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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0화

“거래요?”

하은혜는 멈칫하고 말았다. 방호철이 좋은 마음에 물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사람인지라 호기심이 앞섰다.

방호철은 아무렇지 않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들이마시고는 말했다.

“후지와라 미유 씨는 어차피 일본인이잖아요. 부산에서 죽은 사실이 심각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일본 쪽에 많이 달렸죠. 제가 일본과 관계가 좋은 거 아시잖아요. 제 한마디면 일본에서도 이 일을 더는 묻지 않을 거예요. 어쩌면 없었던 일로 해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저 부산 경찰서에도 아는 사람이 있어서 저한테 반 시간만 주시면 모든 진술을 전부 다 바꿔드릴 수도 있어요! 심지어 확실한 증거도, 언론도 반 시간 내에 없애버릴 수 있다고요. 김예훈이 한 시간 내로 멀쩡하게 걸어 나와 다시 예전의 호화 생활을 누리게 할 수 있어요. 어때요?”

방호철이 아무렇지 않게 한 말에 이미연과 조효임 등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얼굴에는 믿기 어려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특히 김예훈과 방호철 사이가 안 좋다는 것을 알고있는 진윤하와 최산하 등도 방호철이 이 기회를 빌어 김예훈을 짓밟아 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말이다.

그런데 김예훈을 도와줄 생각을 하다니.

하은혜는 한참 동안 미간을 찌푸리고 고민하더니 말했다.

“대가는 무엇인데요? 거래하려면 방 도련님께서 원하시는 게 무엇인지 말씀해 주셔야 할 거 아니에요.”

이에 방호철이 피식 웃었다.

“여기 오기 전에 사쿠라 씨가 김예훈의 손에서 부산 버뮤다 H 번지를 뺏어오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은혜 씨를 보자마자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럽시다. 은혜 씨가 저한테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거 어때요? 오늘 저녁 저랑 밥 한 끼 함께해 주면 김예훈을 도와줄게요. 어때요?”

방호철은 진심 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이 모든 것이 하은혜를 위해서 하는 말인 것처럼 말이다.

이에 조인국이 본능적으로 말했다.

“은혜 씨, 대답하세요. 방 도련님은 충분히 해내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예훈이가 평생 감옥에 있기만은 두고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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