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아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고, 김예훈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때 정지용 세 사람은 어이가 없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정민아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잘해줬을 것이다. 그러면 이 지경까지 번거롭지 않았을 것이다. 이때 정씨 어르신의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정지용의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전화를 받고 상황보고를 해야 했다. "할아버지, 저희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게 아니라 그 바보 새끼가 정민아 그년을 어디로 데려갔는지 몰라요!" "전화도 했는데 안 받아요. 전화가 꺼져 있어요!" "삼촌이랑 숙모도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몰라요!" 이 말을 들은 정씨 어르신은 휴대전화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정민아를 찾지 못하면 정씨 가문은 파산할 수밖에 없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의 반평생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 "빨리 가서 찾아내! 다 나가서 찾아봐. 내일 아침까지 찾아와!" "걔를 찾지 못하면 우리 정씨 가족 모두 입에 거미줄 쳐야 해!" "너 뒷감당 할 수 있겠어?" 정지용은 당연히 이런 결과를 감당할 수 없으며, 정씨 가문이 파산하면 그가 어떻게 사치스러운 삶을 누릴 수 있겠는가? 하등인의 삶을 보내느니 차라리 강에 몸을 던지라고 하는 것이 낫다! 이어서 정씨 가족들은 벌떼처럼 여기저기로 정민아와 김예훈 두 사람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그들은 성남에 대해 익숙하지 않았고 또 성남은 너무 컸다. 이곳은 수천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대도시인데 이 짧은 시간 안에 어디서 사람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인가? 정씨 가족들이 다시 모였을 때 하나같이 얼굴이 새까맣게 되어버렸다. "혹시 정민아가 열 받아서 성남을 떠나 다른 곳에 일하러 간 거 아닌가요? 아무튼 우리가 그녀를 해고했잖아요?" 누군가가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럴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매우 컸다. 정씨 가문이 그들의 집세까지 정지시켰는데 그녀가 일하러 간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그날 밤, 정민아는 이미 100개 넘은 매장을 둘러봤다. 그녀는 마음에 드는 옷이라면 모두 피팅해보지만, 라벨을 보고 살 마음을 접었다. 현대몰은 모두 명품 브랜드이기 때문에 저렴한 물건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정민아에게는 단순히 피팅 과정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아주 행복했다. 김예훈은 줄곧 인내심을 가지고 옆에 같이 있어주면서 정민아가 피팅해 본 옷은 다 기억해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대몰의 마지막 매장을 둘러볼 때 정민아는 미션을 완수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김예훈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여기 있는 옷을 다 입어보고 들어가자." "알았어.” 김예훈은 웃으면서 거절하지 않았다. 그들이 매장을 들어가서 막 옷을 입어보려고 할 때, 다른 남자와 여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 여자는 몸매가 요염하고 얼굴에 화장을 너무 두껍게 해서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남자는 런닝구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지만 허리춤에 한 뭉치의 열쇠가 잔뜩 달려 있어 딱 봐도 성남 현지의 돈 많은 건물주였다. 여자는 매장에 들어온 후 마음에 드는 옷은 가격도 안 보고 바로 직원에게 포장하라고 했다. 이렇게 손이 큰 모습은 당연히 직원들을 잘 보이려는 미소를 짓게 했고 매우 친절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했다. "이것도 포장해줘요!" 요염한 여자는 정민아 앞으로 다가와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마침 피팅하고 있는 옷을 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매장 직원은 굽실거렸다. 