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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유미니는 마음속으로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티를 내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

"예훈아, 너 혹시 집 사러 온 거야? 너라면 내가 최대한 싸게 해줄 수 있어. 하지만 이 동네 집을 사려면 아무리 싸게 해도 몇 백억은 할 텐데... 내가 조금 저렴한 곳에 있는 작은 집으로 추천해 줄까? 다른 곳에서는 몇 억으로 집을 살 수도 있어."

김예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맙긴 한데 나는 딱 이 동네가 마음에 들어."

"하하하..."

옆에서 듣고 있던 직원이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끝까지 연기를 하려는 모양이구나.'

유미니도 따라서 웃었다.

"하긴, 이 동네 집이 더 좋기는 하지. 근데 이쪽 동네는 할부가 가능한 집이 없어. 네가... 감당할 수 있을까?"

김예훈은 덤덤하게 말했다.

"상관없어."

"진짜 일시불이 가능하다고? 이건 몇 백만이 아닌 몇 백억이 걸린 일이야!"

유미니는 김예훈의 당당한 말투에 약간 겁을 먹었다.

'체면을 차리다가 사람을 잡게 생겼네. 얘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유미니는 약간 화가 났다. 그녀는 이미 최선을 다해 김예훈의 체면을 생각해 줬다. 하지만 김예훈은 그 뜻을 알기나 하는지 허풍만 쳤다.

유미니는 오늘 김예훈이 과연 집을 살 수 있을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그녀는 김예훈이 망신 당한 꼴을 어떻게 대학 동창들한테 알릴지 벌써 생각까지 끝냈다.

하지만 이때 김예훈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말을 내뱉았다.

김예훈의 말투는 아주 태연했다.

"여기서 가장 비싼 집이 펜트하우스지?"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아무도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했다.

프리미엄 가든의 집값은 층수가 높을수록 더 비쌌다. 이는 주민의 신분이 살고 있는 층수에 따라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래서 김예훈이 처음부터 펜트하우스를 입에 올린 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가장 비싼 집이라고? 너 진짜 괜찮겠어?"

유미니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옆에 있던 정소현은 짜증 난다는 말투로 말했다.

"아줌마, 귀 멀었어요? 제 형부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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