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회전 레스토랑을 예약했다는 데 구경하지 않을 수 없죠. 다 같이 가서 구경이나 해봐요."정지용의 목적은 복현을 도와 정민아의 마음을 훔치는 것이었기에 김예훈에게 망신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당연히 놓칠 리가 없었다.정지용과 복현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이벤트를 위해서라면 계획을 약간 트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정군과 임은숙은 딱히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복현이 고집하는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따라갔다. 복현은 우아하게 생기기는 했지만 엄청난 아우라를 갖고 있어서 그의 말을 따르지 않기는 아주 어려웠다.정민아는 마음이 심란하기만 했다. 그녀는 복현의 꼼수를 알아채지 못한 김예훈이 답답하기만 했다. 만약 다들 보는 앞에서 창피를 당하게 된다면 집안에서 쫓겨나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했다.만약 김예훈의 체면을 챙겨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그녀는 진작에 단단히 화를 냈을 것이다."아저씨랑 아주머니는 제 차를 타시고 주인공인 민아 누나는 벤츠를 타고 가요."정지용은 미소를 지으며 복현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결국 정지용은 정군 부부를, 복현은 정민아와 정소현을 데리고 가기로 했다."회전 레스토랑도 예약할 수 있는 분을 초라한 벤츠에 태우기는 미안하니 직접 가지 않을래요?"복현은 미소를 지으며 '팍' 소리 나게 차 문을 닫고 김예훈을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그래요, 직접 갈게요."김예훈은 덤덤하게 말하면서 정소현을 힐끔 봤다.정소현은 걱정하지 말라는 뜻으로 김예훈을 향해 윙크를 했다.두 대의 차가 전부 떠난 다음 김예훈은 서서히 몸을 돌려 아파트 2층의 복합 주택을 바라보며 말했다."스스로 나올래요? 아니면 저한테 끌려서 나올래요?"짝짝짝.경쾌한 박수 소리가 들려오고 정장을 입은 남자가 2층에서 걸어내려왔다. 훤칠한 인상의 남자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봤다."한낱 데릴사위를 상대하라는 말을 듣고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제가 오해를 했네요..."상대는 미소를
김예훈은 웃음을 금치 못했다.성남시에서 그를 생매장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지만 다들 뒤에서 몰래 손을 쓰기만 했다.김병욱처럼 강한 사람도 정면 돌파를 한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럴 만한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오늘 찾아온 조폭 놈들은 감히 성남시에서 김예훈에게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해댔다.김예훈이 웃는 것을 보고 상대는 혀를 끌끌 찼다."관을 보기 전에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생각인가 보군요. 그럼 제가 자기소개를 할게요. 제 이름은 전상우라고 해요."김예훈은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들어본 적 없는 이름인데...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은가 봐요?"김예훈의 말을 들은 전상우는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는 확실히 그다지 유명한 사람이 아니었다. 만약 유명한 사람이라면 이런 일을 하러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전상우는 자만심이 지나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귀를 후비적거리면서 말했다. "그런 말을 못 들은 지 한참 지난 것 같네요. 저번에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어떻게 됐더라?"전상우의 뒤에 있던 부하가 말했다."혀를 잘라냈습니다, 형님.""들었죠? 이게 바로 저를 건드린 결과예요."전상우가 말했다."당신이 그래도 꽤나 재미있는 사람인 것 같으니 지금 제 바짓가랑이를 잡고 무릎을 꿇으면 용서해 줄게요.""저도 같은 생각이에요."김예훈이 말했다."시간 없으니까 얼른 무릎 꿇어요.""감히!"김예훈의 말을 들은 전상우는 화를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데릴사위 주제에 간도 크네요!""저는 당신한테 기회를 주는 거예요."김예훈은 진지하게 말했다. 만약 시간이 있었더라면 그는 입 아프게 이런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하하하... 죄송하지만 제가 도무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요. 유머 감각이 엄청나네요."전상우는 폭소를 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말을 하면 안 되죠. 데릴사위 주제에 잘난 척은 참 잘하네요. 죽음의 사자를 어떻게 쓰는지는 알아요?""형님, 길게 말할 것도 없이 바로 불구자로 만들어버리죠."
