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에서 유나는 격렬히 반항했다.하지만 여자라서 힘이 별로 없어 얼마 안 지나 강천한테 핸드폰을 뺏겼다.다행히 강천이 김예훈에게 집중하여 그녀를 다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휴대폰을 열고 강천은 유나를 찍고 김예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유나가 내 손에 있으니 혼자 와. 안 그러면 유나는 죽어!”강천은 이어 메세지를 하나 더 보내고 야구 방망이를 들고 소파에 앉아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그의 계획은 간단하다. 유나를 인질로 삼아 김예훈을 협박하고, 그를 울성으로 보내는 것이다.김예훈을 김병욱에게 보낸다면 그는 성공한 것이고 부귀영화를 계속 누릴 수 있다....하은혜의 집에서 김예훈이 방금 샤워를 하고 누웠는데, 휴대폰이 또 켜졌다.휴대폰을 켜고 김예훈이 어이가 없었다.유나가 한밤중에 뭐 하는 거야? 어떻게 이런 농담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까? 그러나 그는 곧 유나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메시지의 내용을 볼 때 유나가 인질로 잡혔을 것이다.김예훈은 생각해 보고, 유나 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걸었다.그랬더니 30분 전쯤 멋있는 젊은 남자와 무슨 선생님을 뵈러 가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유나는 지원 사건 이후 아무도 믿지 않는다.그녀를 데려갈 수 있고, 병원 측에서도 큰 반응이 없는 걸 보면, 이 사람은 그녀와 관계가 깊을 것이고, 최근에 병원에 나타났기 때문에 모두가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강천!” 김예훈은 곧 알아차렸다. 강천만이 그녀를 납치할 수 있다.강천이 왜 갑자기 이렇게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지 모르지만, 김예훈은 자신이 관계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는 하은혜에게 말하지 않고 조용히 하은혜의 아파트에서 나와 공유 전기 스쿠터를 찾아 금세 메시지에 적힌 보낸 장소로 갔다.오래되고 수리되지 않은 별장을 보고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유나가 너무 단순한 건지, 강천이 사람을 잘 속이는 건지, 보기만 해도 이상한 곳에 강천을 따라 들어가다니.차를 세우고 김예훈은 별장 문을 발로 걷어찼다. “내가 왔어. 빨리 유나
김예훈은 비아냥거리며 별장 대문 쪽으로 걸어갔다.별장 거실에서 이를 지켜보던 유나는 착잡하였다.이런 장면은 영화 드라마에서만 봤는데, 오늘 김예훈이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줄이야.삐걱 소리와 함께 굳게 잠겼던 대문이 열리고 김예훈이 들어섰다.“쨍그랑!”강천이 들고 있던 야구 방망이를 바닥에 내리친 뒤 들어올려 김예훈을 가리켰다.“내가 왔으니 유나 풀어줘!” 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내가 언제 네가 오면 풀어준다고 했어?”“김예훈, 아직 상황 파악 안 했어? 이제 내 말을 들어야 돼.”강천은 싸늘하게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왜 김병욱이 이 녀석을 경계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오늘 밤 그는 김예훈이 남해시의 아류 가문의 데릴사위일 뿐이라는 것을 수소문해서 확인했다.이런 사람이 왜 김씨 가문의 사람이 신경 쓰는가? “그럼 어쩌려고?”김예훈가 눈썹을 찌푸렸다. 혼자라면 강천을 상대하기가 쉽지만 유나가 있어 이 단순한 여자가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했다.“어쩌겠냐고? 네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몰라?”강천은 침을 뱉으며 말했다. “아류 가문의 데릴사위 주제에 내가 직접 나서야 하다니! 김예훈, 너 정말 대단해.”“무릎 꿇고 얌전히 날 따라와. 그러면 이 여자를 놓아줄지도 몰라!”김예훈은 웃었다. “어디 가게?”“어디 가긴, 양성이지!” 강천은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나랑 같이 가자! 차가 바로 밖에 있어!”강천이 감격에 겨웠다. 어려워 보이는 임무를 이렇게 쉽게 완수하다니? 그는 자신이 인재라고 속으로 칭찬했다.“양성?” 김예훈이 깨닳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천, 혹시 김씨 집안 사람들이 널 지시했지?”“그리고 너희 의학계의 명문이 김씨 가문이 기른 개일 뿐이고.”“어디보자. 네가 날 양성으로 데려가는 게 네가 남해시에 온 진짜 목적이지? 그 의학강좌도 그렇고 나와 유나를 만난 것도 우연이 아니지?”“원래 의학 연구 프로젝트를 발표한다는 핑계로 참석자들을 모두 양성에 초대하고 나를 속여서 양
