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시간에 김예훈는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밖에 나가서 전화했다. 그는 주영 같은 사람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바로바로 복수하는 스타일이다. 방금 그녀가 일부러 와서 그들을 위협한 것도 이따가 아마 또 무슨 일이 생길 것이다. 김예훈 자신은 두렵지 않지만, 이곳이 자신의 바닥이 아니니, 정민아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후회막급할 것이다. 물론 백씨 집안 사람들을 그는 잘 모르지만, 백씨 집안을 진압할 수 있는 사람이 손용석이다. 손용석은 이미 오정범의 부하니, 그에게 이런 일을 처리하게 하는 것은 그에게 속죄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김예훈이 로비를 떠나 전화를 걸 때, 불량배 모양의 사람들이 담배를 물고 로비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이들을 보고 주영의 눈빛은 더욱 음흉해졌다. 그는 싸늘하게 백호에게 말했다. “정민아는 결혼했지만 3년 동안 그 병신새끼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어. 이것 때문에 이 천한 것들이 아직도 그런 생각을 품고 있어. 이 사람들이 정민아를 더렵혀 혼쭐내게 만들어 놔!” “이건…” 백호는 왜 이 좋은 일을 자기에게 차려지지 않는가고 생각이 들어 재빨리 말했다. “정민아는 아무리 그래도 정씨 집안 사람이야. 정씨 집안은 이류 가문이지만 서로 아는 사이에 너무 하면 좋지 않아.” “흥!” 주영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뭐가 안 좋아? 나는 이 년이 다시 내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기를 바래! 그리고 우리 백씨 집안이 정씨를 거들떠보는 것 같애?”백호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예전이라면 안중에 없을 것이지만 지금은 다르다. 정씨네가 쇼핑 센터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남해시 전체가 알고 있다, 이 발판이 있으면 정씨 집안이 남해시의 일류 가문이 될 수도 있다. 백욱, 백씨 집안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그는 잘 모른다. 주영은 백호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불만이었다, “백호! 와이프가 괴롭힘을 당했는데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굴어? 너도 설마 병신새끼야?”“누가 내가 병신새끼래?”백호는
“쯧쯧쯧, 피부가 참 하얘. 오빠 한 번 만져보자!”“얼굴이 참 이쁘네, 오빠가 딱 이런 얼굴에 뽀뽀하는 걸 제일 좋아해!”“이런 미녀에게 남자가 없다니 너무 낭비야!”이 불량배들은 정민아와 안지희, 조이영의 곁으로 가서 만지작거리며 다른 사람들을 모두 쫓아냈다. 하지만 여기에 정민아의 애모자가 적지 않아 하나같이 분노의 표정을 짓고 있다. “누구들이냐?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 우리가 이미 이곳을 예약해뒀어.” “우리 친구를 희롱하다니, 경찰에 신고할 거야!”“맞아, 당장 나가!”“...” 남동창 몇몇은 소리쳤다. 이런 영웅처럼 미인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 “퍽!”불량배 중 선두에 선 한 명이 앞으로 나서더니, 말은 한 남동창의 뺨을 때리고 차갑게 말했다. “넌 뭔데 감히 내 앞에서 시치미를 떼?그 남동창은 얼굴을 가린 채 싸늘하게 충고했다. “감히 우리를 때려? 누가 우리를 데려왔는지 모르지? 백씨 가문의 백호야! 그러니 당장 꺼져!”백호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밥을 먹었다. 그 불량배는 발로 걷어차서 바로 그 남동창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게 하고는 말했다. “멍청한 놈. 걔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시무를 아는 사람이 뭐더라?”“똑똑한 사람이다…” 다른 불량배가 말했다. “맞아, 바로 이거야! 걔도 감히 날 못 건드리는데 네가 뭔데 내 앞에서 개소리를 해!?”
