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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Penulis: 낭아감자
이장우 같은 사람은 명품 따위로 자신의 신분을 돋보이게 할 필요가 없었다. 그가 입고 있는 정장 자체가 이탈리아 최고 디자이너가 그를 위해 손수 제작한 옷이고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도 맞춤 제작품으로 그 가격은 100억 정도였으며 전 세계적으로 한정판이었다.

그가 몸에 걸치고 있는 물건들은 보통 사람은 특별한 점을 모르지만 아는 사람은 한눈에 알아볼 정도였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일류 가문에서도 이렇게 갖추려면 평생 돈의 노예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진주시 이씨 가문은 한국 10대 명문 가문은 아니지만 크게 차이가 나지도 않았다. 이런 거물급 인물이 나타나면 성남시 1인자는 물론, 경기도 1인자 하정민도 그의 체면을 봐줘야 할 것이다.

이때, 이장우가 김예훈을 무시한 채, 천천히 하은혜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을 걸었다.

“하은혜 씨 아닌가요? 하은혜 씨는 제 구역에서 식사를 하시면서 왜 저에게 전화를 하지 않으셨어요? 제 부하들이 혹시 실수라도 저질렀으면 제가 너무 미안할 뻔했잖아요.”

“이장우 씨 당신이네요!”

하은혜는 이장우를 보자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하씨 가문에 혼인 제안을 하러 온 사람들 중 그가 맨 앞에 서 있었기 때문에 하은혜는 그를 기억하고 있었으며 서울 하씨 가문의 뜻에 의하면 그녀를 무조건 이장우와 결혼시킬 생각이었다.

저번에 블랙티 레스토랑에서 김예훈은 서울 하씨 가문 사람들과 만난 적이 있지만 결국 유쾌하지 못하게 헤어졌었고 그 뒤로부터 이장우가 여러 번이나 찾아왔기에 이씨 가문의 세자에 대해 하은혜는 이미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다.

“왜요? 하은혜 씨 표정을 보니 식사가 별로 맛이 없었나 보네요?”

이장우가 웃는 얼굴로 손바닥을 몇 번 치더니 부하에게 레스토랑 셰프를 데려오라고 했고 다음 순간, 팍 소리와 함께 셰프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다.

“식사하러 오신 하은혜 씨는 제 약혼녀예요. 몰랐어요? 하인 주제에 앞으로 모셔야 할 주인도 못 알아보면서 무슨 일을 제대로 하겠어요? 데려가서 정신 차릴 때까지 때려!”