“당연히 아니지.” 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너의 배후가 너 같은 폐물을 시켜 나를 떠보는 것은 나를 무시하는 거야?”“내 배후가 누군지 알아?” 강천은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김씨 사걸 중 가장 콧대가 높은 것은 김병욱이고, 나를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그 사람인데 당연히 그가 너를 보냈겠지?”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강천은 흠칫했다. 이 사람이 도대체 누구야? 그는 어떻게 모든 것을 짐작할 수 있을까? 게다가 그는 김예훈에게서 어떤 기질을 느꼈다.이런 기질은 김병욱에게도 없었다.자기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린 것 같다.김병욱도 떠보기만 할 뿐 직접 건드리지는 못하는 사람.강천은 식은땀이 흘러 그의 등을 적셨다.강천은 김병욱을 건드리면 강씨 가문은 기껏해야 파산할 뿐이지만, 김예훈을 건들면 강씨 가문의 결말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너의 신분이 간단치 않다는 것을 알아. 심지어 김씨 가문과 깊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강천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물러설 곳이 없어. 네가 누구든 널 양성으로 데려가야 해!”“강씨 가문을 위하여!”말이 끝나자 강천이 들고 있던 야구 방망이를 들고 김예훈의 이마를 내리쳤다.“퉁!”강천은 날아 거실 구석에 퉁하니 부딪혀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그는 겁에 질렸다.김예훈은 앞으로 나아가 강천의 야구방망이를 걷어차고 고개를 숙여 그를 바라보았다.“강천, 다른 사람이 널 강씨 가문의 후계자라고 생각하겠지만 넌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야.”“너의 배후는 단지 나를 양성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뿐이야. 내가 돌아갈 것이고, 잃어버린 것들을 직접 되찾을 거야…”말이 끝나자 김예훈은 몸을 돌려 떠났다. 그는 이런 코뿔만한 사람을 처리하고 싶지 않았다....전기 스쿠터에서 유나는 김예훈의 허리를 감싸고 마음이 착잡했다.그녀는 김예훈이 와이프가 있고 더 이상 가까이하면 안 되는 걸 안다.하지만 이 신비롭고 강대한 남자는 전지전능한 것 같았다.그는 판도라의 상자처럼
양성의 백운별원에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김씨 가족 모임에서.매달 월말에 경기도 각지에 흩어져 있는 김씨 가족들이 백운별원에 모여든다.백운별원은 별원이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김씨 가문의 직계 가족만이 거주하는 곳이다.방계 김씨 가문의 사람들은 평일에 이곳에 들어오려면 일련의 신청과 심사 비준을 거쳐야 한다.신분과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이곳에 드나들 자격조차 없다.별원 옆의 주차장에 명품차들이 모였다. 하지만 거의 모두 렉서스였다.이것은 매우 티를 안 내는 우아한 브랜드로, 김씨 가문 같은 제일의 명문가에 맞지 않지만 김씨 가문의 가르침은 “달도 차면 기운다”여서, 김씨 가문의 사람들은 항상 이 가훈을 지켰다.차세대의 젊은이들 중에는 럭셔리 세단과 슈퍼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김씨 가문의 진짜 권력자들은 보통 렉서스를 몰고 다닌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수십 년 되어도 차를 바꾸지 않았다.일부 가족에게 럭셔리 세단은 체면을 대표한다.하지만 경기도에서 김씨 가문의 위상은 김씨 가문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고 해도, 아무도 그들을 얕잡아 볼 수 없다.김씨 가문은 날로 번성해 수천 명의 가족 성원이 있다.하지만 오늘 가족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은 수백 명에 불과하다.수백 명이 별원 밖 임시 접견장에 모여들었지만 아무도 불평불만이 없었다.이 자리에 경제 기자가 있었다면 깜짝 놀랐을 것이다.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경기도의 거의 모든 업계에 퍼져 있었고, 그중에는 회사의 핵심인물과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이 아닌데도 이곳에 온 사람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이들은 모두 김씨 가문의 하인과 가신의 후손들이다.비록 봉건 시대가 결속된지 이미 백 년이 지났지만, 이 사람들은 여전히 김씨 가문에 의지하고 충성은 조금도 변치 않았다.조용한 분위기가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검은 양복을 입은 한 남자가 경비원을 데리고 입구에서 걸어 들어왔다.그는 주위를 둘러본 뒤 “강씨 가문 사람 외에는 모두 별실에 들어갈 수 있다”고 담담하게
강회장은 마치 어명이라도 들은 듯 흐느끼며 말했다. “네네, 도련님이 이렇게 인자하신데 우린 절대 믿음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다.”말이 끝나자 강회장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그의 입가에 검은 피가 흘러내렸고, 천천히 땅에 주저앉아 숨을 거두었다.그가 이곳에 오기 전에 이미 독약을 삼킨 것이다.의학계 가문의 가주로서 그는 독약의 용량을 잘 조절한다.김총관은 눈썹을 약간 찡그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여봐라, 시체를 강씨 집으로 돌려보내 후하게 장사 지내도록 하라!”“그리고 강씨네한테 직접 회장을 뽑으라고 해.”