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김예훈의 말을 듣고, 놀라서 두 다리에 힘이 빠져 털썩 꿇어앉았다.“미안해요. 전 장걸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그래, 내가 용서해 주지.”김예훈은 손을 흔들어 웨이터를 불러 술 한 잔을 들고 천천히 이 사람의 머리에 쏟았다.이 사람은 피하지도 않았다.장걸이 어떻게 맞았는지 그는 똑똑히 보았다. 그는 한 대도 맞고 싶지 않았다.“널 죽여버릴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 네가 감히 나를 함부로 대하다니! 너 죽었어!” 장걸이 몸부림치며 말했다.“네가 누군지 중요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모르다니, 너도 무슨 대단한 사람은 아니네. 아류 가문도 아닌 재벌 2세가 어디 내 앞에서 큰 소리를 쳐?” 김예훈이 담담하게 웃었다.선우 가문의 골동품 감정회에 참석했다면 자신을 알 것이다. 자신을 모르는 이상, 장걸의 가문이 남해시에서 이류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김예훈의 말을 듣고, 김예훈을 무시하던 여자들이 하나같이 가슴이 두근거렸다.너무 멋져!그가 헛소리를 치든 아니면 원래 진짜 능력이 있든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사람이 자신감이 넘친 것이다.사실 김예훈의 말도 맞다. 이 파티에 온 사람들은 모두 상류층에 속하지 않는 작은 가문의 휴계자들이거나, 일부 일이류 가문의 방계 친족들이다.이들은 정상들의 파티에 참가할 자격이 없어 스스로 대단한 척한 모임을 만들어 자기의 인맥을 과시한다.김예훈이 이 모임의 수준이 이렇게 낮다는 것을 알았다면, 참가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누가 또 나한테 의견있어?”이 두 폐물을 해결한 후, 김예훈이 사방을 둘러보았다.시끄럽게 떠들던 사람들도 조용해져 아무도 감히 김예훈을 정시할 수 없었다.쓰레기가 누군가? 그들이야말로 쓰레기다 지금 연회장에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김예훈의 기세에 눌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장걸이 어떻게 됐는지 보았기 때문이다.그들은 김예훈이 도대체 누군지는 모르지만, 장걸을 위해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게다가, 오늘 밤은 송문영을 위한 자리다.송문영은
“송 비서님 오셨는데 넌 끝장이야!”“송문영님이 이런 모임을 처음 조직하였는데 이 사람이 초를 치다니! 두고 봐!”“송문영이 없다면 내가 나서서 혼내줄 텐데!”“YE 투자 회사의 사람을 건드리다니, 간도 크네…”“...”방금 찍소리도 못 낸 사람들이 하나둘씩 지껄여 김예훈을 욕하고 비꼬았다.하지만 이 사람들이 송문영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는가?그녀는 원래 대표님께서 파티에 오셔서 기분전환을 하고,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그녀는 김예훈이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하는 걸 알지만, 이 재벌 2세들이 하나같이 바보처럼 누구나 감히 건드릴 줄은 몰랐다.이럴 줄 알았으면 대표를 자기 집으로 초청할 텐데.사람들이 송문영이 김예훈을 혼내주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녀는 김예훈에게 다가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말했다. “대표님, 죄송합니다.”그녀는 김예훈이 겸손하다는 것을 알고, 김예훈의 신분을 공개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이것이 바로 너가 나를 기분전환하라고 준비한 모임이야?”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송문영의 얼굴이 다시 하얗게 질렸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전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어요.” “네가 언제 내 비서가 되었지? 사람들이 말만 꺼내면 송비서, 네가 아주 권세가 있어 보이지?”김예훈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송문영은 울먹였다. “대표님, 이게 다 소문이에요. 저는 예전에 이런 모임에 몇 번 참가해서 한 번 조직해보려고 했을 뿐인데, 정말 이럴 줄 몰랐어요…”“만약 네가 조직한 모임의 수준이 이렇게 낮다면, 회사를 내세우지 마. 창피해…”“대표님, 더는 안 그럴 거예요…”큰소리치던 구경꾼들의 표정이 얼어붙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들은 멀리 떨어져,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이 송문영의 태도를 똑똑히 보았다!YE 투자 회사의 송문영이 그 사람 앞에서는 굽실거리다니!이 사람이 송문영의 파티를 망쳤지만, 송문영이 따지기는커녕 사과하다니.이 사람, 도대체 누구
