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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진성국은 아들의 말을 못 들은 척하며 김예훈이 말하길 기다렸다.

“전 괜찮아요. 그냥 옷이 좀 더러워졌네요. 동네 시장에서 싼값에 산 옷인데 꽤나 마음에 들었거든요.”

김예훈은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

진성국은 바로 고개를 떨궈 김예훈이 입은 옷의 밑자락을 봤다. 아니나 다를까 옷 밑자락이 젖어 있었고 찻잎도 붙어 있었다.

그는 곧바로 허리를 곧게 펴며 주위를 훑어보다가 소리를 질렀다.

“누구야! 누가 이분한테 물을 뿌렸어?”

부하들은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우두머리가 입을 열었으니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누구입니까?”

모두의 눈길이 일제히 그 비제이한테로 향했다. 비제이는 고개를 숙인 채 덜덜 떨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고고한 태도를 취할 수 있었지만 진성국 앞에선 고개도 못 드는 존재였다.

진성국은 그 비제이를 한번 보고 다시 바닥에 누워있는 진성을 봤다.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그는 바로 아들의 가슴팍을 걷어찼다.

“너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이야! 우리 가족은 뽐내지 말고 모두한테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내가 말했지!”

진성국은 힘이 빠져 숨을 몰아쉴 때까지 아들을 때렸다.

진성은 어이가 없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가 왜 자기를 구타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눈앞의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오직 유미니만 머릿속으로 추측하고 있었다.

설마 김예훈의 입지가 그녀의 상상을 초월했다는 말인가? 진성국마저 그를 존대한단 말인가?

어느 정도 분노가 풀린 진성국은 다시 김예훈 앞으로 돌아와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김예훈 씨, 이게 다 제 불찰입니다. 제가 단단히 교육할 테니까 한 번만 봐주세요. 그리고 이건 사과의 뜻으로 드리는 거니까 받아주세요.”

진성국의 비서가 무거운 서류 주머니를 내밀었다. 살짝 벌어진 틈으로 안에 담긴 돈이 헤아릴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헉!”

모든 사람들이 숨을 들이켰다.

김예훈이 도대체 무슨 존재이기에 진성국 같은 사람이 그한테 사과하고 배상금까지 준단 말인가?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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