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은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김예훈이 한발 앞서 그의 손을 낚아채고 힘껏 꺾었다.퍽!동시에 그는 진성의 무릎을 힘껏 걷어찼다.이윽고 진성은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며 김예훈 앞에 쓰러졌다.퍽!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진성 옆에 서 있던 여자의 뺨을 후려갈겼다. 그의 힘을 이기지 못한 여자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방금까지 기고만장하던 두 사람은 지금 김예훈 앞에 꿇고 있었다.“뭐 하는 거야? 감히 진성 도련님을 때려? 죽으려고 환장한 거야?”고결이 화들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그러나 김예훈은 그의 말이 들리지 않은 듯 재떨이를 들고 꽝 소리가 나도록 진성의 머리를 내리쳤다.“윽!”진성은 피 흐르는 이마를 부여잡고 소리를 질렀다.사람들은 피비린내 나는 장면에 깜짝 놀라 어쩔 줄 몰라 했다.유미니는 눈앞의 장면을 보며 덜덜 떨고 있었다. 일이 이렇게 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김예훈은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몸을 쪼그리며 진성의 뺨을 때렸다.“10분 줄 테니까 얼른 아버지 불러와서 사과하게 해. 안 그러면 오늘 사지 멀쩡하게 돌아가지 못할 거야.”진성은 분노와 억울함에 차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아빠, 나 지금 호텔에서 구타당했어요, 얼른 와서 구해줘요!”이때, 김예훈이 그의 핸드폰을 빼앗아 웃으며 말했다.“진성국 씨죠? 10분 줄 테니까 여기로 당장 오세요. 이제 9분 남았네요. 안 나타나면 당신 아들 오늘 반신불수로 만들어 버릴 겁니다.”그러곤 그는 진성의 핸드폰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하나같이 얼굴이 창백해졌다.김예훈은 죽으려고 환장한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진성뿐만 아니라 그의 부친인 진성국한테도 도발했으니 말이다.진성국은 아예 급이 다른 사람이었다.진성은 고개를 들고 김예훈을 보며 피범벅이 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넌 이제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어. 아빠가 오면 넌 살아서 나가지 못할 거야! 우리 진씨 가문은 경기도 곳곳에 세
김예훈은 유미니를 보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내가 왜 도망쳐? 얘 아버지가 와서 사과할 때까지 기다려야지!”유미니는 말문이 턱 막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김예훈이 이미 선을 넘어도 한참을 넘었다고 생각했다.잠시 후, 10분도 안 되는 사이, 세단 몇 대가 호텔 앞에 멈춰 섰고 이윽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진성은 발걸음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그의 구세주가 왔으니 말이다!진성의 부친 앞에서 김예훈 같은 델릴사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진성뿐만 아니라 고결도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평소 이런 거물을 만날 기회가 없었으니 말이다.곧 사람 무리가 우르르 안으로 달려 들어왔고 선두에 중년 남성이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부티가 흐르는 외모에 카리스마가 남다른 사람이었다. 그의 뒤에는 그를 도와주는 조수가 가득했다.들어올 때까지 평온하던 진성국의 표정은 피범벅이 된 채 누워있는 아들을 보자 순식간에 일그러졌다.“아빠, 도와줘! 이놈이 감히 날 때렸어! 절대로 그냥 놔둘 수 없어!”진성은 입에서 피비린내가 느껴졌다.평소 진성국은 아들을 굉장히 아꼈다. 누군가 뒤에서 아들의 험담을 늘어놓았다는 소리만 들어도 가만 놔두지 않던 사람이었다.“누가 그랬어?”진성국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이놈입니다! 이 데릴사위가 그랬습니다!”이때, 고결이 기회를 노리고 끼어들었다.진성국은 눈살을 찌푸린 채 김예훈을 쳐다봤다. 그러나 그의 눈길이 김예훈한테 향하는 순간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돌변했고 일그러진 표정도 사라졌다.모두의 예상과 달리 진성국은 김예훈 앞으로 다가가 두 손을 잡고 공손하게 물었다.“괜찮으세요?”그러곤 그는 아들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성남시에서 오랫동안 살며 많은 거물들과 만나왔지만 지금 눈앞의 사람처럼 그를 떨게 하는 사람은 없었다.방금 김예훈을 본 순간 그의 머릿속에 있던 실루엣이 눈앞의 사람과 완벽히 일치했다.눈앞의 사람이 뽐내는 걸 싫어한다는 걸 몰랐다면 이미 무릎을 꿇고 인사했을 것이다.진성국의 행동에 그의
