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정아를 돌려보내자, 감정계의 시조라고 불리는 선우건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김예훈이 당부하며 말했다.“선우 가문 사람들은 먼저 5성급 호텔을 찾아 묵는 것이 좋을 거예요. 아직 모든 일이 끝난 게 아니거든요.”김예훈은 잘 알고 있었다, 가장 처리하기 까다로운 사람이 바로 임수환이라는 것을.임수환이 죽지 않는다면 이 일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김예훈의 말을 들은 선우 가문 사람들은 모두 겁에 질려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인파 속에 있던 선우정아는 예전과는 다른 눈빛으로 김예훈을 바라보고 있었다.이 남자는 훌륭할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목숨까지 구했다!김예훈이 관건적인 시기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선우정아는 자신이 어떤 결말을 맞이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워낙 성격이 도도했기에 고맙다는 말 빼고는 무슨 말을 더 해야 할지 몰랐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차마 입밖에 내뱉을 수 없었다.하은혜는 돌아오는 길에 이미 안정을 되찾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말했다.“대표님, 상대는 대표님을 노리고 움직인 것 같은데요. 저랑 선우 아가씨는 모두 대표님을 상대하기 위해 이용당한 도구일 뿐입니다. 아마 다음번에는 바로 사모님에게 손을 쓸 확률이 높습니다.”김예훈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그들에게는 더는 손을 쓸 기회가 없을 겁니다.”하은혜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 안의 분위기는 삽시에 어색해졌다.하은혜의 거처로 돌아간 후, 계속 침묵을 지켰던 하은혜가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제 목숨도 구해주셨는데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제 몸을 바쳐도 될까요?”김예훈은 씩 웃더니 하은혜를 바라보고는 그녀의 이마에 딱밤을 한 대 때렸다....성남 임씨 가문 저택에서.임수환은 차를 우리고 있었다. 이건 수련의 일부분이었다.수련이란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모든 것이 얻어지는 게 아닌, 도를 터득하고 자기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었다.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어르신, 마음의 준비를 하십시오!”옆에는 부산 견씨 가문의 견무가 서 있었다. 지팡이를 쥔 그의 손은 부들부들 떨렸고, 그의 안색은 한없이 어두워졌다.임수환과 견무는 일면식이 있는 사이였다. 리카 제국 임씨 가문과 부산 견씨 가문의 합작은 각자 두 사람의 승낙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표정이 어두워진 견무를 보고 임수환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는 눈앞에 놓인 관들을 보더니 평소 덤덤했던 얼굴이 조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주저하며 관을 열지 않았다.결국 그의 뒤를 따르던 방여가 손을 휙 젓더니 관을 모두 열었다.임해, 임도윤, 견후, 바트, 유타, 츠바사...여섯 명의 시체가 그들 앞에 놓였다.양아들과 부하의 시체들을 보자 임수환은 몸을 휘청거렸다.그는 십 년 넘게 폐관 수련을 했지만 임해와 장병들은 항상 그의 곁을 지켰다. 그들은 그에게 있어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었고, 임수환은 심지어 그들을 아들처럼 생각하기도 했다.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모두 시체가 되어 돌아오다니?임수환을 둘러쌌던 온화한 기운은 곧바로 사라지고, 대신 미친 듯한 살기가 흘러넘치기 시작했다.방여는 눈앞의 모습을 보더니 실눈을 뜨고는 별 표정 짓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그는 더 위험해 보였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름이 돋게 했다.주위의 온도가 한순간 차가워지자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했다.‘큰일 나겠어!’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오늘 이 시간부로, 성남에는 더는 태평한 나날들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임옥희가 몸을 부들부들 떨며 걸어 나오더니 말했다.“어르신,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꼭 복수해 주셔야 해요! 만약 어르신께서 처리하지 않으신다면 얼마 있지 않아 우리 모두 죽을 거예요!”임씨 가문 사람들은 겁이 나기 시작했다.그들도 이젠 김예훈의 고문 신분을 알게 되었고, 막심한 후회가 들었다.김예훈에게 그런 신분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그들 임씨 가문은 절대 정민아 가족을 집밖에 내쫓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젠 너무 늦었고, 그들도
