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쯧쯧쯧, 피부가 참 하얘. 오빠 한 번 만져보자!”“얼굴이 참 이쁘네, 오빠가 딱 이런 얼굴에 뽀뽀하는 걸 제일 좋아해!”“이런 미녀에게 남자가 없다니 너무 낭비야!”이 불량배들은 정민아와 안지희, 조이영의 곁으로 가서 만지작거리며 다른 사람들을 모두 쫓아냈다. 하지만 여기에 정민아의 애모자가 적지 않아 하나같이 분노의 표정을 짓고 있다. “누구들이냐?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 우리가 이미 이곳을 예약해뒀어.” “우리 친구를 희롱하다니, 경찰에 신고할 거야!”“맞아, 당장 나가!”“...” 남동창 몇몇은 소리쳤다. 이런 영웅처럼 미인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 “퍽!”불량배 중 선두에 선 한 명이 앞으로 나서더니, 말은 한 남동창의 뺨을 때리고 차갑게 말했다. “넌 뭔데 감히 내 앞에서 시치미를 떼?그 남동창은 얼굴을 가린 채 싸늘하게 충고했다. “감히 우리를 때려? 누가 우리를 데려왔는지 모르지? 백씨 가문의 백호야! 그러니 당장 꺼져!”백호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밥을 먹었다. 그 불량배는 발로 걷어차서 바로 그 남동창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게 하고는 말했다. “멍청한 놈. 걔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시무를 아는 사람이 뭐더라?”“똑똑한 사람이다…” 다른 불량배가 말했다. “맞아, 바로 이거야! 걔도 감히 날 못 건드리는데 네가 뭔데 내 앞에서 개소리를 해!?”
남동창은 땅바닥에 넘어졌고, 아랫배를 가리고 일어나지 못했다. 다른 불량배 몇 명이 바로 앞에 가서 발로 차서 남동창이 반쯤 쓰러졌다. 다른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백호와 주영이 상관하지 않는 것을 보고 하나같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보통 백호와 주영처럼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이 그들의 모임을 망치도록 허락할 수 있겠는가? 이 불량배들, 설마 그들이 일부러 계획한 건 아니겠지?“주영아, 다들 동창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지 않아?”정민아의 한 애모자가 화를 냈다. “미쳤어?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이 일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어? 꽃뱀들이 스스로 남자를 꼬신 것이지, 나랑 무슨 상관이야?” 주영이 일어나 외쳤다. 문제는 이 온천산장이 바로 백씨 가문의 바닥이고, 백호는 백씨 가문의 사람인데, 이 사람들이 어떻게 감히 백씨 가문의 바닥에서 소란을 피우고 백호를 건드리는 가 말이다?주영이가 이렇게 말했지만, 동창들은 이 일이 분명 그녀와 관련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주영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극소수의 남동창들이 화난 표정을 짓는 것 외에는 아무도 감히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다만 누구도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 방금 한 사람이 맞았기 때문이다. “민아, 김예훈은? 왜 아직도 안 와?”안지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평소에 늘 김예훈를 비꼬았지만, 이 결정적인 순간에 그가 오기를 자기도 모르게 바랬다.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지만, 그는 남편으로써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겠지?조이영은 부들부들 떨면서도 비아냥거렸다. “걔가 감히 오겠어? 이 장면을 보고 놀라서 바지에 오줌을 쌌겠지? 민아, 우리 주영이한테 고개 숙여 사과하자, 그렇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날 거야!”“사과해라고? 죽어도 안 돼! 난 그들이 감히 우릴 어쩌지 못한다고 믿어!” 안지희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죽이지는 못하지만 널 추행한다면 어떡해? 체면 때문에 그
"어머? 미인들이 무슨 귓속말을 하고 있어? 누가 먼저 올지 토론하고 있는 거야? 걱정 마. 우리는 공평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거든. 누구를 더 사랑하고 누구를 덜 사랑하고 그러지 않아…" 불량배 한 명이 옹졸한 표정으로 그냥 조이영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조이영의 몸매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조이영은 당황한 표정으로 몸을 옆으로 돌려 분노하면서 말했다. "그 더러운 손으로 만지지 마!""어머, 오빠가 더러워? 괜찮아. 이따가 오빠보다 더 더러워질 거야. 하지만 오빠는 너를 싫어하지 않을 거야!"이 불량배 놈이 턱을 만지면서 침이 나올 것 같았다.미인을 정복하다니, 완전 최고다.안지희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정민아 뒤에 숨어서 무서워서 울 것 같았다.정민아는 그녀를 보호하며 일어섰으며 이 사건의 장본인이 주영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주영아, 우리 사이에 문제가 있으면 기껏해야 내가 사과하면 되는데 이런 일까지 벌일 필요가 있어?"