진성국은 아들의 말을 못 들은 척하며 김예훈이 말하길 기다렸다.“전 괜찮아요. 그냥 옷이 좀 더러워졌네요. 동네 시장에서 싼값에 산 옷인데 꽤나 마음에 들었거든요.”김예훈은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진성국은 바로 고개를 떨궈 김예훈이 입은 옷의 밑자락을 봤다. 아니나 다를까 옷 밑자락이 젖어 있었고 찻잎도 붙어 있었다.그는 곧바로 허리를 곧게 펴며 주위를 훑어보다가 소리를 질렀다.“누구야! 누가 이분한테 물을 뿌렸어?”부하들은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우두머리가 입을 열었으니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누구입니까?”모두의 눈길이 일제히 그 비제이한테로 향했다. 비제이는 고개를 숙인 채 덜덜 떨고 있었다.보통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고고한 태도를 취할 수 있었지만 진성국 앞에선 고개도 못 드는 존재였다.진성국은 그 비제이를 한번 보고 다시 바닥에 누워있는 진성을 봤다.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그는 바로 아들의 가슴팍을 걷어찼다.“너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이야! 우리 가족은 뽐내지 말고 모두한테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내가 말했지!”진성국은 힘이 빠져 숨을 몰아쉴 때까지 아들을 때렸다.진성은 어이가 없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가 왜 자기를 구타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그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눈앞의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오직 유미니만 머릿속으로 추측하고 있었다.설마 김예훈의 입지가 그녀의 상상을 초월했다는 말인가? 진성국마저 그를 존대한단 말인가?어느 정도 분노가 풀린 진성국은 다시 김예훈 앞으로 돌아와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김예훈 씨, 이게 다 제 불찰입니다. 제가 단단히 교육할 테니까 한 번만 봐주세요. 그리고 이건 사과의 뜻으로 드리는 거니까 받아주세요.”진성국의 비서가 무거운 서류 주머니를 내밀었다. 살짝 벌어진 틈으로 안에 담긴 돈이 헤아릴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헉!”모든 사람들이 숨을 들이켰다.김예훈이 도대체 무슨 존재이기에 진성국 같은 사람이 그한테 사과하고 배상금까지 준단 말인가?그러
김예훈은 진성국을 훑어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오늘은 진성국 씨 체면을 봐서 한번 용서해 줄게요. 얼른 데려가시고 다시는 제 눈앞에 나타나지 않게 하세요.”진성국의 표정이 활짝 펴더니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그는 곧바로 진성과 그 비제이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모두들 꿈 같은 사실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김예훈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진성국이 왜 그 앞에서 꼼짝하지 못했던 것일까?고결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말도 안 돼. 데릴사위 주제에 어떻게...”이윽고 그는 구석진 곳을 찾아 누군가한테 전화를 걸었다.대략 5분 후, 그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김예훈을 보는 그의 눈빛에 두려움과 멸시가 공존했다.곧 현장에 있는 동창들은 김예훈이 장가 간 정씨 가문이 CY그룹의 계열 회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아내는 전설 속 인물인 김세자의 인정을 받은 사람이었다.김예훈도 덕분에 승승장구하게 되었다.그러니 진성국이 예의를 지킨 것도 이해가 되는 바였다.‘퉤! 아내가 딴 남자랑 잤는데 이렇게 좋아할 일이야? 진짜 바보가 따로 없네!’고결은 혼자 속으로 욕했지만 겉으론 드러내지 못했다.지금 그 누구도 김예훈한테 함부로 못 했다.진실을 알고 있는 유미니만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예훈은 아내 덕분에 승승장구한 것이 아니고 그의 신분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되었다. 그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유일하게 사실을 알고 있는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여러분, 방금 일어난 일은 모두 의외였어요! 작은 오해였으니까 모두 신경 쓰지 말고 계속 밥 먹어요...”이에 모두들 자기 자리에 다시 앉았다.“반찬은 언제 나오는 거야?”김예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반찬이 나오자마자 그는 허겁지겁 먹었다. 배부르게 먹은 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다른 볼일 없다면 난 먼저 갈게.”유미니도 따라 일어나며 그를 배웅하려