임수환의 명령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리카 제국의 임씨 가문 사람들은 수년간 부산, 서울, 금릉을 포함한 한국 각지에 있는 임씨 가문에서 자리를 잡았다.성남 임씨 가문은 그저 그중 한 개의 임씨 가문일 뿐이었다.임수환이 갑자기 이 명령을 내린 건, 한국에 있는 모든 임씨 가문을 모으기 위해서이다.그들의 가진 핵심 자원과 무기를 모두 꺼내게 된다면 얼마나 무서운 실력을 선보일까?단 하루면 한국에 있는 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모이게 될 것이다! 국방부 기관에 있는 사람이든, 비즈니스를 하거나 블랙 마켓을 운영하는 사람을 막론하고 말이다!리카 제국 임씨 가문 사람들은 여러 가지 업계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사람들이 모두 모이게 되면 어떤 그림을 그려낼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아무리 CY그룹이 엄청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김예훈이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막강한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을 막지 못할 것이다!사람들은 모두 결과를 예견할 수 있을 것 같았다!투자유치대회가 열리는 당일에 넓적한 대회장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고, 사람들은 모두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다.임수환은 이걸 도박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당연히 펼쳐질 결과라고 생각했다.동시에 이는 세상 사람들한테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의 실력을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성남 바닥은 그렇게 크지 않았기에 이 소식은 순식간에 성남, 심지어 경기도까지 퍼져 나갔다. 불과 한 시간만에 말이다.상류층이든 폭력 조직이든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대단한 실력을 갖춘 리카 제국 임씨 가문에서 결국 직접 나서다니!게다가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은 한국에 있는 비장의 카드를 모두 쓸 생각인 것 같았다.그만큼 임수환이 많이 화가 났다는 걸 증명한다!리카 제국 코라에서는 임수환이 한 번 분노하면 시체가 널리게 될 것이라는 전설이 있었다.지금 임수환이 성남에서 단단히 화가 났으니 어떤 결과가 펼쳐질지 몰라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곧이어 한국에 있는 임
그 말을 들은 박인철은 몸을 흠칫 떨었다.아마 김예훈은 이번에 나라를 위해 제대로 나설 생각인 듯했다. 그리고 리카 제국 임씨 가문에게 겁주는 것만으로 끝낼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한국에 자리 잡고 있는 리카 제국의 바퀴벌레들을 모조리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김예훈은 더는 국방부 소속이 아니었지만, 그는 총사령관으로서 언제나 나라와 국민을 위해 생각했다.박인철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어쩐지 한국 대통령님께서는 대표님이 국방부 장관 자리에 앉을 수 있게 지금부터 9대 국방부 총사령관 자리를 두고 러브콜을 보내시더라니.’김예훈은 또 오정범을 보더니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한국 폭력 조직 사람들도 꽤 모였으니 그쪽 왕이라고 불리는 당신이 나서야 하는 거 아닌가? 그 사람들을 제대로 혼내줘야지. 성남까지 왔으니 그들을 절대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해야 해.”오정범이 허리를 굽히고는 말했다.“네, 알겠습니다!”이때, 송준이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대표님, 임수환이 투자유치대회 당일에 장례식을 치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성남에 있는 모든 세력과 가문에게 초대장을 보냈다고 하는데 아마 우리와 정면 승부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 혹시나 또 다른 짓을 벌이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는데요. 그리고 대표님께서 오랫동안 준비하신 투자유치대회가 임수환 때문에 이대로 실패로 끝나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했다.“괜찮아, 누가 실패로 끝날지 한 번 두고보자고!”...임씨 가문 저택에서.임수환과 방여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앉았다.두 사람 앞에는 바둑판이 하나 있었고, 흑백의 바둑알은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뒤섞여 있었다.임수환은 하루 사이에 많은 흰머리가 났다. 전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 보였다.방여는 전과 다를 게 없었는데 그저 바둑판에만 집중하고 있었다.“어르신, 한국에 있는 임씨 가문은 대부분 모였습니다. 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열세 명의 임씨 가문 사람들은 이미 성남 기관에 양정국을 찾으러 간 모양입니다! 그들은 성남 기