이내, 깡패 두 놈이 살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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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하은혜 씨는 이렇게 중요한 혼사를 의논하는 와중에 대놓고 다른 남자와 거리에서 돌아다녀요? 이번 일로 제가 하씨 가문에 찾아가서 따지기라도 하면 이 남자는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이장우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아니꼬운 듯 쳐다보았다. 예전에 그는 단지 바퀴벌레 같은 김예훈과 괜히 말을 섞기 싫었는데 지금 그 바퀴벌레가 눈앞까지 기어 왔으니 당연히 밟아 죽이는 게 마땅했다.이장우의 말에 하은혜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버렸다. 서울 하씨 가문의 파급력을 그녀도 잘 알고 있기에 만약 진주 이씨 가문에서 정말 따지고 들면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하씨 가문은 김예훈을 혼낼 것이다.더군다나 이미 퇴역한 김예훈은 아무리 예전에 총사령관이었다고 해도 두 거물급 가문을 상대하진 못할 것이며 특히 서울 하씨 가문은 10대 명문 가문이며 하씨 가문의 어르신은 9대 장로 중 한 명이었다!이런저런 생각에 하은혜가 두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이장우 씨, 우리 두 사람 일에 다른 사람까지 들먹이지 맙시다! 제가 당신과 결혼할지 안 할지는 제 선택이에요. 당신이 진정한 남자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 주세요!”“싫다면요?”이장우가 장난기 넘치는 말투로 되묻자 하은혜는 싸늘한 표정으로 이장우를 빤히 쳐다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김예훈에게 말했다.“대표님, 먼저 가세요. 이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그녀의 말에 김예훈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하은혜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입을 열었다.“으이그,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 제가 조금 전에 말했잖아요. 은혜 씨를 건드리고 싶은 사람은 일단 제 시체를 밟고 지나가야 할 거라고요.”이장우는 김예훈을 빤히 쳐다보며 그가 죽고 싶어 환장하는 사람으로 보였다.바로 이때, 송하용이 레스토랑 구석에서 나타나 이장우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한 뒤,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장우 도련님, 저 사람은 너무 건방져요. 도련님을 전혀 신경도 안 쓰고 있어요. 근데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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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예훈은 그제야 송하용을 힐끔 쳐다보더니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전 당신 같은 개미를 밟아 죽이는 취미가 없어요. 아직 기분이 좋으니 무릎 꿇고 이곳을 나가면 없던 일로 해줄게요. 그렇지 않으면 남은 평생 밥도 먹지 못하게 될 거예요.”김예훈은 겁을 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저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다들 깜짝 놀란 표정이었으며 한참 지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비웃기 시작했다.“하하하! 어디서 나타난 멍청이야. 송 대표님은 이 세자님을 대표하고 있다는 걸 알기나 해?”“그분이 너에게 사과를 하면 그걸 감히 받을 수는 있어?”“그러게 말이야! 네까짓 게 뭐라고! 이 세자님은 이미 명령을 내렸어! 넌 오늘 무조건 기어서 여길 나가야 돼!”“혼자 못 기어갈 거 같으면 우리가 도와줄게!”이곳에 있는 직원과 깡패들은 전부 진주 이씨 가문 하인들이었기에 사람이 괴롭힘을 당하는 걸 보고 있으면서도 되레 자랑스럽게 여겼으며 이장우와 송하용에게 잘 보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곁에 있던 하은혜는 한숨을 푹 내쉬며 오늘 일이 조용하게 끝나지 못할 거라는 것을 직감했다.그들은 그녀의 대표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절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이 사람 앞에서 저렇게 건방을 떠는 건 죽으려고 환장한 거나 다름없었다.무릎을 꿇고 나가라는 김예훈의 말에 화가 잔뜩 난 송하용은 손을 뻗어 김예훈의 얼굴을 잡으려 했지만 김예훈이 빠른 속도로 손을 뻗어 송하용의 팔목을 잡은 뒤, 그 팔목을 힘껏 틀어버렸다.이와 동시에 팍 소리와 함께 김예훈의 발은 송하용의 배를 걷어찼고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대로 김예훈 앞에 무릎을 꿇어버렸다.“팍!”김예훈은 송하용의 멱살을 잡더니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고 한 방 제대로 맞은 송하용은 바닥에 뒹굴면서 온몸을 덜덜 떨었다.이를 보고 있던 깡패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무섭게 달려들었다.“빌어먹을! 감히 송 대표님에게 손을 대!”“저놈이 죽으려고!”팍! 팍! 팍!김예훈이 빛의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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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고민하던 하은혜가 낮은 목소리로 김예훈을 보며 말했다.“대표님, 제가 오늘 밤 할아버지한테 가서 부탁드려 볼게요. 할아버지가 나서면 이 일을 조용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거예요.”“왜 조용하게 마무리해요? 이장우 그 사람이 도망가지만 않았어도 그 사람도 남은 평생 밥도 못 먹게 만들었을 거예요.”김예훈이 가볍게 웃으며 말하자 하은혜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한숨만 푹 내쉬었다.김예훈이 하은혜를 집에 바래다준 뒤, 하은혜는 몰래 집에서 나와 하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고 하정민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할아버지, 큰일 났어요! 제발 김예훈 씨를 좀 도와주세요! 지금 전체 경기도에서 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할아버지밖에 없어요.”하은혜는 자기 일로는 단 한 번도 하정민에게 굴복한 적이 없었지만 김예훈이 자신 때문에 전주 이씨와 서울 하씨 가문과 동시에 원한을 맺게 하고 싶지 않았다.특히 하은혜가 서울 하씨 가문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그 파급력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아무리 김예훈이 예전에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었다고 해도 그는 이제 퇴역을 했고 지금은 CY 그룹의 대표일 뿐이었다.이런 CY 그룹은 보통 사람에게 있어서 실력이 강한 회사지만 서울 하씨 가문과 진주 이씨 가문과 같은 명문 가문에게는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었다.“하은혜, 너 지금 외딴 놈 때문에 무릎을 꿇은 거야? 그런 놈이 뭐가 좋다고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그 사람이 능력은 좀 있다고 해도 우리 하씨 가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그냥 좀 이 세자랑 결혼하면 안 돼? 왜 이렇게 우리 하씨 가문의 체면을 깎아내려!”하씨 가문 사람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하은혜를 보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고 하정민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 제대로 얘기해 봐.”“예훈 씨가 이장우와 정면으로 맞붙어 싸웠어요. 그리고 그가 가장 아끼는 부하까지 폐인으로 만들어 버렸어요.”하은혜가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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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겠어요. 할아버지 말씀대로 할게요!”하은혜는 백 번 내키지 않았지만 위기에 빠진 김예훈을 구하기 위해서 모든 걸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으며 이장우와 결혼을 하더라도 절대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게 할 거라고 굳게 다짐했다.이때, 하은혜의 형수 조연아가 코웃음을 치며 말을 보탰다.“할아버지, 구두상의 약속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잖아요. 협의서라도 작성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조연아의 말에 하씨 가문 사람들이 너도나도 동의했고 이내, 하씨 가문에서 김예훈의 위기 상황을 해결해 주면 하은혜는 반드시 이장우와 결혼해야 한다는 협의서를 작성했으며 하은혜는 굳은 표정으로 이를 악문 채, 협의서에 사인을 했다.이를 본 하씨 가문 사람들은 표정이 환해졌다. 진주 이씨 가문과 사돈 관계를 맺으면 서울 하씨 가문은 또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고 그들의 신분과 권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이 협의서만 있으면 서울 하씨 가문에서는 무조건 그 조건에 동의할 것이 뻔했기에 굳이 약속일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이 하은혜는 무조건 이장우에게 시집을 가게 될 것이다.