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 “넌 돈벌레지만 눈치가 별로 없구나?” “진심으로 충고할게. 넌 종업원 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사람 잘못 보고 다른 사람에게 맞아 죽는다면 아무도 너를 구할 수 없을 것이야. 부자들의 눈에는 너는 개보다도 못하니까.“내가 부자의 개가 되려는데 너와 무슨 상관이야? 이게 기회인 줄 몰라? 너 같은 사람은 이런 기회도 찾을 수 없어!”“응.” 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엔진소리가 울렸다. 곧이어 빨간색 페라리 448이 김예훈 앞에 멈춰 섰다.운전석에 있던 하은혜는 얼른 차에서 내려 공손하게 김예훈에게 다가갔다. “대표님, 일이 있으면 일찍 연락하시지 그래요.”“별일 아니예요. 오늘 밤 너희 집 가서 하루 묵을게요.”김예훈은 웃으며 조수석에 타기전에 종업원의 어깨를 툭 쳤다.종업원은 멍했다.대표님!? 이 사람이 대표라니!? 어느 회사의 대표인지 알 수 없지만 그의 비서가 페라리를 몰고 그를 데리러 올 수 있다는 것은 그의 신분을 보여준다.그가 방금 그런 말을 한 것은 그를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은…이 생각을 하자 이 종업원은 흠칫했다.안 돼, 이 일을 더이상 할 수 없어. 요즘 부자들은 모두 티를 안 내. 만약 언젠가 또 잘못 보면, 그땐 끝장이야…...시 인민병원, 응급실 정문에서 유나는 가운을 입고도 늘씬한 몸매를 감추지 못했다.그녀는 어이없다는 듯 눈앞의 멋진 남자를 보았다.“유나야, 날 믿어야 해. 그날 진짜 오해야.”강천은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이 프로젝트를 연구할 때, 누군가가 나에게 분명히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나에게 많은 자료를 주었는데, 남의 덫에 걸린 줄 몰랐어…”“선배, 나한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환자가 절 기다리니 돌아가세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 응급실로 돌아가려던 참에 “유나야!”하고 강천은 갑자기 손을 뻗어 유나의 손목을 잡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이렇게 빌게. 너와 선생님의 관계가 가장 좋으니, 나를
밤늦게라도 응급실에 오가는 사람이 많다.유나는 이쁘고 강천은 잘생겨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강천이 무릎을 꿇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사람들이 구경하려고 하자 유나는 방법이 없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선배, 일어나세요. 제가 지금 선생님을 뵈러 갈게요. 사정해 드리겠지만 선생님이 허락해 주실지는 모르겠어요.”강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사정하면 반드시 성공할 거야, 선생님이 가장 아끼는 건 너니까!”응급실 일을 맡긴 후, 유나는 가운을 벗고 강천의 차를 탔다.차 안에서, 유나가 좀 피곤해서 잠깐 졸았다.30분 뒤 교외의 한 병장에 도착했다. 유나가 들어가 먼지투성인 것을 보고 물었다. “선배,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에요? 선생님 댁이 정말 여기에요?”“찰칵!”강천은 돌아서서 별장의 문을 잠근 후, 소파에 앉아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유나야, 너는 여전히 이렇게 순진해. 동청산은 부귀영화를 추구하는데, 어떻게 이 외진 곳에 살 수 있어?”“너…” 유나는 얼굴빛이 변하고 돌아서서 문을 열려고 했다.하지만 대문이 찰칵 소리가 나더니 열리지 않았다.“자, 힘 좀 아껴.” 강천은 손에 있는 열쇠를 툭툭 던졌다. “대문과 창문을 잠구어 놨어, 이 열쇠가 없으면 넌 아무 데도 갈 수 없어.” 유나는 경계하는 표정으로 강천을 보다가 재빨리 벽 모서리에 있는 빗자루를 잡았다. “함부로 하지 마세요,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선배는 젊고 앞날이 창창한테, 절대 스스로 앞길을 망치는 일을 하지 마세요!”“닥쳐!” 강천은 앞길이라는 말에 펄쩍 뛰었다. “앞길을 스스로 망치지 말라고? 내 앞길이 벌써 사라졌어!”“내가 5년 동안 정성을 다해 계획해, 전남산이 죽은 후에 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려고 했어. 난 아무도 문제를 찾아내지 못한다고 생각했지!”“그런데 오늘 내가 오랫동안 준비해 온 계획을 앞당겨 실행하려다 결국 그놈에게 들키고 말았어!”“내가 오랫동안 해온 준비가 물거품이 됐는데 말해봐? ! 내가 무슨 앞길이 있겠어!?”“그래서...