복씨 집안, 복률은 자기 반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가 반지를 내려놓자 누군가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세자, 전에 저희가 파견했던 자가 돌아왔습니다.”“들여보내.”복세자는 흥미를 느끼는 듯 미소를 지었다.잠시 후, 고결이 예의를 갖춘 채 들어왔다. 그는 바로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바닥에 대고 말했다.“세자를 뵙습니다.”“어떻게 됐어?”복률이 물었다.“세자가 시킨 대로 정씨 가문의 그 데릴사위와 만났습니다. 그놈이 너무 나대는 것 같지만 제가 보기엔...”“어떤 것 같아?”복률은 마음이 급했다.“그놈은 데릴사위라는 신분 빼고는 내세울 게 없는 놈입니다. 그냥 아내를 잘 만난 거죠.”“그래? 그놈이 전설 속의 김세자일 가능성은 없어?”복률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걔요?”고결이 피식 웃었다.“세자, 그 데릴사위는 제 대학교 동창입니다. 학창 시절에 나대기만 하던 놈이 데릴사위가 되고 더 심해진 것뿐입니다. 그런 놈이 김세자일 리가 전혀 없습니다!”고결은 김세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단지 김세자가 사라진 건 김병욱 때문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복률이 또 웃었다.“김세자가 3년 동안 몸을 숨기고 있다가 다른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는 것도 웃기기는 해. 그 사람 성격에도 맞지 않아. 그럼 김예훈 그놈이 정씨 가문에 신경 쓰는 건 모두 정민아 때문이라는 거네?”고결이 하찮다는 표정을 지었다.“그 데릴사위는 자기가 아내한테 배신당했다는 것도 모르고 있을 겁니다.”복률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그는 반지를 만지작거리다가 말했다.“그래, 그만 가봐.”잠시 후, 정장을 입은 몇몇 남성들이 들어왔다. 선두엔 복현이 서 있었다. 그는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세자, 무슨 분부라도 있습니까?”복률이 담담하게 말했다.“그 데릴사위는 아무것도 아니야. 계획 계속 진행시켜. 정씨가 우리랑 협력하고 있다가 갑자기 김씨 가문으로 발길을 돌렸으니 더 이상 존재할 가치도 없어.”“네! 세자의 확신이 있다면 저희도 두려울 게 없습니다
같은 시각, 산 너머에 있는 백운별원 내 김병욱이 걸상에 앉아 사색에 잠겨 있었다.가까운 곳에 누군가가 말없이 곧게 서 있었다. 바로 진성국이었다.김예훈 앞에서 허리를 굽히던 그는 지금 많이 점잖았다.“처음부터 다시 말해봐...”김병욱이 눈을 뜨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진성국은 사건의 자초지종을 이미 세 번이나 말했지만 그는 거절할 수 없어 다시 한번 회상했다.김병욱은 조용히 듣기만 하며 가만히 있다가 미소를 지었다.“3년 전에 비해 많이 변했어?”진성국이 고민하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예전의 패기를 잃은 것 같습니다...”“그래? 어떻게 변했는데?”김병욱은 흥미로웠다.“하지만 예전보다 더 점잖아지고 더 위험해진 것 같습니다.”진성국이 말을 이어갔다.“3년 전의 수단은 더 이상 먹히지 않을 듯합니다...”“그럼 준비한 선물을 보내줘.”김병욱이 담담하게 말했다.진성국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뒤로 물러났다. 기다란 복도를 지나고 나서야 그는 허리를 펴고 한숨을 내쉬었다.김세자든 김병욱이든 모두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3년 전, 김병욱 줄에 섰으니 이번에도 김병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프리미엄 가든 내, 김예훈은 아직도 사무를 처리하고 있는 정민아를 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사장이 된 후로 그녀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고 유미니한테서 온 전화였다. 김예훈은 잠시 고민하다가 전화를 받았다.“미니 씨, 어쩐 일이에요?”유미니는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예훈아, 네 신분이 심상치 않다는 걸 알고 있어...그러니까 내 얘기 잘 들어...대신 그 누구한테도 말하면 안 돼...”“말해요.”“혹시 남문호 기억해?”유미니가 물었다.“기억하죠, 왜요?”김예훈의 눈빛이 차가워졌다.남문호는 그의 대학교 동창이었고 당시 베프였다. 그는 유일하게 김예훈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김예훈이 그룹을 세울 때 남문호가 많은 도움을 줬었다. 그러나 3년 전 일