진주 이씨 가문 쪽은 하정민이 나서서 중재를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기에 하정민은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이장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송하용이 폐인이 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장우는 김예훈을 어떻게 죽일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 하정민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보자 싸늘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하씨 어르신,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오늘 있었던 일을 이장우 씨도 알고 계시죠?”하정민이 감개무량한 듯 입을 열었고 이장우가 차디찬 목소리로 대답했다.“당연히 알죠! 이번 일은 하씨 가문에서 저한테 만족할 만한 답을 주셔야 할 겁니다.”그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하정민이 천천히 말을 꺼냈다.“지금 그 일을 상의하려고 전화를 드렸어요. 오늘 있었던 일을 문제 삼지 않으면 은혜가 이장우 씨에게 시집을 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흠칫하던 이장우는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온 행복에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눈살을 찌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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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하 씨 가문 사람들은 아무도 김예훈의 진짜 신분을 몰랐기에 하정민의 말에 다들 자랑스러운 듯 너도나도 말을 보탰다.“이 세자는 역시 생각이 깊어. 그렇게 중요한 자리에서 우리 두 가문의 혼인 관계를 발표한다는 건 진주 이씨 가문과 서울 하씨 가문의 끈끈한 관계를 공개하는 거잖아!”“총사령관님과 전남산 어르신, 그리고 경기도 차기 국방부 일인자 등 사람들이 지켜보는 결혼이라니! 이건 나라가 들썩거릴 어마어마한 사건이야!”“그렇게 되면 우리 하씨 가문의 지위는 이제 승승장구할 일만 남을 거야!”사람들은 아무도 하은혜의 표정을 신경 쓰는 사람이 없었고 그들이 보기엔 하은혜를 팔아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자원을 얻을 수 있다는 건 가성비가 최고로 완벽한 비즈니스였다.이와 동시에, 한 고급 별장에서.이장우가 손님을 접대하고 있었고 그 손님이 바로 진주 이씨 가문의 먼 친척인 이원민이었다.이원민이 소속되어 있는 가문은 진주 이씨 가문에서 떨어져 나온 분가였지만 진주 이씨 가문의 중시를 받지 못했다.하지만 이원민은 달랐다. 그는 서울 국방부의 부 수령으로 실권을 쥐고 있는 능력자였으며 가장 중요한 건, 그가 소속되어 있는 부대는 대한민국 9대 군대 중 하나로 당도 부대와 실력이 맞먹을 정도였다!이장우는 성남시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이원민과 연락이 닿았고 오늘 겨우 그를 집으로 모시고 온 것이다.“이 부 수령님, 저희 두 사람은 다 이씨 가문 사람인데 이번에 제가 부탁드릴 일이 좀 있어서 이렇게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이장우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며 손을 쓱 휘두르더니 부하 몇 명이 큰 박스를 들고 들어왔고 그 박스 안에는 다이아몬드가 꽉 차 있었다.“세자, 국방부 사람은 이런 재물을 탐내지 않습니다. 물건은 도로 가져가세요. 부탁할 일이 있으면 편하게 얘기하세요. 제 능력 범위 안에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돕겠습니다.”이원민이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말하자 이장우가 호탕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이 수령님은 역시 서울 국방부의 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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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민은 말을 하면서도 눈빛에 동경과 존경으로 가득 찼다. 당도 부대의 총사령관은 국방부의 전설이고 신화였다.듣고 있던 이장우는 몸을 부르르 떨더니 물었다.“뭐라고요? 총사령관이 국방부 어르신의 직위를 물려받을 수도 있다고요? 그 말이 진짜예요?”“백 퍼센트 진짜입니다. 그분만 그런 자격이 있습니다.”이원민이 감개무량한 듯 말했고 이장우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이내 말했다.“그렇다면 저희는 더욱 그분의 동의를 받아 내야죠. 그분만 동의한다면 이번에 제 혼사뿐만 아니라 우리 진주 이씨 가문은 이제부터 미래의 국방부 어르신과 연이 닿는 거잖아요! 그 관계가 생기면 우리 진주 이씨 가문이 10대 명문 가문에 입성할 수도 있는 거고요.”이장우에게 말하지 않은 계획이 하나 더 있었다. 그가 총사령관과 연만 닿을 수 있다면 진주 이씨 가문 내에서도 아무도 그의 지위를 위협하지 못할 것이다.“알겠습니다. 이 일은 제가 방법 좀 생각해 볼게요. 결혼 같은 좋은 일은 총사령관님도 거절하진 않을 거 같아요.”이원민이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그럼 너무 고맙죠!”모든 게 순조로우면 이번 교대 의식은 그가 권력을 손에 넣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며 서울 하씨 가문과 혼인 관계를 맺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총사령관과도 연이 닿을 수 있게 된다!“그때가 되면 김병욱이나 김 세자 같은 사람들은 전부 내 발밑에 무릎을 꿇을 거야! 진주 이씨도 내 손안에 들어오게 될 거야!”이장우는 뒷짐을 지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마치 자신의 휘황찬란한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한편, 프리미엄 가든에서.김예훈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조금 전에 박인철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이원민의 친구가 교대 의식이 끝난 뒤, 그 자리를 빌려 자신의 결혼 발표를 하고 싶다고 했으며 두 신인의 증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이원민은 예전에 당도 부대에서 훈련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일 년도 안 된 사이에 다른 부대로 스카우트 당했다. 이원민도 장병급 인물이고 능력도 꽤 좋았기에 김예훈은 자신이 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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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동시에 임씨 가문에서.임옥희와 윤해진, 그리고 나성군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성남시의 일류 가문으로 이 세 사람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건 그만큼 큰일이 생겼다는 뜻이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도복을 입은 한 남자가 자신의 왼손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몸 자체에서 뿜어 나오는 어마어마한 기세에 임옥희 등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숨까지 참게 되었다.한참 지나고 나서야 그 남자가 왼손을 내렸고 임옥희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둘째 도련님, 어쩐 일로 진주에서 여기까지 오셨어요? 미리 말씀하시면 제가 모시러 갔을 텐데.”“더 안 왔다가 4대 일류 가문이 지금 다 무너지게 생겼잖아요.”김병욱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그 말을 듣고 있던 임옥희 등 사람들의 표정이 확 굳어졌으며 왠지 김병욱이 화가 나 있는 듯했다.“한동안 떠나 있었는데 고작 김 세자 한 명 상대하면서 성공조차 못 하고 소씨 가문까지 잃다니, 참 대단하네요.”김병욱이 싸늘한 표정을 짓자 사람들은 덜덜 떨면서 아무도 감히 대꾸하지 못했으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김병욱이 화제를 돌려 다시 말을 이어갔다.“다들 경기도 국방부 일인자 교대 의식에 참석하실 거죠?”“네!”김병욱에게 있어서 예전의 성남시 4대 일류 가문은 그저 하인에 불과했기에 임옥희 등 사람들은 혹시라도 김병욱이 그들에게 참석하지 말라고 할까 봐 얼른 대답했다. “다들 편하게 참석해요. 전 의견 없어요. 하지만 그 전에 완성해야 할 임무가 있어요.”“말씀만 해주세요!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완성하겠습니다.”이때, 김병욱이 사악하게 웃으며 말을 꺼냈다.“임씨 가문의 손녀사위 김예훈, 다들 아시죠?”“알죠! 그놈이 저희 임씨 가문의 일을 망친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 그놈만 아니었으면 우리 임 씨 가문은 경기도 일류 가문 중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 거예요!”임옥희의 대답에 김병욱도 덤덤하게 말을 보탰다.“그놈은 진짜 사람을 짜증 나게 하는 능력이 있어요. 제가 조사를 해봤는데 그 사람은 김 세자의 대리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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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759화