김 총관은 말을 다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둘째 도련님은 항상 상벌이 분명한데, 이번에 강씨 가문이 도련님의 계획을 망친 이상 죽음이 가장 가벼운 벌이다....백운별원의 옆 홀은 매우 우아하고 고대 건축의 맛을 느낄 수 있다.사람들이 다 모였지만, 감히 자리에 앉는 사람이 없었다.홀의 가장 안쪽의 아홉 개의 계단 위에 다섯 개의 소엽자단으로 조각된 의자가 놓여 있는데, 가운데의 의자 위에만 사람이 앉아있다.이 사람은 흰 옷을 입고 혼자서 바둑을 두고 있는데, 바로 김씨네 둘째 도련님이고, 김씨 사걸의 우두머리인 김병욱이다.김청미를 포함해서 다른 삼걸은 오늘 나타나지 않았다.김병욱은 어려운 문제에 부닺친 듯 손에 검은 돌을 좀처럼 두지 못했다.한참 뒤 바둑알이 손가락에 튕겨져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쨍그랑 소리가 났다.수백 명이 모였지만 아무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김총관만이 묵묵히 내려와 바둑알을 주워 깍듯이 김병욱에게 주었다.김병욱은 바둑알을 받아 의자에 기대어 담담하게 말했다.“월례회를 시작하지.”“네!”곧 아래쪽에는 기업의 고위 임원들이 줄줄이 나왔다.“도련님, YE 제일 투자 회사가 이번 분기에 양성의 인프라 프로젝트 3개를 따냈고, 2개는 정부와 협의 중입니다. 이번 분기에 3억 정도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합니다.”“도련님, YE 제약회사에서 이번 달에 상장 준비를 마쳤습니다, 서류만 발급해 주시면 상장할 수
김병욱은 자신의 왼손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그 위에 운명선과 사업선이 교차되어 바둑판처럼 빽빽하였다.마치 위에서 자신의 운명을 본 듯 김병욱은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 “적지 않은 사람이 그 사람의 힘을 빌어 성공한 것을 알고 있어요. 지난 3년 동안 제 문하로 들어왔다 하더라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신만이 알고 있겠죠.”“제가 여러분을 어떻게 대했는지 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가 여러분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제가 더 많이 줄 수 있습니다…”“만약 누군가가 아직도 그를 위해 생각하려 한다면, 기회를 한 번 주죠. 그를 따르겠다면 저도 따지지 않고 떠나도록 내버려둘 것입니다.”“하지만 잘 생각해 보세요. 3년 전에 그를 쫓아낸 것은 여러분에게도 다 책임이 있습니다.”말이 떨어지자 망설이던 사람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누군가가 털썩 무릎을 꿇고 울부짖었다. “전 도련님에게 일편단심 충성할 것입니다!” “일편단심 충성할 것입니다!”평소에 안하무인하던 상업계의 대가들이 마치 봉건 사회의 신하와 같다.그들에게 김병욱은 마치 황제와 같다.김병욱은 가볍게 웃었다. 그는 남해시의 방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모든 것을 되찾고 싶어? 아쉽지만 넌 그럴 자격이 없어!”...옆 홀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김청미는 연못에서 꽃구경을 하고 있다.가녀린 손가락 사이에 고기밥이 떨어져 붉은 잉어와 녹색 잉어가 끊임없이 모여든다.“미끼는 이미 준비했는데, 물고기를 몇 명이나 나눠 먹을 수 있지? ...3일 후 정씨 가문 별장에서.오늘은 좋은 날이다, 장씨 가문은 장씨 가문의 자산을 사려는 사람을 찾았다.어르신의 부름에 정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그들은 정씨 가문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할아버지, 전 가장 먼저 팔아야 할 곳은 쇼핑 센터 그 땅이라고 생각해요. 그 땅을 손에 넣을 때는 400억도 안 들었지만 지금은 800억에 달합니다.”“우리가 지금 급히 돈이 필요하지 않다면 훗날 이곳이 우리 정씨 가문의 근거지가 되었을 텐데!”“하
“내가 모를 줄 알아요? 언니는 단지 쇼핑 센터의 부지가 팔리면 정씨 가문에서 빈털털이 될까봐 두려워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정씨 가문이 곧 성남에 가서 발전할 거라는 걸 생각해 봤어요?" “나중에 우리 시댁 복씨 가문이 챙겨주면 정씨 가문은 반드시 승승장구할 거예요!” "언니가 말만 잘 들으면 우리가 고기 먹을 때 국물 한 모금을 줄 테니 걱정 말아요." 정가을은 두 팔을 감싸 안고 거만하고 우쭐대는 모습이었다. "맞아! 성남으로 간다는 건 네 아빠가 말씀한 건데 설마 네 아빠와 맞서려는 건 아니지? 우리 정씨 가문이 성남으로 가서 발전하는 계획에 폐를 끼치려는 거야?" "네 아빠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 자산을 패키지로 매각하는 일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겠지!" "맞아. 이 모든 일이 다 너네 가족 때문이야. 지금 이득을 봤다고 또 잘난 체하고 있어!" "내가 봤을 때 다른 프로젝트는 매각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민아의 쇼핑 센터 프로젝트는 무조건 제일 먼저 팔아야 해!" “......” 이 순간 많은 정씨 가문의 사람들이 큰 소리로 입을 열었다. 분명 하나같이 지금 당장이라도 성남으로 가서 전설 중의 지위 높은 사람이 되고 싶어했다. 