남동창은 땅바닥에 넘어졌고, 아랫배를 가리고 일어나지 못했다. 다른 불량배 몇 명이 바로 앞에 가서 발로 차서 남동창이 반쯤 쓰러졌다. 다른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백호와 주영이 상관하지 않는 것을 보고 하나같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보통 백호와 주영처럼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이 그들의 모임을 망치도록 허락할 수 있겠는가? 이 불량배들, 설마 그들이 일부러 계획한 건 아니겠지?“주영아, 다들 동창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지 않아?”정민아의 한 애모자가 화를 냈다. “미쳤어?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이 일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어? 꽃뱀들이 스스로 남자를 꼬신 것이지, 나랑 무슨 상관이야?” 주영이 일어나 외쳤다. 문제는 이 온천산장이 바로 백씨 가문의 바닥이고, 백호는 백씨 가문의 사람인데, 이 사람들이 어떻게 감히 백씨 가문의 바닥에서 소란을 피우고 백호를 건드리는 가 말이다?주영이가 이렇게 말했지만, 동창들은 이 일이 분명 그녀와 관련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주영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극소수의 남동창들이 화난 표정을 짓는 것 외에는 아무도 감히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다만 누구도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 방금 한 사람이 맞았기 때문이다. “민아, 김예훈은? 왜 아직도 안 와?”안지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평소에 늘 김예훈를 비꼬았지만, 이 결정적인 순간에 그가 오기를 자기도 모르게 바랬다.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지만, 그는 남편으로써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겠지?조이영은 부들부들 떨면서도 비아냥거렸다. “걔가 감히 오겠어? 이 장면을 보고 놀라서 바지에 오줌을 쌌겠지? 민아, 우리 주영이한테 고개 숙여 사과하자, 그렇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날 거야!”“사과해라고? 죽어도 안 돼! 난 그들이 감히 우릴 어쩌지 못한다고 믿어!” 안지희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죽이지는 못하지만 널 추행한다면 어떡해? 체면 때문에 그
"어머? 미인들이 무슨 귓속말을 하고 있어? 누가 먼저 올지 토론하고 있는 거야? 걱정 마. 우리는 공평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거든. 누구를 더 사랑하고 누구를 덜 사랑하고 그러지 않아…" 불량배 한 명이 옹졸한 표정으로 그냥 조이영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조이영의 몸매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조이영은 당황한 표정으로 몸을 옆으로 돌려 분노하면서 말했다. "그 더러운 손으로 만지지 마!""어머, 오빠가 더러워? 괜찮아. 이따가 오빠보다 더 더러워질 거야. 하지만 오빠는 너를 싫어하지 않을 거야!"이 불량배 놈이 턱을 만지면서 침이 나올 것 같았다.미인을 정복하다니, 완전 최고다.안지희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정민아 뒤에 숨어서 무서워서 울 것 같았다.정민아는 그녀를 보호하며 일어섰으며 이 사건의 장본인이 주영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주영아, 우리 사이에 문제가 있으면 기껏해야 내가 사과하면 되는데 이런 일까지 벌일 필요가 있어?"정민아는 눈썹을 약간 찡그렸다."정민아, 네가 밖에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있다 해도 나와 무슨 상관이야? 그들이 너와 무슨 관계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 그리고 나도 지금 너무 무서워! 여보, 날 지켜줘!"주영은 무서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백호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여보, 걱정 마. 나는 어떤 못난 놈들과는 달라! 나는 내 아내를 지킬 수 있어. 내가 있는데 누가 감히 네 머리카락 하나를 건드린다면 무릎을 꿇게 할 거야.”"여보, 당신은 완전 남자야!""그래! 그래!"백호와 주영 두 사람이 이 순간 정말 아무 거리낌이 없이 얼마나 날뛰는지 모른다."이쁜이, 어젯밤에 우리가 얼마나 로맨틱한 밤을 보냈는지 잊었어? 어떻게 나를 모르는 척해? 나를 책임져야지."불량배는 웃으며 정민아에게 말을 하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만지려고 했다."내가 언제 너를 알아! 너를 비방죄로 고소할 거야!"정민아는 황급히 피하고 화가 나서 벌벌 떨었다."나를 고소한다고? 해봐!"불량배는 깔깔 웃었다. "그러면