    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일본인이 말 잘하는 걸로 유명하던데 오늘 그걸 직접 경험할 줄이야. 대한민국 무신이 나한테 이런 말을 했으면 분명 믿었을 거야. 그런데 입만 번지르르하고 배신에 익숙한 일본인이 한 말을 어떻게 믿으라고. 내가 곧 죽을 나이가 된 건 맞지만 알건 다 알아. 남양국과 대한민국 간의 분쟁은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어. 그런데 만약 언젠가 일본이 목적을 달성하는 날이 다가온다면 우리 남양국도 좋은 날이 없을 건 확실해. 공과 사를 불문하고 내가 너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설득에 실패한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러면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얼마든지 덤벼. 지옥으로 보내줄 거니까.”아마미네 토시로는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속으로는 김예훈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진주·밀양에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어떻게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세력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 거지? 김예훈을 죽이지 않았다간 앞으로 일본인이 진주·밀양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거야.”“불가능할 텐데? 지금은 물론 전성기 시절에도 나를 죽이지 못했을 거야. 나를 죽이려면 아마 야마자키파 전 수장인 야마모토 타케시를 모셔 와야 할 거야.”양상철은 태연하기만 했다.“넌 아직 그럴만한 자격이 없어.”아마미네 토시로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분은 더 이상 속세의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 너 같은 잡것들이 어르신을 방해하지 않게 내가 노력할 수밖에.”아마미네 토시로는 또 알약을 하나 삼켰다.알약을 삼키자마자 그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눈동자가 새빨개지기 시작했다.다음 순간 양상철을 향해 비수를 날렸다.양상철은 넓은 소매를 휘둘러 비수를 한쪽으로 내팽개쳤다.펑.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숲속에 불꽃이 튀겼다.이 모습에 양상철은 속으로 일본인이 정말 뻔뻔하다고 욕했다.‘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 정정당당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옆길로 샐 궁리만 한다니. 정말 염치가 없네.’공격을 피한 양상철은 앞으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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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륜 사찰 금지구역.아마미네 토시로는 복부 상처를 감싸 쥔 채 얼굴이 일그러져있었다.그는 곧 알약 하나를 삼키고는 절벽 끝에 엎드려 망원경으로 아래쪽 상황을 지켜보았다.잠시 후 그는 얼굴이 약간 창백해지더니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혜선 스님이 아직 저 자식을 죽이지 않았다니. 역시 여자 등이나 처먹는 기생오라비가 맞았어. 여자들마다 아까워서 죽이지 못하잖아.”아마미네 토시로는 조심스럽게 일어나 이곳에 남긴 흔적을 없애고는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일어서는 순간 뒤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려왔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무언가를 짐작한 듯 재빨리 거즈로 상처를 감싸고는 검을 쥐고 심각한 표정으로 뒤쪽을 바라보았다.1분 1초가 흘러가면서 주변 공기는 점점 무겁게 가라앉았다.이 순간은 1분이 마치 1년처럼 느껴졌다.잠시 후, 마침내 숲속에서 어떤 노인이 뒷짐을 쥐고 서서히 걸어 나왔다.그는 어마어마한 기세를 뿜어내면서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아마미네 토시로를 쳐다보았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맞은편에 있는 노인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남양 무신 양상철?”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나를 알아봤으면 너의 아들보고 너한테 전하라고 한 말도 들었을 텐데. 지금 보니 내 말을 귓등으로 흘린 모양이군. 왜. 10년 동안 너무 조용하게 지냈더니 나를 잊은 거야?”남양 무신 양상철을 알고 있는 아마미네 토시로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남양국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섬라국과 화국에 의해 멸망하지 않은 것도, 심지어 동해 해역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양상철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전해지기로는 대한민국 출신인 그의 조상님이 남양국으로 이주한 뒤 혼자 힘으로 이 나라를 일궈냈다고 했다.남양 무신은 남양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양국을 쥐락펴락할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도 했다.간단히 말해서 남양국에는 무신이 한 명뿐이지만 단 한 명으로 모든 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적어도 아마미네 토시로는 지금 상태로는 절대 그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 지존 사위   제2757화