“그래, 알겠어.”전화를 끊은 뒤 김예훈은 곧장 CY그룹 대표 사무실로 향했다. 그는 하은혜에게 지금 하는 모든 업무를 멈추고 그 사건을 조사하라고 했다.하은혜는 남문호를 알고 있었다.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하은혜는 무척 놀랐고 곧바로 일을 처리하러 갔다.30분 뒤, 하은혜가 창백한 얼굴로 돌아왔다.“조사했어요?”김예훈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조사했어요.”하은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3년 전, 대표님이 강제로 성남시를 떠난 지 사흘 만에 남문호 씨는 누군가의 손에 죽어 강에 던져졌어요.”“김병욱이 한 짓인가요?”김예훈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김병욱이 아니라 복씨 가문이 한 짓이에요.”하은혜가 대답했다.“복씨 가문은 그때 자신의 입장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직접 나서서 남문호 씨를 해쳤어요.”“복씨 가문이요.”김예훈이 들고 있던 찻잔이 부서졌다.“대표님, 절대 충동적으로 굴면 안 돼요. 복씨 가문은 이제 더 이상 예전의 복씨 가문이 아니에요. 복률도 더 이상 예전의 복률이 아니에요. 지금의 복씨 가문은 경기도의 일류 가문 중 최고라 할 수 있어요. 상대하기 까다로워요.”하은혜가 걱정스럽게 입을 열었다.김예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바다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남문호는 내게 가장 친한 친구이자 최고의 형제였어요. 나 때문에 남문호가 죽임당했는데 예전에는 몰랐다 쳐도 오늘 알게 되었으니 난 문호를 위해 복씨 가문을 완전히 무너뜨릴 거예요.”김예훈의 말투는 싸늘했다. 그는 대수롭지 않은 듯, 아주 당연한 일인 듯 말했다.하은혜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대표님, 일단 계획을 세우고 움직여야 합니다. 제가 최대한 빨리 복씨 집안의 모든 상황을 조사할게요...”“시간이 얼마나 필요하죠?”김예훈은 침착하려 애썼다.“일주일, 일주일 안에 복씨 가문의 모든 것을 조사할게요. 그래야 확신이 있는 상태에서 손을 쓸 수 있을 거예요.”하은혜는 잠깐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하은혜 씨, 수고하세요
김예훈은 미간을 구기고 대답했다.“이상하네요. 내가 기억하기론 문호의 부모님은 대기업 직원이었고 그 회사에서 주택을 마련해줬어요. 그런데 왜 달동네 같은 곳에서 사는 거죠?”하은혜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복씨 가문이 꾸민 짓인 것 같아요. 기업은 그들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두 분에게 줬던 주택을 다시 거둬갔어요. 그리고 제가 들은 바로는 두 분의 퇴직금도 정지당했대요! 두 분은 어쩔 수 없이 달동네로 이사하셔서 폐지를 줍고 산대요.”김예훈의 안색이 다시 어두워졌다.복씨 가문은 너무 악랄했다.두 어르신에게 복수할 힘이 있었다면 아마 그들도 죽임당했을 것이다.그걸 생각하면 복씨 가문이 김병욱보다 훨씬 더 괘씸했다.복씨 가문은 반드시 죽어야 했다!“갑시다! 같이 가서 봐요. 문호의 부모님은 내 부모님과 다름없어요! 감히 누가 그분들을 건든 건지 봐야겠어요!”김예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하은혜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화가 난 모습의 김예훈은 정말 오랜만이었다.김예훈이 떠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적구자가 사람들을 한 무리 데리고 무덤을 수리하러 왔다.오정범도 그들과 함께 왔고 양쪽을 더하면 적어도 수백 명이었다.김예훈이 조금 전 화를 냈기 때문에 하은혜는 곧바로 문제를 처리해야 했다....성남시 달동네. 그곳은 더러웠고 오물과 역겨운 냄새가 곳곳에 흘러넘쳤다. 성남시에 이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절대 상상할 수 없었다.다른 사람이 봤다면 아마 전설 속에나 존재할 법한 빈민가인 줄로 알 것이다.하지만 그곳은 성남시가 맞았다.그곳은 온갖 사람이 한데 섞여 있는 곳이었고 정부 사람들도 그곳을 신경 쓰고 싶어 하지 않았다.솔직히 말하자면 이곳은 도시의 어두운 이면이고 회색 지대였다.골목길은 무척 좁았고 그 안에는 빈둥대는 사람들이 가득했다.그중에는 노출이 많은 차림에 촌스러운 화장을 한 여자들이 골목 어귀에 서 있었다.게다가 골목길 안에는 도처에 쓰레기가 가득했고 토할 것 같은 냄새가 났다.김예훈은 가슴이 저렸다.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