이 불량배 말에 정민아 세 사람은 모두 얼굴이 창백해졌고, 돈 많은 사람일지라도 이 불량배들을 건드리면 결과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고 있다."자, 이쁜이들, 내숭 떨지 말고, 무엇을 할 수 없다면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앞에 있는 불량배가 열심히 배우는 척하며 물었다.“거절할 수 없으면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다른 불량배 한 명이 입을 열었다."맞아. 맞아. 맞아. 바로 그거…" 그러자 앞에 있는 불량배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자, 이쁜이들, 우리 시작하자."말이 끝나자 이 불량배는 이미 손을 뻗어 정민아의 얼굴을 한번 만졌다."팍."정민아는 화가 나서 무의식적으로 이 불량배 얼굴에 뺨을 날렸다.이 불량배는 뺨에 맞아 바로 멍해졌다. 분명 순한 양처럼 보이는 몇 명의 미녀들이 감히 그들을 때릴 줄은 몰랐다."나를 때려? 씨발 년! 봐주는 것도 모르고 말이야. 오빠들이 때리지 않으니까 정말 너희들이 잘났다고 생각해? 씨발!" 뺨을 맞은 불량배는 지금 분노한 얼굴로 자신이 체면을 깎였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원래 불법 조직에서 일하는 불량배들이라서 여자한테 부드럽게 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그는 정민아 세 사람을 발로 차서 하나하나씩 바닥에 넘어뜨렸다.정민아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절친 셋은 서로 부축하며 일어섰다. 그중 정민아의 상황이 가장 심각해 온전히 서 있을 수 없었다.안지희는 방금 가장 잘 보호받았고, 지금 그녀는 재빨리 정민아의 앞을 보호하며 큰소리로 말했다. "감히 사람을 때려. 내가 경찰에 신고해서 너를 잡아가게 할 거야!""신고!?" 몇몇 불량배들이 깔깔 웃었다."잘못 알 고 있네. 너희들이 먼저 사람을 때려 놓고 경찰에 신고한다고!""신고해도 돼. 우리 다 같이 경찰서에 가지 뭐. 누가 누구를 더 무서워 하나 보자!""하지만 우리가 감방에 들어가도 너희들은 앞으로 좋은 날이 없을 거라고 장담해.”“한번 해볼래? 집에 만날 페인트 뿌리고 막장 뿌리는 기분이 어떻는지?이 말을 듣고 안지희는
온천 리조트의 옆 로비에서.지금 김예훈이 소파에 편하게 앉아 있었으나 앞에 있는 손용석은 전전긍긍하고 있었다.며칠 동안 오정범의 교육을 통해 손용석은 이미 김예훈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지금 김예훈을 마주하고 있는 그는 순종할 뿐 반항할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김예훈이 보여준 빙산의 일각인 실력으로는 그를 죽이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이번에 오정범이 사정을 봐주는 것도 솔직히 김예훈의 뜻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손용석은 이미 강에 버려져 물고기의 밥이 되었을 것이다."아직도 백씨 가문은 네가 커버해 주고 있다면서? 남해 바닥에서 잘나가는 모양이네."김예훈은 손용석을 쳐다보지도 않고 손에 들고 있던 폴더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손용석은 이 말을 듣고 소름이 돋아 서둘러 대답했다. "김 도련님, 이건 다 오랜 관계일 뿐입니다. 만약 도련님이 백씨 가문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오늘부터 내 사람들은 백씨 가문에서 전면 철수하겠습니다!""네 사람?"김예훈이 고개를 들고 웃는 듯 말 듯 말했다."퍽."손용석은 스스로 뺨을 한 대 때린 후 재빨리 말했다. "도련님의 사람입니다. 잠시 말실수를 했습니다. 김 도련님,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백씨 가문, 그저 이류 가문일 뿐인데 무슨 자격으로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아. 물론 네가 돈을 받고 싶다면, 나도 너의 돈줄을 끊지 않을 거야. 하지만 어떤 일은 해야 되고 어떤 일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 너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를 눈감아줄 수도 있고 너를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게 할 수도 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김 도련님께서 안심하십시오. 이제 저는 도련님의 개입니다. 누구를 물으라고 시키시면 누구를 물고 절대 토를 달지 않겠습니다."손용석이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었다."참, 그 백욱이라는 놈이 엄청 날뛴다고 들었는데 네가 여태까지 뒤를 봐주고 있었던 거야?"김예훈이 물었다.이 말을 들은 손용석은 약간 이상했