별장에서 유나는 격렬히 반항했다.하지만 여자라서 힘이 별로 없어 얼마 안 지나 강천한테 핸드폰을 뺏겼다.다행히 강천이 김예훈에게 집중하여 그녀를 다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휴대폰을 열고 강천은 유나를 찍고 김예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유나가 내 손에 있으니 혼자 와. 안 그러면 유나는 죽어!”강천은 이어 메세지를 하나 더 보내고 야구 방망이를 들고 소파에 앉아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그의 계획은 간단하다. 유나를 인질로 삼아 김예훈을 협박하고, 그를 울성으로 보내는 것이다.김예훈을 김병욱에게 보낸다면 그는 성공한 것이고 부귀영화를 계속 누릴 수 있다....하은혜의 집에서 김예훈이 방금 샤워를 하고 누웠는데, 휴대폰이 또 켜졌다.휴대폰을 켜고 김예훈이 어이가 없었다.유나가 한밤중에 뭐 하는 거야? 어떻게 이런 농담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까? 그러나 그는 곧 유나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메시지의 내용을 볼 때 유나가 인질로 잡혔을 것이다.김예훈은 생각해 보고, 유나 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걸었다.그랬더니 30분 전쯤 멋있는 젊은 남자와 무슨 선생님을 뵈러 가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유나는 지원 사건 이후 아무도 믿지 않는다.그녀를 데려갈 수 있고, 병원 측에서도 큰 반응이 없는 걸 보면, 이 사람은 그녀와 관계가 깊을 것이고, 최근에 병원에 나타났기 때문에 모두가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강천!” 김예훈은 곧 알아차렸다. 강천만이 그녀를 납치할 수 있다.강천이 왜 갑자기 이렇게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지 모르지만, 김예훈은 자신이 관계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는 하은혜에게 말하지 않고 조용히 하은혜의 아파트에서 나와 공유 전기 스쿠터를 찾아 금세 메시지에 적힌 보낸 장소로 갔다.오래되고 수리되지 않은 별장을 보고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유나가 너무 단순한 건지, 강천이 사람을 잘 속이는 건지, 보기만 해도 이상한 곳에 강천을 따라 들어가다니.차를 세우고 김예훈은 별장 문을 발로 걷어찼다. “내가 왔어. 빨리 유나
김예훈은 비아냥거리며 별장 대문 쪽으로 걸어갔다.별장 거실에서 이를 지켜보던 유나는 착잡하였다.이런 장면은 영화 드라마에서만 봤는데, 오늘 김예훈이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줄이야.삐걱 소리와 함께 굳게 잠겼던 대문이 열리고 김예훈이 들어섰다.“쨍그랑!”강천이 들고 있던 야구 방망이를 바닥에 내리친 뒤 들어올려 김예훈을 가리켰다.“내가 왔으니 유나 풀어줘!” 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내가 언제 네가 오면 풀어준다고 했어?”“김예훈, 아직 상황 파악 안 했어? 이제 내 말을 들어야 돼.”강천은 싸늘하게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왜 김병욱이 이 녀석을 경계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오늘 밤 그는 김예훈이 남해시의 아류 가문의 데릴사위일 뿐이라는 것을 수소문해서 확인했다.이런 사람이 왜 김씨 가문의 사람이 신경 쓰는가? “그럼 어쩌려고?”김예훈가 눈썹을 찌푸렸다. 혼자라면 강천을 상대하기가 쉽지만 유나가 있어 이 단순한 여자가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했다.“어쩌겠냐고? 네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몰라?”강천은 침을 뱉으며 말했다. “아류 가문의 데릴사위 주제에 내가 직접 나서야 하다니! 김예훈, 너 정말 대단해.”“무릎 꿇고 얌전히 날 따라와. 그러면 이 여자를 놓아줄지도 몰라!”김예훈은 웃었다. “어디 가게?”“어디 가긴, 양성이지!” 강천은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나랑 같이 가자! 차가 바로 밖에 있어!”강천이 감격에 겨웠다. 어려워 보이는 임무를 이렇게 쉽게 완수하다니? 그는 자신이 인재라고 속으로 칭찬했다.“양성?” 김예훈이 깨닳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천, 혹시 김씨 집안 사람들이 널 지시했지?”“그리고 너희 의학계의 명문이 김씨 가문이 기른 개일 뿐이고.”“어디보자. 네가 날 양성으로 데려가는 게 네가 남해시에 온 진짜 목적이지? 그 의학강좌도 그렇고 나와 유나를 만난 것도 우연이 아니지?”“원래 의학 연구 프로젝트를 발표한다는 핑계로 참석자들을 모두 양성에 초대하고 나를 속여서 양
“당연히 아니지.” 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너의 배후가 너 같은 폐물을 시켜 나를 떠보는 것은 나를 무시하는 거야?”“내 배후가 누군지 알아?” 강천은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김씨 사걸 중 가장 콧대가 높은 것은 김병욱이고, 나를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그 사람인데 당연히 그가 너를 보냈겠지?”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강천은 흠칫했다. 이 사람이 도대체 누구야? 그는 어떻게 모든 것을 짐작할 수 있을까? 게다가 그는 김예훈에게서 어떤 기질을 느꼈다.이런 기질은 김병욱에게도 없었다.자기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린 것 같다.김병욱도 떠보기만 할 뿐 직접 건드리지는 못하는 사람.강천은 식은땀이 흘러 그의 등을 적셨다.