그 말을 듣자 여문성은 몸을 더 세게 떨었다.두 사람은 모두 평온한 얼굴로 대화를 이어 나갔고, 전혀 분노한 사람처럼 보이진 않았다.하지만 그는 주위의 공기가 현저히 차가워진 것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CY그룹에서.선우건이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왔다.“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임수환이 단단히 화가 난 모양입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는 대표님께서 더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아무리 대표님께서 막강한 실력을 갖추셨고 든든한 뒷배가 있다고 하지만, 임수환은 결국 리카 제국 사람입니다. 그는 우리 한국의 국민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 만약 임수환이 분노를 이기지 못해 무고한 국민들을 공격한다면 어떡합니까?”선우건이는 임수환에게 당해 트라우마까지 생겼다.하지만 선우 가문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간 걸 생각하면 그가 그럴 만도 했다.김예훈은 한 가지를 제외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그는 웃으며 말했다.“선우 선생님, 오셨던 김에 부탁 하나 들어주실 수 있어요? 골동품에 대해 잘 아시니까 혹시 가게에 좋은 관이 있으면 하나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제 장례식에 가져가려고요. 일찍이도 늦지도 말게, 딱 임수환이 나타날 때 보내주시면 돼요.”선우건이는 그 말을 듣더니 머리가 하얘졌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미치셨어요? 임수환에게 관을 보내시려고요? 임수환은 리카 제국 국방부의 유일한 한국인 소장이라고요. 그를 건드린다면 전체 리카 제국 국방부를 건드리는 거나 다름없어요.”김예훈이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아무리 리카 제국 국방부라지만 저는 그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들이 제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할걸요? 그깟 소장 따위가 뭐라고. 그냥 제 말대로 해주시면 돼요.”김예훈의 말을 들은 선우건이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그는 한 개 가문의 가주였으니 체통을 지켜야 했다.하지만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은 워낙 포악하기로 소문이 났기 때문에 누가 그들을 두
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장관님, 대통령님께서 하셨던 말을 또 들으려고 제가 전화를 드린 건 아닙니다. 그리고 이번에 저는 한국에 있는 리카 제국 간첩들을 모두 처리할 생각입니다. 다만 국방부의 도움이 필요하죠.”“리카 제국의 간첩?”국방부 장관은 순식간에 엄숙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그 전쟁 후로 리카 제국 등 5대 강국은 겉으로는 잠잠해진 것 같지만 사실 남몰래 엄청 잔머리를 굴리고 있어요.”“네가 정말 리카 제국의 간첩들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일이지. 국방부에서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 것이냐?”김예훈이 말했다.“국방부에서 너무 크게 움직이면 리카 제국에서 눈치챌 것입니다. 그래서 경계가 느슨해진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어요. 어떤 사람이 성남으로 오든 절대 막지 마시고요. 9대 국방부 사람이라고 해도 절대 막지 마세요.”국방부 장군은 미간을 구기더니 한참 고민하고는 대답했다.“알겠어, 네 말대로 할게.”“그리고 용의 부대를 잠깐 빌렸으면 하는데요. 많이 필요하지도 않고 소수 정예만 빌려주세요.”김예훈이 말을 이어갔다.국방부 장관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동의했다.“그럼 비밀 유지를 위해 내 곁에 있는 정예들을 보낼게.”“알겠습니다!”김예훈이 덤덤한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직접 양성한 당도 부대는 한국 9대 부대 중 최고의 부대이다. 그들은 유라시아 전쟁에서 총사령관과 함께 전쟁터를 휩쓸면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하지만 당도 부대 외에 김예훈이 또 다른 정예 부대를 직접 양성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예를 들면 용의 부대 말이다!용의 부대의 직책은 바로 한국의 대통령과 9대 장관을 보호하는 것이었다.그리고 지금 용의 부대 소속 병사들은 모두 김예훈이 직접 뽑은 병사들이었는데, 작은 분대 하나만으로도 천군만마 부럽지 않은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한국 국방부 장관에게서 용의 부대를 빌렸다는 건 그만큼 김예훈이 임수환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해룡 부대 병사들이 모두 모였다. 그들은 피가 들끓었고 사기가 하늘을 찔렀다.경기도 국방부 고위층들도 적잖게 놀랐다.그들은 원경훈이 이번 취임으로 아끼는 해룡 부대까지 데리고 온 건 알고 있었지만, 해룡 부대가 이 정도로 강력할 줄은 몰랐다.사기가 오른 그들의 모습을 보아하니, 설마 경기도에 곧 전쟁이 일어날 것은 아닌가?...경기도 기관에서.일인자 하정민이 사무실에 앉아있었는데 그는 미간을 구겼고, 얼굴색도 많이 어두워보였다.경기도 기관의 고위층 임원들의 얼굴도 굳어졌다.“원경훈 총지휘관이 갑자기 아끼는 해룡 부대까지 끌고 왔어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닐까요?”“그러게요, 우리 경기도는 오랫동안 평화를 유지했는데 말이에요, 설마 변방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겠죠?”“간부님, 꼭 이 일을 똑똑히 알아내셔야 합니다!”경기도 기관 고위층 임원들은 모두 속이 타들어 갔다.경기도 국방부 일인자는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니 그들은 그 이유를 알아야 했다.만약 정말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돈을 가지고 준비할 수 있었는데, 지금처럼 아무것도 모르니 마음만 조급해졌다.