"저는 분명히 기회를 줬어요."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고 방금 전까지만 해도 당당하기 그지없던 전상우가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몸을 홱 돌린 그는 자신의 부하들이 이미 바닥에 쓰러진 채로 꼼짝 못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 저를 건드린다면 당신뿐만 아니라 정씨 일가도 큰 화를 당하게 될 거예요."전상우는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경력 있는 조폭으로서 그는 아무리 무서워도 티를 내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누가 보내서 왔는지나 알려줘요."김예훈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당신은 알 자격이 없어요!"김예훈은 머리를 끄덕이며 손아귀에 힘을 더했다.전상우는 강철에 목이 감겨서 점점 조여오는 것처럼 숨을 쉬기 어려줬다. 그는 눈에 띄게 긴장한 모습이었다.전상우는 김예훈이 독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지금 입을 열지 않는다면 진짜로 죽을 지도 몰랐다."이...... 일단 놔줘야 말을 하죠......"전상우는 힘들게 입을 열었다.손을 놓은 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전상우를 바라봤다.전상우는 자신의 목을 주무르며 약간 머뭇거리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겠어요. 하지만 저를 이곳으로 보낸 귀인을 알려고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알아봤자 좋을 게 없으니...""혹시 김씨 가문 사람인가요?"김예훈은 덤덤하게 말했다."김병욱? 아니면 김청미?""김씨 사걸?"전상우는 씁쓸한 말투로 말했다."제가 그 정도의 거물을 알고 지낼 자격은 없지만 제가 아는 귀인도 엄청난 분이시죠. 당신만 해결한다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 됐어요."김예훈은 전상우의 휴대폰을 뺏어 한 번호에 통화를 연결했다."어떻게... 사람은 해결했어?"상대의 목소리는 아주 차가웠다. 그의 첫마디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이 벌인 일임을 인정하는 꼴이었다.김예훈은 휴대폰을 뿌리치면서 피식 웃었다."김씨 가문 백운별원의 총관? 김병욱이 키우는 개 따위가 당신한테는 귀인이에요?"이렇
김예훈이 택시를 타고 성남 타워에 왔을 때 정민아 등은 이미 한참을 기다렸다.복현은 김예훈이 겁을 먹고 오지 않을 것이라며 정민아를 설득하고 있었다. 김예훈이 나타난 것을 보고 그는 눈에 띄게 당황했지만 금세 태연한 표정으로 돌아왔다.김예훈은 복현을 힐끔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정민아는 불안한 기색으로 정소현의 팔을 잡았다. 그녀의 몸은 약간 떨리고 있었다.정민아는 김예훈이 준비한 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한편 아무것도 없을 가봐 걱정되기도 했다. 그녀는 거품을 받아들일만한 자신이 없었다.김예훈을 발견한 정지용이 입을 열었다."방금 검색해 보니까 회전 레스토랑에서 예약을 성공하면 도금이 되어있는 회원 카드를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카드를 통해 입장을 한대요."복현도 웃으면서 입을 보냈다."맞아. 해외에서 특별하게 수공으로 제작한 카드라 기념품으로도 쓰인대. 유명 스타나 인플루언서가 인터넷에 신분의 상징으로 올리기도 했지.""그렇군요!"정지용은 과장된 표정으로 김예훈을 보며 말했다."네가 레스토랑을 예약했다면 그 카드 좀 구경시켜 주면 안 돼?"정군도 따라서 말했다."그래, 나도 들은 적이 있다. 그 회원 카드 좀 꺼내 봐라."정민아는 점점 더 떨리기 시작했다.그녀는 불안한 마음에 휴대폰을 꺼내 검색했고 이곳이 진짜 한 달 일찍 예약을 하더라도 자리를 찾기 어려운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정씨 가문에 들어온 지 보름도 되지 않은 김예훈은 분명히 그럴 만한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회원 카드 또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이제는 태연한 표정의 정소현도 약간 얼빠졌다. 왜냐하면 둘이 왔을 때는 회원 카드를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형부의 실력으로 그런 물건이 안 필요하지 않나?'임은숙의 목소리도 들려왔다."도대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있으면 얼른 꺼내고, 없으면 우리 시간을 낭비하지 마!"김예훈이 말했다."없어요. 제가 예약할 때는 카드 얘기를 하지 않던데요?""하하