강천은 김병욱을 건드리면 강씨 가문은 기껏해야 파산할 뿐이지만, 김예훈을 건들면 강씨 가문의 결말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너의 신분이 간단치 않다는 것을 알아. 심지어 김씨 가문과 깊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강천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물러설 곳이 없어. 네가 누구든 널 양성으로 데려가야 해!”“강씨 가문을 위하여!”말이 끝나자 강천이 들고 있던 야구 방망이를 들고 김예훈의 이마를 내리쳤다.“퉁!”강천은 날아 거실 구석에 퉁하니 부딪혀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그는 겁에 질렸다.김예훈은 앞으로 나아가 강천의 야구방망이를 걷어차고 고개를 숙여 그를 바라보았다.“강천, 다른 사람이 널 강씨 가문의 후계자라고 생각하겠지만 넌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야.”“너의 배후는 단지 나를 양성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뿐이야. 내가 돌아갈 것이고, 잃어버린 것들을 직접 되찾을 거야…”말이 끝나자 김예훈은 몸을 돌려 떠났다. 그는 이런 코뿔만한 사람을 처리하고 싶지 않았다....전기 스쿠터에서 유나는 김예훈의 허리를 감싸고 마음이 착잡했다.그녀는 김예훈이 와이프가 있고 더 이상 가까이하면 안 되는 걸 안다.하지만 이 신비롭고 강대한 남자는 전지전능한 것 같았다.그는 판도라의 상자처럼
양성의 백운별원에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김씨 가족 모임에서.매달 월말에 경기도 각지에 흩어져 있는 김씨 가족들이 백운별원에 모여든다.백운별원은 별원이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김씨 가문의 직계 가족만이 거주하는 곳이다.방계 김씨 가문의 사람들은 평일에 이곳에 들어오려면 일련의 신청과 심사 비준을 거쳐야 한다.신분과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이곳에 드나들 자격조차 없다.별원 옆의 주차장에 명품차들이 모였다. 하지만 거의 모두 렉서스였다.이것은 매우 티를 안 내는 우아한 브랜드로, 김씨 가문 같은 제일의 명문가에 맞지 않지만 김씨 가문의 가르침은 “달도 차면 기운다”여서, 김씨 가문의 사람들은 항상 이 가훈을 지켰다.차세대의 젊은이들 중에는 럭셔리 세단과 슈퍼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김씨 가문의 진짜 권력자들은 보통 렉서스를 몰고 다닌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수십 년 되어도 차를 바꾸지 않았다.일부 가족에게 럭셔리 세단은 체면을 대표한다.하지만 경기도에서 김씨 가문의 위상은 김씨 가문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고 해도, 아무도 그들을 얕잡아 볼 수 없다.김씨 가문은 날로 번성해 수천 명의 가족 성원이 있다.하지만 오늘 가족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은 수백 명에 불과하다.수백 명이 별원 밖 임시 접견장에 모여들었지만 아무도 불평불만이 없었다.이 자리에 경제 기자가 있었다면 깜짝 놀랐을 것이다.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경기도의 거의 모든 업계에 퍼져 있었고, 그중에는 회사의 핵심인물과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이 아닌데도 이곳에 온 사람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이들은 모두 김씨 가문의 하인과 가신의 후손들이다.비록 봉건 시대가 결속된지 이미 백 년이 지났지만, 이 사람들은 여전히 김씨 가문에 의지하고 충성은 조금도 변치 않았다.조용한 분위기가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검은 양복을 입은 한 남자가 경비원을 데리고 입구에서 걸어 들어왔다.그는 주위를 둘러본 뒤 “강씨 가문 사람 외에는 모두 별실에 들어갈 수 있다”고 담담하게
허유주가 김예훈을 데리고 아침 먹으러 가려고 할때, 구룡성 경찰서에서 어떤 몸매가 좋은 여자가 걸어왔다.그 여자는 바로 동하임이었다.동하임은 허유주와 함께 웃고 떠드는 김예훈을 보면서 콧방귀를 뀌었다.“쓰레기 같은 자식.”이어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김예훈의 옆으로 다가갔다.동시에 그녀에게 시선이 향한 추하린과 허유주는 진주 1인자의 딸인 그녀가 왜 갑자기 찾아왔는지 이해되지 않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설마 번복해서 김 도련님을 다시 구속하려는 건 아니겠지?’다시 경찰서로 들어간다고 해도 아무 상관 없는 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쳐다보았다.이대로 잡힌다고 해도 가장 골치 아픈 사람은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동하임이 한참동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더니 말했다.“김 도련님, 잠깐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다 같은 편인데 하실 말씀이 있으면 여기서 하시죠.”동하임은 잠깐 침묵하더니 겨우 한마디 꺼냈다.“저희 아빠가 김 도련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아침 식사 함께하는 거 어떠세요?”동태원이 주동적으로 만나자고 할 줄 몰랐는지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김예훈은 이를 거절하지 않고 추하린더러 허유주의 안전을 책임지라고 하고는 동하임의 포르쉐 911차에 올라탔다....반 시간 뒤, 태산 뒤쪽에 있는 별장에 도착하게 되었다.드넓은 이 별장에서는 멀리 있는 남태평양까지 보였다.습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면서 소금 짠 내가 풍기기도 했다.하와이풍의 반바지와 반소매 티를 입은 진주 1인자 동태원은 손에 낚싯대를 들고 바닷가에서 낚시하고 있었다.동하임과 함께 별장으로 들어섰을 때, 마침 동태원이 잡은 물고기를 들어올렸다.그의 옆에 있던 여인은 낚싯바늘을 떼어내고 다시 물고기를 방생했다.이 모습을 보고있던 김예훈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이런 생활은 그가 꿈꾸던 노년 생활이었기 때문이다.그때되면 과연 그의 옆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아니면 모두 다?김예훈