하정민은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아침에 국방부 장관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셨어요...”그 말에 장내는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그들은 모두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로 하정민만 뚫어지게 쳐다봤다.국방부 장관님께서 직접 전화를 하셨다니?모든 한국 사람의 존경을 받는 국방부 장관 말인가?그가 왜 하정민에게 직접 전화할 이유가 없었다, 하정민은 그런 자격이 있는 사람도 아니었고.하정민은 계속 안색이 어두운 채로 말을 이어갔다.“국방부 장관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앞으로 며칠 동안 경기도에는 소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무슨 일이 있든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척 평소 그대로 움직이라고 하셨어요. 필요할 때면 눈도 감아주고요!”사람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사실 그들은 모두 어느 정도 소식을 들은 게 있었다. 다른 행정
임수환은 그 말을 듣자 잠깐 멈칫하더니 말했다.“국방부 장관이 그런 말을 했다고? 왜 그런 명령을 내린 것이지?”임하성이 웃으며 말했다.“어르신, 경축드립니다! 저희 기관에 있는 사람들끼리 여러 정보를 분석하고 결론을 하나 얻었습니다. 특수한 국제정세를 고려해 아마 한국 고위층에서 리카 제국과 맞붙는 것을 꺼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눈 감고 우리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려는 거 아닐까요?”임수환의 얼굴에는 건방진 미소가 번지더니 손으로 의자를 툭툭 치며 말했다.“이번에 성남 기관, 그리고 경기도 기관에서도 CY그룹이랑 김예훈의 편을 들어주지 않겠구먼! 그렇다면 계획대로 움직여!”“알겠습니다!”현장에 있던 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허리 숙여 인사했다.“내 명령을 듣거라. 내일 성남 모든 세력과 가문의 대표는 모두 성남 교외의 묘지로 장례식에 참석해야 한다고 전하거라! 그리고 CY그룹의 모든 임원들이 자리에 도착해야 한다. 그들을 관을 들게 하고 묘지에서 7일 동안 반성하게 할 것이다!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는 사람은 모조리 죽여버릴 것이다!”임수환이 명령을 내렸다.곧이어 이 소식이 외부에 전해졌고, 전체 성남 상류층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특히 CY그룹과 김예훈 때문에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의 군사, 정치, 비즈니스, 폭력 조직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는 찌라시를 듣고 성남 주민들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CY 그룹 사람들은 모두 출근할 기분이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긴장한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혹시라도 자신이 영향을 받을까 봐 두려웠다.그리고 하은혜와 송준 등 임원들이 그 소식을 접했을 때도 모두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임수환이 그들더러 관을 들라고 하다니? 그것도 모자라 묘지에서 7일 동안 무릎을 꿇어야 한다니.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송준은 직원총회를 열어 한 가지를 발표했다.“김세자 님께서 말하셨습니다. 이번 일은 여러분과 상관이 없으니 마음 놓고 출근만 하시면 된다고요. 나머지 일은 김세자 님께서 알아서 해결하실
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숨을 헐떡이며 김예훈과 동하임을 째려보았다.“기다려.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거야!”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했다.“반드시 동씨 가문을 진주 1인자 위치에서 끌어내릴 것이고, 오늘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게 할 거야! 나는 전직 총독으로서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어. 이 일을 영국 황실에 알리면 너희는 끝장이야!”동하임은 피식 웃고 말았다.“영국이요? 저희가 끝장날 거라고요?”김예훈은 서서히 장현준 앞으로 다가가 비웃음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어디 전화해 보세요. 영국에서 어디 저희 대한민국 일에 간섭할 수 있는지. 저희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정상에 서있는데 어르신은 아직도 서양인의 그림자 밑에서 살고 계시네요. 당신 같은 사람이 전직 총독이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어르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서양인에게 길들어진 개일 뿐이에요.”김예훈은 또 한 번 발로 걷어찼다.장현준은 서양 격투기를 배워서 그런지 반응이 빨라서 김예훈이 발로 차는 순간에 최선을 다해 피했다.하지만 손을 들기도 전에 복부에 통증을 느끼며 의자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악!”비명이 퍼져나가고, 장현준은 네 발이 하늘을 향해 뒤집어져 마치 뒤집힌 거북이처럼 초라하기 그지없었다.“얼른 전화해 보세요. 