사람들은 전용 엘리베이터에 올라 성남시 타워 회전 레스토랑이 있는 층으로 향했다.“딩동!”엘리베이터가 도착한 순간 정민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정소현의 손을 잡고 식은땀을 흘렸다. “펑펑펑-”이내 행사용 불꽃이 흩날리기 시작했고 알록달록한 종이들이 쏟아져나왔다. “정민아 씨, 생일 축하드립니다...”종업원들은 엘리베이터 출구 양쪽에 서 있다가 손님들이 나오자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한편, 현장에는 전문 밴드가 연주를 하고 있었다.레스토랑에서는 특별히 프로젝터를 준비해 정민아의 각종 사진을 연속 재생하고 있었고 일부 사진에서는 김예훈의 모습도 보였다. 이건 정민아와 김예훈 두 사람 사이에 얼마 안 되는 추억들이다. 레스토랑에는 그들 말고는 다른 손님이 없었고 딱 봐도 정민아를 위해 꾸며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보니 테이블과 의자들은 싹 치워져있고 한 가운데 커다란 케이크와 우뚝 솟은 샴페인 타워만 보였다. “성남 타워 레스토랑에서 정민아 씨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정민아 씨는 저희 레스토랑에서 생일 파티를 진행한 유일한 손님입니다. 저희 쪽에서 정민아 씨를 위해 골드 회원 카드를 준비했습니다. 받아주십시오!”“이건 저희 레스토랑의 첫 번째 골드 회원 카드이고 유일한 카드가 될 것입니다!”이내 레스토랑의 매니저가 공손하게 빨간 쟁반을 들고나오는데 그 위에는 정교한 카드 한 장이 놓여 있었다.순금으로 되어있는 카드에는 정민아의 이니셜“Z”자 형태로 다이아몬드가 박혀있었다. 정민아는 이 선물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다.감동이었다.이보다 더 감동적인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한편, 뒤에 있는 정소현은 이 광경을 보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행복한 언니를 보면서 기뻐해야 하는 게 아닌가?근데 왜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다.한편 복현과 정지용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굳어져 버렸다.이건 그들이 예상을 완전 빗겨갔다, 그리고 정민아가 만약 W 호텔을 가지 않으면 그들의 계획들이 틀어지게 될 것이다.“민아야, 앞으로
복현은 지금 분노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번에 정민아를 얻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큰 대가를 치렀다.게다가 이건 그조차도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 당부한 일이었다. 만약 이 일을 해내지 못한다면 결과는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순간, 복현은 정지용을 때려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만약 정지용의 제보가 틀리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난감한 상황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차라리 정민아를 데리고 W 호텔로 갔다면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었을 것이다.“지금 봐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정지용은 땀을 뻘뻘 흘렸다. 복현한테 만족스러운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그의 덕을 보기는커녕 당장 죽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대략 10분쯤 지나, 정지용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김예훈, 너 같은 찌질한 놈이 운이 있을 줄은 몰랐네!”다들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려 정지용을 쳐다보았다. 정지용은 계속하여 말했다. “역시 레스토랑 주인이 바뀐 거였어. 새 주인은 첫 번째로 레스토랑에 의견을 제기한 사람한테 하루 동안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거야.”“네가 이렇게 운이 좋을 줄은 몰랐어. 이런 좋은 일을 다 겪다니.”“앞으로도 매년 이렇게 운이 좋아야 민아 누나를 위해 생일 이벤트를 할 수 있을 텐데 말이야!”정지용은 웃으면서 말했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축하의 말 같지만 사실은 김예훈을 조롱하고 있는 것이었다. 돈도 없이 와이프 생일 파티를 진행할 수 있었던 건 다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복현도 웃음을 보였다. 만약 김예훈이 돈이 많거나 빽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한테도 머리 아픈 일이었다. 김예훈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인데 뭐가 두려울 게 있겠는가?오늘이 아니더라도 정민아를 얻을 기회는 많다.정민아는 다른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어찌 됐든 나 오늘 너무 기뻐. 감동했어.”김예훈은 아무 변명도 하지 않은 채 웃기만 했다. 어떤 일은 그가 지금 설명한다 하더라도