어쨌든 정민아는 이미 여러 벌의 옷을 입어 보았고 김예훈은 아무리 보아도 돈이 많은 사람 같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당연히 정민아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 "고객님, 얼른 옷을 갈아입으시겠어요? 이쪽 고객님이 마음에 드신답니다!" 이 직원은 비록 예의를 갖추고 말했지만, 말 속에는 명백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 정민아는 아직도 거울을 보고 있었는데 이 순간 눈썹을 찌푸렸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피팅한 이 옷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방금도 몰래 가격을 봤으며
정민아는 눈썹을 살짝 찡그리고 말했다. "이렇게 속물적으로 차별할 거예요? 저 여자는 고객이고 나는 고객이 아니란 말인가요?" 솔직히 정민아는 입은 옷이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그냥 벗으라고 하니까 정말 굴욕감이 들었다. 맞은편에 있는 직원은 입꼬리를 올리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고객님, 고객도 여러 등급으로 나눕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분의 구매력은 고객님이 비교할 수 있으세요?" "아마도 이분이 한 번에 사는 물건이 고객님이 평생 사는 것보다 더 많을 거예요!" 이 말을 듣고 그 요염한 여자도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역량을 잘 알고 있는 게 좋을 같아요. 망신당하지 말고요." "자신의 역량을 저울질해보고, 그리고 나와 비교할 수 있는지 봐요!” 이때, 열쇠를 허리에 찬 남자가 요염한 여자의 옆으로 다가와서 담담하게 말했다. "이 궁상맞은 놈들과 쓸데없는 말을 그렇게 많이 해서 뭐해?" "이 시대에 돈만 있으면 왕도야!" "이 사람들은 아무리 봐도 돈이 없어 보이는데 왕이 되려면 진짜 돈을 좀 가져와야지!" 정민아는 안색이 좀 보기 안 좋았다. 이 여자는 딱 봐도 세컨드인데 지나치게 날뛰고 있다. 그녀도 화풀이하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집안 형편으로 명품 옷을 하나 사는 건 괜찮다. 많이 사면 집세와 숙식은 어떻게 하지? "너…" 정민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김예훈은 갑자기 일어나 담담하게 말했다. "매장의 규정이 누가 많이 사면 누구에게 파는 건가요? 건물주는 업신여기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왜요? 나랑 비교해보려고요?" "내 집 한 채가 당신 같은 가난한 놈이 평생 분투해도 가질 수 없는 거에요!" 말하는 동안 그가 허리춤에 있는 열쇠 뭉치를 들고 흔들자 딸랑딸랑 소리가 났다. 성남의 집값에 따르면, 집 한 채의 가치는 최소 6~10억 원 정도 된다. 이 건물주의 허리춤에 있는 열쇠의 수로 볼 때, 그의 재산은 최고 200억 원이
정민아는 이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그래도 이때 어금니를 깨물며 참았다. 그런데 그 요염한 여자는 이미 이런 일에 익숙한 듯, 지금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궁상맞은 놈, 우리 남편이 아주 손이 크거든요. 이 4천만 원은 당신에게 몇 년의 월급이 될 텐데요." "내가 당신이라면 지금 당장 돈을 가지고 꺼질 거예요. 이 계집애는 두고요!" 옆에 있던 직원도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이때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서 말했다. "아이고, 나도 나의 연약함을 알아 봐주는 오빠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예쁜 고객님, 운이 좋으세요. 이 오빠가 고객님에게 헤어지라고 4천만 원을 내주신대요." 김예훈은 안색이 점점 더 냉담해졌고 그는 담담하게 직원과 건물주를 쳐다보며 천천히 말했다. "여기는 쇼핑몰이니까 나는 당신들의 규정대로 할 게요.” "돈 있는 게 대단해요? 이 매장의 모든 옷을 내가 다 살 게요." "그리고 당신은, 내가 4천만 원 줄 게요. 나는 당신의 여자에게는 관심이 없으니 내 여자에게 사과하라고 해요." 김예훈의 말투는 매우 냉담했고 의심할 여지가 없이 강압적이었다. 정민아는 이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깜짝 놀랐다. 그녀는 김예훈이 이렇게 패기가 넘칠 줄 몰랐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뜻밖에도 다 사겠다고 했다? 그는 이 매장의 물건들이 얼마나 비싼지 알고 있을까? 다 사면 몇 천만 원으로 되는 게 아니다. "김예훈, 제 정신이야? 이 옷들이 얼마인지 알아?" 정민아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그는 단지 데릴 사위일 뿐이다! 예전에 남해시에서 근무할 때 적금이 좀 있었다고 해도, 문제는 그가 많은 돈을 빌렸다는 것이다. 그가 어떻게 매장의 모든 물건을 살 수 있을까? 그 건물주는 어리둥절해하다가 잠시 후 깔깔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내가 당신이 계산하는 걸 지켜볼 거야! 당신이 그렇게 많은 돈을 내놓을 수 있다면 내 여자를
