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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남해시의 밤은 매우 차가웠다.

쫓겨난 김예훈은 포르쉐를 몰고 나오지 않아 공용 전동 스쿠터를 탈 수밖에 없었다.

밤 10시가 넘었기 때문에 회사에는 경비원조차 없는 상태였다.

몸을 뒤지던 김예훈은 돈 한 푼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는 걸 발견하고 할 수 없이 송문영한테 전화를 걸었다.

하은혜는 아직 쉬고 있는 상태라 그녀의 휴식을 방해할 수 없어서 전화하지 않았다.

전화 맞은편, 송문영은 아파트에서 화장을 하고 있다. 전화를 확인한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공손하게 말했다. “대표님, 이 밤에 무슨 일입니까?”

김예훈은 난감했지만 결국 입을 열었다. “오늘 밤, 잘 데가 없어, 잘 곳을 마련해줬으면 하는데?”

송문영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얼굴을 붉히며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대표님께서 나한테 관심이 있으신 건가?

일이 있으면 비서를 찾는 것이 보편적인 일이고 지금 그녀가 비서직을 대행하고 있으니 그녀를 찾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은혜 언니가 이런 일을 당부한 적이 없다. 대답해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송문영은 몹시 고민되었다. 만약 김예훈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자신에게도 이런 기회가 있기를 간절히 바랐겠지만 그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고 자신이 그 가정을 깬다면 무슨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그리고 숨어있는 애인이 되는 건 송문영의 자존심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계속 고민했고 전화 맞은편에서 김예훈도 어색해 죽을 지경이었다. “불편하면 하은혜한테 전화할게, 이만 쉬어...”

송문영은 멍하니 있다가 재빨리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괜찮으시다면 오늘 밤은 저희 집에 와서 쉬세요. 빈방 있어요.”

“그리고, 마침 제가 남해시 청년 모임에 참석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시간도 아직 이른데 저랑 같이 가실래요?”

송문영은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김예훈이 바로 자기 집에 오는 걸 바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모임에 가서 얘기도 하고 술도 조금 하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그렇게 어색할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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