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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2화

도윤은 한대경의 반응을 살피며 생각에 잠겼다.

그들은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고, 한대경의 성격은 매우 거칠고 충동적이었다.

지금의 그의 위치가 어떻든 상관없이,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도 이런 대우를 참아내지 않았을 것이다.

한때 한대경을 헐뜯었던 사람들의 무덤에는 이미 잡초가 무성했다.

하지만 지아가 한대경을 욕한 후에도, 그의 얼굴에는 조금의 분노도 보이지 않았다.

한대경의 뒤에 있던 두 사람 역시 태연하게 서 있었으니, 이는 지아가 처음으로 언성을 높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다는 건 한대경은 단순히 좋아하는 정도를 넘어선 것이 틀림없었다.

남자는 남자를 잘 안다.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이상 어찌 한 여자가 자기 머리 위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참을 수 있겠는가?

이런 생각이 들자, 도윤은 바지에 얹은 손가락을 꼭 움켜쥐었다.

도윤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고 하루빨리 지아를 데리고 나가야 했다.

진봉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 미친 한대경이 지아의 말을 이렇게까지 듣다니? 이건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진봉의 눈에 비친 한대경은 마치 고등학교 시절의 문제아 같았고, 선생님 말은 절대 듣지 않는 그런 학생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얌전해진 이유가 대체 뭘까?

진환의 시선은 지아와 한대경을 오가며 무언가 짐작하는 눈치였고, 상황은 최악의 결과를 향해 가고 있었다.

지아의 고함에 모두가 침묵했고, 아무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한대경은 지아가 침을 놓고 있는 그녀의 손목을 응시했다.

그 손목은 가늘고 하얗고, 침을 놓는 동작은 간결하고 깔끔한 것이,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멋진 모습이었다.

그저 평범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데, 대체 왜 이렇게 그를 끌어당기는 걸까?

한대경은 지아가 겁을 먹고 도망칠까 봐 자신의 성격을 억누르고 있었다.

“콜록, 나중에 저 사람 다 치료하고 나면 나도 침 좀 놔줘.”

한대경은 이틀 동안이나 지아에게 말을 건네지 못했고,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약간 냉랭해졌다.

그가 이 말을 꺼내자마자, 도윤의 기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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