어르신을 지켜줄 수 있는지 어디 한번 지켜보자고요.”김예훈은 피식 웃었다.“어르신께서 말은 힘이 무엇인지 확인해야겠어요.”류서우 등은 이 순간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뻔뻔한 자식. 동하임이 장현준 어르신을 다치게 한 틈을 타 진주에서 존경받는 전직 총독님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다니. 정말 완전히 무시하는 거잖아!’“김 회장!”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말했다.“감히 나한테 손을 대?”쨕!김예훈은 장현준의 뺨을 때려 바닥에 쓰러뜨렸다.다음 순간, 머리가 세게 바닥에 부딪힌 장현준의 얼굴은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고 말았다.화가 났지만 두려움과 절망감이 앞섰다.충분히 자기도 고수라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움직임을 전
“너...”용현성은 김예훈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극심한 통증 때문에 어질어질한 상태였다.그는 용문당 집법 부대의 부당주이며 용씨 가문의 사람인데 말이다.그동안 무송과 용문당에서 항상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를 추앙하고 존경했는지 모른다.그는 어디에서든 자신감이 넘쳤고, 심지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그런데 오늘 김예훈한테 체면이 짓밟힌 것도 모자라 큰 손해를 보게 될 줄 몰랐다.어린놈의 발에 체면과 존엄이 짓밟힌 지금, 용현성은 벽에 머리를 박아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하지만 김예훈이 또 움직일까 봐 소리치지도 못했다.“보아하니 이제는 사태 파악이 되셨나 보네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무슨 말을 하면 안 되는지 아시겠죠?”김예훈은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용현성을 쳐다보고는 그를 발로 차버렸다.“오늘 교훈을 잘 기억하길 바랄게요. 안 그러면 언젠가 터질 정도로 얻어맞을 거니까요. 제가 마음이 약해서 그렇지. 김현민이었다면 진작에 죽었을 거예요. 무송으로 돌아가 집법 부대 사람들한테 알라세요. 앞으로 일을 처리할 때는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고 행동하라고요. 일본인의 말에 개처럼 달려오지 말고요. 한 명씩 올 때마다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요. 알겠어요?”용현성은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얼굴은 일그러진 채 처참한 모습으로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이순간 그는 김예훈에게 도전할 용기가 없어 애써 진정해 보려고 들숨·날숨을 쉬었다.“김 회장, 하임 씨,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야?”용현성이 이 정도로 다친 모습을 보자 장현준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여기가 어디라고. 여긴 국제 대도시인 진주이자 이곳만의 법이 있다고! 전직 총독의 신분으로 요구하는데 당장 당주님께 사과하고 처벌을 받아! 안 그러면 내 한마디로 진주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게 될 줄 알아. 내 말 믿어 안 믿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못 믿겠는데요? 저도 한 말씀 드릴까요? 제 앞에서 나이를 내세우면서 우쭐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생
김예훈의 발에 짓밟힌 용현성은 끊임없이 몸부림쳤고, 얼굴에는 발자국과 손자국이 나있는 채로 무척이나 비참한 모습이었다.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김예훈의 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그저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많은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비비기도 하고,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특히 집법 부대 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아무도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담하게 행동할 줄 몰랐다.용현성의 뺨을 때린 것도 모자라 그의 얼굴을 바닥에 짓밟다니.이는 용문당 장관회의 체면을 짓밟은 것도 모자라 용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은 것과도 같았다.모두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장현준이 제일 먼저 반응하고 소리쳤다.“김 회장, 지금 무례하게 뭐하는 짓이야! 감히 당주님을 건드려?”김예훈이 용현성마저 무시할 줄 몰랐는지 류서우는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그녀는 혈기가 솟구쳐 김예훈에 대한 두려움도 잊었다. 이때 그녀의 손짓하나에 한 무리의 집법 부대 제자들이 무기를 꺼내 분노에 차서 앞으로 돌진해 왔다.똑같이 동하임의 손짓에도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사방에서 나와 집법 부대 사람들을 가로막았다.집법 부대 사람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모두 강력한 시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곳은 동씨 가문의 구역이라 인원이 더 많은 건 사실이었다.