정민아는 눈썹을 약간 찡그렸다."정민아, 네가 밖에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있다 해도 나와 무슨 상관이야? 그들이 너와 무슨 관계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 그리고 나도 지금 너무 무서워! 여보, 날 지켜줘!"주영은 무서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백호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여보, 걱정 마. 나는 어떤 못난 놈들과는 달라! 나는 내 아내를 지킬 수 있어. 내가 있는데 누가 감히 네 머리카락 하나를 건드린다면 무릎을 꿇게 할 거야.”"여보, 당신은 완전 남자야!""그래! 그래!"백호와 주영 두 사람이 이 순간 정말 아무 거리낌이 없이 얼마나 날뛰는지 모른다."이쁜이, 어젯밤에 우리가 얼마나 로맨틱한 밤을 보냈는지 잊었어? 어떻게 나를 모르는 척해? 나를 책임져야지."불량배는 웃으며 정민아에게 말을 하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만지려고 했다."내가 언제 너를 알아! 너를 비방죄로 고소할 거야!"정민아는 황급히 피하고 화가 나서 벌벌 떨었다."나를 고소한다고? 해봐!"불량배는 깔깔 웃었다. "그러면
이 불량배 말에 정민아 세 사람은 모두 얼굴이 창백해졌고, 돈 많은 사람일지라도 이 불량배들을 건드리면 결과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고 있다."자, 이쁜이들, 내숭 떨지 말고, 무엇을 할 수 없다면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앞에 있는 불량배가 열심히 배우는 척하며 물었다.“거절할 수 없으면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다른 불량배 한 명이 입을 열었다."맞아. 맞아. 맞아. 바로 그거…" 그러자 앞에 있는 불량배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자, 이쁜이들, 우리 시작하자."말이 끝나자 이 불량배는 이미 손을 뻗어 정민아의 얼굴을 한번 만졌다."팍."정민아는 화가 나서 무의식적으로 이 불량배 얼굴에 뺨을 날렸다.이 불량배는 뺨에 맞아 바로 멍해졌다. 분명 순한 양처럼 보이는 몇 명의 미녀들이 감히 그들을 때릴 줄은 몰랐다."나를 때려? 씨발 년! 봐주는 것도 모르고 말이야. 오빠들이 때리지 않으니까 정말 너희들이 잘났다고 생각해? 씨발!" 뺨을 맞은 불량배는 지금 분노한 얼굴로 자신이 체면을 깎였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원래 불법 조직에서 일하는 불량배들이라서 여자한테 부드럽게 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그는 정민아 세 사람을 발로 차서 하나하나씩 바닥에 넘어뜨렸다.정민아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절친 셋은 서로 부축하며 일어섰다. 그중 정민아의 상황이 가장 심각해 온전히 서 있을 수 없었다.안지희는 방금 가장 잘 보호받았고, 지금 그녀는 재빨리 정민아의 앞을 보호하며 큰소리로 말했다. "감히 사람을 때려. 내가 경찰에 신고해서 너를 잡아가게 할 거야!""신고!?" 몇몇 불량배들이 깔깔 웃었다."잘못 알 고 있네. 너희들이 먼저 사람을 때려 놓고 경찰에 신고한다고!""신고해도 돼. 우리 다 같이 경찰서에 가지 뭐. 누가 누구를 더 무서워 하나 보자!""하지만 우리가 감방에 들어가도 너희들은 앞으로 좋은 날이 없을 거라고 장담해.”“한번 해볼래? 집에 만날 페인트 뿌리고 막장 뿌리는 기분이 어떻는지?이 말을 듣고 안지희는
온천 리조트의 옆 로비에서.지금 김예훈이 소파에 편하게 앉아 있었으나 앞에 있는 손용석은 전전긍긍하고 있었다.며칠 동안 오정범의 교육을 통해 손용석은 이미 김예훈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지금 김예훈을 마주하고 있는 그는 순종할 뿐 반항할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김예훈이 보여준 빙산의 일각인 실력으로는 그를 죽이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이번에 오정범이 사정을 봐주는 것도 솔직히 김예훈의 뜻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손용석은 이미 강에 버려져 물고기의 밥이 되었을 것이다."아직도 백씨 가문은 네가 커버해 주고 있다면서? 남해 바닥에서 잘나가는 모양이네."김예훈은 손용석을 쳐다보지도 않고 손에 들고 있던 폴더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손용석은 이 말을 듣고 소름이 돋아 서둘러 대답했다. "김 도련님, 이건 다 오랜 관계일 뿐입니다. 만약 도련님이 백씨 가문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오늘부터 내 사람들은 백씨 가문에서 전면 철수하겠습니다!""네 사람?"김예훈이 고개를 들고 웃는 듯 말 듯 말했다."퍽."손용석은 스스로 뺨을 한 대 때린 후 재빨리 말했다. "도련님의 사람입니다. 잠시 말실수를 했습니다. 김 도련님,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백씨 가문, 그저 이류 가문일 뿐인데 무슨 자격으로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아. 물론 네가 돈을 받고 싶다면, 나도 너의 돈줄을 끊지 않을 거야. 하지만 어떤 일은 해야 되고 어떤 일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 너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를 눈감아줄 수도 있고 너를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게 할 수도 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김 도련님께서 안심하십시오. 이제 저는 도련님의 개입니다. 누구를 물으라고 시키시면 누구를 물고 절대 토를 달지 않겠습니다."손용석이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었다."참, 그 백욱이라는 놈이 엄청 날뛴다고 들었는데 네가 여태까지 뒤를 봐주고 있었던 거야?"김예훈이 물었다.이 말을 들은 손용석은 약간 이상했