10분 뒤, 구룡성 경찰서를 벗어난 김예훈은 거들먹거리는 표정으로 자신을 째려보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발견했다.김예훈이 경찰서를 힐끔 보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진주 1인자라는 사람이 재밌군요. 상대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라고 해도 절대 봐주지 않네요. 아주 마음에 들어요.”추하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그래서 안동 김씨 가문, 일본 야마구치파, 홍성파에서 얼마나 벼르고 있는지 몰라요. 진주 1인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비 거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진주 1인자라는 그분 성함이 뭐죠?”추하린이 답했다.“동태원이요.”“동태원 씨가 진주 1인자 자리에 앉은 걸 보면 능력이 대단할 거예요. 그리고 누군가 그 사람이 그 위치에 앉아있기를 원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안동 김씨 가문에서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거라고요.”김예훈은 추하린의 어깨를 툭툭 치려다 두 사람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가 생각나 다시 손을 거뒀다.그러다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진주 1인자인 동태원 씨랑 만날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줘요. 그분도 저를 만나고 싶어 할 거예요.”김예훈이 손을 툭툭 털면서 이곳을 떠나려고 할때, 주차장에 있던 토요타 알파드 차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예훈 오빠.”온밤 여기서 기다리면서 온갖 인맥을 다 동원한 허유주는 바로 김예훈에게 안기려고 했다.“나왔어? 정말 다행이야.”어젯밤 그녀는 김예훈이 홍성파와 일본 야마구치파한테 짓밟힐까 봐 걱정이었다.진주에 깊은 뿌리를 박은 홍성파는 진주 기관 사람들과 친했으니 말이다.김예훈이 무사히 풀려난 것만으로도 놀라울 정도였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라이언 킹의 뺨까지 때렸는데 김예훈이 보석되고 진세은이 갖힐 줄 몰랐다.김예훈은 자기를 와락 끌어안은 허유주를 떼어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난 다른 사람을 도와준 착한 시민일 뿐이야. 나까지 구속하면 진주 법도가 신뢰를 잃는 거 아니겠어? 그리고 네가 날 도와주고 있는데 누가 감히 날 건드리
추하린이 입을 가리면서 웃었다.경찰에 신고하는 거에 그치지 않고 이 일이 세상에 알려진 이상 공평하게 처리해야만 했다.뚜벅뚜벅.두 사람이 대화를 마쳤을 때, 제복을 입은 한 경찰이 걸어들어왔다.짧은 머리에 혼혈인으로 보이는 그녀는 높은 콧대에 움푹 파인 두 눈을 하고 있어 이국적인 느낌을 가져다주었다.그리고 그녀의 가슴에 있는 명찰에는 동하임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그녀는 김예훈을 한참동안 쳐다보고는 추하린을 힐끔 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추하린 씨, 이 사람 보석으로 풀려났어요. 그런데 보름 동안은 진주를 벗어나지 못하며 언제든 저희 연락을 기다리셔야 해요.”추하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동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김 도련님은 피해자예요. 누구를 죄인으로 몰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잘 협조할 거예요. 저희한테는 인증이면 인증, 물증이면 물증, 없는 것이 없어요.”이 말에 동하임은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자료 하나를 던져주었다.“여기에 사인하고 당장 꺼져요.”펜을 든 김예훈은 급히 사인하지 않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림을 쳐다보았다.“저희 처음 본 사이인 것 같은데 제가 뭐 잘못한거라도 있을까요?”동하임은 콧방귀만 뀔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이때 추하린이 말했다.“김 도련님께서는 잘못한 거 없어요. 그런데 진주 1인자인 동하임 씨 아버님을 건드린 건 맞죠.”의미심장한 표정을 하고 있던 김예훈은 그제야 동하임이 왜 자신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어제저녁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진주 1인자를 궁지로 몰고 갔으니 말이다.표정이 차갑기만 만 동하임은 사실 감정을 잘 숨기고 있었다.김예훈이 펜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동하임 씨, 제가 보석되었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동하임이 김예훈을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김현민 씨 일행이 모든 일을 도모한 사실은 증거 부족으로 전부 석방되었어요. 야마구치파는 죄가 극악
