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참, 내일 양부모님이 성남에 온다고 했어요. 식구들이 식사 대접을 할 계획이니 형부도 참석해요.”정소현은 웃으며 말했다. “알았어!”김예훈은 대충 알고 있었다. 정소현이 태어나던 해 한 귀인의 귀띔으로 인해 그녀는 신분이 높은 부부의 양딸이 되었다. 정소현은 매년 그 부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 부부는 아마 실력 있는 가문의 사람들인 것 같았다. 비록 정소현을 양딸로 삼았지만 정씨 일가의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예훈은 정소현의 양부모님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신분이 높은 그들이 이곳으로 온다는 건 큰일이었다. 그날 밤, 정군은 김예훈과 정민아를 따로 불렀다. 정군은 김예훈을 노려보고는 심호흡하고 입을 열었다. “어제 있었던 일은 다 지나간 일이야. 내일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 절대 날 망신시키지 마!”“또다시 망신을 주면 그때 이 집안에서 쫓아낼 거야!”정민아는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아빠.”그녀는 정말 궁금했다. 정군은 분명 김예훈을 죽도록 미워하고 있는데. 왜 갑자기 김예훈을 불러 이렇게 신중하게 말을 하는지. 설마 무슨 큰일이라도 일어난 것은 아닌지?생각을 마친 정군이 이내 입을 열었다. “민아야, 넌 네 동생의 양부모님에 대해 알고 있지? 소현이 매년 그 집에 가서 몇 달씩 지내다 오잖아?”정민아가 대답했다. “네, 알고 있어요…”“네 동생의 양부모님은 사실 너희 작은이모, 작은이모부야...”“네 엄마는 임씨 가문의 사람이었어. 임씨 가문은 실력이 강하고 오래된 가문이야. 그 당시 네 엄마가 나한테 시집을 온 건 참 안타까운 일이었지...”“그동안 임씨 가문에서는 우리 두 사람을 인정하지 않았어. 하지만 이번에 갑자기 사람을 보내 우리한테 연락을 해왔어. 그리고 우리 가족들과 같이 밥 한 끼 먹고 싶다고 했어.”“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의 체면을 구겨서는 안 돼. 알았지?”정군은 노파심에 거듭 주의를 줬다. 만약 임씨 가문에서 모든 사람들이 다 참석
다음날, 임은숙의 동생 임지숙과 그녀의 남편 여경택이 찾아왔다.그들은 성남시에서 제일 비싼 풀비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호텔에 마련된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풀비스 호텔의 하룻밤 가격은 100만 가까이한다. 로열 스위트룸의 가격은 1500만 원 가까이할 것이다.임지숙과 여경택 두 사람이 밖에서 밤을 보낼 때면 무조건 5성급 호텔의 로열 스위트룸에 묵었다.호텔의 하룻밤 가격이 1500만 원 가까이한다는 말을 들은 정군과 임은숙은 배가 아팠다.그들이 호텔에서 하룻밤 묵는 돈을 자신들은 몇 날은 쓸 수 있기 때문이다.호텔의 2층에 있는 연회장 VIP 룸.룸에는 4사람이 앉아있었다.주인공의 자리에 앉은 임지숙과 여경택의 곁에 정소현이 앉아있었다. 그녀는 시무룩한 표정이었다.그리고 그녀의 맞은편에는 젊은 남자가 있었다.김예훈은 정소현을 힐끔 쳐다보았다. 어제저녁 까지만 해도 신이 나 보였던 처제의 기분이 여경택과 임지숙을 만난 이후 시무룩해 보였다.김예훈과 정민아를 발견한 정소현이 뛰어오더니 말했다.“형부, 언니 왔어요!”여경택과 임지숙 그리고 젊은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여경택은 중후한 사업 파트너의 느낌을 풍겼다.개량한복을 입은 임지숙의 액세서리와 몸에서 고귀한 자태가 물씬 느껴졌다.관리를 잘한 얼굴과 몸매에 연예인 못지않은 자태를 풍기는 모습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젊은 남자는 한눈에 보아도 점잖아 보였고, 그의 눈동자에는 이따금씩 날카로운 빛이 새어 나왔다.김예훈은 잠시 고민을 하는 것 같더니 바로 알아차렸다. 젊은 남자는 군부대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의 실력과 지위가 있는 것 같다.서로 가볍게 인사를 한 후, 정군 부부는 공손하게 자리에 앉았다.임은숙의 동생과 동생 남편이었지만 두 사람은 아이가 없어 정소현을 마치 자신의 자식인 것 마냥 이뻐했다.정군과 결혼을 하던 그때, 임은숙은 임씨 가문을 배신했다. 임지숙과 함께 있으니 누가 보아도 승패는 이미 갈린 상황이다.정군은 자신의 동서인 여경택 앞에서 아무