로비에서 정민아는 이미 얼굴이 부었고, 입가에는 끔찍한 피가 흘렀다.조이영과 안지희도 괴로웠으며 두 불량배에게 붙잡혀 무릎을 꿇었다.그의 동창들은 이 광경을 보고 하나같이 어안이 벙벙했고, 그들은 모두 주영이 좀 지나쳤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감히 사정을 봐달라는 소리를 한마디도 못했다. 정민아를 사모하는 사람일지라도 지금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주영이가 너무 심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이 지금 입을 열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다."그 바보 데릴 사위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아? 그의 아내잖아! 그가 지키지 않으면 우리가 그의 아내를 보호하라는 말인가?”"이걸 보고 바로 도망갔는지 누가 알겠어! 데릴 사위까지 하는 사람이 무슨 자존심이 있겠어? 설령 그가 여기 있다고 해도 그가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까?""백호는 백씨 가문의 사람이야. 아이고, 이번에 정민아가 완전히 망한 거네!”"일이 이 정도에서 끝나면 다행인데 혹시 이 불량배들이…."동창들은 모두 차마 볼 수 없는 얼굴이며 한때의 여신이 이 지경까지 몰락할 줄은 몰랐다. 만약 그녀가 애초에 능력 있는 남자와 결혼하기로 선택했다면, 오늘날 이렇게 괴롭힘을 당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보기에, 김예훈이라는 데릴 사위가 이 자리에 있든 없든 사실 차이가 없으며, 설마 그가 돌아와서 이 일이 막을 수 있을까? 일개의 데릴 사위 주제에 뭘 할 수 있겠어?웃겨!그가 만약 이런 능력이 있다면, 어떻게 남해시에서 가장 유명한 폐인이 되었을까!"정민아! 무릎 꿇어!"주영이가 또 한 대를 날렸으며 그녀가 이 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그녀의 목적은 불량배들에게 무릎을 꿇게 한 것이 아니라, 정민아가 진심으로 스스로 꿇는 것을 원했다. 그녀는 정민아의 육신뿐만 아니라 존엄을 짓밟기 위해서다.정민아는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제대로 못했지만 여전히 천천히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주영은 백씨 가문이 남해시에서 권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게다가 이곳은
"여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떠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괜찮아? 아파?"김예훈은 떨면서 입을 열었고 이 순간 그는 후회하기 짝이 없었다. 자신은 방금 왜 떠났을까?힘겹게 눈을 뜬 정민아는 눈앞의 김예훈을 바라보며 갑자기 왠지 모를 안정감을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여보... 나... 괜찮아..."두 사람이 결혼한 지 3년 만에 그녀가 처음으로 이렇게 불렀으나 김예훈은 지금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그는 정민아를 끌어안고 천천히 일어섰지만 안색은 점점 안 좋아졌다.조이영과 안지희를 잡고 있던 두 불량배는 자기 사람이 맞는 것을 보고 두 여자를 뿌리치고 주먹을 쥔 채 달려들었다.앞에 선 불량배가 냉소하면서 말했다. "바보 새끼, 너 따위가 아내를 지키겠다고? 이따가 우리가 네가 보는 앞에서 이 여자를 처리할 거야! ㅎㅎㅎ"또 다른 불량배도 끊임없이 냉소하였다. 그들은 손용석의 사람이다. 데릴 사위는커녕 웬만한 부자들도 안중에 두지 않는다.김예훈은 마치 그들을 못 본 듯 정민아를 위로하면서 오른손은 테이블 위의 맥주병을 닥치는 대로 잡았다."퍽."김예훈이 손을 흔들자 맥주병이 바로 그 불량배 머리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고통스럽게 주저앉았다."나…" 또 다른 불량배가 화가 나서 욕을 하면서 달려들었지만, 김예훈은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머리를 탁자에 세게 내리쳤다."쾅."큰 소리와 함께 불량배의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르고, 바닥에 널브러져 끊임없이 떨었다."이건…."이 광경을 보고 동창들은 하나같이 질겁하였다."이 사람 손이 매섭네?""정말 바보 맞아?""우연이겠지? 사람이 격분하면 가끔 힘이 폭발한다고 들었어!”"근데, 이따가 어떻게 수습하려고?"동창들은 의견이 분분하지만, 백호는 이 광경을 보면서 무섭기는커녕 웃는 얼굴로 김예훈을 바라보고 있었다.이 데릴 사위가 감히 손용석의 사람을 건드린다고? 그는 죽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구나!