10분 뒤, 전신 무장한 경찰들이 닥쳐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체포했다.그리고 뒤이어 도착한 열몇 명의 기자들도 피비린내를 맡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오늘, 이 거대한 사건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홍성파와 일본 야마구치파가 연루된 사건이었다.어느 한쪽만 있었다고 해도 뉴스 메인을 차지했을 텐데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진주 경찰은 공과 사를 구분하면서 공평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아무리 진주·밀양에서 신분 높은 김현민이라고 해도 도망칠 수 없이 똑같이 조사받아야 했다.기자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진주 경찰들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공정해야 했다.그렇게 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구룡성 경찰서에 잡혀가고 말았다.경찰은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을 포함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를 진행했다.김예훈도 구룡성 경찰서에 잡혀가긴 했지만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이번에 일부러 김현민에게 골탕을 먹이려고 작정한 것이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어느정도로 대단한지, 그리고 이곳에 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두번째 날 아침, 추하린이 그럴싸한 브런치를 들고 취조실로 들어왔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브런치를 건네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 도련님, 어젯밤 그 전화 한 통으로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알아요?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께서 화가 난 나머지 진주 1인자인 동태원에게 전화해서 왜 김현민을 구속했냐고 따졌대요.”김예훈이 브런치를 즐기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겁이 났대요?”“얼마나 많은 기자가 지켜보고 있는데 겁이 날 새나 있었겠어요? 계속해서 진주 1인자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추하린이 피식 웃었다.“그저 법대로 진행하는 거라고 답장했대요. 그리고 온밤 구룡성 경찰서를 포위한 홍성파 사람들은 자기 사람을 풀어달라고 하면서 김 도련님을 처리하라고 했대요. 그런데 증거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지만요. 야마구치파가 허유주 씨한테 약을 탄 것만 해도 충
“이런 제기랄!”“지금 김현민 도련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죽고 싶어?”김현민 뒤에 서 있던 남녀들이 김예훈을 차갑게 째려보고 있었다.비록 김예훈이 어마어마한 실력으로 라이언 킹을 뺨 한 대로 죽여버리긴 했지만, 진주·밀양에서 내로라하는 상류 인사들한테는 그저 싸움만 잘하는 사람으로 보였다.김예훈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이들의 힘, 배경과 권력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지금은 예전처럼 혼자서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시대가 아니었다.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그저 대단한 것뿐이었다.김현민은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까지 건드리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수장님도 참. 제가 언제 수장님을 건드리겠다고 했나요?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정의로운 분을 제가 왜 건드리겠어요.”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언급할 때 김예훈의 표정은 흥미진진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이 타이틀을 이용해서 과연 거들먹거릴지 보고 싶었다.김현민 역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그저 소문일 뿐이에요.”“그래요?”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김현민은 9대 국방부의 총사령관인 것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았다.이 기세를 빌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굳히고 싶은 모양이었다.이대로라면 곧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새로운 수장이 될지도 몰랐다.아니라면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이순간 김예훈은 김현민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김현민은 한참동안 김예훈을 쳐다보다 아무 말 없이 뒤돌아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김예훈이 앞으로 나서서 그의 앞길을 막았다.