“아저씨 아주머니, 민아 누나.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저를 찾아오세요. 제가 어떻게든 해결해 드리겠습니다.”인청하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여경택은 연신 칭찬을 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정군아, 어린애가 실력이 좋아. 앞으로 장군이 될 사나이야. 기대가 아주 많아.”임지숙도 웃으며 말했다.“내가 점 찍어둔 사람이 틀린 걸 보셨나요?”“앞으로 들어갈 부대가 바로 박인철의 당도 부대라니까!”“박인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자신이 아는 분야를 물어보자 정군은 잽싸게 대답했다.“박인철, 당도 부대의 수령이자 경기도 4대 부대 전쟁의 신. 경기도의 시장과 지위가 비슷하다고 했어.”“맞아. 그래도 뭘 좀 아나 보네. 인청하는 앞으로 당도 부대를 이끌어갈 사람이야. 앞으로 얼마나 잘 나갈지 이제 알 것 같지?”임지숙은 연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 모두 김예훈을 힐끔 거리더니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두 사람은 바로 웃으며 말했다.“청하의 앞날이 기대되네!”말은 그렇게 했지만 씁쓸한 마음은 감추지 못했다. 성별이 다 같은 남자들의 수준 차이가 왜 이렇게 클까?“그럼! 데릴 사위와 비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여경택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정군의 안색이 삽시간에 바뀌더니 말했다.“매제. 그만해. 우리가 들인 데릴 사위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가 제일 잘 알아. 김예훈, 아무 능력도 없어!”“아빠, 삼촌! 그만하세요! 우리 형부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데!”정소현은 김예훈의 곁에 붙어 앉으며 말했다.자신을 치켜세우는 말을 들으며 자만심에 빠져있던 인청하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정소현을 처음 만난 순간 그녀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인청하였다. 여경택과 임지숙은 오늘 정군과 임은숙을 만나 두 사람의 혼사를 결정하려고 만난 것이다.하지만 정소현은 자신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웃어주지도 않았다.그런 그녀가 지금 데릴 사위의 편을 들고 있으니 인청하가 화를 내지 않을 수 없다.“소현아, 너 대체 왜
인청하는 깜짝 놀란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김세자가 성남시 군부대의 수령이라는 사실을 다들 알고 계시나요?”“군부대에 속해있지 않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에요!”“당도 부대가 중앙아시아에서 미각과의 전쟁을 치렀는데, 그 전쟁에서 김세자가 말을 타고 당도 부대를 이끌고 미각의 삼각주 부대를 물리쳤다고 해요!”“김세자는 군부대의 사람이 아니지만 성남시에서의 세력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죠!”“저도 당도 부대의 시험에 참가하려고 들은 소식이에요! 일반 사람은 아무도 모르는 내부 비밀이기도 하죠!”“김세자께서 3년이나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요. 이번 시험에 참가할 확률이 아주 크죠!”“김세자의 용안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는 많지 않아요!”“이번에 김세자를 만날 수 있다면 이번 생에 여한이 없을 거예요.”김세자의 이야기를 하는 인청하는 한껏 공손하고 존경스러운 마음으로 이야기했다. 김세자와 같은 사람은 군인은 아니지만 공을 세우고 성남시 군인들의 왕이 되었다.성남시 군인 중 당도 부대의 사람들은 김세자를 군부대의 왕으로 섬겼다.예전의 인청하는 중앙아시아의 전쟁터에서 신분을 숨기고 나타나 전장을 휩쓸고 가는 사람이 나타난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저 베일에 몸을 감춘 사람이 많은 군인들의 우상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최근에 성남시의 군부대에 와서 시험을 준비하면서 그는 베일에 몸을 감춘 사람이 바로 자신의 우상인 김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자신의 소원이 곧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자 그는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 같았다.“정말? 진짜야? 당도 부대의 장군 뿐만이 아니라 김세자도 만날 수 있다고?”여경택과 임지숙은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 당도 부대로 가고 싶었다.성남시의 토박이들로 김세자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베일에 감춰진 김세자의 얼굴을 볼 수만 있다면 평생 자랑하고 다닐 수 있는 일이다.“그럼요! 당연히 만날 수 있죠!”인청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하지만, 당도 부대에 규칙이