"고객님, 돈이 없으면 지금 나가도 늦지 않습니다." 직원도 계속 김예훈과 시간을 낭비할 인내심이 없었으며 바로 내쫓았다. "전화 좀 할 게요." 김예훈은 말하면서 매장을 나섰다. "하하, 전화한다고요? 돈이 없으면 부자인 척하지 말아야지. 무슨 전화를 해요? 전화를 얼마나 오래 하는지 지켜봐야지?” 요염한 여자는 두 팔을 감싸안고 업신여기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가 보기에 김예훈은 전화를 한다는 핑계로 도망간 것 같았다. 정민아도 어색한 얼굴이었다. 돈이 없으면 없다고 말하면 되지. 전화한다는 핑계를 대다니. 이때 그녀는 옷을 갈아입지도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대략 30초 정도 지나자 이 매장 안에서 누군가가 하이힐을 밟고 초조하게 걸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이 매장의 점장이 빠른 걸음으로 나와 휴대전화를 손에 쥔 채 두리번거렸다. "점장님, 여기서 누가 소란을 피워요…" 그 직원은 점장을 보자마자 아첨하면서 다가갔다. "팍." 쟁쟁한 소리와 함께 점장은 직원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이미 뺨을 한 대 세게 날렸다. 그런 다음 그녀는 정민아의 앞으로 다가가 굽실거리며 말했다. "고객님, 저희 직원이 서비스 태도가 좋지 않아 고객님의 쇼핑 체험에 불편을 끼쳤습니다.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배상으로 고객님이 입고 계신 이 옷은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한 후 점장은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현대몰도 예전에 김예훈이 사들인 산업으로 최근 CY그룹으로 재편하고 있다. 방금 현대몰의 사장이 이 매장의 점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표님이 매장에 쇼핑하러 왔는데, 은행 카드를 가져오지 않아서 좀 처리해 달라고 했다. 이 점장은 줄곧 뒤에 있었으니, 당연히 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 딱 봐도 건물주인 그 남자는 아무리 봐도 그들의 대표 같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남자 말고 매장에 나타난 사람은 다른 한 남자밖에 없었다. 설마 이 남자가 전설의 그 사람인가…. 점
이 순간 건물주와 점장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두 사람은 이 순간에 서로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었다. 그것은 바로 이 요염한 여자를 목 졸라 죽이고 싶은 마음이다. 하나는 김예훈의 신분을 맞췄다. 하나는 직감적으로 김예훈의 신분이 평범하지 않다고 느꼈다. 지금은 모두 이 일을 사소한 문제로 끝내고 싶었다. 그런데 이 바보 같은 여자가 아직도 여기서 말이 많다! 이것은 그들을 죽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벌써 김예훈이 걸어 들어온 것을 보았다. 이때 그는 건물주를 쳐다보지도 않고 점장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방금 내가 진택주에게 전화했어요. 좀 있다가 와서 나 대신 계산할 거예요." 진택주라는 세 글자를 들었을 때, 점장의 머릿속은 '띵'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 세 글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만, 그는 알고 있다! 사장, 그들 현대몰 사장의 이름이다! 보통 사람들은 사장의 성조차 무엇인지 모른다. 눈앞의 이 남자는 사장의 이름을 직접 말할 수 있다. 게다가 방금 사장님의 전화까지, 이 모든 것은 자신의 판단이 틀림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이때, 점장은 겨우 차분함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그는 이마의 식은땀을 닦고 말했다. "고객님, 마음에 드는 물건을 얼마든지 가져가세요. 저의 작은 성의입니다." "작은 성의라고요?" 김예훈은 웃었다. "내가 그 정도 돈이 부족할까요?" "네네네, 부족하지 않습니다. 저 저 저…." 점장은 한참 동안 '저'하면서 한마디도 못했다. 이때,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은 나이가 김예훈과 비슷한 젊은 사람이 종종걸음을 하면서 매장에 왔으며 김예훈 앞에 도착했을 때 그는 황공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 김예훈은 담담하게 그를 힐끗 보았다. 이 젊은 사람은 심호흡을 하고 ‘세자’라는 두 글자를 억지로 참고 힘겨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형님, 우리 여기에 쇼핑하러 오시기 전에 미리 전화주시지요. 그럼 제가 미리 준비를 다 했을 텐