힘이 균형을 이룬 쌍방은 서로 대치 상태에 들어섰다.류서우는 또 한 번 누군가에게 가로막힐 줄 몰랐는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동하임 씨,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동하임이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도련님을 해치려면 제 시체부터 먼저 밟고 가세요!”“너희들!”류서우는 이 모습을 보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더니 김예훈을 노려보면서 말했다.“김 회장님, 당주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다 함께 묻어버릴 거예요!”김예훈을 직접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너무 많이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었다.이때 장현준이 기세등등한 말투로 말했다.“김 회장, 하임 씨, 지금 이러는 거, 어떤
이때 용현성의 손짓 한에 몇몇 부하들이 앞으로 나서서 칼을 뽑아 들고 김예훈을 노려보았다.이 장면은 동하임의 얼굴을 순간적으로 어두워지게 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부당주님, 패쪽은 당주님이 저한테 맡긴 거라 누구도 가져갈 수 없고, 저보고 일본인에게 사과하라고요?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일본인이 저의 사과를 받을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세요?”“왜? 네가 그렇게 대단해?”용현성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김예훈, 내가 너의 다리를 부러뜨리지 않고 일본에 보내는 것으로 끝내는 것도 당주님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야. 그러니까 너무 잘난 척하지 마. 내가 나이 들어서 성격이 좋아져서 다행이지, 젊을 때였으면 너는 이미 머리가 날아가고 온 가족이 살해당했을 거야.”이 순간, 용현성은 언제든지 일어나 김예훈을 한방에 쳐 죽일 것만 같았다.“김 회장, 당주님은 용문당 내부에서 덕망이 높고 권력 있는 분인데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많은 배려를 한 거라고.”장현준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그러니까 절대 나대지 마. 당주님이 화를 내는 순간 너는 끝장이라고. 회장 패쪽을 내놓아야 할 뿐만 아니라 사과용으로 너의 사지를 부러뜨려 일본에 버릴 거라고. 너의 가족 또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야. 당주님은 단순히 용문당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용씨 가문도 대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 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장현준은 소파에 편안히 기대어 앉아 말했다.“우리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패쪽을 내놓고 스스로 손발을 묶어. 내가 당주님을 위해 두번째 즐길 거리를 마련했는데 말이야. 당주님이 즐기는 데 방해가 되는 순간 네가 어떻게 수습할지 지켜볼 거야.”류서우도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얼른 패쪽을 내놓고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요. 아니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류서우, 지금 날 협박해?”류서우는 눈가를 파르르 떨긴 했지만, 여전히 냉랭하게 말했다.“그렇게 이해하셔도 좋아요.”류
“나오키가 너를 죽일 수 있었는데 네가 용문당 이름으로 압박하는 바람에 생각에 잠겨있는 틈을 타 습격해서 죽였다는 것도 알아. 김예훈, 너는 정말 얼굴이 너무 두꺼운 거 아니야? 왜 그렇게 염치가 없는 거냐고.”용현성은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화가 잔뜩 나 있었다.김예훈은 멈칫하더니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류서우를 힐끔 쳐다보았다.류서우 뒤에 서 있던 집법 부대 제자들은 김예훈의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에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했다.이로써 류서우가 용현성을 데려오기 위해 일부 진실을 숨겼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예를 들어 김예훈이 혼자서 타케이 가문을 모조리 때려눕혔다는 사실을 숨긴 채 김예훈이 용문당을 이용해 타케이 가문을 압박했다고 말했다.만약 용현성이 김예훈이 직접 나오키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감히 올 용기도 없었을 것이다.“부 당주님, 한 번만 더 설명해 드릴게요. 타케이 가문은 자결한 것이 맞아요. 용기가 대단해 일본 천황이 큰 상을 내리기로 했다니까요?”김예훈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미 진주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에요. 일본대사관 측에서도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요. 부당주님께서 만약 불만이 있으시면 그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도 좋아요. 소송에서 이기면 다시 이야기해 볼까요?”“너!”용현성은 화가 나서 할 말을 잃었다.‘김예훈 이 자식, 실력 있는 것도 모자라 말솜씨도 대단해.’김예훈이 일본대사관까지 거들먹거려 한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이때, 장현준이 웃으면서 말했다.“김 회장, 어떻게 자결했는지는 김 회장이 나보다 더 잘 알잖아. 동씨 가문이 이 사건에 얼마나 많은 힘을 쏟아부었는지 김 회장도 모를 리가 없잖아. 굳이 밝혀봤자 재미도 없을 것 같고. 실력이 뛰어난 데다 동씨 가문이 뒤를 봐주고 있어서 자신감이 넘치는 거 알아. 하지만 김 회장도 알겠지만, 이 세상에서 많은 일은 단순히 싸우고 죽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아. 이 바닥에서는 예의를 갖춰야 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데 당주님과 맞서
