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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알겠어요. 할아버지 말씀대로 할게요!”

하은혜는 백 번 내키지 않았지만 위기에 빠진 김예훈을 구하기 위해서 모든 걸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으며 이장우와 결혼을 하더라도 절대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게 할 거라고 굳게 다짐했다.

이때, 하은혜의 형수 조연아가 코웃음을 치며 말을 보탰다.

“할아버지, 구두상의 약속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잖아요. 협의서라도 작성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조연아의 말에 하씨 가문 사람들이 너도나도 동의했고 이내, 하씨 가문에서 김예훈의 위기 상황을 해결해 주면 하은혜는 반드시 이장우와 결혼해야 한다는 협의서를 작성했으며 하은혜는 굳은 표정으로 이를 악문 채, 협의서에 사인을 했다.

이를 본 하씨 가문 사람들은 표정이 환해졌다. 진주 이씨 가문과 사돈 관계를 맺으면 서울 하씨 가문은 또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고 그들의 신분과 권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 협의서만 있으면 서울 하씨 가문에서는 무조건 그 조건에 동의할 것이 뻔했기에 굳이 약속일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이 하은혜는 무조건 이장우에게 시집을 가게 될 것이다.

진주 이씨 가문 쪽은 하정민이 나서서 중재를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기에 하정민은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이장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송하용이 폐인이 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장우는 김예훈을 어떻게 죽일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 하정민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보자 싸늘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하씨 어르신,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오늘 있었던 일을 이장우 씨도 알고 계시죠?”

하정민이 감개무량한 듯 입을 열었고 이장우가 차디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연히 알죠! 이번 일은 하씨 가문에서 저한테 만족할 만한 답을 주셔야 할 겁니다.”

그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하정민이 천천히 말을 꺼냈다.

“지금 그 일을 상의하려고 전화를 드렸어요. 오늘 있었던 일을 문제 삼지 않으면 은혜가 이장우 씨에게 시집을 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흠칫하던 이장우는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온 행복에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눈살을 찌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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