로비에서 정민아는 이미 얼굴이 부었고, 입가에는 끔찍한 피가 흘렀다.조이영과 안지희도 괴로웠으며 두 불량배에게 붙잡혀 무릎을 꿇었다.그의 동창들은 이 광경을 보고 하나같이 어안이 벙벙했고, 그들은 모두 주영이 좀 지나쳤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감히 사정을 봐달라는 소리를 한마디도 못했다. 정민아를 사모하는 사람일지라도 지금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주영이가 너무 심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이 지금 입을 열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다."그 바보 데릴 사위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아? 그의 아내잖아! 그가 지키지 않으면 우리가 그의 아내를 보호하라는 말인가?”"이걸 보고 바로 도망갔는지 누가 알겠어! 데릴 사위까지 하는 사람이 무슨 자존심이 있겠어? 설령 그가 여기 있다고 해도 그가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까?""백호는 백씨 가문의 사람이야. 아이고, 이번에 정민아가 완전히 망한 거네!”"일이 이 정도에서 끝나면 다행인데 혹시 이 불량배들이…."동창들은 모두 차마 볼 수 없는 얼굴이며 한때의 여신이 이 지경까지 몰락할 줄은 몰랐다. 만약 그녀가 애초에 능력 있는 남자와 결혼하기로 선택했다면, 오늘날 이렇게 괴롭힘을 당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보기에, 김예훈이라는 데릴 사위가 이 자리에 있든 없든 사실 차이가 없으며, 설마 그가 돌아와서 이 일이 막을 수 있을까? 일개의 데릴 사위 주제에 뭘 할 수 있겠어?웃겨!그가 만약 이런 능력이 있다면, 어떻게 남해시에서 가장 유명한 폐인이 되었을까!"정민아! 무릎 꿇어!"주영이가 또 한 대를 날렸으며 그녀가 이 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그녀의 목적은 불량배들에게 무릎을 꿇게 한 것이 아니라, 정민아가 진심으로 스스로 꿇는 것을 원했다. 그녀는 정민아의 육신뿐만 아니라 존엄을 짓밟기 위해서다.정민아는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제대로 못했지만 여전히 천천히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주영은 백씨 가문이 남해시에서 권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게다가 이곳은
"여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떠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괜찮아? 아파?"김예훈은 떨면서 입을 열었고 이 순간 그는 후회하기 짝이 없었다. 자신은 방금 왜 떠났을까?힘겹게 눈을 뜬 정민아는 눈앞의 김예훈을 바라보며 갑자기 왠지 모를 안정감을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여보... 나... 괜찮아..."두 사람이 결혼한 지 3년 만에 그녀가 처음으로 이렇게 불렀으나 김예훈은 지금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그는 정민아를 끌어안고 천천히 일어섰지만 안색은 점점 안 좋아졌다.조이영과 안지희를 잡고 있던 두 불량배는 자기 사람이 맞는 것을 보고 두 여자를 뿌리치고 주먹을 쥔 채 달려들었다.앞에 선 불량배가 냉소하면서 말했다. "바보 새끼, 너 따위가 아내를 지키겠다고? 이따가 우리가 네가 보는 앞에서 이 여자를 처리할 거야! ㅎㅎㅎ"또 다른 불량배도 끊임없이 냉소하였다. 그들은 손용석의 사람이다. 데릴 사위는커녕 웬만한 부자들도 안중에 두지 않는다.김예훈은 마치 그들을 못 본 듯 정민아를 위로하면서 오른손은 테이블 위의 맥주병을 닥치는 대로 잡았다."퍽."김예훈이 손을 흔들자 맥주병이 바로 그 불량배 머리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고통스럽게 주저앉았다."나…" 또 다른 불량배가 화가 나서 욕을 하면서 달려들었지만, 김예훈은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머리를 탁자에 세게 내리쳤다."쾅."큰 소리와 함께 불량배의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르고, 바닥에 널브러져 끊임없이 떨었다."이건…."이 광경을 보고 동창들은 하나같이 질겁하였다."이 사람 손이 매섭네?""정말 바보 맞아?""우연이겠지? 사람이 격분하면 가끔 힘이 폭발한다고 들었어!”"근데, 이따가 어떻게 수습하려고?"동창들은 의견이 분분하지만, 백호는 이 광경을 보면서 무섭기는커녕 웃는 얼굴로 김예훈을 바라보고 있었다.이 데릴 사위가 감히 손용석의 사람을 건드린다고? 그는 죽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구나!