장현준이 봤을 때 자기가 진주에서 가지고있는 능력과 배경에 용현성의 세력까지 더하면 김예훈을 짓밟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어쨌든 본때를 보여주기 전에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이때 동하임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그러게요. 어르신들, 싸우려고 저희 동씨 가문에 사람을 불러달라고 한 건 아니죠? 먼저 일부터 해결하는 거 어떨까요?”용현성은 그제야 분노가 가라앉는 듯싶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삿대질했다.“김예훈, 장현준 어르신과 동씨 가문이 네 편을 들어줘서 오늘 운이 좋은 줄 알아. 아니면 내가 뺨 한 대로 너같이 무례한 인생 후배를 죽여버렸을 거야. 그동안 내 손에 죽은 젊은이가 아마도 천명은 안 되어도 팔백 명은 될 거야.”용현성은 오른손 손바닥을 드러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허세 그만 부리시고. 저를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면 될까요?”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할 말이 있으면 하시고, 없으면 이만 가볼게요. 저는 아직 배가 고파서 야식 먹으러 가려고요.”“너!”한 무리의 집법 부대 제자들은 하나같이 화를 냈다.거만한 사람은 얼마든지 봤어도 이 정도로 거만한 사람은 처음이었다.‘용현성 어르신 체면을 전혀 지켜주지 않네!’“그래. 본론으로 들어가지.”용현성은 이번에는 화를 억누르고 류서우 등을 말리면서 김예훈을 냉랭하게 쳐다보았다.“김예훈, 네가 부산 용문당 회장인 점을 이용해서 진주·밀양에서 함부로 행동하고 사람을 괴롭혔다면서? 심지어 일본 야마구치파도 모자라 타케이 가문까지 죽였다지? 야마구치파에서 이미 연락이 왔어. 용문당에서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으라고. 네가 상대방과 어떤 원한을 가지고 있든, 야마구치파에서 책임을 따지기 시작한 이상 네가 반드시 책임져야 해.”용현성은 위엄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명령하는데 회장 패쪽을 넘기고 야마구치파에 사과하도록 해! 우리 용문당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말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런
“류서우, 우리 회장님한테 무례하면 안 되지.”장현준이 말했다.김예훈과 동하임을 발견했을 때 멈칫하더니 곧바로 이 두 사람을 알아보았다.비록 첫 만남이었지만 용현성을 응원하러 오는 것이었기에 김예훈의 자료를 미리 확인했었다.장현준은 배시시 웃으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류서우, 이분은 전설 속의 김예훈 회장이라고 해. 경기도 김 세자라고도 불리는데 신분이 어마어마할 정도라니까. 이런 분은 집법 부대에서 감히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장현준이 류서우를 꾸짖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비난의 뜻은 없고 오히려 비꼬는 듯했다.김예훈의 신분을 알고는 있었지만 별로 존중의 뜻은 없었다.진주 사람이 봤을 때 경기도 김세자든 부산 용문당 회장이든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도 않았다.진주에서는 바짝 엎드려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번에 상대해야 할 사람이 눈앞에 서있는 사람인 것을 확인한 용현성은 자연스레 시선을 김예훈에게 돌렸다.류서우의 눈물겨운 호소를 듣고, 사진도 보고, 자료도 확인했지만, 실물을 보니 평범하디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옷차림이나 분위기, 모두 다 평범했다.김현민과 비교하면 정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용현성은 김예훈이 류서우 앞에서 어떻게 타케이 가문을 죽였는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이때 용현성이 담담하게 말했다.“류서우, 얼른 우리 김예훈 회장에게 사과해. 이따 시작되기도 전에 회장님이 홧김에 너를 죽여도 난 너를 지켜줄 수 없어.”“하긴, 김 회장님이 막무가내의 사람이라 당주님 앞에서 살인과 방화를 저지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죠.”류서우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 류서우, 회장님께 사과를 드릴게요. 죄송해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부디 저를 죽이지 말아주세요. 저 죽기 싫어요.”말 속에 가시가 있고, 비꼬는 말투를 보니 전혀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다.류서우의 말에 집법 부대 제자들도 김예훈을 흘겨보았다.‘이 모양 이 꼴을 하고서 왜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지? 