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귀신 같아?” 김예훈은 로비로 들어와서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지용을 향해 걸어갔다. 정지용은 부들부들 떨면서 손을 뻗어 김예훈의 손을 만졌다. 이내 그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따뜻해. 정말 살아있었던 거야? 이럴 리가 없는데 ?”김예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보니 내가 죽기를 바랐구나!”“엉? 아니야!” 정지용은 무의식적으로 부인했다. 왠지 모르게 지금 이 순간의 김예훈은 조금 두려웠다. “예훈 씨!” 바로 이때 정신을 차린 정민아가 달려와서 김예훈을 꼬옥 끌어안았다. 김예훈도 그녀를 끌어안았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걱정시켜서 미안해. 일찍 돌아왔어야 했는데…”“아니야, 당신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난 만족해…”두 사람의 훈훈한 광경을 목격한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싫은 표정을 지었다. 부들부들 떨고 있던 정동철이 평정심을 되찾고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복씨 가문과 이일도가 널 그냥 살려둘 리가 없는데 말이야!”“그러니까! 복씨 가문에서 너한테 손을 썼는데 네가 살아 돌아온다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야!”“넌 이미 죽었어야 하는 건데!”김예훈의 품 안에 있던 정민아마저도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게, 예훈 씨 어떻게 된 일인지 얼른 설명해 봐.” 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진작에 얘기했잖아. 해결할 수 있다고.”“친구가 있는데 3년 전에 복씨 가문에 의해 살해당했어. 그 친구의 부모님이 아주 대단한 분들이셔. 그 친구의 복수를 위해 3년 동안 준비하고 있었어…”“내가 복씨 가문을 건드린 것도 그 친구 부모님의 부탁을 받고 그런 거야…”“오늘 친구의 묘지 앞에서 그의 부모님은 복씨 가문 과 이일도 등을 바로 해결해 버렸어. 군사들도 불러서 아주 난리가 났었지...”“마지막에 복씨 가문은 끝장났고 복씨 가문의 재산을 나한테 넘기겠다고 했어…”김예훈의 설명을 듣고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어리둥절해졌다. 이 데릴사위가 이렇게
다음 날, 아침 일찍.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김예훈과 정민아의 뒤를 따라 BJ그룹으로 왔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정동철도 함께 왔다.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해야 한다!BJ그룹의 고층 빌딩을 보고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BJ그룹은 CY그룹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실력 있는 회사였다.그도 그럴 것이CY그룹은 김세자가 이끄는 그룹이니 일반 그룹은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BJ그룹도 성남의 일류 가문 중에서는 손꼽히는 회사였다. 지금 이 순간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모두 흥분한 상태였고 정민아조차도 엄청 흥분하고 있었다.로비에 들어서자마자 프런트 데스크를 찾아가 김예훈은 자신의 온 목적을 밝혔다.“김예훈이라고 하는데 오늘 BJ그룹을 인수하러 왔습니다!”프런트 직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제 정신이에요? 회사를 인수하러 온다는 소식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정민아가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복씨 가문은 이미 BJ그룹에서 퇴출된 거 아니에요? 복률은 이미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았어요?”“맞아요. 맞긴 하지만 우리 BJ그룹은 복씨 가문의 소유가 아니에요. 이사회도 있어요. 현재 이사회에서 복씨 가문의 지분을 가져갔어요.”프런트 직원이 해명했다.정민아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무슨 뜻이에요?”“BJ그룹의 뒤에 누군가 절대적인 지분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나요?”“복씨 가문은 그저 꼭두각시일 뿐이라는 걸 그룹 내에서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어요.”프런트 직원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녀도 식견이 넓은 편이라 왠만한 일은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하지만 눈앞의 광경은 참 보기 드문 일이었다.김예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바로 눈치챘다. 김씨 가문!김병욱!김병욱은BJ그룹에 대해 절대적인 지배권을 가지고 있었다!그리고 복씨 가문은 김씨 가문과 김병욱의 개나 다름없었다!BJ그룹은 처음부터 끝까지 김병욱의 것이었다.정동철과 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앞으로 비집고