"현금 뽑을 수 있지?" 김예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럼 현금 4천만 원만 더 꺼내줘." 진택주는 감히 더 묻지 못하고 종종걸음으로 나갔다가 잠시 후 종이 봉투를 들고와서 김예훈에게 건네 주었다. 김예훈은 눈길도 주지 않고 손을 흔들더니 종이 봉투를 대문 쪽으로 던졌다. 그 안에 있는 지폐 뭉치가 굴러 나와 보기만 해도 몸서리쳤다. "4천만 원이예요." 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원래 몰래 빠져나가려던 건물주와 그 요염한 여자는 이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들은 생각났다. 방금 이 젊은 사람이 그들에게 4천만 원을 줄 테니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말했다. "돈이 있으면 뭐해요? 내가 돈이 없는 사람도 아닌데요. 내가 이 4천만 원에 넘어갈까 봐요?” 요염한 여자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 김예훈은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단지 그 건물주만 바라보고 있었다. 건물주는 김예훈의 표정을 보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자신이 만약 할 수 없다면, 눈앞에 있는 이 젊은 사람이 반드시 그를 도와서 해낼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생각해보자. 현대몰의 사장인 진택주도 그의 앞에서 공손하며 숨도 크게 못 쉰다. 자신처럼 돈만 있는 사람이 그 사람 앞에서 뭐라고? 다음 순간, 건물주는 군말 하지 않고, 바로 손등으로 요염한 여자의 뺨을 때렸다.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무릎을 꿇고 이 아가씨에게 사과해!" 요염한 여자는 어리둥절해졌으며 이제 그녀는 깨달았다. 눈앞의 이 젊은 사람의 신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건물주도 화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 순간 그녀는 무릎을 꿇고 정민아를 향해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녀가 사과를 한 후 건물주는 잘 보이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형님, 다른 일 없으면 먼저 가보겠습니다." 김예훈이 고개를 끄덕이자, 건물주는 그 요염한 여자를 데리고 도망치듯 떠났다. "
여자들은 쇼핑하는데 타고난 것 같았다.이날 밤, 정민아는 이 옷들에 정신이 팔려 잠도 파우더 룸에서 잤다.김예훈은 스스로 제 발등을 찍은 느낌이 들었지만 쓴웃음을 지으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정민아의 주의를 돌릴 수 있게 되었다.이튿날 아침, 잠에서 깬 정민아는 오히려 김예훈이 어떻게 이 일들을 해낼 수 있었는지에 관해 묻지 않았다.방금 충전을 마치고 핸드폰을 켜자 다급한 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정민아는 아직 잠에서 덜 깬 상태였다. 김예훈은 전화를 받고 욕설을 퍼부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맞은편 사람들은 놀라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했다.김예훈과 정민아는 하룻밤 내내 옷을 입어 보았다.한편, 정지용 세 사람은 모두 정민아의 집 아래층에서 꼼짝도 안 하고 밤새 전화를 걸었다.지금 이 순간, 전화가 연결되자 세 사람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정민택은 정지용의 말투가 거슬릴까 봐 냉큼 핸드폰을 빼앗았다. “김예훈, 난 큰아버지 정민택이야!”“네? 무슨 일로 전화하셨습니까? 잠도 안 잡니까? 제정신인가요?”김예훈의 말을 듣고 전화 맞은편의 정민택은 화가 나 죽을 지경이었다.그러나 그는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평온하게 입을 열었다. “김예훈, 민아는? 민아 바꿔줘, 민아한테 긴히 할 말이 있어!”김예훈은 잠이 덜 깬 정민아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민아는 아직 자고 있습니다. 통화하기 어려운 상태이니 저한테 말씀하세요.”정민택은 난감한 표정을 지은 채 웃으면서 말했다. “김예훈, 전에 민아를 해고하고 너희들을 정씨 일가에서 내쫓은 일은 실수였어!”“아버님께서 내리신 결정이야. 민아한테 다시 재무 매니저를 맡기기로 하셨어!”“이건 좋은 소식이야, 지금 당장 민아를 깨워서 같이 별장으로 와. 아버님의 뜻이니까.”정민택이 보기에는 현재 수입이 없는 정민아 가족한테는 다시 제자리로 복귀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근데 뜻밖에도 김예훈은 콧방귀를 끼며 말할 줄 몰랐다. “재무 매니저요? 위에 부대표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