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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화

장갑차에서 제복을 입고 허리춤에 당도를 찬 병사들이 뛰어내렸는데, 하나같이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처럼 눈빛이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고작 시선이 마주친 것만으로도 지레 겁먹고 도망치는 사람이 수두룩할 것이다.

천여 명이 되는 당도 부대 병사 중 일부는 잽싸게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일부는 9호 저택의 후퇴로를 지키고 있는가 하면, 나머지는 수백 미터 떨어진 곳으로 물러나 사면팔방에서 상황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모든 장병은 마치 본능에 이끌린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현장에 남은 백 명의 병사들은 오와 열을 맞춰서 앞으로 나갔다.

아까만 해도 건방지게 날뛰던 경호팀장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나마 보고 들은 게 있는지라 그는 한국 최강 군대에 속하는 당도 부대를 한 눈에 알아봤다.

경호팀장은 감히 찍소리도 못한 채 힘이 탁 풀리면서 무릎을 꿇었다.

“털썩!”

다른 경호원들도 재빨리 무릎을 꿇고 손에 든 무기를 내동댕이치더니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장난하나? 전설 속의 당도 부대마저 출동하다니?

이때, 오정범이 큰 소리로 말했다.

“견청오, 네 놈이 간덩이가 부었군! 세자님이 친히 왕림하셨는데 당장 나오지 못해? 3초 줄 테니까 당장 와서 무릎 꿇어. 아니면 죽여버릴 거야!”

“흥! 누가 감히 우리 도련님 앞에서 세자라고 자칭해? 우리 도련님은 경기도 김세자도 안중에 없는 분이야!”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정지용이 펄쩍 뛰면서 고래고래 외쳤다.

견청오는 흐뭇한 표정으로 정지용을 바라보았다.

때와 장소를 가려 알아서 척척 해결하니 시름이 놓인다는 생각에 아랫사람치곤 나름 흡족했다.

견청오의 인정을 받자 정지용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

“청오 도련님, 제가 함부로 입을 놀린 놈을 찾아가 다리 몽둥이를 분지른 다음 도련님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할게요.”

말을 마친 정지용은 손짓하더니 경호원을 대동하여 뛰쳐나갔다.

하지만 문을 박차고 정원으로 나오는 순간 정지용 일행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왜냐하면 눈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싸늘한 표정의 장병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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