"김예훈, 너 이 바보가 제법인 줄 몰랐네. 그런데 이곳을 누가 봐주고 있는지 알아? 여기서 소란을 피우다가는 오늘 살아서 떠날 수 없을 것 같은데!"백호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는 로비 입구에 손용석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안색이 백지처럼 하얗게 변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김예훈은 정민아를 조이영과 안지희 두 사람에게 맡기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백호에게 다가가 탁자 위의 재떨이를 집어 들고 백호의 얼굴을 내리쳤다."퍽" 하는 소리와 함께 백호의 얼굴은 바로 부어올랐고, 부러진 이를 연달아 뱉어냈다."너… 너 감히 날 때려? 데릴 사위 주제에 너 죽고 싶어!?"백호는 놀란 얼굴로 자신의 입을 막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감히 내 남자를 때려! 너 같은 바보 새끼가 무슨 배짱이 있다고?” 주영도 이 순간 미친 사람처럼 김예훈에게 달려들어 손을 들고 김예훈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김예훈은 오른손으로 뺨을 한 대 때리고 바로 주영을 바닥에 뿌리친 뒤 차갑게 말했다. "내가 여자를 때린 적이 없지만 누가 감히 내 아내를 건드렸다면, 내가 관례를 깨도 탓하지 말아!"말이 끝나자 김예훈은 다시 발로 바닥의 주영을 몇 번 걷어차서 백호와 부딪혔다.동창들은 모두 놀랐다. 이 바보가 불량배들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백호와 주영도 가만두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도 생각을 못 했다.둘 다 백씨 가문 사람들이라는 걸 알고 김예훈이 이렇게 백씨 가문 사람들에게 손을 댔는데, 그냥 넘어갈 수 있을까? 그리고 백욱이 매일 여기서 업무를 본다고 들었는데, 그가 보고만 있을까?"김예훈, 빨리 멈춰. 여기는 백씨 가문의 영역이다. 일이 커지면 결국 너는 민아를 구할 수 없어!""맞아. 빨리 사람들 데리고 가. 백욱이 오면 가지도 못해!""정민아 거기서 뭐해? 빨리 도망가지 않고!”정민아는 이런 말을 듣고 얼굴을 가리고 일어나려 했지만 김예훈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 "일단 쉬고 있어. 오늘 일은 내가 해결할 게."정민아는 잠시 멍해 있다가 곧 다시 앉았
차가운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룸에서 울려 퍼졌다.사람들은 소름 끼치는 느낌에 본능적으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나름대로 자기 실력에 자신 있던 사람들도 상대방이 보이지 않아 간담이 서늘해졌다.얼굴을 부여잡고 있던 진세은은 멈칫하고 말았다.“라이언 킹 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홍성파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놈을 죽여주시기를 바랍니다.”라이언 킹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진주·밀양 사람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라이언 킹은 홍성파 중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소문으로는 홍성파가 외래침략을 막으려고 그녀를 해외에서 고가로 모셔 왔다고 했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진세은 옆을 지킬 줄 몰랐다.라이언 킹만 있으면 진세은은 절대적으로 안전했다.소문으로는 라이언 킹이 곧 무신 급 실력자가 될 장병급 실력자라고 했기 때문에 김예훈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장병급과 장벽급 사이에도 크나큰 차이가 있어 추문성이라고 해도 그를 보호해 줄 수가 없었다.라이언 킹 앞에서는 이제 막 장병급이 된 추문성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홍성파에서 숨겨둔 실력자가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젊은이, 홍성파와 야마구치파는 너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야. 지금 기회를 줄게. 자기 뺨을 열대 때리고, 타케이 도련님을 살려주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 만약 이 기회를 거절하면 내가 직접 너의 사지를 찢어버릴 거야.”마치 저승사자의 말투처럼 차갑고 음흉하기만 했다.사람들은 그대로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이때, 누군가 귀신처럼 창문을 통해 들어와 모습을 드러냈다.검은 복장에 드리워진 금발 머리를 한 이는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길에서 만났다면 폐지 줍는 할머니라고 오해했을 수도 있었다.그녀의 발이 바닥에 닿은 순간, 타일이 아무런 소리 없이 가루로 변해버리고 말았다.이런 어마어마한 포스에 사람들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이 기세에 눌린 사람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기세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장병급 실력자인 추문성 앞에서는 아무리 홍성파라고 해도 아무것도 아니었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이 움직이기도 전에 모든 것이 끝나버리고 말았다.