    “총사령관님은 젊고 멋있는 분이야. 포스까지 장난 아니라고. 그분은 우리 대한민국 국방부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무슨 염치로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하는 거야? ‘총사령관’이라는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혜선 스님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이 이유만으로도 난 네가 너무 싫어졌어. 오륜 사찰에 사람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되는 규칙만 없었더라면 넌 오늘 살아서 나가지도 못했을 거야.”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내가 한 말은 다 사실인데 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네.”혜선 스님은 김예훈이 우상인 총사령관의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김예훈을 쫓아내. 저 자식이 원하든 말든 진주 밖으로 쫓아내라고. 그리고 앞으로 김예훈이 총사령관이라고 자칭하거나 진주·밀양에 발을 내딛는 순간 오륜 사찰에서 죽여버릴 거라는 공식적인 입장도 전해.”혜선 스님은 말을 끝내자마자 뒤돌아 떠나려고 했다.다음 순간, 열몇 명의 오륜 사찰 제자들이 나타나 검으로 김예훈을 겨냥했다.그중 한 명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김예훈, 꺼져.”김예훈은 이들을 무시한 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혜선 스님을 바라보며 말했다.“혜선 스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전해. 나를 오륜 사찰에서 쫓아내는 건 상관없는데 진주·밀양에서 쫓아낼 생각은 하지도 마. 내가 총사령관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한마디만 물을게. 김현민이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걔가 과연 전설 속 당도 부대 총사령관일까? 나이, 실력은 막론하고, 정말 김현민이 총사령관이라고 생각해? 총사령관님은 유라시아 전쟁에서 5대 강국을 단숨에 제압하고 혼자 힘으로 일본의 수많은 검신, 음양 대가들을 물리치신 분이야. 총사령관님 같은 분이 굳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탐내서 일본인에게 굽신거릴까? 솔직히 말해서 김현민 같은 사람한테 총사령관이라는