복현이 손짓하자 두 명의 수행원은 각자 정교한 선물상자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 안에는 포르쉐 차 키와 정교한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복현은 웃으며 말했다. “민아씨, 성남시에 와서 아직 차를 사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성남시는 원래 차량 번호를 얻기가 어려워요.”“그래서, 특별히 복씨 가문의 기업에서 포르쉐 한 대를 가져왔어요. 일단 이거 먼저 타요. 사양하지 말고요.”“그리고, 이 까르띠에 반지는 제가 특별히 제작 주문한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예요. 한번 껴봐요.”이 두 가지 선물을 보고 임은숙은 눈빛이 탐욕스럽게 변했다. 그녀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복현 도련님, 이 두 물건은 아주 값어치가 있는 거죠?”“어머님, 사실 그 정도는 아니에요. 차는 한 1억쯤 되고요, 반지는 4천만 원 정도 해요. 두 개 합쳐서 2억도 안 되는걸요.”이때 복현은 무심한 표정을 지었다, 1억 4천만이 별거 아니라는 것처럼 말이다.“뭐? 이렇게 값어치가 있다고? 세상에나?”임은숙은 좋은 걸 구경 안 해본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정민아는 아직 이혼도 하지 않은 상태였고 또 그한테 전혀 표현을 하지 않았는데 단순히 생일에 이런 값비싼 선물을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하였다.이건 정말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었다!복현은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은 것인가!정군조차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복씨 가문에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딸한테 돈을 쓴다는 건 정말 성의가 가득해 보였다.“복현 도련님, 마음만 받을게요. 근데 선물은 너무 귀중한 것 같아요. 받을 수 없어요.” 정민아가 무의식적으로 거절했다.복현은 말을 하지 않고 웃으며 정지용 힐끗 쳐다보았다.정지용은 이내 입을 열었다. “민아 누나, 이건 누나가 실수하는 거예요! 복씨 가문은 우리 백운 그룹과 큰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요. 선물을 하는 건 인정상의 왕래인데 어떻게 거절할 수가 있어요?”정군도 고개를 들며 말했다. “그래, 딸. 선물일 뿐이야. 받아도 돼.”임은숙도 거들었
“뭐?” 정민아는 얼떨결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이 준비한 선물이 값어치가 없는 물건이라 아까는 꺼내기가 쑥스러워 그런 거라고 짐작했다. 김예훈은 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정민아에게 건네주었다. “한번 열어봐.”정민아는 봉투를 열었고 그 안에는 출입문 카드와 현관 비밀번호가 적혀있었다.“혹시... 집이야?” 정민아는 멍해졌다.“프... 프리미엄 가든?”위의 메시지를 보고 정민아는 정말 멍해졌다.성남시에 온 지 얼마 되지는 않지만 프리미엄 가든이 이곳에서 제일 좋은 주택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응, 정씨 일가에서 구한 집은 너무 작아서 네가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이 집은 네가 살기에 딱 좋을 거야. 그래도 명색에 회사 대표인데.”김예훈은 웃었다.“가자. 같이 가보자.”말을 하면서 김예훈은 정민아를 데리고 프리미엄 가든으로 향했다.“예훈씨, 미쳤어?! 뭐 하는 거야?”집값을 검색해 본 정민아는 지금 미칠 것만 같았다. 이곳의 집은 값이 최소한 200억이었다. 정씨 일가도 살 수 없는 곳이었다!“긴장하지 마, 산 거 아니야. 월세는 이미 내가 지불했어. 나중에 내가 월세를 못내게 되면 당신이 내면 되잖아?” 김예훈은 농담을 하듯 입을 열었다.하지만 김예훈의 농담을 정민아는 진짜로 받아들였다.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에 왔을 때 그녀는 김예훈이 이런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집은 무려 400억이다!집은 세를 맡은 게 틀림없다. 김예훈이 얼마나 오랫동안 돈을 모아서 이곳의 한 달 월세를 냈는지 모르겠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민아는 감동했다.“다음 달부터 집세는 내가 낼게.” 정민아가 이내 입을 열었다.김예훈한테 부담 주기 싫었다.그리고 이 집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모든 게 그녀가 좋아하는 스타일에 따라 꾸며졌다.부귀영화를 탐내는 그런 여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좀 더 편안하고 공주처럼 살 수 있는 것을 어느 여자가 거절할 수 있겠는가?...이튿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