마승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예훈은 또 한 번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그의 뺨을 때리려고 손바닥을 내밀었다.깜짝 놀란 마승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차마 법장을 들어 올릴 새도 없이 주먹을 내밀뿐이다.퍽!손바닥과 주먹은 마치 망치가 서로 맞닿은 듯이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켰다.빠직!살짝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마승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손에 쥐고 있던 법장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김예훈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다.파바박!하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김예훈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승의 오른쪽 뺨을 노렸다.샤샤샥!마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그림자도 쫓아 못 오는 김예훈의 스피드보다는 빠르지 못했다.그는 어떻게든 마승의 얼굴을 때릴 작정이었다.쨕!또 한 번 뺨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승은 공중에서 머무르다 바닥에 떨어진 순간,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첫 번째 뺨은 피습이라면 두번째 뺨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재밌군. 섬라 마승이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좀만 더 연마하면 무신 급이 되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이깟 실력으로 자칭 마승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염치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너!”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던 마승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피를 토해냈다.섬라 3대 마승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남 해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천하무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체면을 지켜주었다.3대 마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한테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순간 3대 마승은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까지 이렇게 짓밟힌 적도, 무시를 당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3대 마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볼 뿐이다.섬라왕 특유의 전통 무술을 연마한 이 세 명은 누구나 다
“이런 제기랄!”3대 마승은 분노하더니 동시에 법장을 꺼냈다.이때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덮치는 건 괜찮아. 죽기 살기로 붙어보는 거지, 뭐.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이분은 아무 잘못도 없어. 너희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그냥 보내줘. 이분이 가시면 천천히 붙어보자고. 경기도 세자님이자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 목숨을 잃으시면 너희들도 큰 화를 입을 거거든. 너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허순재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담담한 표정이었다.하필 오늘 김예훈과 만나자고해서 피해를 줄까 봐 어떻게든 먼저 보내고 싶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께서 제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실력 없다고 해도 어떻게 도박왕님을 혼자 두고 가겠습니까.”김예훈은 3대 마승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손바닥만 한 섬라가 감히 우리 대한민국을 건드려? 내 체면을 뭐로 보는거야!”3대 마승은 피식 웃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허순재, 저놈 신분이 심상치 않다고? 그러면 몸값도 어마어마하겠네? 저놈을 생포하기만 하면 큰돈을 얻을 수 있겠네? 허순재, 네 놈만 죽이려고 했는데 이제 할 일이 하나 더 생겼어. 우리 섬마왕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곱상하게 생기고, 몸값이 어마어마한 사람이거든.”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섬라도 어떻게 보면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깡패 같은 말만 내뱉지? 벌써 잊었어? 그때 혼자서 칼 한 자루만 든 총사령관님을 상대로 참패한 것도 모자라 너희 섬라왕이 무릎 꿇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않겠다고 했던 거. 왜, 이제는 약속을 어기려고? 총사령관님이 또 본때를 보여줄까 봐 두렵지도 않아?”총사령관님 언급에 3대 마승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잠시 후 한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이라고 했나? 총사령관님을 이용해서 겁줄 생각하지 마. 총사령관님은 이미 3년 전에 전역했다고 들었어. 3년이나 실종된 사람을 언급해서 우리한테 겁주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
두 사람은 천천히 송산 꼭대기에 있는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밀회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열몇 명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따라서 화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허순재가 손을 흔들면서 말렸다. 김예훈과 상의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김 회장님,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걷고 있는데 허순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첫째, 제 불효자식들이 김 회장님 여인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것도, 김 회장님을 모함한 것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김예훈은 멈칫도 잠시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허씨 가문의 모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허씨 가문에서 저를 건들지만 않으면 저도 따라서 찾을 일도 없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허씨 가문은 그 정도로 눈치 없는 가문은 아닙니다.”허순재는 피식 웃고 말았다.“오늘 아침 찾아오기 전에 제 불효자식들을 통해 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잘못이더라고요. 사과드리는 의미로 제 막내아들인 허준서가 갖고 있는 도박패를 드리려고요. 그리고 부산 팰리스의 모든 지분도 김 회장님의 명의로 돌리려는 생각입니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자그마한 성의이기 때문에 꼭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절하시면 저희 허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추하린 씨한테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내어주신 건 저희 진주·밀양 명문가에 기회를 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늘 공평 공정한 추씨 가문의 추하린 씨가 전주 자리를 맡으면 안동 김씨 가문을 잘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좋은 일이거든요. 한 마리의 호랑이보다 두 마리가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저 말고 김서하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저는 용문당과 함께 강제적으로 진주·밀양 용전을 쳐들어가려고 했거든요.”허순재는 웃으면서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 허씨 가문의 풍수를 봐