  • 지존 사위   제2756화

    “24시간 내로 진주에서 꺼져주시면 예전에 있었던 일을 따지지도 않을게요. 어쩌면 저희가 약간의 혜택도 드릴 수 있어요.”혜선 스님의 진지한 말투에 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성녀님, 저희 오늘 두 번째로 만나는 거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도 싫으세요? 제가 정말 진주를 떠났으면 좋겠어요?”“네. 김예훈 씨가 진주에 오고부터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요.”혜선 스님은 차분한 모습으로 제자가 건넨 차를 마시며 말했다.“안동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의 기둥과도 같아요. 김예훈 씨 존재만으로도 진주·밀양에 피바람이 불고 있는데 하루빨리 떠났으면 좋겠어요. 안동 김씨 가문을 위한, 진주·밀양을 위한, 김예훈 씨 자신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이 간단한 조건을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혜선 스님,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이렇게 많은 일이 벌어진 걸 보면 김현민이 수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는 거 아니겠어요? 제가 있든 없든 수장 자리를 지켜낼 자격이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저랑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일이 아닐까요? 이런 일로 제가 진주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혜선 스님이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씨,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예요?”“고집을 부리는 게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해서 그래요. 제가 왜 진주를 떠나야 하는 거죠?”김예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직설적으로 말했다.“이곳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제 자유 아닌가요? 아무도 저한테 뭐라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요? 오륜 사찰이 아직 저한테 해명해야 할 것이 있는 건 둘째치고, 그런 일이 없었다 하더라도 제가 실수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고 꺼지라는 거예요? 혜선 스님, 장사를 너무 잘하시네요. 오히려 제가 그 보잘것없는 몸매를 보고 눈을 버릴 뻔했는데도요? 서로 없었던 일로 하는 건 괜찮은데 이걸로 저를 협박해서 진주에서 쫓아내려

  • 지존 사위   제2755화

    옷을 갈아입고 나온 혜선 스님은 정말 선녀와 다를 바 없었다.그녀는 유리알 같은 눈동자로 김예훈을 차갑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제 목욕탕에 무단 침입했으니 김예훈 씨를 죽일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전에 선재 스님 사건 때 저희 오륜 사찰에 해명을 요구했었죠? 이제 서로 빚진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혜선 스님.”오륜 사찰 여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성녀님의 알몸까지 봤는데 이대로 넘어간다고? 아, 선재 스님 사건을 해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면 누가 손해 보는 거지?’이때 한 여제자가 무의식적으로 혜선 스님을 힐끔 쳐다보며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설마 오륜 사찰과 맨날 사이가 안 좋던 저 자식을 성녀님이 인정해버린 걸까?’김예훈은 그저 어이없기만 했다.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어쨌든 잘못한 것이 있으니 천천히 목욕탕에서 나와 혜선 스님이 살벌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향긋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냈다.그의 아무렇지 않은 행동에 한 제자가 말했다.“그건 성녀님께서 몸 닦는 수건인데...”퍽.제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선 스님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앞으로 걸어가 김예훈의 가슴팍을 쳤다.퍽.김예훈은 재빨리 손으로 막았지만 뻘쭘한 마음에 별로 힘을 쓰지도 않았다.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혜선 스님이 이미 수건을 빼앗아 간 후였다.혜선 스님의 표정은 다시 냉랭해지면서 김예훈을 차가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이제 저희 오륜 사찰에 볼일 없을 것 같은데 이만 가시죠.”김예훈은 상대방의 분노를 느끼고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더 이상 도망가지 않으면 그녀가 칼을 빼 들고 죽일 것만 같았다.김예훈은 피식 웃으며 돌아서서 말했다.“가긴 가겠지만 한마디만 할게요. 오늘 이 일이 정말 우연이라면 제가 해명해야 되겠지만...”김예훈은 말을 하다 말고 눈빛이 차가워지고 말았다.“만약에 오륜 사찰이 일본인과 손잡고 저를 함정에