표정이 확 변한 진세은은 룸을 벗어나고 싶었다.“진세은 씨, 저를 아직 죽이지도 못했는데 이대로 도망치려고요? 너무 예의가 없는거 아니에요? 여기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도 되는 그런 곳인 줄 알았어요?”김예훈은 일어나 진세은 옆으로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툭툭 쳤다.마법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굳어버린 진세은은 뒤로 물러서고 싶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뭘 어쩌려고 이러는 거예요? 어디 제 털끝 하나 건드려 보든가요!”밖에서 달려 들어오려던 홍성파 부하들은 추문성과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에 의해 제지당하고 말았다.“그게 어려운 줄 알았어요?”김예훈은 검지로 진세은의 턱을 들어 올리더니 뺨을 두 대 때렸다.쨕! 쨕!진세은의 얼굴은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태생 미인이라 여전히 예뻤다.“얼굴에 손댔는데 뭐 어쩔 거예요?”어릴때부터 맞아본 적 없는 진세은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김예훈! 죽여버릴 거야!”쨕!김예훈이 또 그녀의 뺨을 때렸다.“나를 죽여버리겠다고? 지금 네 목숨이 내 손에 달려있다는 거 몰라?”쨕!“이 바닥에서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거 몰라? 그런데 감히 날 협박해? 미쳤어?”쨕!“어떻게 일본인을 도와 같은 대한민국 사람을 괴롭힐 수 있어. 넌 치욕스러운 것이 뭔지 몰라?”쨕!“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거야. 어디서 나온 용기인 거냐고.”한마디 할 때마다 때린 바람에 진세은은 뺨을 열몇 대씩이나 맞고 말았다. 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진세은은 마지막 오만감과 자존심마저 모두 상실했다.퍽!김예훈은 진세은을 발로 걷어차 허유주 앞에 무릎을 꿇렸다.“허유주가 용서할 때까지 무릎 꿇고 있어. 함부로 일어서는 순간 죽은 목숨일 거야
퍽!바닥에 무릎 꿇고만 사카모토 류이치는 시체로 변해 온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분명 야마구치파의 장로이자 탑 장병급 실력자인데 어떻게 대한민국의 평범한 젊은이한테 패배할 수 있는지 몰랐다.아무리 이해되지 않고, 믿기 어렵다고 해도 바뀌지 않는 현실이었다.현장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고,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으로 당도를 쥐고 있는 추문성을 쳐다보았다.몇몇 일본인들은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해 보려고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그렇게 대단한 사카모토 류이치가 대한민국의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하다니.눈가를 파르르 떨고 있던 무신 급 실력자인 김현민은 바로 추문성이 최근에 고수의 지도를 받았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 정도의 실력을 보일 수가 없었다.그러다 시선이 김예훈을 향하게 되었다.‘설마 저 새끼가 추문성을 가르친 건가? 그래서 추씨 가문에서 기꺼이 저 자식을 모시는 건가?’이런 생각에 김현민의 눈빛에는 살기가 더욱 진해졌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가 김현민의 가장 든든한 뒤패였기 때문에 아무도 이 자리를 위협하는 사람이 없어야 했다.김예훈을 죽이진 못해도 그를 철저히 짓밟아 버리고 싶었다.이때 정신을 차린 진세은이 이를 꽉 깨물면서 사악한 미소로 말했다.“우리 홍성파, 야마구치파랑 끝까지 해보시겠다? 그러면 기꺼이 함께해 드리죠.”진세은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사카모토 류이치가 죽고, 타케이도 목숨을 구제할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에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다.야마구치파에 제대로 설명을 내놓기 전에 자기가 모든 죄를 뒤집어쓸지도 몰랐다.그래서 자기 앞날을 위해서든, 홍성파의 체면을 위해서든, 야마구치파한테 밉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김예훈을 죽여버려야만 했다.이때 진세은의 명령하게 수십 명의 홍성파 부하들이 살기를 뿜어내면서 다가왔다.“죽여버려!”홍성파 부하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김예훈과 추문성에게 총구를 겨눴다.긴장감의 극치에 도달한 순간, 어느 누가 움직이기라도 한다면 여기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누구인가?’일본 야마구치파의 장로이자 탑 장병급 실력자인 그는 곧 무신 급 실력자로 거듭날 사람이었다.그런데 진세은은 추문성이 그저 밀양 추씨 가문의 도련님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그런데 탑 장병급 실력자를 이렇게 쉽게 무너뜨린다고?’