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장덕수가 심문실로 들어오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았다.“지옥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큰 비밀을 알려준 거, 김현민과 치고받는 꼴을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그런거 아니에요.”김청미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저를 버렸는데 굳이 비밀을 간직할 이유는 없잖아요. 선배가 김현민을 죽일 순 없어도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장덕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 들어 진주 태산 쪽을 바라보았다.김현민이 김예훈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이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현민이 먼저 건드렸고, 김예훈도 진실을 알아버렸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그런데 김현민은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맡을 사람인데 김 회장님이 그의 상대가 될수 있을까?”...용연옥 감옥을 벗어난 김예훈은 밀양 송산 빌라로 향했다.오늘은 추하린과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인수·인계받으러 가기로 했다.한참을 기다렸는데 추하린 대신 불청객 한명이 찾아왔다.김예훈은 보디가드가 건넨 배첩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도 된다고 했다.그러고는 마당으로 가 롤스로이스 한대가 세워지기를 기다렸다.“도박왕께서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을 찾으셨을까요.”차 문이 열리는 순간, 사면팔방에서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수십 명이 나타났다.이어 백발의 노인이 김예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환갑이 넘는 나이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이 사람은 다름아닌 도박왕 허순재였다.“김 회장님, 안녕하세요.”허순재는 김예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처음 보는 도박왕의 모습에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상대방이 찾아온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다.김예훈이 허씨 가문과 관계가 안 좋긴 해도 그렇게 원한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최소한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한테는 악한 감정이 없었다.“어제 뵈러 오고 싶었는데 김 회장님께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이 정도로 칼 같다니. 김청미한테 모든 죄를 떠넘겼다고?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다고 분풀이하나 보네.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겠지만 김청미한테는 너무나도 잔인한 현실이야.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에서 보호해 줬다면 어쩌면 다시 해 뜰 날을 맞이할지도 모르는데...’“이 모든 것이 불공평하고, 억울하다고 느껴지면 배후자인 김현민을 불어내.”김예훈은 그림과도 같은 김청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네가 증거를 내놓으면 용문당과 용연옥에서 너의 안전을 책임져 줄 거야. 나머지 인생을 해외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게 해줄게.”“김현민을 불라고?”김청미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현민은 선배랑 만난 적도 없고, 선배를 타깃으로 명령을 내린 적도 없었어. 비록 김현민이 배후자인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의미 없는 일이야. 심지어 내가 혼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볼 수 있지. 김현민이 한 의미심장한 말에 내가 알아서 움직였거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잘못을 인정하려고 오늘 나를 부른 거라면 이 만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봐.”“당연히 의미 있는 일이지. 이렇게 된 이상 난 용연옥을 떠날 수 없어. 나랑 함께 지옥에 갈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 사실 알려줄 것이 있어서 보자고 했어. 김현민이 선배를 짓밟으려고 한 진짜 이유이기도 하지.”김예훈은 김청미더러 계속해서 말해보라고 했다.”“선배와 나를 포함한 전체 경기도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일부분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족보를 봤을 때 우리 모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야. 그리고 선배 때문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어르신이 경기도 김씨 가문을 여겨보기 시작했어.”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내가 수장 자리를 빼앗을까 봐 나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김청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이 모든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김청미는 이미 하얀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책을 읽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여느 때와 달리 지적인 느낌이었다.김예훈은 그제야 알고 지내던 익숙한 김청미라는 느낌이 들었다.“장 옥주님은 역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네. 내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선배를 데려온 걸 보면.”김예훈이 나타나자 김청미의 표정은 감정 기복이 심했다.“용연옥 감방장님 외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김예훈은 표정 변화 없이 아무렇지 않게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날 왜 불렀는데? 