모든 사람들이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정민아조차도 눈살을 찌푸리고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그녀는 김예훈이 허세를 부리기 좋아하는 버릇은 평생 고칠 수 없는 병이라고 생각했다.그때, 인청가하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 뭐라고요? 입대 시험에 참가하고 싶으면 참가하는 거라고요? 당신이 뭔데요?”“진짜 웃겨죽겠네!”“입대 시험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매 부대에서 제일 우수한 사람 10명에게만 자격이 주어져요!”“데릴 사위 주제에 입대 시험에 참석하고 싶은 거예요?”김예훈을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그럼. 한 사람당 가족을 3명밖에 데려오지 못하잖아요?”“그리고 이번 시험에 제가 특별 요청받았어요. 제가 없으면 이번 시험은 할 이유가 없어요.”여경택과 임지숙은 김예훈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의 안색도 많이 어두워졌다.정민아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대체 왜 이러는 거야!입대 시험도 그가 아니면 진행하지 않을 거라고?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녀 자신도 믿지 않았다.부끄러워 죽겠어!인청하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진짜 너무 웃겨요!”“당신이 없으면 진행을 하지 않는다고요? 당신은 박장군인가요? 아니면 김세자?”임지숙은 정군과 임은숙을 쳐다보며 말했다.“언니, 가풍을 다시 잘 잡아봐!”“진짜 왜 이러는 거야? 부끄러워 죽겠어!”안색이 어두워진 정군은 김예훈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내가 어제저녁에 말했잖아? 조용히 밥만 먹으면 되는 자리라고 말했잖아! 너 왜 그렇게 쓸데없는 말이 많아?”“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이럴 줄 알았다면 같이 오지 않는 게 좋았어.”임은숙은 김예훈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김예훈이 말했다.“네 그러세요. 저는 입대 시험에 참석할 거예요.”“팡!!!”여경택의 오른쪽 손이 책상을 힘껏 내리쳤다.“정군! 대체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하는 거야!”“데릴 사위 교육을 이 정도 밖에 하지 못했어? 우리 어르신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
인청하는 그 말만 남기고 거만하게 자리를 떠났다.룸에 남은 정군 가족들은 서로 서로의 눈치만 살폈다.임은숙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임씨 가문과 인씨 가문 모두 가풍이 확실한 가문이야. 이런 터무니없는 말을 듣고 어떻게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어."정군은 김예훈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쓸모없는 놈. 넌 정말 아무 일도 해내지 못하는 멍청이야. 어떻게 매일 다른 방법으로 우리한테 엿을 먹여?""지금 당장이라도 너를 죽이고 싶어!""팍!"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군은 손을 휘둘렀다.정민아가 막지 않았다면 그의 손바닥은 김예훈의 뺨을 내리쳤을 것이다."아빠, 엄마. 큰일도 아니잖아요. 다음날 이모와 이모부한테 사과를 하면 되는 일이에요!"정민아는 정군과 임은숙을 설득했다."이게 큰일이 아니야? 쟤 하나 때문에 우리가 친정 식구들 앞에서 체면을 잃었어!""그리고, 지금 우리가 정씨 가문에서 얼마나 어렵게 살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친정과의 관계도 다시 잘해보려고 했단 말이야!""결국 김예훈 네가 망쳤어!"임은숙은 김예훈을 삿대질하며 욕을 내뱉었다.김예훈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버지, 어머니. 저 진짜 거짓말하지 않았어요. 저 진짜 입대 시험에 참가하는 거 맞아요!""네가 참가한다 참가하지 않는 것의 문제가 아니야!""넌 우리의 체면을 깎은 것도 모자라 친정 식구들의 심기를 건드리게 만들었어.""네가 입대 시험에 참가하면 뭐가 달라져? 너 대체 뭐야? 네가 김세자라도 되는 거야?""넌 그냥 쓸모없는 놈이야."정군은 잔뜩 화를 내며 말했다.임은숙은 정군보다 더욱 크게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참가할 수 있어! 뭘 믿고 참가하는 건데? 아내 덕을 보려는 거 아니야?""밖에서 너를 어떻게 말하는지 알기나 해?""정민아는 김세자가 숨겨놓은 여자라고 수군거려!""너는 부인의 피를 빨아먹고 살며 아내의 외도를 도운 남자라고 말해!""뭐가 아직도 그렇게 좋아?""부끄러운 줄 하나도 모르는 놈."김예훈은