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추문성은 차가운 표정으로 앞으로 다가가 또다시 당도를 휘둘렀다.아무런 기교도 없이 그저 쏜살같이 휘두를 뿐이었다.김예훈의 말대로 살벌한 무술 세계에선 스피드가 생명이었다.사카모토 류이치는 그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다시 검을 들었다.쨍그랑!당도와 검이 서로 마주친 순간, 사카모토 류이치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다음 순간, 사카모토 류이치는 타케이가 있는 곳까지 연신 물러서서야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카모토 류이치는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진세은 등은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언제부터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던 거야?’김현민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힐끔 쳐다보게 될 정도였다.그제야 사람들은 김예훈이 왜 허유주 대신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추문성 같은 고수가 지켜주고 있어서 그럴만한 용기가 있었다고 생각했다.추문성의 실력에 감탄하고 있던 진세은 일행은 의기양양해하는 김예훈을 가소롭게 쳐다보았다.“이런 제기랄!”대한민국 젊은이한테 패배하자 사카모토 류이치는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이때, 그가 오른손을 휘두르는 순간 수십 자루의 비수가 날아왔다.쨍! 쨍! 쨍!이때 추하린이 손에 쥐고 있던 당도로 모든 비수를 막아냈다.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홍성파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 비수들은 그들의 몸에 박히고 말았다.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이들은 하나같이 시커메진 얼굴을 하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홍성파 사람들이 순식간에 몇십 명이 쓰러지자, 현장 분위기는 얼어붙고 말았다.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진세은은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이런 제기랄!”자기 공격으로 자기편을 죽여버린
사카모토 류이치가 최선을 다해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타케이가 더이상 거품도 토해내지 않고, 경련을 일으킬 힘도 없는지 호흡이 고르지 않는 것을 보니 더이상 오래 버티지 못할 것만 같았다.진세은은 타케이가 이대로 자기 앞에서 죽어버리면 야마구치파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무섭기 그지없었다.진세은은 김예훈이 무섭긴 해도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1분만 줄 테니 타케이 도련님을 당장 살려내요. 아니면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니까요.”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말했다.“그래요? 그러면 어떻게 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건지 한번 지켜볼까요?”딱.이때 김예훈이 또 한 번 손가락을 튕기자, 타케이는 온몸이 굳어버리면서 눈알까지 튀어나와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참담한 모습은 마치 언제든지 숨을 거둘 것만 같았다.아까까지만 해도 어떻게 해보려던 진세은은 더이상 움직이지도 못했다.바로 이때,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던 김현민이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말했다.“타케이 도련님은 심장병을 앓고 있어. 거기다 파란색 알약을 드셨으니 자극적인 소리만 내도 심장이 견디지 못하는 거고. 그러니까 손가락을 튕기는 건 파란색 알약을 드신 타케이 도련님한테나 먹히는 기술이라고.”김현민은 그래도 눈앞에 보이는 것에 속아 넘어가지 않고 바로 진실을 밝혔다.그러면서 속으로는 이러한 상황에서 김예훈이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 현장을 압도한 것에 감탄하고 있었다.멈칫한 허유주는 다시 아까 있었던 일을 돌이켜보았다. 타케이가 파란색 알약을 먹었을 때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 생각나 어쩌면 정말로 심장병을 앓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다 진세은도 정신 차리고 김현민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에 다시 안색이 밝아졌다.김예훈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 이제는 그를 죽여버릴 자신이 있었다.“세 번째로 손가락을 튕기지 않는 이상 타케이 도련님은 다시 살아날 수 있어. 그런데 세 번째로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 무조건 목숨을 잃게 돼.”김현민의 판단에