정말 염치가 없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영국 황실에서 일했다고요? 황실 공주도 제 앞에서 체면을 세우지 못하는데 하인 주제에 내 앞에서 나이가 많다고 꼰대 짓을 하다니. 저는 절대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거예요.”김예훈은 말을 마치고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이 둘은 곧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꼭대기에 있는 공중 화원에 도착했다.150평 정도 되는 이곳에는 사방이 푸르른 식물로 둘러싸여 있었다.가장 가운데는 60평 정도의 회의실이 있었는데 벽에는 유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도 걸려있었고, 주위에는 온통 고급 목재로 만들어진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우아하게 꾸며진 이곳은 꽤 정교하여 보기 드문 곳이었다.하지만 그렇게 정교하던 회의실이 지금은 엉망이었다.비싼 소파와 테이블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바닥에는 유리 조각들도 널려있었다.그 중심에는 두 명의 노인이 앉아있었다.한 명은 삼베옷을 입고, 수염과 머리가 하얗고, 네모난 얼굴에 위엄이 가득한 용현성이었다.다른 한 명은 외국인으로 턱시도를 입고 눈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살짝 술에 취한 것 같은데 그래도 기품은 좋았다.이 사람은 바로 총독을 하기도 하고 영국 황실에서 일했던 장현준이었다.그들의 뒤에는 열몇 명의 사람이 서 있었는데 가장 앞에 서있는 사람은 류서우였다.보아하니 모두 집법 부대의 사람들인 것 같았다.하나같이 태도가 거만하고 콧대가 높은 것이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었다.특히 류서우는 용현성이 뒤를 봐주자, 모든 사람을 무시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런 제기랄. 김예훈이랑 동하임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이때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장현준은 동씨 가문 하인인 줄 알고 욕설을 퍼부었다.“우리가 누군지 모르는 거야? 우리를 십몇 분이나 기다리게 해놓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장현준은 진주 1인자 포스를 풍기면서 차가운 표정으로 질문했다.“동씨 가문 사람들은 예의를 모르나? 그리고 김예훈이라는 놈은 자기 분수도 모르나 봐. 내가 오는 줄 알았으면 미리 와서 기다렸어야
김예훈이 놀라며 말했다.“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의 사람이라고요?”동하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좀 복잡하다는 거예요. 용씨 성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용문당 당주님과 같은 연배라 심지어 당주님이 형이라고 부른다고 했어요.”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재밌네요. 당주님의 형님이 집법 부대 부당주님이라니. 관계가 복잡하긴 하네요.”“그런데 류서우 씨가 그분을 총알받이로 이용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집법 부대의 체면을 세워줄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평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깃발부터 내려고 소란을 멈춰야 했지만 순진한 사람이더라고요. 용현성 같은 사람이 짓밟을 수 있었다면 저는 이미 몇 번이고 죽었을 거예요.”김예훈이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보아하니 류서우 씨 아직 수준이 낮은 것 같네요. 용문당 류씨 가문도 별거 없네요.”동하임이 한숨을 내쉬었다.“말은 이렇게 해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류서우 씨는 무시해도 용현성 씨는 젊은 시절에 진주를 휩쓸고 다니면서 인맥이 아주 넓거든요. 용문당 권력자들도 깍듯이 대할 정도라니까요.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도 겸손한 것 같아 보여도 진주·밀양 지리적 위치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용현성 씨가 체면을 차리지 않고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의 인력을 직접 끌어와서 도련님을 상대하는 것도 아주 복잡한 일이에요.”동하임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런데 도련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돼요. 저희 동씨 가문은 어떻게든 도련님 편에 서 있을 거니까요.”김예훈은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삼촌인 저만 믿으세요.”동하임은 흰자를 뒤집긴 해도 그의 자신감에 정신이 황홀해지는 느낌이었다.유럽 여자들은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동하임도 반쯤 유럽인이라 그런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하지만 이전에 김예훈의 자료를 본 적 있는데 이미 그에게 아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늘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이던 동하임은 아쉬울 따름이다.‘이런 사람은 김현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