BJ그룹의 과거 대표는 복률이었다.근데 어젯밤 복률은 대표직을 내려놓고 복씨 가문의 모든 지분을 내놓았다. 곽진택은 김병욱의 심복으로서 임시로BJ그룹의 대표직을 맡게 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김병욱은 집중적으로 그를 배양하고 있었고 곽진택은 외국에서 대학을 마친 사람이었다. 어젯밤 갑자기 BJ그룹의 대표직을 맡으라는 소식을 받고 곽진택은 너무 흥분되어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재산 총액이 몇천억에 달하는 그룹의 대표라니, 이건 엄청난 행운인 것이다!복씨 가문에서 왜 갑자기 모든 지분을 내놓았는지, 복률이 왜 스스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는지 그는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내가 대표 자리에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김병욱의 요구는 딱 하나였다. BJ그룹을 잘 경영하고 BJ그룹을 넘보는 인간은 죽여버리라는 것이었다. 곽진택의 뒤에는 김씨 가문이 있다. 경기도 최고 가문인 김씨 가문이 자신의 뒤를 봐주고 있는 이상 곽진택은 두려운 것이 없었다. BJ그룹을 맡게 될 때 각 부서에서 절대적으로 협조해 줘서 그는 기분이 좋았다. 방금 절차를 마친 그는 잠깐 쉬려고 했다. 근데 김예훈의 일행이 이곳에 모여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걸어와서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프런트 직원은 냉큼 대답했다. “곽 대표님, 이 사람들이 밑도 끝도 없이 회사를 인수하러 왔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소란을 피우러 온 것 같습니다.” 곽진택은 김예훈과 정민아를 쳐다보았다. 정민아를 잠깐 쳐다보던 그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냉정해진 그는 차갑게 웃었다. “난 또 누구인가 했네! 복씨 가문에서 성남으로 불러들인 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아닌가요?”“참 웃긴 일입니다. 작은 도시의 이류 가문이 감히 성남에서 새로 떠오른 가문이라고 스스로 칭하다니.”“뒤를 봐주던 복씨 가문이 무너졌는데 그들의 회사를 인수하려 왔다고요? 무슨 생각인지 참?”김예훈은 차갑게 말했다. “김병욱이 보내서 왔나?”곽진택은 흠칫하더니 위아래로 김예
정말 창피했다! 너무 창피해서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었다. 지금 이 순간, 정씨 일가의 사람은 농촌에서 갓 상경한 사람들처럼 있는 대로 망신을 당하고 있었다. 앞으로 정씨 일가가 성남에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을지, 성남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당장 꺼져요! 우리 그룹은 바보들을 환영하지 않아요!?”“보안팀, 이 사람들 밖으로 내쫓아요!”곽진택이 명을 내리자 주위에서 보안 요원들이 모여들었다. 결국 김예훈과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보안 요원들에 의해 쫓겨났다.“바보 같은 인간들!”보안 요원들은 욕설을 퍼부었고 하나같이 박장대소했다. 보안 요원으로 근무한 지 오래되었어도 이런 바보들은 또 처음 본다.굴욕이다!정씨 일가 역사상 가장 큰 굴욕이었다!너무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앞으로 정씨 일가는 성남시의 웃음거리가 되었다.안색이 어두운 김예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금 곽진택을 처리하지 않은 원인은 아주 간단하다. 김병욱은 비장의 카드를 대놓고 보여줄 정도로 순진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김병욱을 처리하려면 아마도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김씨 가문의 사걸, 김병욱은 역시 실력이 만만치 않았다. …쫓겨난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창피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눈앞의 이놈은 어젯밤까지만 해도 엄청난 재산을 가진 재벌인 줄 알고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이놈한테 잘 보이려 했다!근데 뜻밖에도 그는 여전히 땡전 한 푼 없는 찌질한 인간이었다. 이런 놈은 차라리 죽는 게 낫다!이놈 때문에 정씨 일가는 체면을 구길 대로 구겼다, 앞으로 어떻게 성남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김예훈!”