하지만 정민아 앞에서는 그리 원하지 않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치 정군이 들고 온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해치는 것 같았다. 이건 확실히 정군이 가지고 온 큰 프로젝트였으며 정민아는 잠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 정씨 가문이 성남에 가서 발전하는 일도 모두 정군이 추진한 것이다. 하지만 이 순간 왠지 잘 모르겠지만, 그녀는 이렇게 하는 것이 꼭 옳은 일이 아니라고 느꼈다. 그러나 정씨 가족들의 감정이 몰아치는 가운데 정민아는 지금 말문이 막혔다. 정군은 오히려 지금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처럼 냉담한 모습이었다. 이번에 그는 정씨 가문으로 돌아와서 후계자 자리를 되찾으려고 했지만, 정씨 어르신의 태도에 완전히 실망해서 지금 이 순간
"할아버지." 정민아는 정지용을 보지 않고 정씨 어르신을 바라보며 애걸했다. "할아버지, 우리가 쇼핑 센터 프로젝트에 정말 많은 심혈을 기울였어요. 이렇게 그만 둔다면 정말 아까워요!" "그럼 제가 한번 시도해볼 수 있게 허락해주세요. 만약 대출을 받지 못한다면, 그때 다시 매각을 고려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정민아의 표정을 보면서 정씨 어르신은 약간 흔들렸다. 하지만 이때 정지용은 “팍” 테이블을 내리치며 호통을 쳤다. "정민아, 자신의 신분을 정확히 알고 있어요?" "솔직히 말해서 너는 우리 정씨 가문 회사의 재무 매니저, 그리고 쇼핑 센터 프로젝트 책임자일뿐이예요!"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은 나와 할아버지가 컨트롤하는데 너 같은 하인이 참견할 차례가 아니에요!" "더군다나 셋째 삼촌이 말했잖아요. 빨리, 모든 것을 빨리!" "우리는 지금 이미 프로젝트 매각에 대해 대충 얘기가 끝났는데, 이 시점에서 네가 끼어들어 만약 고객이 될 사람들이 놀라서 다들 도망치면 어떡해요?" "프로젝트를 우리 예상 가격에 매각하지 못하면 어떡해요?" "2,000억을 제때 마련하지 못한다면 우리 정씨 가문의 손실이 얼마나 큰지 알아요?" 정지용은 지나치게 몰아붙이면서 기관총 쏘는 것처럼 질문을 퍼부었다. 성남의 프로젝트는 정군이 들고 온 것인데 본인은 의견을 발표하지 않고, 정민아는 정씨 가족들에게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으며 이 순간 정말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많은 정씨 가족들은 원래 정민아를 못마땅하게 여겨왔다. 최근 한 달 간 정민아가 재정권을 쥐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편법을 써서 돈을 벌 기회를 잃게 되어 모두 돈이 없어 난리였다. 이제 정민아를 끌어내릴 기회가 생겼는데 이 기회를 놓칠 사람이 있겠는가? 정가을은 더욱 의기양양해서 정민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말했다. "민아 언니, 다들 네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탓하지 말아요. 누가 언니 남편이 쓸모없는 사람이래요?” "만약 그 사람이 내 미래의 남편인
그야말로 올킬이었다!3대 마승은 김예훈 앞에서 마치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다.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은 그대로 숨을 거두었고, 대마승도 곧 숨통이 끊어질 것만 같이 경련을 일으켰다.김예훈은 아까의 격투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것처럼 깔끔한 모습으로 담담하게 서 있었다.“김예훈! 죽여버릴 거야!”두 명의 동생이 자기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지켜본 대마승은 마지막 힘을 다해 총을 꺼내 김예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피융! 피융! 피융!하지만 그가 움직이기 전에 담담한 표정으로 한쪽에 서 있던 허순재가 갑자기 예술품과도 같은 총을 꺼내 대마승의 급소를 향해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겼다.그러고선 손수건을 꺼내 아무렇지않게 총을 닦았다.김예훈은 확장된 동공으로 대마승의 시체를 쳐다보았다.총알마다 완벽하게 대마승의 급소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대마승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라고 없었다.이런 사격술은 몇십 년 연습하지 않았다면 이루어 낼 수 없는 기술이었다.“도박왕님, 사격 솜씨가 장난이 아니네요.”김예훈은 허순재에게 경계심을 품으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그러다 갑자기 굳이 자기가 나서지 않았어도 3대 마승은 허순재의 상대가 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밖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에 의하면 허순재는 3개월도 버티지 못할 거라고 했는데 이게 웬걸.’그 사람들은 허순재에게 총을 맞아도 무슨 영문인지 모를 것이다.“도박왕님!”이때, 전신 무장한 보디가드들이 허순재가 습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달려왔다.사처에 깔린 수백 명의 보디가드를 보고 있자니 밀양에서는 허씨 가문이 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허순재는 담담한 표정으로 보디가드들더러 물러가라면서 김예훈의 곁으로 걸어갔다.