마음껏 욕하려고? 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해 뒀다가 귀신이 되어서까지 내버려두지 않으려고?’김예훈이 말했다.“우리가 혈연관계가 있는 점을 봐서 10분만 줄게. 10분 뒤에 바로 갈 거야. 추하린 씨와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리려면 바빠.”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린다는 말에 김청미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방수아, 추하린 같은 여자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거 알아. 아무리 그래도 나도 선배라고 불러주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 정도로 냉정할 수 있어?”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할수 없지 뭐. 네가 날 한두 번 죽이려고 했어? 그러고도 너를 잘해달라고? 내가 뭐 바보야? 솔직히 말해서 용연옥에 유용한 사람이 아니라면 진작에 목을 졸라 죽여버렸어.”“역시나 김 세자님은 다르네.”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사실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어. 선배가 소문으로만 듣던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맞아?”“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은데?”김예훈이 냉랭하게 물었다.“난 잘 모르겠어.”김청미의 표정은 이상하기만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김현민이야말로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했어. 곧 대한민국 9대 국방부 총사령관직을 맡게 될 사람이라고 하잖아.”김예훈은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무슨 자격으로?”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김현민은
추하린은 반짝이는 두눈으로 김서하, 김청미, 김병욱 등을 차례대로 쳐다보았다.자기 능력으로는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고 진주·밀양에서 한 획을 긋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밖에도 자기가 일어서면 추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제일 잘나가는 명문가로 될수있는 기회인 것도 알고 있었다.성공하면 추씨 가문의 일등 공신이고, 실패하면 추씨 가문을 구렁텅이로 빠뜨린 원흉이기도 했다.추씨 가문의 미래가 어떨지는 그녀의 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었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최근에 있었던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제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요. 저희 아버지는 이 바닥을 벗어나 깊은 산속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어 하셨는데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희 추씨 가문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는 없잖습니까. 그래서 저도 한번 도전해 보려고요!”김예훈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좋아요. 그러면 지금부터 추하린 씨가 진주·밀양 용전의 전주를 맡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의견 없으시죠?”...밀양 국제공항 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밀양 기관에서는 이 사건의 진범이 진두준이라는 공고를 낸 것도 모자라 200억 원을 들여 국제 수배령을 내리기도 했다.용전, 용문당, 홍성에서도 상금을 추가하는 바람에 진두준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수배자가 되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은 오늘부로 주인이 바뀌게 되었다.이 사건의 최대책임자인 김청미는 용연욕에 끌려가 심층 심문을 받게 되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경황이 있는지 더 확인해 보려는 의도였다.이번 사건으로 용전에서 입은 피해는 어마어마했다....다음 날 아침, 진주 빅토리아 항구 5성급 호텔에서 자고 있던 김예훈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로비로 내려갔을 때, 오래 기다리고 있던 장덕수를 만나게 되었다.“어르신.”김예훈은 용연옥 옥주인 장덕수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컸다.어제저녁 용인주, 하은우, 박인철 등은 급한 사정이 있어 밤을
“김 회장님께서 진주와 밀양의 중요성을 알고 계신다면 외부인은 관리하기 어려운 곳인 것도 아실 텐데요? 진주·밀양 용전의 독자적 운영과 고위층 퇴임은 약속드릴 수 있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면 그 관리자가 진주·밀양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김 회장님께서 약속하신다면 저 또한 약속을 지켜드리죠. 하지만 김 회장님께서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없었던 일로 합시다. 용문당에서는 저희 용전에 복수하고 싶으신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늘 우아함을 지키고 있던 김서하는 순간 자기편을 들어주는 성격이 드러나고 말았다.보여주는 태도를 봐도 어느정도 선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보였다.김서하의 뜻을 알아차린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진주와 밀양은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었다.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과 용문당 간의 단결을 위해 대가를 치르겠다고 해도 모자랄판에 이런 재미있는 요구를 내놓을 줄 몰랐다.진주·밀양 상류인사 중에서 용전을 진압할 만한 사람 중에 상대하기 쉬운 사람은 없었다.대부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사람이거나 그 가문과 밀접히 연관된 사람이었다.간단히 말해서 김예훈이 김서하의 요구를 들어주면 그 누구를 관리자로 선택하든 진주·밀양 용전은 안동 김씨 가문의 손에 들어갈 것이 뻔했다.김서하는 양보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태도를 강경하게 보여주었다.이에 용인주, 장덕수 등은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잘 따져보면 김예훈이 직접 진주·밀양 용전의 수장을 맡기에는 어려웠다.외부인으로서는 진주·밀양에 발붙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어디 가서 적합한 후보자를 찾지?’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김서하를 향해 피식 웃었다.“사모님께서 제 조건을 들어주신다는데 제가 어떻게 사모님 조건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후보자를 용전에서 직접 뽑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김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김 회장님께서 직접 뽑는 거죠.”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김청미, 김병욱과 곽영현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