“꺅!”처참한 비명과 함께 타케이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거품을 토해내면서 경련을 일으켰다. 마치 누군가 비수로 심장을 찌르고 있는듯했다.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아까와는 달리 지금은 고통스러울 뿐이었다.살려달라고 말할 힘도 없는 타케이는 유일하게 할수 있는 것이 비명과 경련뿐이었다.이 모습은 그야말로 죽기보다도 못해 보였다.“타케이 도련님!”“어떻게 된 일이지?”“저놈이 무슨 마법이라도 건 거야?”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타케이를 보고있던 진세은과 일본인들은 제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김예훈이 손가락을 튕기는 바람에 타케이가 쓰러질 줄 몰랐다.우연인지, 김예훈한테 진짜 그런 능력이 있는 건지는 몰랐다.이때 겸손을 지키던 야마구치파 어르신 한명이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 그러다 갑자기 무언가 생각나는 것이 있는지 타케이한테 달려가 오른손으로 그의 가슴에 있는 맥을 짚었다.일본 야마구치파의 장로인 사카모토 류이치는 타케이의 전담 보디가드였다.의술과 무술에 능통한 그는 타케이 몸에 있던 심장약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한 알이면 바로 효과 보던 약이 아무런 작용 없자 타케이는 여전히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사카모토 류이치는 표정이 변하더니 주사기 하나를 꺼내 빨간 액체를 타케이 몸에 주입했다.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작용도 없자 은침을 꺼내 신속하게 여기저기 꽂았다.김예훈은 그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마지막 침이 꽂히는 순간, 타케이는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김예훈이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아무리 의술이 좋아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을 거예요. 이 사람은 이미 병신이 되어버렸거든요.”이때 타케이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또다시 경련을 일으키고 말았다. 몸에 꽂혀있던 은침이 휘어지는 바람에 더욱 고통스러워 바닥에서 뒹굴기 시작했다.진세은이 심각하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이봐요, 당신이 한 짓 맞죠? 도대체 타케이 도련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김예훈을 쳐다보던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손가락을 튕겼
김현민이 떠나자, 뒷짐을 쥔 진세은이 김예훈 주위를 맴돌면서 비웃었다.“김 도련님, 오늘 인생 수업 잘 받으셨어요? 이제는 진주·밀양에서 함부로 나서면 안 된다는 걸 아셨죠? 당신과 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이런 결말을 맞이할 거라는 걸 몰랐죠?”진세은 전세 역전에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오늘 김예훈과 허씨 가문에 짓밟힐 줄 알았는데 김현민이 알게 모르게 자신과 타케이의 편을 들어줄 줄 몰랐다.‘나만 만났으면 몰라도 어떻게 저 자식은 재수 없이 김현민 도련님을 만날 수 있어.’김예훈이 어떤 능력으로 김현민을 건드렸는지는 몰랐지만 진세은은 똑똑한 사람이라 김현민의 태도에서 그가 김예훈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걸 알고 있었다.진세은은 얼마든지 그의 뜻을 만족시켜 주고 싶었다.홍성파를 건드린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또 진주·밀양 안동 김씨가문의 차기 수장인 김현민한테 잘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봐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김예훈이 여유작작 차를 마시면서 말했다.“인생 수업 잘 받았어요. 저도 이런 결과를 맞이할 줄 몰랐네요. 그래도 진주·밀양에는 공평하게 상황 수습할 만한 능력 있는 사람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이제 보니 진주·밀양도 그저 그렇네요.”“이봐, 이런 쓸데없는 말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타케이는 앞으로 한 발짝 나서서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이제는 네가 우리한테 사과해야할 것 같은데? 시체라도 보존할 수 있게 무릎 꿇고 있을래? 아니면 끝까지 해볼 작정이야?”이때 타케이의 손짓하나에 일본인들은 가소로운 표정으로 허리춤에 있던 검을 꺼냈다.진세은 역시 타케이의 손을 잡고 김예훈을 죽이려고 홍성파 부하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섰다.이때 김예훈이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말했다.“타케이, 여자랑 잠자리를 가지려면 약까지 먹어야 하는 놈이 내 앞에서 무슨 잘난 척이야. 내가 너한테 기회를 줄게. 네가 알아서 너 자신을 고자로 만들어 버리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 병신을 죽이기에는 아무런 성취감이 없을 거란 말이야.