“김 회장님, 역시 실력이 대단하시네요. 아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허순재는 옷에 피 한 방울조차 묻지 않은 김예훈을 보고도 표정 변화 하나 없었지만 그를 기피 대상 리스트에 추가하기로 마음먹었다.심지어 김예훈과 한편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쨕! 쨕!귀가 째질 듯한 거대한 뺨 소리가 울려 퍼지고, 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은 움찔도 잠시 저 멀리 바닥에 떨어졌을 때 퉁퉁 부어오른 얼굴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김예훈은 뒤로 몇발짝 물러서면서 여력을 흡수시켰다.그 순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대마승을 향해 발길질했다.퍽!김예훈의 발에 얼굴이 차인 대마승 역시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김예훈의 덤덤한 표정을 보고있던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김 회장님, 괜찮으세요?”“괜찮아요. 섬라 마승이라고 해도 그냥 그렇네요, 뭐.”예전에 전쟁터에서 일당백으로 수백 명의 장병을 때려눕혔는데 이 세 명의 장병급 실력자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허순재 앞에서 진정한 실력을 숨기지만 않았다면 뺨 한 대로 아예 죽여버렸을 것이다.대마승은 얼굴을 감싸쥔 채 겨우 바닥에서 일어나면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너희들 괜찮아?”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도 얼굴을 감싸쥔 채 휘청거리면서 일어서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비록 크게 다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움직일 수는 있었다.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이 세 명의 마승은 상상을 초월하는 김예훈의 실력에 표정이 심각해지고 말았다.‘이런 천재는 절대 내버려 둬서는 안 돼. 아니면 대한민국이 더욱더 강해질 수밖에 없어.’섬라는 대한민국에 총사령관급 실력자가 존재하기를 절대 바라지 않았다.“대마승, 실력이 그냥 그 정도라면 너무 실망인데?”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앞으로 걸어갔다.“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아예 너희 셋이 동시에 붙어.”“죽여버려!”대마승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명령했다.“속전속결로 죽여버려!”이때, 세 명의 마승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자신의 도사 지팡이를 챙겼다.“황금 삼각 법진!”세 명의 마승은 동시에 하늘로 솟더니 김예훈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세 자루의 도사 지팡이를 교차하면 무신 급 실력자를 진압할 수 있는 일격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황금 삼각 법진을 알아본 허순재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
“널 죽이지 못할 거라고?”대마승은 허순재의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들렸다.“너를 죽일만한 기회를 엿보기 위해 보름 동안 미행했어. 점까지 쳐봤는데 오늘이 바로 네가 죽는 날이더라고.”둘째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허순재, 걱정하지 마. 널 죽이고 나서 너의 아들들도 같이 보내줄게. 딸만 살려둬서 그 딸이 나중에 허씨 가문을 물려받으면 우리 섬라 왕자님께 시집와야 할 거야. 허씨 가문이 동의하든 말든 그때 가서는 모든 재산이 우리 섬라의 것이 되겠지. 이건 법에 어긋나는 일도 아니잖아. 아무도 우리를 말리지 못해.”셋째 마승도 피식 웃었다.“오늘은 무조건 죽어야겠어. 그런데 걱정하지 마. 내년의 오늘, 딸한테 제사를 멋지게 차려달라고 할게. 김예훈도 살아서 이곳을 나갈 생각하지 마. 우리 큰형님을 상대할 순 있어도 우리 셋을 동시에 막지는 못할 거야. 우리 섬라의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오늘 무조건 죽어야겠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제야 왜 황금 삼각지대에 깡패가 무리 지어 다니고, 또 동남 해역에 해적이 많았던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동남 해역의 제1 강국이라는 섬라의 능력이 이정도밖에 되지 않다니.’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내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셋이 같이 덮쳐. 너희들을 해결하고 도박왕님을 위해 풍수도 봐 드려야 하거든.”“이 자식이!”“너부터 죽여야겠어!”“그리고 허순재 너도 도망가지 못해!”대마승은 콧방귀를 뀌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시간을 지체해봤자 보디가드들이 와서 널 도와주지 못할 거야. 우리 제자들이 이미 그들을 상대하고 있거든. 이곳에 오려면 반 시간은 걸릴 거야. 그러니까 오늘 너희 둘은 죽을 수밖에 없어! 얘들아! 다 같이 덤벼!”3대 마승은 거의 동시에 앞으로 덮쳤다.이때, 우르릉 쾅쾅 천둥·번개가 치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3대 마승은 어느샌가 김예훈 앞에 나타나 그의 길을 막기 위해 진법을 세워놨다.기세등등한 3대 마승과는 달리 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가
