다. 그가 집 한 채를 몰래 빼돌리고 팔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

몰래 주얼리를 숨겨둔 정가을도 안색이 돌변했다.

평생 자기밖에 모르고 살던 사람들이 어찌 가족을 위해 돈이 되는 물건을 선뜻 내놓겠는가! 일부분이라도 줬다는 자체가 대단할 정도였다.

유독 정동철만 여전히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김예훈이 절대로 친절을 베푸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 말 끝까지 듣지? 물론 자기 물건을 기꺼이 팔아서 돈을 모은다고 해도 예물을 반납하기에는 턱도 없겠죠? 그래서 여러분들을 위해 좋은 방법을 고안해 냈어요.”

“무슨 방법인데?”

정동철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주식이 있잖아요. 제가 민아를 대신해서 정 씨 일가가 보유한 주식의 49%를 1000억 주고 인수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펑펑 쓴 예물도 반납하고, 이 돈도 가져갈 수 있죠.”

말을 마친 김예훈은 테이블 위에 현금 뭉치를 올려놓았다. 얼핏 보기에도 몇십억은 되어 보이는 현금이 바닥에 후드득 떨어졌다.

김예훈의 말을 듣는 순간 정동철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데릴사위 주제에 이렇게 잔인할 줄은 몰랐네! 우리를 벼랑 끝까지 몰아낼 작정인 건가?”

김예훈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임은숙이 반짝 빛나는 눈빛으로 말했다.

“사위, 아주 좋은 생각이야! 어르신, 잘 들었죠? 얼른 주식을 넘겨주고 빚을 갚은 뒤 이 돈 챙기고 나가요!”

“진짜 너무하네! 그 주식은 우리 가문의 마지막 재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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