이때 김현민이 차가운 표정으로 타케이를 힐끔 쳐다보았다.200억 원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타케이의 태도에 무척 만족스러운 모양이다.타케이는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손잡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야마구치파는 일본 6대 파벌 중의 하나로써 실력이 강했기 때문에 오늘 타케이의 체면을 지켜준 것이다.김현민은 굳이 거절하지 않고 우정이 맺어진 의미로 이 200억 원을 받기로 했다.하지만 김현민은 멍청한 사람이 아니라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타케이를 쳐다보면서 말했다.“타케이 도련님께서 이 정도의 성의를 보여주는 걸 보니 원하는 다른 조건이 있나 봅니다.”“다들 대한민국이 예의지국이라고 하던데 오늘 느끼는 바가 많네요.”타케이는 품위 있는 태도를 보여주었다.“김현민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난처하게 만들지는 않을거니까요. 조건은 아주 간단해요. 바로 제 사람을 다치게 한 저 사람을 저한테 넘기는 거예요. 대가를 치르게 하지 않으면 제 부하들이 난리 칠 거예요.”타케이는 김예훈을 쳐다보는 와중에 배시시 웃으면서 허유주도 힐끔 쳐다보았다.김예훈을 손에 넣기만 한다면 허유주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안 돼! 이런 염치도 없는 자식! 우리 김예훈 오빠를 건드렸다간 가만두지 않을 거야!”허유주는 타케이가 이런 조건을 내세울 줄 꿈도 꾸지 못했다.김현민은 김예훈도 이 자리에 있을 줄 몰랐는지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비록 한번도 만나본 적도 없었지만, 사진으로는 수백 번 봤었다.가루로 부서져도 이 사람이 김예훈인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좋은 기회만 보였으면 김예훈을 바로 죽여버렸을지도 모른다.허유주가 그를 김예훈 오빠라고 부르자 김현민은 착잡한 심정이었다.이미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는데 허씨 가문마저 잃어버릴 수가 없었다.“이런 제기랄!”김현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김예훈을 알아보지 못하는 척 연기하면서 타케이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내일 입금 잊지 마세요. 그리고 너희, 지금 당장 유주를 데리고 밀양
“어릴때부터, 오빠를 처음 알았을 때부터 오빠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을 대한민국 5대 문호로 만들겠다면서 최고로 거듭나겠다고 했지. 나중에 커서 진주·밀양 젊은 층 중에서 1인자로 되어서 여전히 어릴때부터 알고 지낸 오빠이자 영웅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어떻게 내가 일본인한테 괴롭힘당해도 가만히 있을 수 있어? 어떻게 일본인이 나를 협박할 수 있게 가만히 지켜볼 수 있냐고. 내가 얼마나 큰 영웅이라고 생각했는데. 김현민, 너는 우리 현민 오빠가 아니야! 너는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일본인만 만나면 겁부터 먹는 비겁한 자식이야! 염치도 없는 자식! 이러고도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칵! 퉤!”허유주는 김현민을 좋아했던 것만큼 그에 대한 실망이 컸다.김현민이 자기편을 들어줄 줄 알았는데 그한테는 그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일 줄 몰랐다.심지어 허유주를 이용해서 야마구치파가 자기한테 빚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이순간 허유주는 그제야 김현민이 얼마나 우습고 가식적인 사람인지 알수 있었다.쨕!김현민은 차가운 표정으로 허유주의 뺨을 때렸다.허유주는 얼굴이 퉁퉁 부어올라 뒤로 휘청거리고 말았다.“허유주, 우리가 그동안 알고 지낸 정을 봐서라도 아까 네가 했던 말은 못 들은 거로 해줄게. 나중에 또 이런 비슷한 말을 듣는 순간 허씨 가문을 없애버릴 거야.”허유주가 한번이고 두번이고 계속 반박하자 자존심이 많이 상한 모양이다.허순재가 아끼는 딸이라 이용 가치가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타케이한테 그녀를 내줬을 것이다.허유주는 뒤로 몇 발짝 물러서면서 얼굴을 부여잡은 채 울먹거리면서 말했다.“피해자는 나라고. 왜 날 때려?”김현민이 담담하게 말했다.“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진작에 죽여버렸다는 거 알잖아. 내가 너 얼마나 예뻐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어?”허유주가 뺨 맞는 모습을 본 진세은은 깨 고소한 표정을 지었다.특히 타케이는 진주·밀양 젊은 층 중에서 1인자로 불리는 안동 김씨 가문의 차기 수장이 이렇게 자기 체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