“그래서 오늘 우리 위대한 섬라를 위하여! 위대한 섬라왕을 위하여 너랑 허순재는 죽어야겠어!”대마승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정의로운 말투로 말했다.김예훈은 휴지를 바닥에 툭 던지고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한 명씩 달려들 거야? 아니면 세 명이 동시에 달려들 거야?”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허순재는 이미 김예훈의 실력을 예상했기 때문에 전혀 놀라운 표정이 아니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것만 봐도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허순재가 마승을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김 회장님이 어느 정도로 대단한 분이신지 알겠지? 그러니까 그냥 보내는 것이 좋을거야. 나를 죽이는 것이 너희들 주요 목적이 아니었어? 굳이 다른 사람한테 힘 뺄 필요는 없지 않아?”“꺼져!”허순재의 청산유수에 마승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허순재,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가르치려고 드는 거야. 네가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우리 섬라왕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면 우리 섬라에서도 대단한 젊은이들을 만들어 냈다고. 그러면 우리 셋이 굳이 나설 필요도 없이 섬라는 세계 강국 중의 하나로 거듭났겠지. 그런데 네가 감히 우리를 무시해? 이런 제기랄!”대마승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나머지 두 마승의 표정도 어두워지고 말았다.섬라는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그냥 이 정도의 범위에서만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젊은 인재를 배양해 낼 자금도 부족해서 도박왕 허순재에게까지 손 벌릴 정도였으니 말이다.허순재는 한때 도박왕인 만큼 재산이 어마어마했다.이들은 도박왕 같은 사람은 무조건 섬라를 모시고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밀양도 동남 해역 범위에 있었기 때문에 밀양의 돈은 섬라의 돈과도 같다고 생각할 정도였다.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에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정정당당하게 강도질하는 사람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이때 김예훈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허순재를 힐끔 쳐다보았다.“섬라왕이 도박왕님과 손잡는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혹시 여쭤봐도 될까요? 너무 궁금해서요.”허순재
마승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예훈은 또 한 번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그의 뺨을 때리려고 손바닥을 내밀었다.깜짝 놀란 마승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차마 법장을 들어 올릴 새도 없이 주먹을 내밀뿐이다.퍽!손바닥과 주먹은 마치 망치가 서로 맞닿은 듯이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켰다.빠직!살짝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마승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손에 쥐고 있던 법장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김예훈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다.파바박!하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김예훈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승의 오른쪽 뺨을 노렸다.샤샤샥!마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그림자도 쫓아 못 오는 김예훈의 스피드보다는 빠르지 못했다.그는 어떻게든 마승의 얼굴을 때릴 작정이었다.쨕!또 한 번 뺨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승은 공중에서 머무르다 바닥에 떨어진 순간,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첫 번째 뺨은 피습이라면 두번째 뺨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재밌군. 