성남 부대의 운전병 군인이 웃으며 말했다."인청하 병사, 운이 아주 좋습니다!""최근 당도 부대 군인 모집이 기회가 아주 적습니다. 3년 동안 당도 부대에 합격된 인수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지요.""김세자가 성남시에 돌아온 관계로 박장군께서 더욱 많은 군인을 모집한다고 합니다.""오늘 박장군 뿐만 아니라 김세자도 볼 수 있습니다. 박장군께서 아침 일찍 김세자를 모시러 갔다고 합니다.""김세자 우리 성남 부대의 신이잖습니까!""용안을 직접 볼 수 있는 것만으로 가문의 영광입니다!"인청하도 한껏 기대에 찬 얼굴이었다.김세자, 성남 부대의 전설.중앙아시아의 혹독한 전장 속에서 승리를 거둔 그는 전장의 신이자 군사들의 우상이었다."네. 저도 얼마 전에 들었습니다. 미각의 삼각주 부대를 부순 전설의 그분이 김세자군요!""살면서 제가 김세자의 용안을 직접 보는 날이 오다니요!"인청하는 한껏 감격스러운 얼굴이었다. 그는 지금 마치 인생의 전성기에 머무른 것 같았다."청하 병사께서 우수한 탓입니다. 많은 병사들도 청하 병사가 당도 부대에 합격되리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전설의 인물이 김세자라는 사실을 외부인에게 발설할 이유도 없지 않습니까?"운전병은 웃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다.뒷자리에 앉은 임지숙도 웃으며 말했다."청하야, 넌 충분히 대단해. 네가 아니었다면 김세자의 풍문을 우리가 어디서 듣겠니?"임지숙의 말에 인청하는 어깨를 당당하게 펴고 앉았다.그런 그가 정소현을 힐끔 쳐다보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정소현의 앞에서 허세를 조금 부리면 정소현이 홀딱 반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정소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인청하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설마 그 데릴 사위 놈을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그 데릴 사위 놈이 대체 뭐가 그리 좋다고 이러는 거야?달리는 자동차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여경택과 임지숙은 다급하게 대화의 주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차가 한 시간 달려 도착한 곳은 바로
여경택과 임지숙은 많은 모임에 가보았지만 살기가 가득한 장소는 처음이었다.하지만 그래도 기뻤다.이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군관 학교 졸업생 아니면 군인 가족들이기 때문이다.친척들 모두 관직에 있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신분은 다르지만 내력은 하나같이 대단한 가문 사람들이다.여기서 잘만 친해 진다면 가문에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모든 병사들 앞으로, 가족분들은 이곳에 모입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2개의 무리로 나뉘었다. 훈련을 받은 병사들은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지었다.가족들은 모두 관중석에 앉았다.자신들의 곁에 모두 알만한 큰 인물들이 앉아있는 것을 본 여경택과 임지숙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였다.그때,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임지숙은 무리들 속에서 누군가를 찾는 것 같았다. 주위를 한 고패 둘러본 임지숙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김예훈 그것이 나를 웃기는 거였어.""쓸모없는 놈!""혼자 온다고 했잖아? 왜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거지?""여보, 그런 놈의 말도 믿기로 한 거야? 나는 처음부터 믿지 않았어."여경택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말했다."소현아, 앞으로는 그런 사람들과 말도 하지 말고 인청하와 가까이 지내도록 해. 청하는 앞으로 큰 인물 될 사람이야. 이모부도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 걸 알지?"정소현은 어물쩍 대답만 하고 김예훈을 찾아 두리번거렸다.그녀는 자신의 형부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으며 자신을 속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보아도 김예훈을 찾지 못했다.군인들 사이에서 제일 앞줄에 선 인청하도 김예훈을 찾아 두리번 거렸지만 찾지 못했다.설마 내가 바보 같은 놈의 말을 진짜라고 생각한 거야?"정숙, 박장군께서 오십니다!"군복을 입은 군인이 소리 높게 말하자 주위는 삽시간에 조용해졌다.모두 숨을 죽이고 한곳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잠시 후, 군용 자동차 한 대가 천천히 들어왔다.대문을 지키는 군인들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를 하고 모든 군사가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