  • 지존 사위   제2754화

    “성녀님? 도포? 오륜 사찰? 당신이 바로 혜선 스님이에요?”보지 말아야 할 모습까지 다 봐버린 김예훈은 표정이 일그러져있었다.오륜 사찰의 성녀인 혜선 스님의 목욕탕에 빠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을 보니 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라고 하는지 이해할 것만 같았다.‘성녀의 목욕탕에 빠뜨리는 것이 바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계획이었나? 정말 그의 계획이라면 김현민이 자기를 죽일까 봐 걱정되지도 않았을까? 그리고 내 기억이 맞는다면 김현민 그 자식이 성녀 혜선 스님을 마음에 품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혜선 스님은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애써 감정을 추스르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잠시 후, 갑자기 자기 목욕탕에 나타난 이 건방진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이때 혜선 스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씨?”“뭐? 몇 번이고 우리 오륜 사찰의 얼굴에 먹칠하고 경매회까지 망친 그 김예훈?”“선재 스님을 해친 것도 모자라 3일 안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았어?”“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성녀님, 저 자식이 이곳에 나타난 건 성녀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모욕이에요. 죽여야 한다고요.”오륜 사찰의 한 제자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곧장 달려들어 김예훈을 검으로 찌르려 했다.퍽.이때 혜선 스님이 손가락을 튕겨서 검을 날려버리고는 뒤돌아 병풍 뒤로 가서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진주에 어쩌다 천연 온천이 생겼는데 여기서 피를 볼 순 없지.”제자들 모두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성녀님, 저희가 너무 성급했나 봐요. 지금 바로 저 자식을 데리고 나가서 죽여버릴게요.”제자들은 검을 빼 들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아직 목욕탕에서 나오지 않은 김예훈을 째려보았다.‘계속 우리 오륜 사찰을 건들던 놈이 감히 성녀님 목욕탕에 뛰어들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보네.’“툭하면 죽이느니 마느니 하지 말고 제 설명 좀 들어보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아무리 그래도 여자 목욕탕에 뛰어들어 못 볼 꼴

  • 지존 사위   제2753화

    쨕.아마미네 토시로는 옆으로 날아가더니 세게 바위에 부딪히면서 피를 뿜어냈다.그는 얼굴이 일그러진 채 눈빛이 어두워지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비록 처음부터 온갖 함정까지 파놓으면서 김예훈을 평생의 적으로 대했지만 김예훈이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할 줄 몰랐다.연기까지 하면서 겨우 이곳까지 끌고 왔는데 김예훈을 죽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뺨 맞을 줄은 더더욱 몰랐다.‘정말 괴물이네.’퍽.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이를 꽉 깨물더니 말없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검을 휘둘렀다.칼날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처럼 빠르고도 정확했다.김예훈도 무심한 표정으로 검을 휘둘렀다.‘쨍’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김예훈은 절벽 끝에 서 있었고, 아마미네 토시로는 울창한 숲 변두리에 서 있었다.“대단한데?”아마미네 토시로는 칼날을 만지작거리면서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너 같은 사람은 몇 년 더 지나면 아마 내가 너의 상대가 안 될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널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자신 있었다면 왜 이런 꼼수를 부린 거지? 일본인은 무신 경지에 이르렀어도 결국엔 본성을 잃지 못하네. 네가 도망치려고 바다에 뛰어든 순간부터 넌 영원히 나를 따라잡을 수 없었어. 지금까지 너를 죽이지 않았던 이유도 네가 또 어떤 꼼수를 준비했는지 알고 싶어서였어. 그런데 너무 실망이네.”“실망하긴 아직 이른 것 같은데?”아마미네 토시로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예훈,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어? 여기에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냐고. 모르고 있었다면 내가 알려줄까?”아마미네 토시로는 검으로 힘껏 바닥을 내리쳤다.쿵.격렬한 진동이 울리면서 김예훈이 서 있던 절벽이 순식간에 갈라졌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손에 쥐고 있던 검을 앞으로 던졌다.“풉.”몸에 검이 제대로 꽂힌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후회되지 않는 듯 미친 듯이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반면으로