섬라 마승이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좀만 더 연마하면 무신 급이 되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이깟 실력으로 자칭 마승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염치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너!”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던 마승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피를 토해냈다.섬라 3대 마승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남 해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천하무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체면을 지켜주었다.3대 마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한테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순간 3대 마승은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까지 이렇게 짓밟힌 적도, 무시를 당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3대 마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볼 뿐이다.섬라왕 특유의 전통 무술을 연마한 이 세 명은 누구나 다
“이런 제기랄!”3대 마승은 분노하더니 동시에 법장을 꺼냈다.이때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덮치는 건 괜찮아. 죽기 살기로 붙어보는 거지, 뭐.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이분은 아무 잘못도 없어. 너희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그냥 보내줘. 이분이 가시면 천천히 붙어보자고. 경기도 세자님이자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 목숨을 잃으시면 너희들도 큰 화를 입을 거거든. 너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허순재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담담한 표정이었다.하필 오늘 김예훈과 만나자고해서 피해를 줄까 봐 어떻게든 먼저 보내고 싶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께서 제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실력 없다고 해도 어떻게 도박왕님을 혼자 두고 가겠습니까.”김예훈은 3대 마승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손바닥만 한 섬라가 감히 우리 대한민국을 건드려? 내 체면을 뭐로 보는거야!”3대 마승은 피식 웃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허순재, 저놈 신분이 심상치 않다고? 그러면 몸값도 어마어마하겠네? 저놈을 생포하기만 하면 큰돈을 얻을 수 있겠네? 허순재, 네 놈만 죽이려고 했는데 이제 할 일이 하나 더 생겼어. 우리 섬마왕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곱상하게 생기고, 몸값이 어마어마한 사람이거든.”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섬라도 어떻게 보면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깡패 같은 말만 내뱉지? 벌써 잊었어? 그때 혼자서 칼 한 자루만 든 총사령관님을 상대로 참패한 것도 모자라 너희 섬라왕이 무릎 꿇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않겠다고 했던 거. 왜, 이제는 약속을 어기려고? 총사령관님이 또 본때를 보여줄까 봐 두렵지도 않아?”총사령관님 언급에 3대 마승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잠시 후 한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이라고 했나? 총사령관님을 이용해서 겁줄 생각하지 마. 총사령관님은 이미 3년 전에 전역했다고 들었어. 3년이나 실종된 사람을 언급해서 우리한테 겁주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
두 사람은 천천히 송산 꼭대기에 있는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밀회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열몇 명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따라서 화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허순재가 손을 흔들면서 말렸다. 