“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봐!”“제대로 상황 파악도 안 하고 남의 회사를 인수하러 온 거야?”“젠장, 널 때려죽이고 싶은 심정이야!”정동철은 부들부들 떨었고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정지용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퍼부었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BJ그룹이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을 위로하고 있는 정민아를 보면서 김예훈은 웃음이 나왔다. “알았어. 앞으로는 당신 말 들을게.”“근데 걱정하지 마. BJ그룹은 언젠가는 내가 찾아올 거야.”“그때 가서 회사 이름 바꾸고 당신한테 선물할게.”김예훈은 실실거리며 웃었다. 그는 정말 그럴 생각이었고 그한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김병욱만 해결한다면 이 일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허튼 소리 그만해!” “정말 당신 한 대 때리고 싶어!”이런 상황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한 김예훈을 보니 정민택과 정지용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 정동청은 심호흡을 하고 재차 경고했다. “정군, 네 사위 잘 좀 지키고 있어. 앞으로 우리 정씨 일가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으니까!”“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정씨 일가의 발목을 잡을 생각 하지 마!”“안 그러면 너희들도 모두 집안에서 내쫓아 버릴 거야!”“가자!”말을 마치고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화가 잔뜩 난 채로 자리를 떴다. 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은 김예훈을 노려보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넌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야.”말을 마친 두 사람도 자리를 떴다. 정민아는 그를 위로했다. “예훈 씨, 엄마 아빠는 홧김에 그러시는 거야.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나도 조금은 화가 났었으니까 …”“괜찮아, 우리한테는 백운 그룹이 있잖아. 잘 경영하면 내가 당신 먹여 살릴 수 있어.”김예훈은 쿨하게 웃었다. “괜찮아, 지나간 일은 지나간 거야.”그는 정말 아무렇지 않았다. 이런 일로 마음에 담아둔다면 3년 동안 데릴사위로 살면서 진작에 때려치웠을 것이다. 김예훈과 정민아가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렉서스 한 대가BJ그룹 빌딩 입구에 멈춰 섰다. 곽진택은 직접 마중하러 나왔다. 이분이 얼마나 티를 내지 않은 분인지 잘 알기에 그는 수행원을 데리고 나오지 않았다. 차에서 내린 사람은 바로 김씨 가문 사걸 중의 우두머리인 김병욱이었다. 그는 여전히 당나라 복장을 하고 있었고 기품이 흘러넘쳤다. “도련님, 그들은 이
성남시의 상류층은 크다고 하면 크고 작다고 하면 작은 바닥이었다. 하루 사이에 복씨 가문이 무너진 소식이 이 바닥에 퍼졌다.그리고 이제 막 발을 붙인 정씨 일가가 BJ그룹을 인수한다고?이렇게 우스운 일은 당연히 웃음거리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정동철마저도 남들이 손가락질하는 것이 두려워 별장의 대문을 나가지 못했다.하룻밤 사이에 정씨 일가는 성남시 상류사회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그로 인해 복씨 가문이 성남시에서 퇴출당한 소식은 그다지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복씨 가문에 대해 말을 하면 사람들은 자연히 정씨 일가에 관해 얘기했다. 김예훈과 정민아는 정군 부부와 함께 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안 그러면 정군의 가족들도 아마 집을 나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 유독 정소현만이 형부가 BJ그룹을 언니한테 선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정민아는 그저 김예훈이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은 후 복씨 가문의 압박이 없는 관계로 백운 그룹의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정민아는 정상적으로 회사로 출근하였다. 돈을 벌어 김예훈을 먹여 살려야 하니까.한편, 김예훈은 아침 일찍 오정범의 머물고 있는 곳으로 왔다. 장사가 잘 안되는 골프장을 오정범은 아예 통째로 빌려 훈련 장소로 만들어버렸다. 김예훈은 이곳에서 쓸모 있는 사람을 몇 명 뽑을 생각이었다. 앞으로 그한테 이러저러한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말이다. 그때마다 오정범한테 사람을 보내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지 않은가?그건 김예훈 자신조차도 너무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곁에 쓸만한 사람을 몇 명 두면 뭐든 편할 것 같았다. 자신이 김세자의 경호원이 된다는 사실에 오정범한테 뽑힌 선수들은 하나같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남문호의 묘 앞에서 생긴 일을 이들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전설 속의 김세자를 위해 일을 한다는 건 전생에 나