“김예훈 도련님께서 따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김현민은 김예훈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이런 순간에 김예훈이 자신한테 무슨 짓을 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아무리 실력이 대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모든 사람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어지지 않는지 정신마저 해이해지는 느낌이었다.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 누구도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라이언 킹이 결국 뺨 한 대로 김예훈의 손에 죽을 줄 몰랐다.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진주·밀양을 종횡무진하는 홍성파의 고수가 이렇게 치욕스럽게 죽어버렸으니 말이다.김예훈은 뺨 한 대로 라이언 킹을 죽여버린 것도 모자라 홍성파의 체면마저 짓밟아버렸다.홍성파 부하들은 복수심에 심장이 들끓는 대신 그저 총을 쥐고 있는 손이 무지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어마어마한 한기가 불어와 온몸이 굳어져 눈 하나 깜빡하지도 못했다.“죽여! 죽여버리라고! 라이언 킹 님을 위해 복수해야지!”잠시 후, 그제야 반응한 진세은이 이성을 잃었는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이순간 자기가 인생을 망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사카모토 류이치도 죽고, 라이언 킹도 죽고, 타케이도 살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일련의 사건 때문에 진세은은 거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김예훈이 죽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야만 했다.하지만 아쉽게도 홍성파 부하들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총구를 김예훈에게 조준하지도 못했다.아까 그 뺨 한 대에 넋을 잃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 역시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단한 줄 몰랐는지 믿기지 않는 표정을 하고있었다.이순간 그제야 김예훈이 왜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김서하를 물리칠 수 있었는지 이해되는 것만 같았다.뺨 한 대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부들부들 떨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보고 있자니 진세은은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진세은은 총을 빼앗아 김예훈이 있는 곳을 향해 미친듯이 방아쇠를 당겼다.“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라고!”피융! 피융! 피융!총소리가 울려 퍼지고, 총알은 김예훈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고 모조리 그의 발밑에 떨어지고 말았다.김예훈은 서서히 다가가 진세은의 턱을 잡으면서 피식 웃었다.“봐봐. 총을 가
김예훈 뒤에 서 있던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도 일그러진 표정으로 총을 꺼내 홍성파 부하들을 겨냥했다.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열세에 처해있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하지만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이들 역시 속으로는 김예훈이 너무 거들먹거린다는 생각을 하고있었다.‘홍성파가 용전처럼 도리를 따지고, 룰을 지키는 조직인 줄 아나 봐. 우리 몇 명으로 어떻게 홍성파를 제압하려고 그러는 거지? 말도 안 돼.’투닥투닥.공격을 주고받고 있는 사이, 라이언 킹은 갑자기 표정이 확 변하더니 몸에 지니고 있던 비수 하나를 꺼냈다.라이언 킹은 갑자기 추문성 발밑까지 굴러가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비수를 내밀었다.아무 생각 없는 행동인 것 같았지만 추문성의 요충을 노리고 있었다.파란 불빛을 띠고 있는 비수에 찔리는 순간 추문성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비수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피 냄새가 맡아지기도 했다.일반인이 이런 상황을 맞이했다면 피하지도 못하고 무서워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때,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던 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하면서 당도를 내리 찔렀다.만약 라이언 킹이 계속 추문성을 죽이는 것을 택한다면 똑같이 추문성의 당도에 의해 두 동강 날 것이 뻔했다.등골이 오싹해진 라이언 킹이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았을 때, 그는 웃고 있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더니. 김예훈 저놈의 말을 듣고 목숨까지 내놓기로 한거야.’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한다고 해도 라이언 킹은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홍성파 고수로서 매일 아무 걱정 없이 크루즈나 들락거리는 사람이 죽고 싶을 리가 없었다.다음 순간, 라이언 킹은 어쩔 수 없이 노리던 부위를 피해 비수로 추문성의 당도를 막았다.쨍!두 사람은 몸이 굳어져 버리더니 동시에 뒤로 튕겨 나갔다.“풉!”바닥에 떨어진 순간, 창백한 얼굴로 피를 토해낸 추문성과는 달리 라이언 킹은 피를 꾹 삼키면서 크게 숨을 내쉬었다.라이언 킹은 추문성 같은 젊은이를 상대로 양쪽 모두 크게 다칠