김예훈과 상의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김 회장님,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걷고 있는데 허순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첫째, 제 불효자식들이 김 회장님 여인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것도, 김 회장님을 모함한 것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김예훈은 멈칫도 잠시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허씨 가문의 모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허씨 가문에서 저를 건들지만 않으면 저도 따라서 찾을 일도 없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허씨 가문은 그 정도로 눈치 없는 가문은 아닙니다.”허순재는 피식 웃고 말았다.“오늘 아침 찾아오기 전에 제 불효자식들을 통해 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잘못이더라고요. 사과드리는 의미로 제 막내아들인 허준서가 갖고 있는 도박패를 드리려고요. 그리고 부산 팰리스의 모든 지분도 김 회장님의 명의로 돌리려는 생각입니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자그마한 성의이기 때문에 꼭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절하시면 저희 허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추하린 씨한테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내어주신 건 저희 진주·밀양 명문가에 기회를 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늘 공평 공정한 추씨 가문의 추하린 씨가 전주 자리를 맡으면 안동 김씨 가문을 잘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좋은 일이거든요. 한 마리의 호랑이보다 두 마리가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저 말고 김서하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저는 용문당과 함께 강제적으로 진주·밀양 용전을 쳐들어가려고 했거든요.”허순재는 웃으면서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 허씨 가문의 풍수를 봐
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장덕수가 심문실로 들어오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았다.“지옥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큰 비밀을 알려준 거, 김현민과 치고받는 꼴을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그런거 아니에요.”김청미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저를 버렸는데 굳이 비밀을 간직할 이유는 없잖아요. 선배가 김현민을 죽일 순 없어도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장덕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 들어 진주 태산 쪽을 바라보았다.김현민이 김예훈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이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현민이 먼저 건드렸고, 김예훈도 진실을 알아버렸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그런데 김현민은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맡을 사람인데 김 회장님이 그의 상대가 될수 있을까?”...용연옥 감옥을 벗어난 김예훈은 밀양 송산 빌라로 향했다.오늘은 추하린과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인수·인계받으러 가기로 했다.한참을 기다렸는데 추하린 대신 불청객 한명이 찾아왔다.김예훈은 보디가드가 건넨 배첩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도 된다고 했다.그러고는 마당으로 가 롤스로이스 한대가 세워지기를 기다렸다.“도박왕께서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을 찾으셨을까요.”차 문이 열리는 순간, 사면팔방에서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수십 명이 나타났다.이어 백발의 노인이 김예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환갑이 넘는 나이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이 사람은 다름아닌 도박왕 허순재였다.“김 회장님, 안녕하세요.”허순재는 김예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처음 보는 도박왕의 모습에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상대방이 찾아온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다.김예훈이 허씨 가문과 관계가 안 좋긴 해도 그렇게 원한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최소한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한테는 악한 감정이 없었다.“어제 뵈러 오고 싶었는데 김 회장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