“아참, 내일 양부모님이 성남에 온다고 했어요. 식구들이 식사 대접을 할 계획이니 형부도 참석해요.”정소현은 웃으며 말했다. “알았어!”김예훈은 대충 알고 있었다. 정소현이 태어나던 해 한 귀인의 귀띔으로 인해 그녀는 신분이 높은 부부의 양딸이 되었다. 정소현은 매년 그 부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 부부는 아마 실력 있는 가문의 사람들인 것 같았다. 비록 정소현을 양딸로 삼았지만 정씨 일가의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예훈은 정소현의 양부모님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신분이 높은 그들이 이곳으로 온다는 건 큰일이었다. 그날 밤, 정군은 김예훈과 정민아를 따로 불렀다. 정군은 김예훈을 노려보고는 심호흡하고 입을 열었다. “어제 있었던 일은 다 지나간 일이야. 내일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 절대 날 망신시키지 마!”“또다시 망신을 주면 그때 이 집안에서 쫓아낼 거야!”정민아는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아빠.”그녀는 정말 궁금했다. 정군은 분명 김예훈을 죽도록 미워하고 있는데. 왜 갑자기 김예훈을 불러 이렇게 신중하게 말을 하는지. 설마 무슨 큰일이라도 일어난 것은 아닌지?생각을 마친 정군이 이내 입을 열었다. “민아야, 넌 네 동생의 양부모님에 대해 알고 있지? 소현이 매년 그 집에 가서 몇 달씩 지내다 오잖아?”정민아가 대답했다. “네, 알고 있어요…”“네 동생의 양부모님은 사실 너희 작은이모, 작은이모부야...”“네 엄마는 임씨 가문의 사람이었어. 임씨 가문은 실력이 강하고 오래된 가문이야. 그 당시 네 엄마가 나한테 시집을 온 건 참 안타까운 일이었지...”“그동안 임씨 가문에서는 우리 두 사람을 인정하지 않았어. 하지만 이번에 갑자기 사람을 보내 우리한테 연락을 해왔어. 그리고 우리 가족들과 같이 밥 한 끼 먹고 싶다고 했어.”“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의 체면을 구겨서는 안 돼. 알았지?”정군은 노파심에 거듭 주의를 줬다. 만약 임씨 가문에서 모든 사람들이 다 참석
다음날, 임은숙의 동생 임지숙과 그녀의 남편 여경택이 찾아왔다.그들은 성남시에서 제일 비싼 풀비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호텔에 마련된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풀비스 호텔의 하룻밤 가격은 100만 가까이한다. 로열 스위트룸의 가격은 1500만 원 가까이할 것이다.임지숙과 여경택 두 사람이 밖에서 밤을 보낼 때면 무조건 5성급 호텔의 로열 스위트룸에 묵었다.호텔의 하룻밤 가격이 1500만 원 가까이한다는 말을 들은 정군과 임은숙은 배가 아팠다.그들이 호텔에서 하룻밤 묵는 돈을 자신들은 몇 날은 쓸 수 있기 때문이다.호텔의 2층에 있는 연회장 VIP 룸.룸에는 4사람이 앉아있었다.주인공의 자리에 앉은 임지숙과 여경택의 곁에 정소현이 앉아있었다. 그녀는 시무룩한 표정이었다.그리고 그녀의 맞은편에는 젊은 남자가 있었다.김예훈은 정소현을 힐끔 쳐다보았다. 어제저녁 까지만 해도 신이 나 보였던 처제의 기분이 여경택과 임지숙을 만난 이후 시무룩해 보였다.김예훈과 정민아를 발견한 정소현이 뛰어오더니 말했다.“형부, 언니 왔어요!”여경택과 임지숙 그리고 젊은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여경택은 중후한 사업 파트너의 느낌을 풍겼다.개량한복을 입은 임지숙의 액세서리와 몸에서 고귀한 자태가 물씬 느껴졌다.관리를 잘한 얼굴과 몸매에 연예인 못지않은 자태를 풍기는 모습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젊은 남자는 한눈에 보아도 점잖아 보였고, 그의 눈동자에는 이따금씩 날카로운 빛이 새어 나왔다.김예훈은 잠시 고민을 하는 것 같더니 바로 알아차렸다. 젊은 남자는 군부대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의 실력과 지위가 있는 것 같다.서로 가볍게 인사를 한 후, 정군 부부는 공손하게 자리에 앉았다.임은숙의 동생과 동생 남편이었지만 두 사람은 아이가 없어 정소현을 마치 자신의 자식인 것 마냥 이뻐했다.정군과 결혼을 하던 그때, 임은숙은 임씨 가문을 배신했다. 임지숙과 함께 있으니 누가 보아도 승패는 이미 갈린 상황이다.정군은 자신의 동서인 여경택 앞에서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