  • 지존 사위   제2752화

    “풉!”핏덩이를 토해낸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었다.“김예훈, 역시 대단해. 어린 나이에 탑 무신 급 경지에 이르다니.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거야. 너 같은 사람이 우리 일본의 귀족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아마미네 토시로, 아무리 쓸데없는 소리를 해도 난 널 살려줄 마음이 없어. 요트에 있을 때 이미 이 구역 통신을 차단하라고 했거든. 간단히 말해서 네가 방금 나 몰래 보낸 메시지, 아무도 볼 수 없다는 뜻이야.”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이 살짝 굳으며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냈다. 그런데 몇 분 전에 보낸 구조 요청 메시지가 발신 실패로 떠 있는 것이다.“이런 제기랄!”이 순간 아마미네 토시로는 본능적으로 고함을 질렀다.“정말 나랑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받아라! 불사참!”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양손에 들고 있던 검을 힘껏 내리쳤다.칼날이 얼마나 매서운지 마치 귀신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김예훈은 아무런 무기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미간을 찌푸린 채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아마미네 토시로가 이 기세를 몰아 검을 휘두를 거라 생각하고 있을 때, 김예훈을 스쳐 지나 산꼭대기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다.김예훈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무신이라는 놈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공격하는 척하면서 또 도망쳐?’“아마미네 토시로, 그만 도망치지?”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그만 쫓아오지?”아마미네 토시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계속 울창한 숲을 이용해 김예훈을 따돌리려 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전혀 급할 거 없이 10미터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다.한 사람은 도망치고, 한 사람은 쫓아가는 것이 마치 사냥꾼이 사냥감을 쫓는 듯했다.곧 두 사람은 산 정상에 가까운 한 공터에 도착하게 되었다.먼저 땅에 발이 닿은 아마미네 토시로의 얼굴에는 음산한 기운이 가득했다.다음 순간 그는 땅을 구르더니 미리

  • 지존 사위   제2751화

    야마자키파 검신, 일본 무신, 황실 어의인 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명 눈치가 있는 놈이었다.오늘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까지 불러내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한 방에 무너질 줄 몰랐다.이런 상황에서 아마미네 토시로가 정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 남아서 김예훈과 맞서 싸울 일은 없었다.그래서 상대를 존중하는 척 부하의 뺨까지 때리고, 부하의 시체로 요트 엔진을 고장 내서야 쥐도 새도 모르게 도망친 것이다.게다가 도망치는 경험까지 풍부해서 바다 한가운데에 있던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닷가에 도착해 있었다.김예훈은 요트 위에 남아있는 잔병들을 힐끔 쳐다보았다.이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져 마치 어떤 신념이 완전히 무너진 듯했다.이들과 말 섞기도 싫은 김예훈은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아마미네 토시로가 도망친 방향으로 쫓아갔다.어쨌든 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었기에 아무리 겁을 먹었다고 해도 실력이 있는 것은 분명했다.김예훈은 오늘로써 한 방에 끝내고 싶었다.아니면 어딘가 숨어서 언제 또 습격할지 몰랐다. 김예훈은 상관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안전 또한 고려해야 했다.아마미네 토시로도 김예훈이 놔줄 생각이 없어 보이자 속도를 내 바닷가의 울창한 숲속으로 뛰어들었다.이 지역은 진주 태산 뒷산으로 진주 상류 인사들이 휴양하는 곳이라 절대 개발이 허락되지 않았다.이곳은 산짐승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진주에서 보기 드문 한적한 곳이었다.아쉽게도 지금의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온 힘을 다했더니 마침내 절벽 끝에 오래 방치된 정자 하나를 발견했다.그런데 숨을 돌리기도 전에 멀지 않은 숲속에서 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태연하게 걸어 나왔다.“김예훈, 내가 이렇게까지 멀리 왔는데 좀 쉬면 안 돼? 요트에 그 많은 사람의 목숨으로는 부족했어? 왜 하필 나를 따라다니는 거야. 노인을 공경할 줄도 몰라?”아마미네 토시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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