“어디서 감히!”진주·밀양에서 활개 치면서 다니던 라이언 킹은 얼굴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명문가에서도 그녀의 체면을 세워줄 정도였는데 말이다.심지어 홍성파보다도 더 명성이 있었는데 피도 안 마른 놈한테 이런 치욕을 당할 줄 몰랐다.다음 순간, 쓸데없는 말하기 싫은 라이언 킹은 바로 쏜살같이 김예훈 앞으로 날아가면서 그의 멱을 따려고 손을 뻗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쳐다볼 뿐 움직이지도 않았다.라이언 킹의 손이 김예훈에게 닿기도 전에 옆에서 당도가 날아왔다.멈칫한 라이언 킹은 본능적으로 뒤돌아서면서 오른손으로 당도를 막았다.둥!거대한 파동에 사람들의 옷자락과 머리카락마저 흩날렸다.그저 부잣집 도련님인 줄로만 알았던 추문성이 이 정도로 대단할 줄 몰랐는지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을 짓고 말았다.당도 부대는 역시나 장병급 실력자만 양성해 내는 곳이었다.‘부잣집 도련님이 당도 부대에 얼마나 있었길래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 거야?’추문성은 뒤로 세 발짝 물러나 당도를 든 채 김예훈 앞을 가로막았다.이때 라이언 킹이 골드 장갑을 마찰시키자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왔다.이때 그녀가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이봐, 장병급 실력자 보디가드를 옆에 두고 있다고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내가 이 자기 주제도 파악 못 하는 추씨 가문 도련님을 죽인 뒤에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라이언 킹은 딱 봐도 김예훈이 아무런 실력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김예훈이 추문성을 믿고 이렇게 잘난 척하는 줄 알고 있었다.이때 김예훈이 찻잔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두고 보시죠.”라이언 킹은 피식 웃더니 또다시 추문성을 향해 공격해 왔다.홍성파 고수라고 불리는 그녀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었다.겉으로는 비쩍 마른 미친 할머니처럼 보였지만 공격이 날카롭기만 했다.매번 공격할 때마다 피비린내가 날 정도였으니 말이다.그녀가 추문성의 당도를 맨손으로 막아버리는 바람에 끝내 피를 보고 말았다.비록 중요 부위는 찔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차가운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룸에서 울려 퍼졌다.사람들은 소름 끼치는 느낌에 본능적으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나름대로 자기 실력에 자신 있던 사람들도 상대방이 보이지 않아 간담이 서늘해졌다.얼굴을 부여잡고 있던 진세은은 멈칫하고 말았다.“라이언 킹 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홍성파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놈을 죽여주시기를 바랍니다.”라이언 킹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진주·밀양 사람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라이언 킹은 홍성파 중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소문으로는 홍성파가 외래침략을 막으려고 그녀를 해외에서 고가로 모셔 왔다고 했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진세은 옆을 지킬 줄 몰랐다.라이언 킹만 있으면 진세은은 절대적으로 안전했다.소문으로는 라이언 킹이 곧 무신 급 실력자가 될 장병급 실력자라고 했기 때문에 김예훈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장병급과 장벽급 사이에도 크나큰 차이가 있어 추문성이라고 해도 그를 보호해 줄 수가 없었다.라이언 킹 앞에서는 이제 막 장병급이 된 추문성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홍성파에서 숨겨둔 실력자가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젊은이, 홍성파와 야마구치파는 너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야. 지금 기회를 줄게. 자기 뺨을 열대 때리고, 타케이 도련님을 살려주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 만약 이 기회를 거절하면 내가 직접 너의 사지를 찢어버릴 거야.”마치 저승사자의 말투처럼 차갑고 음흉하기만 했다.사람들은 그대로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이때, 누군가 귀신처럼 창문을 통해 들어와 모습을 드러냈다.검은 복장에 드리워진 금발 머리를 한 이는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길에서 만났다면 폐지 줍는 할머니라고 오해했을 수도 있었다.그녀의 발이 바닥에 닿은 순간, 타일이 아무런 소리 없이 가루로 변해버리고 말았다.이런 어마어마한 포스에 사람들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이 기세에 눌린 사람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기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